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벙이 부부 태국+캄보디아 가다(둘쨋 날)
3/29(월) 둘쨋 날
-수상시장& 로즈가든 에서 -
5:40 긋모~닝. 편안한 밤 이었다. 적어도 꺼벙이 에게는.
물론 경제적인 부담도 고려된 것이지만 트윈룸을 찍은 것은 꺼벙이의 취향 탓이다.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더구나 쿠션이 좋았다. 이런 침대는 꺼벙이와 같은 부실한 허리를 가진 사람에게는 제격이기 때문이다. 의학적인 통념에는 반(反)하는 이야기인지는 모르겠다.
땅콩 아짐씨는 몇 번이고 에어컨 ON/OFF를 조작하느라 잠을 설치는 모양이었다.
눈을 뜨기 무섭게 물을 뒤집어 쓰는 모습이 하루의 일정을 짐작케 한다. 몸은 좀 견딜만한 눈치다. 이쯤에서 다시 한번 못을 박아 두어야 한다.
“아침 든든히 넣고 양산 잘 챙겨, 오늘 더위에 케오되면 내일 하루 종일 달리는 비포장 길 아예포기해야 돼”
“알았네유↗” ‘먹지는 못했는데 목소리는 덩치 값이네’
아침시간은 멀리 타향에서도 왜 그리 빨리 지나치는지. 조식 6:30분, 미니버스 픽업 07:00.
시간이 임박해 오니 마음이 바빴다.
얼굴만 씻고 마음은 일부 내 팽겨쳐 둔 채 일층 식당으로 향했다. 이틀 호텔비용에 포함된 조식은 반드시 사수 해야 한다.
뷔페식 이었다. 먹는 것이 남는 것, 모닝빵으로 시작해서 야채, 과일, 태국 전통 음식 등을 골고루 맛을 볼 참이다.
본격적인 선호음식으로 위를 채워 보려고 하는데 픽업시간이 됐다고 성화다. 아짐씨는 몇가지 과일만 입에 대더니 고만이다.
정시에 픽업차량이 도착했다.
태국인 유난히 눈이 까만 캡틴(운전사 겸 가이드)은 딱 두 마디 “만남”과 “안녕하세요”로 우리와 상봉을 했다. 제일 먼저 우리를 태운 미니버스는 몇 군데 더 들려 모두 10명을 태웠다.
방콕시내의 교통체증은 익히 듣던 대로 예상을 해서인지 별로 대수롭지 않았다.
외모로 본 모습들로는 우리를 포함한 동양계 3명 서양인 7명 이었다. 국산말로 통 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내 옆의 아짐씨 뿐이다.
까만눈 캡틴은 영어로 하루 일정을 설명하는 모양인데 통 무신 말인지 모르겠다. 아짐씨는 나를 믿고 태평하고, 나 꺼벙이는 지난해 호주배낭 경력을 믿고 ‘배 째라’
아짐씨왈(曰 ) 눈치로 짐작하건대 그가 동물의 흉내를 내면서 조크를 하며 분위기를 녹이고 있다는 것이다. ‘눈치는 있어 가지고’.
내심은 교육부 혜택 통상 16년(6+3+3+4)을 꼬박 영어에 눈을 붙였지만 실전에서는 귀와 입이 안 떨어지는 비애를 느끼는 순간이었다. 아, 5년만 젊었어도.
시내를 벗어난 미니버스는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잘 달린다. 땅이 넓은 탓인지 배수로를 겸한 중앙분리대도 두 차선을 더 설치하고도 남을 만한 공간이 있다는 것이 이색적이다.
대한민국 복(덕방) 아줌마들이 보면 회를 칠 일이 아닌지.
옆에 앉은 30대 캐나다 솔로는 연실 뭐라고 중얼거리며 카메라를 눌러댄다. 뒤를 둘러보니 나머지 솔로 코큰이들은 그저 묵묵히 입을 닫고 있었다.
한 시간을 넘게 달린 미니버스는 주유소(휴게소)로 들어갔다. 까만눈 캡틴은 주유기의 사정거리를 벗어난 지점에 차를 세웠다. 그는 아무 언질도 없이 내려서 어딘론가 급히 걸어간다.
차안의 스무개의 눈은 모두 그 모습을 추적해 갔다.
불과 좌전방 50M 지점의 남,여가 부동자세로 서있는 표지의 건물이었다. 물론 신사용 출입구로 들어갔다. ‘엔진에 물을 보충 할려고 하나?’
캡틴은 신사용 출구를 나오면서 막 바지춤을 추스르고 있는 모습이 우리 모두의 눈에 역력히 보였다.
우리는 모두 한 바탕 어이없는 웃음(실소)을 웃었다.
