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기행기 #1 - 비행기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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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기행기 #1 - 비행기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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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태국여행은 나의 첫 해외여행이다.


그런데 나에게 있어서 해외여행을 한다는 그 자체의 목적보다


비행기를 4시간 이상 탄다는 것에 더 기대를 하고 있었다.



집에서 학교를 왔다 갔다 할 때 가끔씩 탔던 '대한항공' 비행기


대략 1시간 거리였지만 비행기 타는 순간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마냥 어린애처럼 창문에 눈을 딱 붙이고는 연신 입을 헤벌레 거리며


만질 수는 없지만 저 밖의 창문가로 보이는 구름들.


가까이서 보니 마치 연기 같았었지만


지금 내 코앞에 보이는 구름 조각들에 굉장히 만족하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재미나는 비행기를 4시간 이상 타다니~


상상만 해도 가슴 뛰지 않을 수가 없었다.



D - 1 ... 1월 3일


여행을 같이 가기로 한 친구가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이것저것 준비하지 못한 것들도 사고 오래간만에 만나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여행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비행기를 탑승시간이 9시...


여행사에서 2시간 전에 공항으로 가서 수속을 밟아야 한다고 했으니


7시까지 인천공항에 도착해있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여기 서울대 기숙사에서 인천공항까지는 적어도 1시간인데...


결국 6시 전에 버스를 타야 한다는 것이고


우리의 기상시간은...대략 5시가 되는 것이다!!


일찍 일어나기 위해서 "새나라의 어린이 법칙"에 따라


일찍 자야 하는데...


도저히 불가능이다. -_-;;


이렇게 흥분된 상태에서 어떻게 일찍 자기를 바란단 말인가...!!


새벽 1시 30분경...열심히 시도해 보았지만 실패...


그래서 그냥 작정하고 밤을 새기로 했다.


잠은 비행기에서도 충분히 잘 수 있다는 가정 하에서...

(나에게 그것이 가능할지는 미지수이지만...ㅡㅡ;;)



그런데!!!


인간은 몸이랑 정신이랑 따로 노는가보다.


작정하고 밤새기로 하니깐 슬슬 잠이 온다.


마음 먹은 지 30분도 안됐구만...;;


'아~ 5시까지 일어나야 하는데...'


그 중얼거림을 마지막으로 쓰러져 버렸다.


마지막으로 시계를 보았을 때는 3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꽃의 왈츠』중)"


핸드폰에서 울리는


잔잔하고 은은한 선율덕에 더 편안한 잠을 청하고 있는데...



내 친구 핸드폰에서 나오는


알 수 없는 시끄러운 알람덕에


투덜거리며 일어났을 때의 시각은 5시 30분...


거의 비몽사몽간에 가방을 챙기고...


겨우 제시간에 버스를 탔다.



겨울 아침이라서 그런지 가만히 앉아있으면 저절로


윗니와 아랫니가 충돌을 거듭하며 오실레이션되고 있었다;;


잠을 설친데다가 추운 날씨...얇게 입은 옷.


조건이 참 좋다....얼어죽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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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주인공이 나의 첫 해외여행 동반자.


저렇게 보면 상당히 껴입은 것 같이 보이지만


속은 반팔 티이다 ㅡㅡ;;


옷 사이에 조그마한 틈이라도 있다면...


가차없이 차가운 바람이 들어와 맹공격을 퍼붓는다.


각설하고!!


저 친구는 나의 고등학교 친구로써


한때 "짝지"(부산에서 이렇게 부른다...)이기도 한


말하는 것이 상당히 재밌는 것으로 통하기도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면


한번 열면 멈출 수 없다는데 있다 ㅡㅡ;;


덕분에 태국에서 심심하지 않게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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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이라서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다.


정거장에서 한두명 탈까말까...


버스 또한 차가 별로 없어 여유롭게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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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병무청에 신고를 하고


표를 사고...


수속을 밟은뒤...


면세점을 지나... 도착한 곳!


