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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천주의 태국,라오스 배낭여행기>-2

천주 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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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생긴 2층버스는 아침 9시가 되기 전에 우리는 태국국경에 데려다 주었다.
전날 아드리안과 나랑 같이 앉으려고 자리를 찾는 순간 그 많은 양놈들은 우릴 밀치고 미친듯이 타더니만 자리를 다 찌뽕해놨다. 문디손들..
그나마 나는 자리가 하나 남아서 동양인 아저씨 옆에 앉았는데 한국인 아저씨였다. 그 한국인 아저씨 성함이 이혁재라고 하시고 사업차 라오스에 가신단다. 가면서 새벽까지 이야기를 나누고 나중에 추우면 말하라고…. 자기 후드티를 주신다고 말씀하셨다.

고마운 말씀이지만 난 추위를 즐긴다. 약간 더운 것 보다 마니 추운 게 좋다.
시간이 지나자 다른 서양 사람들은 하나 둘씩 담요를 덮기 시작한다. 나는 괜찮았다. 아직까진… 시간이 더 흘렀다. 모든 사람들이 담요를 덥기 시작했다.
… 추웠다. 무지…
추워서 잠이 오지 않았다. 난 복도자리라 오른쪽 팔은 괜찮은데 왼쪽팔이 미친듯이 추웠다. 자꾸 오른손으로 쓱쓱ㅡ 쓸어가면서 잠을 청했는데 추워서 도무지 잠이 오질 않는다.
그래서..내 왼팔을 옷 속으로 넣었다. 그러니깐 완전 왼팔이 없는 모양으로… 웃기게..아주 웃기게…
더 어처구니 없는 건 내릴 때쯤 내 좌석에 담요가 걸쳐져 있었다. 난 그것도 몰랐다.  태사랑에서의 여행기에는 그냥 춥다고 그렇게만 나와있어서 담요가 있는 줄 몰랐다. 서양사람들이 담요를 같은 무늬로 가지고 있길래 어디서 저걸 샀을까 하면서 궁금해했는데… 쉣~ 똥 대따.

태국국경의 한 조그마한 까페에 모두들 들어갔는데… 강 건너 맞은편 라오스가 안개에 휩싸여 보이기 시작했다… 가슴이 설레었다.
이상하다. 방콕과 라오스 모두다 나에겐 초행길인데 라오스만이 내 가슴을 설레이게 하다니…

으악~~~~~~~~~~~~~씨…X
가이드북을 잃어버렸다.ㅠㅠ 내가 헬로태국북부, 라오스, 캄보디아 그 책을 사서 태사랑, 트레블게릴라 온 싸이트를 뒤져서 찾은 정보를 다 메모 하고 기록해놓았는데..그걸 잃어버렸다. 여행 시작하기도 전에 그 책을 잃어버리다니 멍청한 것… 으아아아아악 죽고 싶다. 이제 여행을 어케 하지? 정보도 없고 숙소 정보도 암것도 모르는데 흑흑.ㅠㅠ

이런 우울한 와중에도 라오스 국경에서 우리를 싫은 이상하게 생긴 버스는 비엔티안에 도착했다. 이혁재 아저씨랑, 아드리안이랑 나는 R.D 에 갔다.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해서 만난 아저씨들 너무 우낀다.ㅎㅎ 부산분이셨는데 막 웃으면서 대화를 했다. 뭐.. 주인 아저씨도 좋은 아저씨 같았다. 아드리안과 같이 점심을 먹을 곳을 찾다가 아저씨들한테 여기서 제일 맛있는 것이 어디냐고 물었드만 베트남 넴느엉이란다.