운전석에 앉은 그는 까만 눈을 둥그렇게 뜨더니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이다. 출발! 의젓한 그는 캐나다 친구의 화장실 요구도 가볍게 묵살해 버렸다.
높 낮이가 없는 평평한 평원인가 했더니 염전이 보인다. 뜨거운 햇볓에 지친 염전풍차(?)가 느릿느릿 돌아 가고 있다. 얕게 고인 소금물은 강렬한 빛에 반사되어 반짝인다.
군데 군데 소금막이 들어선 모습은 마치 우리나라 오이도, 군자 염전의 모습과 흡사한 느낌이다. (추억속에 그 곳이 지금은 러브호텔 별천지로 변했다는 말을 들은 것 같다. 이제는 소금막, 염전, 협궤열차의 추억을 되새길려면 러브호텔 객실로 가야 하려나 보다.)
집 더미처럼 쌓아 놓은 소금 덩어리도 보인다. 또 어떤 곳은 호박, 참외 모종 비닐을 덮어 놓은 것 같은 원추모양의 비닐이 보였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는 내 알 수 없으니.. 오, 통재라.
아짐씨는 병 걸린 닭처럼 또 잠이다.
우리가 가고 있는 도로는 공사중이다. 뜨거운 태양아래 사막에서나 볼 수 있는 두건으로 얼굴을 감싼 사람들의 행동도 여간 굼뜨다. 자연에 적응해야 하는 더위 탓 이리라.
도로 주변에는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 쓴 코코넛 나무(농장)들이 즐비하게 널려있다.
09:00.
코코넛 농장에 들렸다. 아마도 이 코코넛 농장은 일정에 없는 까만눈이 고유의 권한인 모양이다. 2시간의 운행 뒤에 생리적 현상도 배출하고, 물건도 구매하고 하는 상부상조의 정신 말이다.
어쨋거나 이곳에서 아주 달콤한 코코넛 사탕도 맛보고, 전통 모자도 하나 사서 아짐씨 머리에 씌워 주었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화장실 문화의 특이한 점이 있었다.
유료 화장실 입구에서는 허리가 구부러진 할머니가 3밧을 받았다.
휴지값 인지는 몰라도 한 번 사용하기에는 부족한 두루마리 화장지를 손에 쥐어 주었다.
따라오라는 손짓 같았다. 화장실 문을 열어주고 양변기 겉을 손에 든 걸레로 쓱쓱 딱아 준다.
VIP 대접인가.
이 할머니 동작은 잽싸서 일을 끝내고 나오는 사람의 꼬리가 미쳐 다 나오기도 전에 튀어 들어가 변기를 쓱~ 딱아 냈다.
최상의 서비스라고 하기에는 공간에 빼곡히 들어찬 코를 찌르는 암모니아 가스가 반기를 들었다.
본 게임을 시작하기도 전에 또 한 번의 선택 옵션이 이어졌다.
코코넛 농장에서 얼마 멀지 않은, 동물원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열악한 뱀 농장의 200b/인당 짜리 뱀쇼였다.
80년대 약장사를 방불케했다. 느릿한 영어 발음으로 코브라 종류의 크기가 다른 뱀을 독을 채취하고 사진을 촬영케 하는 모습이 그리 낮설지 만은 않다.
덩치 큰 악어의 공격을 유도하며 관중들의 환호를 자아내는 모습은 말 그대로 쇼로 보였다.
코코넛 농장 도로를 지나더니 이제 밭 고랑에 물이 제법 많이 고인 포도밭이 많이 보였다. 군데 군데 물을 가두어 놓은 웅덩이와 나무들의 모습이 날씨만큼이나 굼뜨게 느껴진다.
더위 때문인지 차안의 사람들은 모두 곤한 잠에 취해있다. 유독 메모와 주변 경관에 관심이 있는 꺼벙이 만 살아 있는 것 같다.
10:30경. 태국여행에서 필히 거쳐 가야한다는 수상시장에 도착했다.
고향 읍내 장터같이 지붕만 높이 세운 건물안이 무너질 듯 왁자 지껄하다. 까만눈이 안내에 따라 1시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우리는 옆자리에 앉았던 캐나다 쏠로와 한 배를 탓다.
‘담넌 싸두악’, 무얼 담고 싸준다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물 위에서 열리는 시장은 요란했다.
기우뚱 거리는 배에 온갖 잡동사니를 가득 싣고 좁은 운하를 잘도 피해 다닌다.
호기심 어린 눈길만 던져도 담박에 뱃머리 잡고 늘어지는 상인들과 관강객들의 흥정은 보는 사람도 흥미롭다.
쏠로 캐나다 친구는 여러 가지 물건을 많이도 샀지만 물건 값 후려치는 솜씨도 제법이었다.
