얼렁뚱땅 여행기 16편-맥주 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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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렁뚱땅 여행기 16편-맥주 삽질

마님 2 1025
21. 맥주 삽질


교통체증의 태국을 몸소 느끼며 밤 9시경쯤 방콕 한복판에 차에서 내렸다

그 순간 정말 당황되었으나 다행히 태국에 빠삭한 싱가폴 유학생 뒤를

졸졸 쫓아간 덕분에 힘들이지 않고 숙소를 구할 수 있었다

이름도 귀여운 웬디하우스에서는 비록 숙박비가 캄보디아보다 비쌌지만

그래도~ 온수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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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속에 서둘러 씻고는 태국의 밤을 불사르기 위해서 ^^ 밤 10시경에 거리로 나섰다

사실.. 태국의 밤을 불사른다기 보다는 배가 고파서.. ^^;;

눈에 띄는 맥도날드를 찾아갔더니 옆에 대형 노천 호프집에서

라이브 음악과 함께 여유롭게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캄보디아에서부터 그 나라 고유의 맥주를 먹어보려 했던 우리들..

그러나 귀찮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캄보디아에서는 맥주 마시기에 실패했다

태국에서 만회해보겠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맥도날드 가장 싼

햄버거를 사들고 노천 호프집에 들어갔다

어리버리한 우리들... 메뉴판을 들고 온 사람이 펴 놓은 장에만 메뉴가 있는 줄 알고

서로 상의하기 시작한다


마님: 태국에는 외국 맥주만 있나 부지? 직접 생산 안하나봐 ^^

H양: 응 아니야~ 내가 헬로우 태국에서 보니까 '비어 창'과 '싱하'라고 있어
근데 메뉴판에는 없네

마님: 이곳은 분위기가 서구적인 것이... 아무래도 외국 맥주만 파나보다 ㅡ.ㅡ


서빙녀를 더이상 기다리게 할 수 없어서 '아사히' 맥주를 서둘러 시키고는

무심코 메뉴판을 구경하던 순간 앞장에도 메뉴가 있는것이 아닌가! ㅡ.ㅡ

태국 맥주들이 첫줄에 나란히 쓰여진걸 본 우리들...

삽질의 아픔을 삼키기 위해 조용히 비싼 아사히 맥주를 들이켰다 ㅠ.ㅠ




22. 느끼한 툭툭이 기사


다음날 아침 길거리에서 파는 매운 밥을 먹은 후 왕궁을 구경하기 위해

택시를 잡으려고 할때 우리앞에 도착한 툭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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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사랑에서 그렇게 많이 나왔던 사례 그대로 이 기사 아저씨도 예외는 아니었다

가는 도중에 길에 툭툭이를 세우고는 왕궁은 아직 문을 안 열었으니

자신이 잘아는 쥬얼리 가게에서 잠깐 구경하고 가라는 것이었다

우리의 강력한 반대와 여차하면 내릴듯한 기세를 보더니 할 수 없다는듯

다시 운전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아저씨 쥬얼리 가게의 커미션을 못받으니 다른 식으로 만회하겠다는 듯이

신호등에 걸려 차가 멈추자마자 뒤를 돌아 순진하고 귀여운 H양에게 악수를

청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느끼한 아저씨를 봤나!!!


이미 다른 차들은 출발하기 시작했음에도 이 아저씨는 정신 못차리고 악수에 사활을 건듯했다

격분한 마님! 당황해하는 H양을 구하기 위해서 대신 서둘러 악수를 해주고

앞을 보라고 소리쳤다

맘같아서는 운전이나 똑바로 하라고 소리치고 싶었으나...

역시 영어는 하면 할수록 피곤하기에 ㅡ.ㅡ 앞을 보라고 소리친걸로 만족해했다 ^^

마음을 진정시키고 얼마 안있어 드디어 왕궁에 도착했다

H양이 먼저 내리고 내가 내리려고 하자 갑자기 아저씨가 내 팔을 잡는 것이 아닌가

사진안찍냐고 하면서 H양보고 얼른 찍으라고 하는것이다

게시판의 어떤 글에도 자신이 모델이 되어주겠으니 사진을 찍으라는 툭툭이 기사 얘기는

없었건만 나의 팔을 떡주무르듯이 주무르며 사진을 찍기 위한 포즈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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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내가 사진 찍기 싫다고, 팔도 만지지 말라고 했는데도 못들은척~

게다가 이미 내려버린 순진한 H양은 사태파악이 안된 상황이라,

또 우리가 그동안 사진 한장한장에 심혈을 기울여 왔던 버릇 그대로

카메라 구도에 매우 신경을 쓰고 있는것이 아닌가 ^^


도저히 그 상황을 견딜 수 없게 되자 본래의 드러운 성질을 드러나기 시작한 마님!!

애꿎은 H양에게 버럭 소리를 질러 버리고 말았다


마님: 야!! 대충 빨리찍어. 이 아저씨 이상하단 말야!
.
.
.
결국 눈감고 찍은 짜증나는 사진 한장 남겼다 ^^



교훈: 이쁘고 순진한 친구가 있다면... 그런데 그 미모때문에 친구가

곤경에 빠져 있더라도 섣불리 도와주었다간 오히려 자신이 당하는 수가 있다 ㅡ.ㅡ;;

2 Comments
키씨 2004.01.13 15:46  
  푸하하 정말 멋진 교훈이닷!!!!!!!!! <br>
도저히 글을 안남길수 없게 하넹 <br>
순정만화 보는것 같이 시간 가는줄 모르겠넹..... <br>
헉 사장님 순시중이네...... 후다닥
날다.. 2004.02.05 22:18  
  글게요...회사서보고 집에서도 쭉 보고 있는중.. <br>
넘 재밌어요..아 싸이에 홈있다는데 놀러가고 싶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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