헬로라오스 책을 빌려들고서 넴느엉 집을 찾아갔다.
곧이어 우리가 시킨 넴느엉이 나왔다. 이상한 쌈과 함께… 그 중에서 제일 신기한 쌈은 하얀종이 같은 거 였는데..처음에 아드리안과 나는 그걸 보고 입으로 뜯어먹어봤는데 꽤 질기다…
1분뒤 넴느엉집 직원이 뛰어와 그 하얀종이를 한겹씩 한겹씩 벗겨낸다..-_-;;
부끄럽다..
맥주도 한잔씩 했다. 아니 ㅎㅎ 한병씩 했다. 캬~ 라오비어~ 너무 맛나는 거 아이가?

그렇게 점심식사를 마치고 조금 피곤했던 우리는 숙소에서 낮잠을 좀 자고 다음날 바로 방비엔으로 떠나기로 했다.
(솔직히 난 위앙짠, 왕위앙으로 발음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이야기 하면 내 외국인 친구가 못 알아먹어서 그냥 비엔티안,방비엔 이렇게 불렀다)

낮잠자러 들어온 숙소에서 또 한명의 친구를 만나게 되는데 일본인 남자 “카즈미”
카즈미는 80년생으로 나보다는 2살, 아드리안보다는 1살이 많은 사람이다. 생김새는 키는 좀 작고 말랐으며 눈은 땡그라니 귀엽고 눈과 눈 사이에 점이 하나 있는… (NG다)그리고 내보다도 영어를 못한다. 아니..서로 비슷하다. 너무 기쁘다… 신기한건 우리둘이는 대화가 잘된다. ㅎ 단어만 이야기 해도 다 알아듣는다.
카즈미또한 내일 방비엔으로 넘어간단다. 우리는 이렇게 세명이서 같이 넘어가기로 했다.

고등학교때 일본어를 배웠고, 좋아했던 나는 내가 아는 일본어를 통틀어서 카즈미랑 대화를 했다.
대화중에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아리가또 고자이마시따’ 가 있었는데 앞에꺼는 현재형이고 뒤에것은 과거형이다.

아드리안이 앞에거랑 뒤에거랑 왜 틀리냐고 물어보는데 카즈미랑 나는 과거형을 영어로 어떻게 말해야될 지 몰랐다…
그때 카즈미 왈
‘-ed,-ed’

그날 저녁에 비엔티안 저녁시장에 갔다. 노천까페에서 우리세명은 술도 한잔 하면서 서로 이야기를 했는데 헉스~
아드리안에게 28살먹는 몽골여자친구가 있는데 베이비를 가졌단다 4개월… 웁스.
그리고 만으로 28살이지 우리 나라 나이로는 30살 아이가…아이고 두야…
카즈미는 치과간호사를 여자친구로 두고 있다고 했는데 자기보다 한살 위란다… 요새 일본스타일이라고 그러네…

글고 저녁에 5천낍 주고 탄 미끄럼틀…(안에 공기 넣어서 이빠이 크게 만든 어린이용 미끄럼틀) 을 아드리안이랑 타다가 화상 다 입었다. 젠장.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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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 난 태국에 오기 전에 태사랑에 글 적힌거 보고 팍치가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사람들이 싫어하지…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난 태국가서 꼭 먹어보기로 했다. 이 김천주가 먹어서 소화안되는게 어디있냐고~ 입맛에 안 맞는 건 느끼한 음식 뿐이라고 생각하며 꼭 먹어보기로 다짐했는데…

오늘 아침 애들이랑 닭죽을 먹으러 갔는데 한입 떠먹었던 나는 애들에게 말했다.
“카즈미, 아드리안.. 여기 스프에서 키친타올 냄새, 세균냄새가 나”

처음 먹었던 이상한 죽에는 세균냄새랑 세균맛이랑 행주냄새랑 행주맛이랑 섞여있다. 도대체 이게 머야~
무슨 죽이 이래~~~~~~~~~~~~~ 라고 생각하면서 혼자 궁시렁 궁시렁거릴 때~
앗차…이게 팍치구나…싶었다.
모든걸 소화시킬 수 있다 자부하던 나는 다음부턴 절대로 팍치를 먹지 않게 되었다.