피부 숨구멍이 열린 모양이다. 물위에서 증발하는 기온차에 의한 시원함은 절대 기대할 수 없다.
오로지 정오를 향한 태양이 머리 위에서 직화하는 느낌이다. 땀샘을 열어 제치고 기어 나오는 물방울 앞에서는 선블록 효과도 잠시 뿐이다.
땅콩 아짐씨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도 정신력으로 버텨주는 것이 조금은 안쓰럽기도 하다. 어떠한 여건에서도 즐기고, 먹어야 산다.
검증된 맛 만을 선호하는 아짐씨는 파란 포도 한 송이를 사서 맛있게 먹고 있다.
좁은 운하를 따라 구부러진 수상로를 한 바퀴 돌고 오니 한 시간이 다 되었다.
상설시장을 한 바퀴 돌아보고 싶지만 무리한 체력저하를 감안해 포기했다.
자국민들을 위한 상행위 보다는 순전히 관광객들과의 흥정이라는 점이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다. 물론 정오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라는 점은 있지만 말이다.
까만눈이 안내로 수상가옥이 늘어선 조금 넓은 강로를 고속 보트로 달리니 시원한 바람이 꿀맛이다.
11:00. 까만눈이는 보트에서 내린 꺼벙이와 아짐씨만 오라고 했다. 주차장 구석에 또 다른 미니버스로 데리고 가더니 올라 타라는 것이다. 순식간에 다른 노예선으로 팔려갔다. 눈이 부리부리한 왕부리 눈 가이드가 우리를 맡겠다는 모양이다.
“땅콩아짐! 아직 팔려 갈 만한 가치는 있나보네“ 과히 기분이 나쁘진 않다.
관광객들마다 보고자 하는 취향이 틀리니 가이드끼리 서로 헤치고 뭉치는 모양이었다.
갈아 탄 차량안에는 동양계 한명을 포함 5명이 젊은 청년들이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다시 코코넛 농장이 널린 도로를 달리더니 수상식당으로 안내했다.
부표위에 띄운 건물이다. 열대 나무 잎 지붕과 생선 굽는 냄새가 허기를 부채질한다.
물의 탁도는 흐리멍텅하지만 수심은 제법 깊은 모양이다.
그늘진 큰 다리 교각 밑에는 노인 남녀가 정박한 배에서 웃옷을 벗은 채 쉬고 있는 모습이 정겹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7명의 식탁엔 야채볶음 두 접시와 계란 후라이 두 접시 그리고 바람에 날아갈 듯한 맨밥 접시가 고작이었다. 맨밥은 추가로 줄 수 있지만 모자라는 저것(반찬)은 NO. 라고 단호하다.
젠장, 밥알만 씹고 있으란 말인가. 아짐씨는 검증된 먹거리인 계란만을 공략했으나 모자라는 눈치에 그것 마저 양보하고 말았다. 호기롭게 한 병씩 시킨 물 값은 별도였다.
투어비에 포함된 런치는 눈으로 보는 수준에 만족해야했다. 유독 맞은편에 앉은 동양계 청년은 맨밥도 불사하고 식욕이 왕성한 모습이 내(꺼벙이)과인 듯 호감이 간다.
식사가 끝난 후 그 청년과는 화장실에서 거총자세로 단 둘이 만났다.
“Are you Chinese?”
“******* @@@@ korean"
분명히 국산말로 다시 물었건만 막무가네로 영어로 말하고 있다.
청년은 ‘베리 영’ 시절에 스웨덴으로 입양을 갔기 때문에 한국말은 ‘노 스피킹“이라고 했다.
우리는 사격이 중지된 후에도 한 참이나 한민족 핏줄에 흐르는 동질감을 눈짓으로 알아 차렸다. 청년의 애인은 노란 머리에 인형같은 외모의 스웨덴 아가씨였다.
차량으로 돌아오자 왕부리눈 가이드의 호출을 받았다. 또 다른 미니버스로 팔려갔다.
‘이번에는 밥만 멕이고 팔아 버리네’
왕부리도 우리와 같은 차를 탓다.
다시 청년에게 달려가 손을 들어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영문을 모르는 스웨덴 인형은 청년과 나를 번갈아 쳐다보고 있다.
14:00
쌈프란 코끼리& 악어농장에는 상설 공연장으로 사람들이 많았다.
마술공연이 끝나고 꼬끼리 쇼가 이어졌다. 자연성벽과 밀림을 연상케하는 정글에서 큰 덩치의 코끼리와 사람이 공존하는 이 나라 전통복장의 전쟁과 문화를 볼수 실감했다.
