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네 첫 배낭여행기(준비 그리고 출발)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선미네 첫 배낭여행기(준비 그리고 출발)

선미네 6 2181
선미네 첫 배낭여행기 (태국)

-머리말-

* 첫번째 해외여행이자 배낭여행을 결심하기에 앞서 다른 분들의 여행기가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자신감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경험한 얘기들을 정리하여 처음 배낭여행하는 분들(특히 가족)
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자 이 여행기를 남깁니다.
꼭 한번 갔다오시기를 강력히 권하며 가능한 사실적인 도움이 되고자
자세하게 썼습니다.
다소 지루하더래두 용서해주시고 글의 성격상 높임말은 생략하였습니다.

[여행동기와 준비]
작년 가을쯤 동기들 모임에서 그동안 모은 회비가 상당히 적립되었으니
부부 동반으로 동남아로 해외여행을 가자는 말이 나왔다.
이 나이 되도록 그 흔한 해외여행 한번 못가봤지만 (비행기 타는걸 별로
안좋아했음)
결혼 20주년두 되고 해서 한번쯤 가고 싶은 생각도 났다.
생각해보니 비행기라곤 신혼여행때 한번, 또 몇년전 제주도 여행때 한번 뿐
이었다. (물론 집사람도)
동기 모임에서 태국으로 가기로 결정을 본 후로 나는 그 나라를 알고자
인터넷을 뒤져보았다.
태국의 풍습,국민소득, 문화,기후,관광지 등..
트래블 게릴라, 오리엔트클럽, 태사랑(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 등등..
배낭여행을 위한 자세한 정보와 여러 여행기들이 사진과 함께 많이 있었다.
그런데 읽어볼수록 흥미와 호기심이 생겼다.
그리고 여행사의 팩케지 여행보다 배낭여행으로 자유롭게 다녀야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점점 자리잡게 되었다.
마침 업무상 일이 많이 바빠서 동기들과는 어차피 가지 못할 상황인지라
2월쯤에 가족들 넷이 배낭여행을 해보기로 결심을 했다.
그리고는 서서히 준비에 들어갔다.
일단 비행기표 값을 알아보았다.
그런데 이 비행기 값이 천차만별이었다.
국내항공사는 비쌌고 에버항공은 제일 저렴하였으나 대만을 경유해서 가는거였고 오리엔트 타이항공은 서비스가 엉망이란 말이 들리고..
그래서 국내항공보다는 저렴하고 서비스도 좋은 타이항공을 선택하였다.
비행기 값도 달마다 달랐다. 성수기 구정때는 70만원도 넘는가하면 비수기때는 30만원 정도도 가능하였다. (물론 왕복)
12월 방학때부터 방콕 왕복 비행기표는 거의 56만원 정도하였다.
그리고는 틈틈이 자료를 뒤져서 프린트를 하기 시작했고
(거의 책 1/3 분량 만들었음)
태국은 영어가 잘 안통하는 나라인지라 (그렇다고 제가 영어 잘하는거 절대 아님)
여행가서 많이 써먹을수 있는 기본적인 태국어 회화를 외우기 시작했다.
5박 6일정도의 일정으로 잡았고 그 일정으로는 방콕 주변 관광과 해변에서
2박 정도 하면 큰 무리는 없을듯 했다.
12월쯤에 오리엔트 클럽에 항공권 예약을 미리 했다.
드디어 1월말이 되고 2월 초가 되서 2월의 비행기 값이 발표되었다.
54만원쯤이었나..예상대로였다.
중학교 1학년인 막내딸의 봄방학이 2월 20일이라고 하여 그날 아침에 출발하기로 하였는데 (하루 제끼고) 19일까지는 2만원인가 4만원 정도가 더 저렴했다.
떠날날이 하루 하루 다가올수록 불안감도 생겼다.
처음 나가는 해외여행인데 배낭여행을.. 그것두 친구도 아니고 가족들 셋을 이끌고 과연 내가 잘할수 있을까.
그냥 이번엔 편하게 여행사로 가고 다음에 배낭여행을 계획할걸 그랬나..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친구들과 후배들도 난리가 아니었다.
그넘들은 다들 두어번씩 태국을 다녀왔었다. (주로 골프여행)
처음 나가면서 무슨 배낭여행을 하려고 하냐. 아무나 하냐. 니가 20대냐
게다가 태국은 영어두 잘 안통한다. 숙소랑 먹는거랑 돌아다니는걸 어떻게
하려고 하냐 지금이라두 생각 고쳐서 여행사 투어로 가라는둥 참 말 많았다.
그럴때면 나는 씨익 웃으면서 "야야 내가 니들하고 좀 달라서 체감연령이 좀
젊자나. 호기심과 도전정신도 강하고, 그리고 기본 태국어를 좀 하잖냐 걱정들 말어"
하고 큰소리는 쳤지만 좀 걱정되는건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여자 혼자서두 잘만 해내던 인터넷 싸이트의 배낭여행기를 떠올리면서 용기를 내고 결심을 굳혔다.