11시30분에 우리 버스는 방비엔으로 떠났다.
버스는 우리나라 현대중고 버스였다. 애들에게 라오스는 유난히도 우리나라 차가 많다면서 지나가는 차를 보고 가르키면서
"저것봐 현대차 무지 많지? 저것봐 저것봐  현대 현대 도요타 도요타 현대 도요타 도요타 현대 미쯔비시 도요타 도요타 도요타…’
이런…일본차가 더 많네 젠장…
괜한 자랑을 해서 원…

3시간 30분을 달려서 우리는 방비엔에 도착했다. 정보라고는 R.D에서 본 정보노트에 “SISAVANG 게스트 하우스”
그것이 어디 있는 지도 모른 채 그냥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방비엔은 너무 작았다. 10분이 채 되지 않아서 우린 그 게스트하우스를 찾았다.

우리는 트리플룸을 원했다. 주인장에게 말했드만 5불짜리가 있고 7불짜리가 있는데 보여준단다.
5불짜리를 처음 보는 순간… 나를 비롯하여 두애들의 얼굴에서 표정들이 없었다. 트리풀침대… 정말 침대가 세개 딱딱딱 붙어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난 여잔고 서로 모르는 사람인데…

좀..그래서 7불짜리를 보여달라고 그랬더니만~ 와우~~~~~~~~~~~~~
대빵 좋다. 장난아아이다. 침대도 집에서 쓰는 좋은 침대에다가 넓기도 무지 넓다. 진짜 넓고 깔끔하고 완전 호텔이다 호텔!!!
그 7불짜리방은 6불로 해준다고 그래서 한사람당 2불씩만 내면 되었는데 정말 너무 좋은 숙소여서 기분이 무지 좋았다.

방비엔의 첫 느낌은.... 그냥 조그마한 도시에 난리가 난 것 같았다. 양 사방에 외국인이고 라오스 사람은 식당이나 시장에서만 볼 수 있으니... 완전 서양애들 판이다.
그런데...디게 조그맣다. 시내라고 하는 것이 걸어서 다 가능하다...

애들이랑 짐정리를 좀 하고 각자 시내 구경을 가기로 했다.
뭐 시내라고 할 것까지야 없지만 그래도 둘러보았다.
카즈미는 마리화나를 구하러 가야겠다고 말했다. 문디.. 못땐것만 배워가지고…
그렇다고 미친듯이 마니 하지는 않고 방비엔이 워낙 싸서 (한봉다리… 아니 표준어로 한봉지에 4달러란다.) 방비엔에서만 한단다.

아드리안과 나는 시내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1.5불에 바지 하나를 샀고 아드리안은 조그마한 수건을 샀다. 그리고 시장구경을 했는데… 우웩..
장난이 아니다. 벌레로 시작해서 이상한 것 무지 판다. 쥐도 있고 … 날다람쥐 같았다. 그리고 부엉이도 판다. 아드리안은 미친듯이 캠으로 찍기 시작했고 나는 구경하기 시작했다.

근데 강이 어디 있는지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지나가는 서양인에게 여기 강이 어디있냐고 물어봤더니만 자세히 가르쳐준다.
아드리안과 나는 강을 보러 갔다. 저기에 강이 보인다. 난 아드리안에게

"아드리안~리버 리버~ 와우 리버"
이랬드만…
아드리안은 막 웃으면서
‘노우… 리버이즈 인사이드…(손가락으로 자기 배안을 가르키면서) 댓 이즈 뤼버 뤼버… 오케?’