기마민족의 속도감에 익숙한 우리 문화와는 달리 우직하고 큰 느낌, 느릿느릿한 동작은 열대에 사는 사람들의 생존 법칙이 아닐까.
그러나 코끼리 월드컵에 출전한 코끼리선수들의 익살스러운 행동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빠르고 경쾌했다.
모처럼 아짐씨의 큰 콧소리가 공연장분위기와 함께 고조되어 가는 모양이다. 꺼벙이는 부채를 꺼내 바람을 모아 아짐씨에게 보냈다. 바로 뒤에는 언제 왔는지 거총자세로 만났던 코리안 청년이 씩 웃고 있다.
한 코스에 한 번씩 팔려가야 하는 모양이다.
무시무시한 악어 쇼를 관람하고 나오자 입구에서 기다리던 왕부리 가이드가 로즈가든을 가야하지 않느냐고 묻는다.(이제 대충 눈치로 알수 있다.)
다행히 이번에는 일행들은 떼어놓고 꺼벙이 부부만 달랑 태운다.
16:00
로즈가든에 장미는 미쳐 다 못 봤다. 역시 상설 공연장에서 벌어지는 전통춤이 주류였다.
전통문화를 주제로 각 지방의 춤과 결혼식, 킥복싱이 이채롭다.
남여가 대나무를 마주잡고 부딧히며 뛰는 춤은 우리나라의 고무줄 놀이를 하는 느낌을 연상케 하는 것이, 리듬이 아주 경쾌했다.
특히, 꺼벙이는 눈이 떨어지지 않는다.
구릿 빛 조명아래 비단옷을 차려 입은 미모의 여성들이 어쩜 그리도 예쁜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 로즈 가든의 장미는 저 여심을 말하는 것인가.
옆에 앉은 아주머니의 존재도 잠시 잊었다. 입구에서 차가운 물수건을 하나씩 나누어 주는 것은 눈을 씻고 더 자세히 보라는 것인가.
아쉬운 공연이 끝나고 장미 정원으로 향하니 찌는 듯한 더위에 장미(?)가 널렸다.
꽃 넝쿨 그늘 아래 모여든 관광객 사이로 집채만 한 코끼리가 통나무를 끌고 왔다. 연못에 집어 넣더니 긴 코로 다시 꺼냈다. 코끼리는 힘이 들었는지 큰 덩어리의 변을 떨구었다.
넘어진 김에 쉬어 가려는가.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그 놈은 뱃꼽 밑으로 늘어진 길다란 심볼을 통해 홍수처럼 물을 토해냈다. 연못가에 관중들은 작은 소요가 일었다. 놈의 실례로 한참이나 흘러간 물 때문에 연못의 수위가 높아졌는지는 미처 확인 할 길이 없었다.
왕부리 가이드는 어느새 4명의 일행을 모아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돌아오는 미니버스는 피곤이 쏠린 탓인지 가이드도 졸고, 승객들도 고개를 좌우로 휘저으며 차와 함께 흔들렸다.
17:00. 숙소에 돌아와 시원하게 몸을 씻었다.
다시 전장터로 나가기를 꺼리는 아짐씨를 이끌고 나섰다. 이미 접수한 방람푸, 카오산 거리를 유유히 가로질러 왓차나 쏭그람 뒷 골목 H 여행사로 향했다.
이국에서 대하는 된장찌개, 비록 담긴 그릇의 모양은 달라도 맞은 속일 수 없다. 이틀간의 빈 속을 메운 아짐씨는 금새 화색이 돈다.
컨디션의 난조를 보이는 아짐씨를 감안해 내일 캄보디아 이동 일정은 VIP버스를 예약했다.
간단한 주의사항과 요령도 익혔다.
20:00. 맛사지(차이디 B코스,200B)는 난생 처음, 소문대로 중년 아줌마의 부드러운 손맛은 일품이었다. “아퍼, 아퍼”완급을 조절해 가며, 발바닥부터 허리꺽기까지 부드럽다.
허리가 부실한 꺼벙이 조금은 걱정했지만, 종일 좁은 차안에서 누적된 피로를 털어 버리기에는 제격이다.
그녀, 아짐씨는 맛사지의 효과를 톡톡히 치르는지 숙소를 고집했다.
아직도 잠들기를 거부하는 방콕의 뒷 골목을 돌았다.
꺼벙이의 식탐은 어디까지인가. 볶음국수, 과일을 사들고 숙소로 돌아와 후르룩, 우적우적.
그녀는 음식냄새에 잠을 설칠만 하다.
여행이란 눈앞에 보이는 것을 보고, 배를 채우고, 피곤이오면 잠을 불러 보는 것일찐대.
여독으로 지친자여 꿈을 꾸자. 내일이라는 미지의 시간을.