틈틈이 2달간 스터디를 하면서 여행코스를 대강 잡았다.
스터디를 하다보니 방콕의 방람푸 지역, 카오산 지역이 눈에 선하게 자리잡기 시작했다.
난 처음에 카오산이 무슨 산 이름인줄 알았다.
배낭여행자들 여행기에 하두 카오산,카오산 해서 먼 유명한 산이길래 배낭여행자들이 그리 모여드나 했다.(;;)
나중에 보니 그 유명한 여행자들의 거리였다.
(태국 발음으로는 아마 카우싼? 또는 타논(거리,길) 카우싼 정도)

퇴근해서 집에 가서두 현관문 열면서 싸왓디 캅~~(안녕하세요)
밥 먹으면서도 아로이~ (맛있다) 아로이 막~ (정말 맛있다) 하면서 회화(?)를 익혔고 가족 모두에게 태국을 점점 가까이 하도록 했다.

먹는거에 관심이 많은 큰딸 선미는(대학 1학년) 태국음식,과일에 대해서 담당을 시켰고 작은딸은 (중1) 디지탈 카메라 담당을 시켰다.(난 태국어 담당..;;)
와이푸가 난 모할까 해서 우리는 만장일치로 한국어 담당을 시켰다.
출발 열흘전에 오리엔트 클럽에 항공료 입금을 하기 위해 전화를 했고 날짜를 확인했다.
조류독감 소식이 연일 티비에서 나와 (하필 태국) 좀 찜찜했었다.
오리엔트 여행사에서 전화연락이 왔다.
여행사에서는 20일 아침에 출발하면 54만원인데 그 전날 밤 9시 비행기로 가면 46만원에 해주겠다고 했다.
음, 1인당 8만원이면 4명이 32만원..거의 숙박비 하고도 남을 비용이었다.
하루 시간도 더 벌고..

나는 그렇게 하기로 하였다.
다만 그곳 시간으로 새벽 1시쯤에 도착하는게 좀 꺼림직했다.초행길인데..;;
다른 여행자들 얘기로는 그 시간에 택시 타고 카오산에 가면 숙소는 얼마든지
구할수 있다고는 했지만 좀 돌아다녀야 하는 것 같았다.
그 다음날 여행사에서 또 전화가 왔다.
공동구매로 10명 이상이 되면 39만원까지 할 수 있다. 그렇게 하겠느냐.
난 당연히 그런다고 했다. 밑져야 본전 아닌가.
10명 이상 되면 39만원, 10명 안되면 그냥 46만원.
다행히 하루만에 10명이 넘어서서 비행기 값은 39만원으로 결정했다.
당초 54만원에 비하면 15만원*4=60만원이 절약되었다. 땡 잡았다.

바로 다음날 오리엔트 여행사에 가서 돈을 내고 그 길 건너에 있는 외환 은행에서 환전을 하였다.
1주일 정도의 그리 길지 않은 여정이라 여행자 수표는 복잡해서 안하고 100불짜리 지폐 몇장을 수표대신 비상금으로 챙기고 나머진 태국돈으로 바꿀려고 100바트 몇장 500바트 몇장 1000바트 몇장,그리고 동전까지 얼마 이렇게 메모해서 환전하려고 내미니 그렇게 다양한 잔돈은 없댄다.
거의 1000바트랑 500바트만 있단다.
할 수 없이 그것만 바꿨는데 나중에 태국 와서 쓰니 자연히 잔돈이 생겼다.
전혀 불편 없음.

출발 5일전부터 준비물표를 프린트 하여 현관문에 붙이고는 빠진거 없이 챙기도록 하였다.
가족끼리 세미나(?)도 하여 여행코스를 잡았다.