부끄럽다. 리버, 뤼버… 머야? 영어 짱난다. ㅎㅎ

강물은 생각했던 것 만큼 깨끗하지 않아서 약간은 실망했다.
그때 아드리안이 나보고 ‘주~ 버팔로’ 그런다.
순간 버팔로가 머지 하면서 아드리안이 손짓하는 곳을 봤는데 물소다… 아… 물소가 버팔로구나…
해가 떨어질 시간인지라 멋진 일몰을 봤다.
캬~ 멋진데~

집에 돌아오니깐 카즈미가 없다. 아마도 어디선가 마리화나를 피우고 있으리라. 아드리안과 나는 4층 테라스에 나가서 일기를 적고 있었는데 갑자기 카즈미가 웃으면서 달려온다.
손에는 바나나 팬케익을 들고…
그리고 우리보고 먹어보라고 그런다… 아마도 나의 가르침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이상한 건 사람들이 너무 자기만 안다. 아드리안과 카즈미는 과자를 사도 나보고는 먹어보란 소리조차 하지 않고 혼자 먹는다. 만약에 내가 과자를 사서 애들이 보고 있는 자리에서 먹는다면 난 목구멍이 막혀서 못 먹을 것인데 말이다…그날부터 나는 애들에게 내가 사면 다 나눠주고, 물을 사도 다 먹으라고 권해주면서 ‘코리안 스타일’ 이라고 말하면서 가르쳐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카즈미는 테라스에서 마리화나를 하기 시작하고 아드리안도 같이 하기 시작한다. 뭐… 자기 절제를 못할 정도로 미친듯이 하는 것이 아니고 적당히 하는 것 같아서 그들이 별로 나쁘게 보이지는 않았다.

카즈미에게 한국에서 마리화나를 하면 잡혀한다고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영어로 못 말해서 쇠고랑을 손목에 차는 시늉을 해 보였더니만 일본도 그렇다고 그런다.
그래서 라오스 경찰들은 널 안 잡아가냐고 물었다. 카즈미는 웃으면서 하는 소리가 라오스 경찰이 마리화나를 팔더란다. -_-

그날 저녁에 우리세명은 라오스 사람들은 모든 것을 걸어다니기만 하면 다 먹는 것 같다고 대화했다. 시장에서 본 벌레들과 온갖 동물들 때문이다.
그때 아드리안이…
“주… 한국사람들은 애니독스나 먹나? 골든리트리버, 세퍼트 이런것도?”
“아니… 믹스된 큰 개만 먹는다.”
“그렇다면 왜 작은 개는 안 먹어? ”
“왜냐하면… 작으니깐…(작은 개는 살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영어로 못 말했다)”
“치와와를 바비큐 해먹으면 안돼?(포크,나이프 시늉을 해 보이면서)
“안돼… 한국사람들은 오로지 개스프만 먹어…”

이때 갑자기 헛소리 하는 카즈미
“나는 소의 거기를 먹었어”
아드리안과 나는 놀라고, 웃으면서 왜 먹었냐고 물었더니만…
“헬씨 해지고, 스트롱 해지니깐…”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래..넌 더 마니 먹어야겠다.
살 좀 찌야지??

소의 거기는 내가 필요하겠다. 다이어트좀 하게..

그렇게 방비엔에서 첫날은 마무리 되어갔다.






6 Comments
소다 2004.04.19 21:22  
  너무 재밌어서 나도 모르게 꺽꺽 거리며 웃었더니... 나중엔 바보가 된 기분.. ^^;; 으헤헤~ 많이 올려주세요..
2004.04.19 21:29  
  재미있는 여행기네요.
특히 외국친구들과의 대화가 재미있습니다.
저도 5월달에 라오스에 가려고 합니다.
좋은 정보 계속 부탁드려요.
액자 2004.04.20 14:49  
  즐거운 여행 하신것 같아 부럽네요.
저도 내년에 한달정도 가려고 하는데... 
계속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부산아찌 2004.04.21 12:15  
  여행기에서 같이한듯 향기와 맛이 혀에서 감도는 것같군요. 여행의 부드러운 느낌 더 올려주세요.
바람 2004.04.24 04:58  
  ed 가 제일 엽기입니다. - 난 영어선생입니다. ^^
정말 재미있는여행을 하셨네요.
찌니 2004.06.17 10:10  
  저 웃음 참느라 괴롭습니다.. 일하느척 하느라 크게 웃을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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