-----거꾸로 보는 꺼벙이 세상----
-수상시장& 로즈가든 에서 -
5:40 긋모~닝. 편안한 밤 이었다. 적어도 꺼벙이 에게는.
물론 경제적인 부담도 고려된 것이지만 트윈룸을 찍은 것은 꺼벙이의 취향 탓이다.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더구나 쿠션이 좋았다. 이런 침대는 꺼벙이와 같은 부실한 허리를 가진 사람에게는 제격이기 때문이다. 의학적인 통념에는 반(反)하는 이야기인지는 모르겠다.
땅콩 아짐씨는 몇 번이고 에어컨 ON/OFF를 조작하느라 잠을 설치는 모양이었다.
눈을 뜨기 무섭게 물을 뒤집어 쓰는 모습이 하루의 일정을 짐작케 한다. 몸은 좀 견딜만한 눈치다. 이쯤에서 다시 한번 못을 박아 두어야 한다.
“아침 든든히 넣고 양산 잘 챙겨, 오늘 더위에 케오되면 내일 하루 종일 달리는 비포장 길 아예포기해야 돼”
“알았네유↗” ‘먹지는 못했는데 목소리는 덩치 값이네’
아침시간은 멀리 타향에서도 왜 그리 빨리 지나치는지. 조식 6:30분, 미니버스 픽업 07:00.
시간이 임박해 오니 마음이 바빴다.
얼굴만 씻고 마음은 일부 내 팽겨쳐 둔 채 일층 식당으로 향했다. 이틀 호텔비용에 포함된 조식은 반드시 사수 해야 한다.
뷔페식 이었다. 먹는 것이 남는 것, 모닝빵으로 시작해서 야채, 과일, 태국 전통 음식 등을 골고루 맛을 볼 참이다.
본격적인 선호음식으로 위를 채워 보려고 하는데 픽업시간이 됐다고 성화다. 아짐씨는 몇가지 과일만 입에 대더니 고만이다.
정시에 픽업차량이 도착했다.
태국인 유난히 눈이 까만 캡틴(운전사 겸 가이드)은 딱 두 마디 “만남”과 “안녕하세요”로 우리와 상봉을 했다. 제일 먼저 우리를 태운 미니버스는 몇 군데 더 들려 모두 10명을 태웠다.
방콕시내의 교통체증은 익히 듣던 대로 예상을 해서인지 별로 대수롭지 않았다.
외모로 본 모습들로는 우리를 포함한 동양계 3명 서양인 7명 이었다. 국산말로 통 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내 옆의 아짐씨 뿐이다.
까만눈 캡틴은 영어로 하루 일정을 설명하는 모양인데 통 무신 말인지 모르겠다. 아짐씨는 나를 믿고 태평하고, 나 꺼벙이는 지난해 호주배낭 경력을 믿고 ‘배 째라’
아짐씨왈(曰 ) 눈치로 짐작하건대 그가 동물의 흉내를 내면서 조크를 하며 분위기를 녹이고 있다는 것이다. ‘눈치는 있어 가지고’.
내심은 교육부 혜택 통상 16년(6+3+3+4)을 꼬박 영어에 눈을 붙였지만 실전에서는 귀와 입이 안 떨어지는 비애를 느끼는 순간이었다. 아, 5년만 젊었어도.
시내를 벗어난 미니버스는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잘 달린다. 땅이 넓은 탓인지 배수로를 겸한 중앙분리대도 두 차선을 더 설치하고도 남을 만한 공간이 있다는 것이 이색적이다.
대한민국 복(덕방) 아줌마들이 보면 회를 칠 일이 아닌지.
옆에 앉은 30대 캐나다 솔로는 연실 뭐라고 중얼거리며 카메라를 눌러댄다. 뒤를 둘러보니 나머지 솔로 코큰이들은 그저 묵묵히 입을 닫고 있었다.
한 시간을 넘게 달린 미니버스는 주유소(휴게소)로 들어갔다. 까만눈 캡틴은 주유기의 사정거리를 벗어난 지점에 차를 세웠다. 그는 아무 언질도 없이 내려서 어딘론가 급히 걸어간다.
차안의 스무개의 눈은 모두 그 모습을 추적해 갔다.
불과 좌전방 50M 지점의 남,여가 부동자세로 서있는 표지의 건물이었다. 물론 신사용 출입구로 들어갔다. ‘엔진에 물을 보충 할려고 하나?’
캡틴은 신사용 출구를 나오면서 막 바지춤을 추스르고 있는 모습이 우리 모두의 눈에 역력히 보였다.
우리는 모두 한 바탕 어이없는 웃음(실소)을 웃었다.