우리가 타고 가야 할 타이 항공 비행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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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을 당기고 한번 더 찰칵!


근데 알고 봤더니 저 비행기가 아닌 다른 비행기를 탄단다.


아무튼 똑같이 생겼으므로~;; 별로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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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번에 알 게 된 사실이지만


이녀석은 자신이 찍히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머가 그렇게 신나는지 연신


"찍어도~찍어도~"


"빨리 찍어봐봐~"


그것이...


나중에 메모리가 모자라게 되는 상황까지 가게 될줄이야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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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드디어 탑승구를 열었나보다.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간다~


음하하하!!


드디어 드디어


비행기를 타는구나...


피곤한 줄 모르고 마구 설레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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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구로 들어가기 전에 한 장 더~


별로 사람이 없어보인다...


아침이라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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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90도 틀고 창문밖에 보이는 또 다른 비행기 포착!


다시 보니 타이 항공 비행기이다.


꼬리 부분이 태국 국기 모양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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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챙겨서 가야지~


여권과 비행기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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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어디서 찍은건지 모르겠다 ㅡㅡ;;


먼가 날개가 있는 것이...


탑승구 들어가기 전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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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에 앉아서~ 창문밖을 향해 한컷 더~


비행기를 타면 항상 여기를 탄다


비행기 날개 부분이 보이는 이 지점


창밖에 자세히 보기 위해서는 날개가 최대한 왼쪽 시야의 왼쪽에 가게 해야하기 때문에...


역시나


얼굴을 창문에 딱 붙히고 헤벌레 거린다~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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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내부의 모습.


모니터가 상당히 두껍다 ㅡㅡ;;


LCD 화면이 보편적인 우리나라 비행기와는 다르게...


언젠가 낡으면 떨어져서 누군가의 머리를 가격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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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점점 들어오니깐 승무원들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저 앞에 보이는 저 남자분은 우리 구역을 담당하나보다


자주 얼굴이 마주친다.


그리고 새롭게 알 게 된 사실...


타이 항공에 한국인 승무원도 있다는 것.


한국말을 하며 헤드폰을 건네주기에 깜짝 놀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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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때 쟈니준 여행기에서 본 타이항공의 헤드폰은 별로였었는데...


여기서 주는건 꽤 괜찮은 것을 준다.


새마을호 특실에서나 볼 수 있는 잘포장된 헤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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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려고 해도 창가로 눈만 돌렸다 하면 날개가 '떡'하니 버티고 있다.


생각 같아서 확 치워 버리고 싶을 정도로 심히 거슬린다 ㅡㅡ;;


그래도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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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탄지 얼마 되지 않아


간식을 준다는 것이


짭쪼롬한 아몬드...


친구가 깐 거 하나 먹고 말았다;;


내껀 고스란히 가방에 챙겨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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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물....이 아니라 탄산음료다


배고파 죽겠는데 자꾸 이런 음료수만 준다 ㅡㅡ;;


밥을 달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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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쥬스 ㅡㅡ;;


그냥 포기하고 계속 리필해서 먹었다.


덕분에 일주일 비타민 권장량을 몸에 축적시켜놓을 수 있었다.


비행기표 쥬스가 또 '별미'이긴 하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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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한번 그 음료...


쥬스도 질렸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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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밥이 나왔다


준수 홈페이지에서 본대로


나름대로 시나리오를 짜보았다.




분명 승무원이 뒷자석부터 차례로 다가오면서 묻겠지..


"Beef or Chicken?"


그럼 난 자연스럽고 럭셔리하게


"Chicken"


이라고 하는거야~



정말 완벽했다!!


나의 머리속에서는 마치 내가 여기 분위기에 익숙한 듯...


생각만 해도 어깨가 올라간다~음하하



드디어 승무원이 바로 나의 뒷자석까지 왔다.



자...침착하게...침착하게...



아까 그 남자 승무원이다...


"Bee~ 2#%@@#%@@^&&*"


ㅡㅡ 머래는 거야;;



'p....pardon?;;'



그러자 갑자기...


