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밟아버린 라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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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결에 밟아버린 라오스..

윤나경 4 946
동남아로 넘어와 여행다운 여행을 시작한 곳이 바로 이곳 라오스다.

태국에서 네팔로 넘어가 인도로 갈것인가 아니면 위쪽 버마로 갈것인가 아님 라오스를 통해 배트남, 캄보디아를 돌고 올것인가.. 아니면 캄보디아로 가서 베트남, 라오스를 돌것인가가 그때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우선 네팔을 가자면은 비행기를 타야 하기 때문에 돈이 궁한 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래도 인도가 너무 가고싶어서 물어보면 다들 미쳤다고 한다... 여자혼자 인도는 정말 위험하다고... 버마!! 버마도 정말 가고 싶었다!! 하지만 버마를 바라보면.. 그 위에 티벳도 가고 싶고 그 위에 중국도 가고 싶어 진다... ㅠㅠ.. 비자값만해도 거덜날것이다... 결국 라오스 배트남, 캄보디아로 정했다.


라오스로 가겠다고 마음을 먹고 근처에 있는 여행사에 여권을 맏겼다. 가장 싼 비자는 비지니스 기간 5일 걸려 나오는 비자다. 재미있는건 똑같은 나라에서 똑같은 곳으로 비자를 받는다 해도 여행사 마다 가격이 틀리다는것이다. 하루를 잡고 카오산 거리의 여행사란 여행사는 다 들어가 보았다.

비자를 신청하고 다음으로 버스를 예약 해야 한다. 이때 같은 시기에 라오스에 들어가야 한다는 아저씨 한분을 만나 같이 떠나기로 했다.

윤수 아저씨는 라오스가 두번째로 라오스를 잊지 못해 다시 왔다고 한다. 왠지 나마저 기대가 많이 되고 있었다.

사람들이 말하길 이곳 인도 차이나 반도에서 가장 좋은곳을 꼽으라면 당연 라오스와 버마를 말했다.

라오스로 가면 사람들과 자연에 반하고 버마는 사람을 녹여버릴 정도라고 했다. 사실 이곳을 오기 전까지 여행계획에서 라오스란 나라는 끼어 있지 않았다. 어떻게 계획이 바껴도 이렇게 바뀌는지.. 흠흠.. 알수 없다..

라오스라고는 들어보지도 못한 내가 이곳을 여행하기란 쉬운게 아니였다.. 우선... 아는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자료부터 긁어 모아야 하는거다. 자료 모으기에 가장 좋은곳이 바로 이곳... 카오산 로드에 있는 한국인 게스트 하우스 홍익인간!! 내가 묵고 있던 게스트 하우스다.

우선 여긴.. 여행나온 한국인들의 사랑방 같은 곳으로 책장 가득 한국소설, 만화책이 진열 되어 있고, 빌려서 볼 수 있는 여행 가이드책도 많이 있었다. 우선 이때에 난 어울리지도 않는 더위를 먹어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나가지도 못하는 상태!!.. 더위는 여기서 처음 먹어봤다. 헛구역질이 나고 식은땀 나고 어지럽고... 꼭 체한것처럼 답답한데 손을 따면 피가 줄줄.. 흐르는..뭐.. 그런거였다..

결국은 호주에서 사서 가지고 다니던 화투장을 가지고 선풍기 하나로 씨름을 해야 하는 2층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화투장을 펼쳤다.

역시나 몰려드는 사람들.. ㅋㅋ

오~~ 피박~~

광박~~ 등등을 외치며 게임도 하고 돈도 잃고... 라오스 다녀온 사람 있으면 여행담도 듣고 했다.. 가끔가다 비싸게 나오는 사람들에겐 숨겨뒀던 라면까지 풀고 자료를 얻었다. 라오스 얘기, 배트남 얘기..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호주에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한국 사람들과는 달리 여행!! 하나만을 목표로 두었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자료도 많이 있었다.

라오스로 떠나는 날.

주머니 가벼운 여행자를 위해 버스는 거의다 밤에 떠나 아침에 도착한다. 하루치 숙박비를 아낄수 있는것이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픽업을 나와 주기로 하고 기다리는데 오토바이가 왔다... 그 큰 배낭을 매고 난생 처음으로 오토바이 뒤에 탔다.
그렇게 타보고 싶던 오토바이~~.. 이때는 너무 재미있었다.. 배트남에서 그렇게 질리도록 탈줄은 생각도 못하고..

