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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천주의 태국,라오스 배낭여행기>-1

천주 5 981
내 이 날은 얼마나 기대하고 기대했던 가…
23살에 이제 2학년 마치고 3학년에 올라가야 할 이 시기에..휴학한 것은 단지 여행을 위해서라고 하면 … 정말 어처구니 없는 선택인가.. ㅠㅠ
근데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큰 문제는… 나는 영어를 못한다는 것이다.
정말 13과 30, 14와 40 이정도도 겨우 알아듣는.. 정말 영어 꽝~ 이다.
여행이 힘들지 않을까..흑흑..
나의 여행루트는 태국-라오스-태국-남부해변-한국 이다. 캄보디아도 포함되어있었는데 도중에 빼버렸다.

아무튼!!! 이왕 이래 된거..
럭셔리한 여행을 피하고, 고생해서 얻을 수 있는 재미있는 여행을 만드리라…


3월 18일 9시 비행기…


  전날 가방 정리하고, 이제 가면 못하게 될 테트리스를 좀 하고, 지뢰찾기, 맞고등을 하다 보니깐 너무 늦게 잤다. 아무래도 못 일어날 것 같아서 엄마한테 9시 비행기니깐 일찍 좀 깨워달라고 그랬드만..다음날..
우리 엄마 비행기가 9시 출발이라 9시까지만 가면 되는 줄 알고 날 7시에 깨워줬다…고마운 우리 엄마..
아침부터 소리를 빽빽지르며 미친듯이 차를 타고 공항까지 날라갔다. 다행이도 집이 김해라 아침 출근시간에도 불구하고 1시간 20분만에 도착.. 거의 공항에 8시 30분에 도착했다..-_-;;
미친듯이 날라가서 비행기표를 바꾸고 출국심사를 받으면서 출입국관리직원 아저씨한테..
‘아저씨..내가 마니 늦었죠?’
‘아… 뭐가요… 20분이면 충분하제…’
‘근데 아저씨 출입국관리직 7급이에요? 9급이에요?.. 하는 일이 비슷하다고 들었는데…’
‘……’

4시간 20분 걸려서 도착한 방콕 돈므앙 공항…
기내에 창가쪽에 앉아 있지 않아서 힐끔힐끔 방콕시내를 내려다 보았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이상하게 생긴 지붕이 너무나 많았다…
나중에 그것이 사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근데 뭔가 이상하다… 내가 그렇게 바라던 배낭여행인데, 전혀 설레이지가 않았다.
입국심사를 받으려고 그 기나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내 앞에 단체로 오신 아저씨들이 날 보시더니 한마디씩 하신다.

‘아가씨 혼자 왔능교?’

‘예…’

‘캬~ 바라 바라~ 여행을 이래 해야되는 기제… 내가 20년만 젊었어도 내 혼자 배낭 메고 여행 한다.~ 근데 아가씨 혼자 댕길라카면 안 무섭겠능교? 영어는 또 잘하긋네? 맞지요?’

‘후훗.. ^-^ 무섭기는요..(너무 무서워요ㅠ_ㅠ)’

이렇게 가식적인 대화를 마치고 출구를 찾으려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그 넓은 곳을 돌아다니니 다리가 뿌사질 것 같다.
알고 보이 내 옆에 전부다 출구였는데 거기에 이상한 책상이랑 아줌마 아저씨가 있어서 거기가 출구인줄 몰랐다.
그렇게 기대를 하면서…출구를 나서서 공항문을 나서는데…

‘으아~~~~~~~~~~~~덥다..덥다 덥다 덥다… 습도 습도..습도..끈적끈적하다..으아아아아아악~.. 정말 덥다.. 공항에서 반팔입고 오길 잘한 것 같다..
우선 카오산거리 만남의 광장으로 가자. 태사랑의 정보에 의하면 공항버스가 100밧이라는데… 그걸 타야겠다 싶어서 여기 저기 둘러보니 공항버스 타는 곳이 있다. 20여분 기다린 후 공항버스를 100밧에 타고서 카오산거리로 갔다.

카오산 거리로 가는 내내 밖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정말로 잘 사는 도시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힘들어 보이는 사람 없고, 모든 사람들이 전부다 잘 사는 것 같이 보였다. 태국은 우리 나라보다 못 산다는 생각에 방콕도 그저 번잡한 작은 도시라고 생각했는데… 와우..그게 아니었다.

한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내린 곳은 어디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난 분명히 태사랑에서만 보던 D&D 간판을 보았다. 그 간판을 시작으로 난 태사랑에서 프린트 해온 지도 한장 들고 만남의 광장을 찾기 시작했다.