운전석에 앉은 그는 까만 눈을 둥그렇게 뜨더니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이다. 출발! 의젓한 그는 캐나다 친구의 화장실 요구도 가볍게 묵살해 버렸다.
높 낮이가 없는 평평한 평원인가 했더니 염전이 보인다. 뜨거운 햇볓에 지친 염전풍차(?)가 느릿느릿 돌아 가고 있다. 얕게 고인 소금물은 강렬한 빛에 반사되어 반짝인다.
군데 군데 소금막이 들어선 모습은 마치 우리나라 오이도, 군자 염전의 모습과 흡사한 느낌이다. (추억속에 그 곳이 지금은 러브호텔 별천지로 변했다는 말을 들은 것 같다. 이제는 소금막, 염전, 협궤열차의 추억을 되새길려면 러브호텔 객실로 가야 하려나 보다.)
집 더미처럼 쌓아 놓은 소금 덩어리도 보인다. 또 어떤 곳은 호박, 참외 모종 비닐을 덮어 놓은 것 같은 원추모양의 비닐이 보였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는 내 알 수 없으니.. 오, 통재라.
아짐씨는 병 걸린 닭처럼 또 잠이다.
우리가 가고 있는 도로는 공사중이다. 뜨거운 태양아래 사막에서나 볼 수 있는 두건으로 얼굴을 감싼 사람들의 행동도 여간 굼뜨다. 자연에 적응해야 하는 더위 탓 이리라.
도로 주변에는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 쓴 코코넛 나무(농장)들이 즐비하게 널려있다.
09:00.
코코넛 농장에 들렸다. 아마도 이 코코넛 농장은 일정에 없는 까만눈이 고유의 권한인 모양이다. 2시간의 운행 뒤에 생리적 현상도 배출하고, 물건도 구매하고 하는 상부상조의 정신 말이다.
어쨋거나 이곳에서 아주 달콤한 코코넛 사탕도 맛보고, 전통 모자도 하나 사서 아짐씨 머리에 씌워 주었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화장실 문화의 특이한 점이 있었다.
유료 화장실 입구에서는 허리가 구부러진 할머니가 3밧을 받았다.
휴지값 인지는 몰라도 한 번 사용하기에는 부족한 두루마리 화장지를 손에 쥐어 주었다.
따라오라는 손짓 같았다. 화장실 문을 열어주고 양변기 겉을 손에 든 걸레로 쓱쓱 딱아 준다.
VIP 대접인가.
이 할머니 동작은 잽싸서 일을 끝내고 나오는 사람의 꼬리가 미쳐 다 나오기도 전에 튀어 들어가 변기를 쓱~ 딱아 냈다.
최상의 서비스라고 하기에는 공간에 빼곡히 들어찬 코를 찌르는 암모니아 가스가 반기를 들었다.
본 게임을 시작하기도 전에 또 한 번의 선택 옵션이 이어졌다.
코코넛 농장에서 얼마 멀지 않은, 동물원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열악한 뱀 농장의 200b/인당 짜리 뱀쇼였다.
80년대 약장사를 방불케했다. 느릿한 영어 발음으로 코브라 종류의 크기가 다른 뱀을 독을 채취하고 사진을 촬영케 하는 모습이 그리 낮설지 만은 않다.
덩치 큰 악어의 공격을 유도하며 관중들의 환호를 자아내는 모습은 말 그대로 쇼로 보였다.
코코넛 농장 도로를 지나더니 이제 밭 고랑에 물이 제법 많이 고인 포도밭이 많이 보였다. 군데 군데 물을 가두어 놓은 웅덩이와 나무들의 모습이 날씨만큼이나 굼뜨게 느껴진다.
더위 때문인지 차안의 사람들은 모두 곤한 잠에 취해있다. 유독 메모와 주변 경관에 관심이 있는 꺼벙이 만 살아 있는 것 같다.
10:30경. 태국여행에서 필히 거쳐 가야한다는 수상시장에 도착했다.
고향 읍내 장터같이 지붕만 높이 세운 건물안이 무너질 듯 왁자 지껄하다. 까만눈이 안내에 따라 1시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우리는 옆자리에 앉았던 캐나다 쏠로와 한 배를 탓다.
‘담넌 싸두악’, 무얼 담고 싸준다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물 위에서 열리는 시장은 요란했다.
기우뚱 거리는 배에 온갖 잡동사니를 가득 싣고 좁은 운하를 잘도 피해 다닌다.
호기심 어린 눈길만 던져도 담박에 뱃머리 잡고 늘어지는 상인들과 관강객들의 흥정은 보는 사람도 흥미롭다.
쏠로 캐나다 친구는 여러 가지 물건을 많이도 샀지만 물건 값 후려치는 솜씨도 제법이었다.