버스는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일명 vip버스.. 흐흐.. 배낭에서 침낭을 빼서 덮고 창밖의 풍경도좀 보면서.. 기사아저씨가 틀어주는 영화도 보면서 그렇게 갔다.

잠이 살짝 들었다가 깼다.
태국과 라오스 사이의 우정의 다리에서 비자 확인을 하고 도장을 찍고 대충 아침을 먹었다. 우정의 다리를 지나기 전 버스를 갈아탔다.

여태까지 타고온 버스는 태국 버스, 이번에 탈 버스는 라오스 버스다.

비로소 태국이 인도차이나 반도의 최대 경제국가임을 느낄수 있었다. 이렇게 다를 수가... 꼭 우리나라 일반버스 같은 버스를 타고 신나게 달렸다.

한참을 달려서 도착한 이곳은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 놀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 엄청 놀랐다!!!....

이제야 비로소 내 시야가 얼마나 좁았음을 알게 되었다...

수도라고 하면 높은 빌딩이나.. 뭐.. 가득 매운 매연, 소음.. 뭐.. 이렇게 생각이 나야 하겠지만.. 이곳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은 한적한 시골마을 같았다. 차도 많지 않고 건물도 거진다 1,2층 정도..

그래도 수도다...

윤주아저씨는 이곳에서 한인 게스트하우스 꿈에궁전(RD)를 가야 한다며 근처에 있는 뚝뚝이를 불러 흥정을 했다.

깍다가 깍다가.. 토라지다가.. 매달리다가.. 또 깍다가.. 드디어 뚝뚝일 탈 수 있었다.



..........................

이건.. 걸어서도 5분이면 갈 거리였다...

두번째라던 윤주 아저씨?... 맞는겨?!!

이곳 꿈에 궁전은 정말.........좋았다 ㅠㅠ.....

뭐.. 방이 근사하고 방마다 욕조가 있고 뭐 그런건 아니지만 분위기가 너무 편했다. 그냥 다같이 1층에 와서 뒹굴뒹굴 거리고... 밥때 되면 나가서 맛난거 먹고... 또다시 뒹굴뒹굴 거리고... 완전 내스따일~~이잖아 ㅜㅜ....

한국사람도 많고 일본 사람도 많은데 요즘 이라크 전쟁때문에 손님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음....

여기선 배트남 비자신청도 해준다.. 가격은... ㅠㅠ..... 약 50불... 날 죽이라고~~

하루종일 뒹굴거리다가 맛있는집이 있다고 해서 그곳을 찾아 갔다.

일명 까오삐야.... 평생 잊을수 없는 맛!!

정말 맛있다 ㅠㅠ...

진한 육수에 칼국수 같은 면을 올려주는데 칼국수보다 훨씬 쫄깃쫄깃하고 부드러워서 목을 넘어갈때 거의 환상적이였다!! 가격도 와방싸다ㅠㅠ 아침 일찍 가면 튀긴 빵도 같이 파는데 그걸 국물에 찍어 먹으면 으~~~~ 환상적이다 ㅠㅠ... 그냥 먹는것보다 고추기름과, 소스를 넣어서 약간 매콤하게 양념을 해서 먹으면 느끼함도 없고, 안에 고명으로 들어가 있는 되지고기는 껍질이랑 같이 나오는데 그 맛도 환상이였다.. 바삭바삭~~..ㅠㅠ......
가격은 500원정도!!!

아마 이거 먹으러 다시 갈지도 모른다..

라오스의 물가는 상상을 초월한다.

미화 100불을 환전했는데 돈을 묶어서 준다... 이따시만큼!!!!...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는... ^^

라오스는 돈에 대한 가치가 거의 없어서 태국 돈을 현금처럼 쓸 수 있다. 때문에 구지 환전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흠흠..

점심으로는 까오삐야를 먹고 저녁은 강이 보이는 야외 식당에서 볶음밥을 먹었다.

내일은 버스를 타고 북쪽에 있는 방비엥으로 갈 예정이다. 이곳에서 카약킹을 할거다!! 흐흐...

방비엥으로 가는 버스는.... 음.....

음...ㅡㅡ;;;;;

굉장했다!!!...

우리나라에선.. 볼수 도 없는 그런 버스..

시골에 있는 마을 버스 정도 였다.

이 버스를 타고 방비엥으로 가야 한다. 도로는 전혀 포장을 안해놔서 울퉁불퉁하고, 모래바람을 휘몰고 다니는... 흠. 게다가 방비엥 가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좌석에는 문론 통로에까지 사람들이 꽉 꽉 끼어 앉았다.