[가족 세미나 그리고 출발]

* 내가 발표한 여행코스

1. 첫날 새벽에 도착하여 푹 자고 느긋하게 일어나 당일은 방콕 주변,사원들
구경.
(왕궁은 안보기로 하였다. 입장료도 비싸고(1인당 200바트) 긴바지 입으라,
샌달도 안된다는 등 말이 많아서) * 1바트는 약 30원 정도임

2. 둘째날은 오전 수상시장, 오후 로즈가든 일일투어를 현지에서 신청해서 가
기로 함

3. 그리고 2박 3일 동안 꼬사멧 섬 해변가.
파타야로 할까 꼬사멧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좀 멀지만 파타야보다 조용한 꼬
사멧으로 결정하였음

4. 마지막 하루는 아유타야 유적지 관광. 깐짜나부리로 할까 하다가 조류독감
환자 출몰 지역이라 아유타야로 하였음 (방콕에서 북쪽으로 70Km 정도 떨어
진 우리나라 경주 정도되는 태국 최고의 유적지)


* 먹는거 담당인 선미가 발표한 것

1. 태국의 명물인 쌀국수도 먹고 바나나 팬케익과 수박주스도 먹고
2. 렉아저씨 라면도 먹고 씨푸드 집에서 바닷가재도 먹어보고
3. 피자헛에서 피자도 맘껏 멋고
4. 똠양꿍 (새우찌게 ), 쑤끼(샤브샤브 같은거) 카우팟(볶음밥)도 먹고..
5. 온갖 과일도 먹고 아무튼 등등 배터지게 먹고 또 먹자고 한다. (침 튀기면서
열변을) 음..;;;
거기서 닭고기랑 계란은 절대 안먹기로 결정함.

새벽 1시에 도착하는거라 다시 생각할수록 문제는 숙소였다.
그냥 확 택시 타고 카오산으루 가면 될꺼야.. 하다가도 그 새벽에 네식구가
배낭 메고 이러 저리 물어보구 헤맬껄 생각하니 하루쯤은 싼 호텔을 미리 여기서 예약할까
생각도 했지만 여기서 예약하면 바우처니 그런거 발행하고 또 말두 잘 안통하는 현지에서 예약이 됐느니 안됐느니 하는 일도 가끔 일어난다고 해서 고민하다가 마침 인터넷에서 한국사람이 운영하는 카오산 근처의 게스트하우스 '만남의 광장'을 발견했다.
보통 게스트하우스(여행자 숙소)는 예약이 안되는데 여기는 인터넷으로 예약이 되었다.
화장실과 욕실은 공동사용이지만 예약이 된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또 첫날인데 말두 잘 통하는데다가 더 위안도 될 것이고 거기선 일일투어 및 다른 호텔 예약도 대행해주고 투어 요금도 가이드북에 있는거보다 그리 비싸지 않은거 같았다.
(나중에 보니 카오산의 외국여행사들은 약간 더 저렴하였음)
마침 4인용 방두 있어서 600바트(19200원)에 2일을 예약했다.
입금은 국내은행 계좌로.
어차피 그날 자고 다음날 일찍 수상시장과 로즈가든 관광도 할 예정인지라.

옷은 겨울옷이라 부피가 있어서 최대한 얇은 봄잠바만 걸치고 가기로 하였다.
인천공항엔 맡기구 갈데가 없었고 또 승용차로 가서 주차하고 옷 갈아입구 갈까 생각하다가 주차요금(일일 8천원)과 왕복 기름값, 통행료등을 계산해보니 그냥 리무진 버스 타는게 훨씬 낫길래 그냥 버스로 하였다.
리무진 버스값도 웃기는게 우리집 근처인 중계동에서 타면 1인당 12000원이었고 청량리 역전에서 출발하는 리무진은 1인당 7천원이었다.
당연히 청량리에서 타기로 하였다.
드디어 오후 5시쯤 리무진버스를 타고 출발하는데 긴장해서 손바닥에 땀이
촉촉했다.
이제 진짜 떠나는구나..