피부 숨구멍이 열린 모양이다. 물위에서 증발하는 기온차에 의한 시원함은 절대 기대할 수 없다.
오로지 정오를 향한 태양이 머리 위에서 직화하는 느낌이다. 땀샘을 열어 제치고 기어 나오는 물방울 앞에서는 선블록 효과도 잠시 뿐이다.
땅콩 아짐씨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도 정신력으로 버텨주는 것이 조금은 안쓰럽기도 하다. 어떠한 여건에서도 즐기고, 먹어야 산다.
검증된 맛 만을 선호하는 아짐씨는 파란 포도 한 송이를 사서 맛있게 먹고 있다.
좁은 운하를 따라 구부러진 수상로를 한 바퀴 돌고 오니 한 시간이 다 되었다.
상설시장을 한 바퀴 돌아보고 싶지만 무리한 체력저하를 감안해 포기했다.
자국민들을 위한 상행위 보다는 순전히 관광객들과의 흥정이라는 점이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다. 물론 정오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라는 점은 있지만 말이다.
까만눈이 안내로 수상가옥이 늘어선 조금 넓은 강로를 고속 보트로 달리니 시원한 바람이 꿀맛이다.
11:00. 까만눈이는 보트에서 내린 꺼벙이와 아짐씨만 오라고 했다. 주차장 구석에 또 다른 미니버스로 데리고 가더니 올라 타라는 것이다. 순식간에 다른 노예선으로 팔려갔다. 눈이 부리부리한 왕부리 눈 가이드가 우리를 맡겠다는 모양이다.
“땅콩아짐! 아직 팔려 갈 만한 가치는 있나보네“ 과히 기분이 나쁘진 않다.
관광객들마다 보고자 하는 취향이 틀리니 가이드끼리 서로 헤치고 뭉치는 모양이었다.
갈아 탄 차량안에는 동양계 한명을 포함 5명이 젊은 청년들이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다시 코코넛 농장이 널린 도로를 달리더니 수상식당으로 안내했다.
부표위에 띄운 건물이다. 열대 나무 잎 지붕과 생선 굽는 냄새가 허기를 부채질한다.
물의 탁도는 흐리멍텅하지만 수심은 제법 깊은 모양이다.
그늘진 큰 다리 교각 밑에는 노인 남녀가 정박한 배에서 웃옷을 벗은 채 쉬고 있는 모습이 정겹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7명의 식탁엔 야채볶음 두 접시와 계란 후라이 두 접시 그리고 바람에 날아갈 듯한 맨밥 접시가 고작이었다. 맨밥은 추가로 줄 수 있지만 모자라는 저것(반찬)은 NO. 라고 단호하다.
젠장, 밥알만 씹고 있으란 말인가. 아짐씨는 검증된 먹거리인 계란만을 공략했으나 모자라는 눈치에 그것 마저 양보하고 말았다. 호기롭게 한 병씩 시킨 물 값은 별도였다.
투어비에 포함된 런치는 눈으로 보는 수준에 만족해야했다. 유독 맞은편에 앉은 동양계 청년은 맨밥도 불사하고 식욕이 왕성한 모습이 내(꺼벙이)과인 듯 호감이 간다.
식사가 끝난 후 그 청년과는 화장실에서 거총자세로 단 둘이 만났다.
“Are you Chinese?”
“******* @@@@ korean"
분명히 국산말로 다시 물었건만 막무가네로 영어로 말하고 있다.
청년은 ‘베리 영’ 시절에 스웨덴으로 입양을 갔기 때문에 한국말은 ‘노 스피킹“이라고 했다.
우리는 사격이 중지된 후에도 한 참이나 한민족 핏줄에 흐르는 동질감을 눈짓으로 알아 차렸다. 청년의 애인은 노란 머리에 인형같은 외모의 스웨덴 아가씨였다.
차량으로 돌아오자 왕부리눈 가이드의 호출을 받았다. 또 다른 미니버스로 팔려갔다.
‘이번에는 밥만 멕이고 팔아 버리네’
왕부리도 우리와 같은 차를 탓다.
다시 청년에게 달려가 손을 들어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영문을 모르는 스웨덴 인형은 청년과 나를 번갈아 쳐다보고 있다.
14:00
쌈프란 코끼리& 악어농장에는 상설 공연장으로 사람들이 많았다.
마술공연이 끝나고 꼬끼리 쇼가 이어졌다. 자연성벽과 밀림을 연상케하는 정글에서 큰 덩치의 코끼리와 사람이 공존하는 이 나라 전통복장의 전쟁과 문화를 볼수 실감했다.
기마민족의 속도감에 익숙한 우리 문화와는 달리 우직하고 큰 느낌, 느릿느릿한 동작은 열대에 사는 사람들의 생존 법칙이 아닐까.