이렇게 4시간 정도를 가야 했다.

게다가 이 버스는 마을 버스임을 주장이라도 하는지.. 뭘 사야되는게 있는 사람이 있으면 한참을 서서 그 사람이 그 물건을 다 사고 올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중간에 화장실이라고 내려준곳은 울창한 숲속..

여자는 왼쪽 남자는 오른쪽으로 가서 알아서 볼일보고 올라온다... 가끔가다가 아저씨 한명이 왼쪽으로 가서 볼일을 보기도한다.. 흐음..

드디어 도착한 방비엥!!!!

중국 계림의 축소판이라 하던 방비엥이다

윤주 아저씨는 이번엔 기억을 더듬어 뚝뚝이를 타지 않고 바로 숙소를 찾아 갔다.

낯짝이 워낙 두꺼운 뚝뚝이 기사들을 버스정류장 바로 옆에 숙소들이 가득 있는 거리가 나옴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사람들을 끌어와 흥정을 했고 사람들을 태우고 걸어서 1분거리를 태워 날랐다.

뚝뚝이를 타고 시내로 들어온 사람들의 얼굴이 죄다 벙쪄있다.. 허허..

방비엥에는 한국인과 라오스인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레프팅 사무실 '미스터 폰' 이 있다 여기서 카약킹을 신청했다.

레포트 도우미 들은 하나같이 한국말을 아주 조금씩 구사했는데 그것이 여간 방가운것이 아니였다.

"우와~~ 한국말 하네~~"

"응 바보"

"ㅡㅡ;;;;;"

"너 바보~"

"ㅡ,.ㅡ;;;;;"

"푸하하하하하하하~~ 너 바보 진짜 바보~~~"

한국사람들 정말이지 알아줘야 한다...

날 바보라고 부르는 넘은 트레킹을 신청한 프랑스 부부와 함께 산에 올라갔고

다른 가이드들과 커다란 뚝뚝이 지붕에 카약을 잔뜩 올리고 함께 카약을 타러 떠났다~~

12월 말이여서 그런지 여기도 좀 추웠다

하지만 열혈청춘 윤나경 추위따윈 무섭지 않았다구~~

한국사람은 나와 윤주아저씨, 한국인 카약 도우미 미미 언니, 한국인 아저씨 한명, 한국에서 함께 왔다는 언니들 3명, 호주 커플, 독일 커플 등 많이도 갔다.

요즘은 시즌이 지나가서 손님이 많지 않다고 한다.

게다가 주위에 레프팅 업소가 많이 생겨 장사도 잘 않된다고..

아무튼 뚝뚝이를 타고 산 중턱까지 올라갔다

카약을 내려 놓고 노졌는 방법, 카약에서 떨여졌을때 대처하는 방법등을 배웠다.

여긴 계곡에다가 물살이 세서 물에 빠지면 다리를 들고 위로 둥둥 떻있어야 한다.

안그러면 아래에 있는 돌부리 같은 것들에 몸이 긁힐 수 있다고 한다.

구명조끼를 입어서 물에 뜨는건 걱정 없었다

햇빛이 너무 좋았고 물도 너무 맑았다.

카약을 잘타거나 힘이 좋은 사람들은 일인용 카약을 힘없는 여자들은 남자와 함께 2인용, 그리고 힘없는 여자들만 타는 3인용 카약.. 난 당당하게... 3인용을 탔다...V

우린 신나게 노를 져었다. 물살이 세서 노를 저을 필요가 없는곳도 나오고 너무 잔잔해서 팔에 쥐나도록 노를 져어야 하는 곳도 나왔다

노로 물장난도치고 물싸움도 하고.. ㅋㅋㅋ..

미미언니는 카약과 카약을 넘나들면서 카약을 뒤집고 물에 빠진 사람들은 헤엄쳐 와서 다른 카약을 뒤집고~

결국 모두 물속에 빠졌지만 다들 너무 재미있어 했다~

노졌기가 힘들어 질때쯤 작은 마을이 나왔다.

카약을 떠내려 가지 않게 잘 주차해놓고 그 마을로 들어갔다.

우리가 점심을 먹을 장소이다.

그 마을은.........음........ 너무 평화로웠다.... 하아........

까만 돼지들이 강아지처럼 풀어져 있어서 마음껏 돌아다니고 그 돼지 뒤로 새끼 돼지들이 줄지어 따라다녔다.