정확히 3시간 후 –
녹초가 되어서 겨우 찾은 만남의 광장에서 그 언니를 만났다. 라오스에 같이 가기로 하고 태사랑에서 동행을 구했었는데 그 언니가 나 보다 먼저 만남의 광장에 있는 것이었다. 우리는 내일 바로 라오스로 떠나기로 했는데… 우리 서로의 여행일정 차이 때문에 결국은 나 혼자 라오스에 가게 되었다.
나혼자!!! 라오스를 나 혼자 가게 될 거라고 생각하니깐 너무 무서웠다. 하지만 그래도 혼자 하는 여행을 많이들 추천해주시고, 또 솔직히 혼자서 여행을 해보고도 싶었다.
무거운 내 가방을 내려놓고 (3Kg 이번여행의 나의 중요포인트는 작은 가방, 적은 짐이닷!!!!) 샤워를 하고 약간은 시원한 기분으로 카오산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방콕!! 카오산 로드!!
정말 나에겐 저주받은 도시였다.. 당최 몸에 열이 많은 나로서는 이런 나라에서 살라고 한다면 정말 에어컨 없이는 못 살 것 같다.
여기 … 카오산은 너무 더웠다. 덥다 덥다 덥다 덥다 덥다 덥다..너무 덥다..이렇게 더운 곳이 없다… 아니다 찜질방이 있구나.. 그런데 여기 태국사람들은 긴 청바지까지 입고 댕긴다. 으악.~
정말 달려가서 내 맥가이버칼 가지고 다 찢어버림과 동시에,  올바르게 사람답게 살라고 소리쳐주고 싶다.

사람들도 너무 많았다. 카오산에서는 서양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정말 여기가 태국이 맞냐는 생각도 들고…
아무튼… 그렇게 별다른 느낌도 없이 하루를 마감했다.


3월 19일

오늘 계획은 낮에 방콕좀 둘러보고, 저녁에 라오스로 넘어가는 것!!

아침에 처음으로 방콕 쌀국수를 먹었는데… 캬~ 정말 내 입맛에 딱 맞다. 이렇게 맛있을 수가… 정말로 이번여행은 다이어트 불가능이다.

오늘은 왕궁과 왓프라깨우를 봤다. 카오산에서 걸어서 갔는데 도중에 너무 더워서 자살 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막상 힘들게 찾아간 왕궁과 왓프라깨우는… 별로 재미가 없었다. 사람들도 너무 많았고… 그 유명하다던 에메랄드 불상은.. 에메랄드는커녕 불상도 보기 어려웠다. 사람들이 어찌나 많이 있던지…
그나마 동전박물관인가 거기선 시원한 에어컨과 이쁜 금붙이를 봐서 맘이 조금은 좋아졌다.

라오스에 가는 픽업이 7시에 온단다. 그 동안 만남의 광장앞에서 매니져 언니랑, 일하는 총각이랑 마산사셨다는 투실투실한 아저씨랑 대화 했는데 꽤 잼났었다. 그러곤 7시 반이 넘어서야 픽업차…량..이 아니 픽업오토바이가 왔다. 만남의 광장에서 일하는 총각 하는 소리가.. ‘ 저 오토바이를 타고 라오스로 가게 될 것이다..’ 라고 말했다. ㅎ 후훗..문디손..

아..정말 나 혼자다. 실은 본 성격은 남자처럼 대차지만, 그래도 여자다. 무섭다..
암튼.. 날 태운 오토바이는 조그마한 골목에 들어서서 골목안에 있는 까페 밖 의자에 앉으란다.
사람들이 마니 기다리고 있다. 거기서 내 친구! 아드리안과 만나게 된다.

주위를 둘러봐도 동양인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바로 내 옆의 귀여운 얼굴에 베컴머리에다가 토실토실한 백인친구가 날 보고 웃어준다.
나도 웃어줬다… 그렇게 서로 인사를 하게 되고, 자기도 라오스에 혼자 가는 길이고 자기 이름은 아드리안 (실은 원래 발음은 에이두리안.. 너무 어려워서 아드리안 아드리안 그런다.) 이라고 한다.

그리고 22살이라는데 정신적인 충격을 먹었다. 나는 만으로 21살인데.. 그러면 나 보다 한살이 만다는 건데.. 암튼..놀랐다.. 라오스는 남아공 출신인데.. 처음에 ‘사우스 아프리카’ 라고 하길래.. 남쪽 아프리카가 남아공이 맞나 맞나 고민했는데..정말 맞단다..
근데 아드리안이 왜 백인이지?? 난 흑인만 있는 줄 알았는데…
자기가 말하기는 10%정도가 백인이고, 90%정도가 흑인인데 예전에는 대부분의 부를 백인이 차지했다가 이제는 혁명이 일어나서 흑인들과 동등한 입장이 되었다고 설명해준다.
(정말 내가 어떻게 알아들었는지 모른다.. 아마 이 말을 내가 알아듣기 위해서 아드리안은 수천배 느리게 말하고 수 백번 반복재생 했다.)

그렇게 심심하고, 두려웠던 라오스 여행길에 든든한 친구 한명을 만나게 되었다. 너무 기쁘다.
5 Comments
대단쓰 2004.04.19 09:52  
  장하십니다. 여행기 기대됩니다요
레아공주 2004.04.19 12:16  
  태국에는 아시다시피 3계절이 있답니다. 더운계절...아주 더운계절...돗X더운계절..... 3~4~5월중이시면...따악..그때네요...돗X더운계절... ^^: 재밌겠어요..언넝 글올려주세요
몬테크리스토 2004.04.19 12:49  
  그 용기에 경의를 표하며.....담글도 빨리 올려주세요..
되도록이면 사진 포함해서리....^^
그럼.... 남은 여행의 건투를 빌며...
찌니 2004.06.17 09:57  
  친구가 읽어보라고 해서 봤습니다..
사무실서 열심히 일하는척 하며 보다 혼자 웃음 참느라 죽는줄 아랐어요..^^;;
빙구빙구 2012.06.25 00:50  
재밌어요 ㅋㅋ 경상도 사투리 넘 정겨워용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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