"beef!! ??"



당황한 나머지...


"y....yes.."


기세에 눌려 버렸다 ㅡㅡ;;


쇠고기가 싫어 그렇게 chicken을 마음속으로 중얼거렸건만!!


결국에 그가 주는 것은 비프 ㅡㅡ;;


덕분에 내 친구는 chicken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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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했지만...


어떻게 또 바꿔달라고 하겠는가...


잔뜩 눌려져가지고 왕소심해진 실버군...


눈물을 머금고 하나씩 포장을 뜯는다.


위의 사진은... 감자샐러드같은 오묘한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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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달짝지근하고 맛나보일 것 같은...


'아껴뒀다가 나중에 먹어야지~'라고 했다간 낭패!! 맛을 알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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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ㅡ 이것이 비프 메인 디쉬다.


저기 쟈니준이 싫어하는 익힌당근도 있네...


마치 무언의 항의라도 하는 듯(?)


저것을 남김없이 다 먹어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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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는 아주 침착하게 chicken을 먹고 있다...


결국엔 닭고기 조각하나 뺏어먹고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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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로 주는 콜라


태국산 코카콜라!!


나중에 쉴새없이 편의점을 찾아가면 찾아먹었던 그 코카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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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기내식을 먹은 기념을 하고 싶은 나머지...


다른 것은 챙길 수 없고


이쑤시개를 살짝 가방안에 넣었다


나의 여행 전유물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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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다 먹고 나니깐 세관 신고서를 쓰란다.


흠...


침착하게...


헬로~태국 책을 꺼내서 배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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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신고서와 출국 신고서 작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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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주는 간식은 캔디다.


바구니에서 한움큼 꺼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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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를 알 수 없는...


나름대로 추측한 결과


"세반고리관의 이상"에 따른 민망한 현상을 방어하기 위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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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니 깔끔한 마무리까지 할 수 있도록...


즉 곱게 접어서 고정시킬 수 있는 장치까지!!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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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태국 상공으로 접어들었다!!


이 얼마나 경이로운 현장인가!!


여전히 날개가 거슬린다...뷁!!!


몸을 뒤틀고 얼굴과 사진기를 딱 갖다 붙인채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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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자로 잰 듯이!!


정확히 직사각형으로 땅이 정리 되어 있다...


엄청 감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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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활주로에 안착!!


이제부터 태국기행의 시작인가~


그나저나...


비행기에서 내리는 것이 너무 아쉽다~


그냥 한국으로 돌아가 버려~? ㅎㅎㅎ


자~이제 태국의 심장부 방콕으로~!!!




6 Comments
레아공주 2004.03.07 22:29  
  언제나 항상느끼는거지만 저 자로잰듯한..그느낌.... 그리고 이쑤시게는 정말 유용하져..사용시 쩜민망해서 그렇지..근데 인도네시아에선..밥먹고나서...당당하게 손톱을 파더군요...쭈압
주변인 2004.03.07 23:55  
  전 이쑤시개뿐마니 아니라 후추, 설탕, 소금, 버터,지까지까지 챙겨서 가지고 있다는 [[보노땀]]
후후 2004.03.08 01:00  
  정말 재미 있는 여행기네요. 계속 연재해 주시길....
SilveRoSs 2004.03.08 02:16  
  계속 연재하기에는 트래픽의 압박이 넘 크네여;;
기간을 두고 조금씩 올려야 할듯 하네여~~
병아리 2004.03.09 09:55  
  님 넘넘 재미있네요..사진도 짱이구요...저두 부산에 살고 제 친구도 서울에 살아서 같이 만나서 갔는데 다음번에 갈때는 전 그냥 부산에서 떠나고 친구는 서울에서 떠나서 방콕공항에서 만나기로 했답니다.
일곱번구르고 2004.03.09 11:23  
  ㅋㅋ'한 번 열면 멈출 수 없다'... 그 친구랑 있음 잼나겠네요. 라디오 틀어논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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