옆에는 닭들도 풀어져 있고 병아리들도 몇마리씩이나 졸졸 따라 다닌다. 학교 앞에서 파는 장난감처럼 취급되는 병아리들과는 차원이 다른 건강하고 행복한 병아리 들이였다.

소도 많이 보였고 무리를 지어 있는 소들 사이사이엔 송아지들도 몇마리 보인다.

그중 가장 좋아 보이는건 어린 아이들이였다.

매일 학교가고 학교 끝나면 쉴세 없이 학원에 다니고 집에와선 밤늦게 까지 숙제에 쌓여 있는 우리나라의 그런 아이들이 아니였다.

허름한 옷에 신발은 신지 않은 아이들이 훨씬 많았지만 모두들 밝은 얼굴로 우리 모습들을 신기하다는듯이 쳐다 보고 있었다.

우리가 카약을 타고 내려왔던 계곡에선 남자아이 여자아이 할것없이 모두 벌거벗을체로 수영도 하고 잠수도 하고 걱정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진짜 아이들의 모습이였다.

라오스는 사람들이 너무 좋다.

모두들 웃고 있고 모두들 너무 친절하다.

라오스의 예쁜 자연과 멋진 경관을 보기 위해 오는 사람도 많겠지만 이곳을 잊지 않고 다시 찾는 사람들은 그런것들 보다 이곳 사람들을 보러 다시 오는듯했다.

좋다...

우린 점심을 먹기전에 근처에 있는 동굴에 들어가기로 했다. 윤주 아저씨가 만난날부터 계속해저 자랑을 하던 그 동굴이다.

마을을 지나면서 곳곳에서 돼지들이 튀어 나왔다.

여기 돼지는 우리나라의 그 커다란 분홍 돼지가 아니였다.

어미의 크기는 딱 보통 크기의 개 만하고 새끼 돼지는 딱!! 강아지 만하다.. 너무 귀엽다 ㅠㅠ...게다가 다들 시커멓다. 여러차례 잡으려고 시도를 했지만 돼지 새끼건 병아리건 잡히질 않았다.

어찌나 재빠르던지...

드디어 동굴에 도착했다.

음.. 내가 생각한 동굴은...

커다란 입구에 들어가면 온갖 조명들로 꾸며져 있고... 뭐.. 그런거... 우리나라에서 많이 볼수 있는 그런 동굴을 생각하고 있었다..

여긴... 조명이 없다 ㅠㅠ...

게다가 물속에 있다.. 동굴이...

우선 발이 닿지 않는 물속으로 헤엄쳐 들어가 빨래줄 같은 줄을 잡고 안으로 들어간다.

안은... 시꺼멓다!!!.. 진짜 바로 앞에것도 안보이고 내 손가락도 안보인다!!... 게다가 물도 깊다..ㅠㅠ... 빨래줄 하나에 매달려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잡으니 줄도 아래로 가라 앉는다... 그냥 빨래줄인거다....

여기선 손전등을 주는게 아니라... 초를 준다...

방수가 되는초? 허허.. 그런게 있나? 그런거 절대 아니다.. 그냥 얇은 초 하나에 불을 붙여 준다... 여긴 물속이라고...불이 꺼지면 뒷사람 불을 빌려 다시 붙이고 계속해서 헤엄쳐서 갔다.

겨우 뭍이 나오고 물속에서 나왔지만 여긴 동굴임을 과시하듯... 매우 좁았다.

나야 워낙 키가 작으니까 조금만 키를 숙이면 되지만 뒤에 따라오는 호주 커플이나 독일 사람들은 기어서 따라 왔다. 한참을 동굴 깊숙히 까지 기어 간뒤 겨우 허리를 필 정도의 공간이 나왔다. 동굴 안쪽을 둘러 보았지만.. 우리가 가진건 고작 촛불뿐이라 많이는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냥 돈좀 내고 포장되어 있는 바닥을 걸어서 가는 그런 동굴에서의 기분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라오스.. 특히 여기 방비엥은 동굴이 아주 많다고 한다.

거기엔 사람이 들어갈 수있는 동굴도 있고 들어가면 않돼는 그런 위험한 동굴도 있는데 그냥 자전거 타고 가서 동내사람중에 한가해 보이는 사람 붙잡고 근처 동굴 구경좀 시켜달라고 한뒤 3,4 불정도 주면 좋아라 구경시켜 준다.