차가 안막혀서 6시 40분쯤 도착했다.너무 일찍 왔다..
공항은 의외로 한산했다.
항공권을 가지고 타이항공이라 쓴데로 가서 탑승권으로 교환했다.
시간도 넉넉하고 배도 출출해서 빵이랑 음료 사먹고 출국납부권을 1인당 만원짜리 4장을 사서 게이트로 나갔다.
그 복잡한 공항에서 혹시 비행기 잘못 타서 다른데로 가면 어쩌나 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했었지만 게이트 번호만 보구 찾아가면 다른 비행기 타기두 어렵게 되어 있었다.
예전 제주두 갈때는 공항에서 서울대공원 코끼리 버스 같은거 타구 가서 비행기 트랩을 올라가서 탔는데 그냥 걸어 들어가다 보니 비행기 안으로 바로 들어간다.
비행기 입구에서 타이항공 여승무원이 합장같은걸 하면서 싸왔디카~하면서 우리를 맞이한다.
나두 같이 싸왓디 캅~하면서 인사를 했다.
처음으로 실전 회화를 하였다.
자리를 잡고 배낭을 짐칸에 넣고 앉았다.
이륙과 착륙때가 마의 11분이라고 젤 위험하다던가..
좀 긴장했지만 무사히 이륙했다. (정확히 9시에)
사람들은 별루 없었다. 삼분의 일 정도 찼을까.
우리들은 주는거 부지런히 먹었다.쥬스랑 거기서 주는 땅콩 같은거랑
나두 쥬스랑 와인 한잔을 먹었다.

이륙한지 1시간쯤 됐을까 어디선가 빵 냄새가 났다.
선미가 코를 킁킁거리며 "아빠. 고소한 빵 냄새다" 한다.
기내식이 나오나보다.
도시락 같은거에 흰밥, 밥 옆에 소고기 볶은거랑 빵,버터등을 주는데
2-3가지 종류의 밥이 있는거 같았다. 포장된 김도 있었다
다 먹고 빵 먹을려고 작은 버터랑 빨간 잼 같은걸 뜯었는데 고추장이었다.
사조산업에서 제조한..

난 태국어 써먹을려고 주문을 카우팟..(볶음밥) 마이싸이 까이(닭고기는
빼고요) 요랬드니 승무원이 오..카우팟 하드니 주방 쪽으로 돌아간다.
그러드니 그냥 소고기 밥으로 준다.
아마 준비가 안되는거 같았다.;;

Dscf0019.jpg

[기내식 한장 찰칵~] 맛은 별로임.올때가 훨씬 나았음.

승무원이 주는 담요를 덮고 자는 사람이 많았다.
실내는 썰렁하고 좀 서늘한 편이었다..
의자는 불편했다. 사이도 좁고 뒤로 많이 젖혀지지도 않고
3개씩 3줄이 나란히 있는 좌석에서 어떤 사람은 누워서 자기두 했다.
음 예의 없이 저러다니.. 했지만 서양사람들도 그렇게 누워서 잔다.
내 옆에 2좌석두 비었길래 나두 나중엔 그렇게 누워서 자기도 했다.
영화두 한편 보다가 헬로 태국책(가이드북)두 읽고 잠 좀 자려했는데 비행기가
가끔 흔들리고 쑥 내려가는거 같은 기분도 들고 해서 불안해서 잠이 잘 안왔다.
-계속-

6 Comments
나니 2004.03.18 20:33  
  땡잡았다...^^....자세히 쓰셔서 좋네요. 재미두 있구요
윤호 2004.03.19 23:09  
  ㅋㅋ  저는 이제 고등학생인데....
중학교때 엄마랑 동생이랑 셋이서  잘 돌아 다녔어요..ㅋ
태국여행두.. 길하구..  간단한 의사소통만 통하면. 아주 좋은 관광지예요..^^  매년 마다 가는데....ㅋㅋ
태국  넘 좋아욤.!!  ㅋ 
안나 2004.03.20 08:29  
  저도 이번에 배낭여행계획이넫 너무 잘읽고있어요^^
자세한 설명과 글솜시도 뛰어나시고~~멋진 분이신것같네여^^
안나 2004.03.20 08:31  
  아쉬운게 있다면 사진올리신게 주소를 네이버에서 따셔서 사진이 안보이네요 ㅠ.ㅠ
선미아빠 2004.03.20 08:54  
  윤호님 부럽네요.저희두 내년에 또 갈려구 해요~
네이버에서 문제가 있는지 보이다 말다 해서, 태사랑의 사진업로드 게시판에 올려서 속성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다니엘 2004.03.31 14:02  
  저도 애들둘 데리고 한달간 동남아 일주하던것이 기억납니다.
이 여행을 기회로 가족간의 정이 더욱 다져졌을것이라 생각합니다.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