그러나 코끼리 월드컵에 출전한 코끼리선수들의 익살스러운 행동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빠르고 경쾌했다.
모처럼 아짐씨의 큰 콧소리가 공연장분위기와 함께 고조되어 가는 모양이다. 꺼벙이는 부채를 꺼내 바람을 모아 아짐씨에게 보냈다. 바로 뒤에는 언제 왔는지 거총자세로 만났던 코리안 청년이 씩 웃고 있다.
한 코스에 한 번씩 팔려가야 하는 모양이다.
무시무시한 악어 쇼를 관람하고 나오자 입구에서 기다리던 왕부리 가이드가 로즈가든을 가야하지 않느냐고 묻는다.(이제 대충 눈치로 알수 있다.)
다행히 이번에는 일행들은 떼어놓고 꺼벙이 부부만 달랑 태운다.
16:00
로즈가든에 장미는 미쳐 다 못 봤다. 역시 상설 공연장에서 벌어지는 전통춤이 주류였다.
전통문화를 주제로 각 지방의 춤과 결혼식, 킥복싱이 이채롭다.
남여가 대나무를 마주잡고 부딧히며 뛰는 춤은 우리나라의 고무줄 놀이를 하는 느낌을 연상케 하는 것이, 리듬이 아주 경쾌했다.
특히, 꺼벙이는 눈이 떨어지지 않는다.
구릿 빛 조명아래 비단옷을 차려 입은 미모의 여성들이 어쩜 그리도 예쁜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 로즈 가든의 장미는 저 여심을 말하는 것인가.
옆에 앉은 아주머니의 존재도 잠시 잊었다. 입구에서 차가운 물수건을 하나씩 나누어 주는 것은 눈을 씻고 더 자세히 보라는 것인가.
아쉬운 공연이 끝나고 장미 정원으로 향하니 찌는 듯한 더위에 장미(?)가 널렸다.
꽃 넝쿨 그늘 아래 모여든 관광객 사이로 집채만 한 코끼리가 통나무를 끌고 왔다. 연못에 집어 넣더니 긴 코로 다시 꺼냈다. 코끼리는 힘이 들었는지 큰 덩어리의 변을 떨구었다.
넘어진 김에 쉬어 가려는가.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그 놈은 뱃꼽 밑으로 늘어진 길다란 심볼을 통해 홍수처럼 물을 토해냈다. 연못가에 관중들은 작은 소요가 일었다. 놈의 실례로 한참이나 흘러간 물 때문에 연못의 수위가 높아졌는지는 미처 확인 할 길이 없었다.
왕부리 가이드는 어느새 4명의 일행을 모아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돌아오는 미니버스는 피곤이 쏠린 탓인지 가이드도 졸고, 승객들도 고개를 좌우로 휘저으며 차와 함께 흔들렸다.
17:00. 숙소에 돌아와 시원하게 몸을 씻었다.
다시 전장터로 나가기를 꺼리는 아짐씨를 이끌고 나섰다. 이미 접수한 방람푸, 카오산 거리를 유유히 가로질러 왓차나 쏭그람 뒷 골목 H 여행사로 향했다.
이국에서 대하는 된장찌개, 비록 담긴 그릇의 모양은 달라도 맞은 속일 수 없다. 이틀간의 빈 속을 메운 아짐씨는 금새 화색이 돈다.
컨디션의 난조를 보이는 아짐씨를 감안해 내일 캄보디아 이동 일정은 VIP버스를 예약했다.
간단한 주의사항과 요령도 익혔다.
20:00. 맛사지(차이디 B코스,200B)는 난생 처음, 소문대로 중년 아줌마의 부드러운 손맛은 일품이었다. “아퍼, 아퍼”완급을 조절해 가며, 발바닥부터 허리꺽기까지 부드럽다.
허리가 부실한 꺼벙이 조금은 걱정했지만, 종일 좁은 차안에서 누적된 피로를 털어 버리기에는 제격이다.
그녀, 아짐씨는 맛사지의 효과를 톡톡히 치르는지 숙소를 고집했다.
아직도 잠들기를 거부하는 방콕의 뒷 골목을 돌았다.
꺼벙이의 식탐은 어디까지인가. 볶음국수, 과일을 사들고 숙소로 돌아와 후르룩, 우적우적.
그녀는 음식냄새에 잠을 설칠만 하다.
여행이란 눈앞에 보이는 것을 보고, 배를 채우고, 피곤이오면 잠을 불러 보는 것일찐대.
여독으로 지친자여 꿈을 꾸자. 내일이라는 미지의 시간을.
-----거꾸로 보는 꺼벙이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