이곳저곳 긁히고 부딭쳤지만 다들 얼굴 가득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가끔가다 끽끽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이건 박쥐라고 했다. 동굴이기 때문에 당연히 박쥐가 살겠지만 박쥐가 살고 있다니 왠지 두근 거렸다.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 동굴을 빠져 나왔다.

흐흐.. 심장이 두근거린다...

동굴 입구에서 수영도 하고 다이빙도 하면서 실컷 논뒤 다시 마을로 돌아왔다.

마을 입구에서 동내 아이들이 두손 가득 무언가를 소중히 들고 우릴 따라 왔다.

"이게 뭐야?"

"? 큭큭큭"

아이들의 손에 들려져 있는건 들쥐 새끼 였다. 태어난지 얼마 안됐는지 새끼손가락 마디 만한 털도 하나도 안났고 눈도 안뜬 쥐새끼를 들고 큰 인심쓰듯이 나에게 선물.. 하였다.

"고..고마워~"

"와~~" 이러고 도망간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여기 라오스 사람들의 식성은 정말로 특이하다고 한다.

이런 쥐새끼는 생으로 무슨 소스를 찍어 그냥 먹는단다... ㅠㅠ....

우린 이대로 놔두면 죽을거 뻔하고 해서 다시 아이들에게 돌려 주었다... 그냥 죽어서 버리는 것보단 먹어서 피와 살이 되는게..흠..

점심으로 나온것은 볶음밥과, 물소 꼬치 구이...

물소!!!... 방비엥의 계곡 근처에서 누워 있으면 계곡 건너에 물소.. 일명 버팔로 들이 물속에 한가득 들어 있다..

파인에플과 야체가 함께 꼿혀진 물소 꼬치구이~~... 질기다... 많이...

그리도 여기 라오스에선 이 버팔로가 빼놓을수 없이 중요한 동물이다.

여기 남녀 노소가 즐겨 먹는 과자 비스무리한것중엔 이 물소 껍질로 만들어 튀긴 과자도 있다. 이거 생각보다 맛있다~~

저녁을 거하게 먹고 근처에 있는 동물들중 유일하게 묶여 있는 원숭이 하나랑 한참을 놀았다.
이놈에 원숭이 쉑이 내가 유일하게 가지고 있던 목걸이를 끊어 놨다.. 나쁜.. 이 원숭이가 암컷이여서 여자가 옆에 오면 발광을 한다는....


라오스는 유명한 불교 국가이기 때문에 여기도 역시 작은 사원이 있었다.

코끼리를 닮은 바위가 있다고 해서 사원을 만들어 놨다고 한다. 불교와 가장 깊은 연관이 있는 동물이 이 코끼리여서 이곳에서도 코끼리를 닮은 바위를 사원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아...여기 라오스는 찹쌀이 유명하고 바로 옆의 미얀마(버마)는 코끼리가 유명하다고 한다. 음...암튼..

점심을 잘 먹고 소화도 좀 시킨뒤에 다시 카약을 탔다.

동내에서 많이 가까워졌는지 고기를 잡으러온 아저씨들과 아이들이 눈에 띄었다.

여기서 카약킹이 유명해 지다 보니 곳곳에 마을 사람들이 놀이터를 만들어 놓았다.

그중 하나가 약... 4, 5 미터 위 낭떨어지에서 떨어지는것...

뭐 이정도 쯤이야~ 하겠지만... 생각보다 무섭다구~~

다들 한번씩 용감하게 뛰어 내리고 나도 얼떨결에 떨어졌다...ㅠㅠ.. 다들 다리부터 떨어지는데 난 엉덩이 부터 떨어져서 몇분동안이나 엉덩이가 얼얼했다구~..

다시 카약을 타고 도착한곳은.... 공포의 다리....

음... 보통 극기훈련이나 뭐 그런 비스무리 한데 가면 밧줄이랑 널판지 같은걸로 만든 다리 건너기 하잖는가...

근데 여긴... 중간중간에 뚤려 있는데도 있는데다가.. 길이까지 엄청 넓었다.

뭐.. 카약을 타러 온사람들은 장난삼아 건넌다고 앞에서 알짱댔지만... 우리 뒤엔 라오스 아줌마 아저씨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으아~~~..."

"그냥 눈딱감고 건너라니까!!!"

"다.. 다리가 안움직여 ㅠㅠ"

"그럼 다시 오던지!!!"

"뒤로 못돌겠어 ㅠㅠ"

뭔 다리가 이렇게 휘청거리는지 ㅠㅠ....

결국 뒷걸음질로 겨우 돌아왔다..

우기 때는 비가 많이 와서 이 다리 중간에서 뛰어 내리기도 한다고 한다...

지금은 건기라서 물이 많이 줄었단다... 죽을지도 모른다구!!

라오스 아줌마 아저씨한테 사과를 하고 (미미 언니는 라오스말을 잘한다) 다시 카약을 탔다.

카약을 타고 도착한 이곳은... 새로 생겼다는... 타잔 놀이가 있는 그런곳이다..

우선 계곡 중간까지 뻣어 있는 나뭇가지에 그네 비스무리한걸 달아 놨다.

우리나라 전통 그네처럼 아주 긴~ 그런 그네에 서서 올라 타면 그 그네 바닥과 연결되어 있는 밧줄을 뭍에 나와 있는 남자 4,5 명이 있는 힘껏 잡아 뎅긴다...

그럼 그 그네가 하늘 높이 올라가고.. 내려오는 순간 점프를 해서 물속으로 첨벙~.. 으........

대나무로 만든 사다리를 올라가서 그 위에서 물속으로 뛰어 드는... 사다리는 사람이 올라가면 휘청휘청...


흐..흐...

여기서 사람들이 맥주도 한잔씩 마시고 작은 노점에서 과자도 사먹고 한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아까 봤던 그런 평화로운 라오스에 이 한국인을 포함한 모든 외국인이 관광이라는 이름으로 들어온다. 그리곤 .. 이렇게 즐긴다.. 이건 나쁜게 아니다. 이곳 방비엥에도 발전이 되고 관광수익을 얻을 수도 있는 아주 좋은 것이다.

그런데 이 외국인들은 조용히 왔다가 조용히 가질 않는다..

이렇게 놀러와서 술을 마시고 술병을 아무데나 버려서 계곡으로 떠내려 가기도 하고 돌에 부딭쳐 깨지기도 한다.

이곳 방비엥의 사람들은 낚시를 아주 많이 한다.

손으로도 잡고, 그물을 몰아가며 잡기도 한다.. 모두들 신발을 신지 않고 그렇게 고기를 잡는거다..

게다가 여기 아이들은 벌거벗고 수영하는것이 아주 자연스러운것이기 때문에 이아이들 역시 신발같은건 생각도 안하고 신나게 수영을 한다.

그러다가 외국인들이 버린 유리병에 발이 크게 다치고 만다.

아주 큰 문제가 된다.

이 좋은곳에 와서 왜 흔적을 깊게 남기고 가려는건지.. 여행자로서 가슴이 아프고, 반성도 많이 되었다.

그런 얘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저 멀리서 빈 맥주병이 둥둥 떠내려가고 있었다.

우리 가이드가 재빠르게 헤엄쳐서 주어 왔다..

이곳에선 한참을 놀았다. 다른 레프팅 회사에서온 카약들도 도착했다.

우린 함께 경주도 하고, 카약끼리 뛰어 다니기도 하고 넘어트리기도 하면서 신나게 놀고 왔다.

우리모두 처음 본 사람들이지만 누가 먼저 물을 튀기면 서로 알았던 몰랐던 가리지 않고 죽어라 물싸움을 한다

"와~~~"

"와~~~~"

"그만!!! 스톱!!!"

"푸하하하~~"

진짜 여행다웠다.

카약킹을 끝내고 옷을 모두 갈아 입은뒤 뒷풀이를 했다.

라오스의의 독한 술이라는 라오라오를 한잔 마셨다. 으~~.. 소주보다도 독한것 같다..

라오스산 맥주도 실컷 마시고, 트레킹을 떠났던 '미' 와, 프랑스 커플들을 만나 밤이 가는줄도 모르고 서로의 여행기를 나누었다.


다음날 온몸이 쑤신다...ㅠㅠ

옷이 대충 말라서 빨래 거리들과 모아 잔뜩 들고는 바로 앞집에 있는 슈퍼에 맡겼다.

1키로당 얼마 해서 빨래를 해주는데 모두 손빨래를 해주기 때문에 아주 깨끗하게 빨리는데다가 가격도 엄청 싸다.

너무 늦게 일어나서 그런지 금방 해가 졌다..ㅠㅠ... 흐흐..

근처 식당에서 대충 밥을 먹었다.

라오스의 밥은 모두 스티키 라이스~.. 일명 찰밥!!... 하아하...진짜 맛있다ㅠㅠ.... 이제 볶음밥 따윈 먹지 않는다!!.. 흐흐..

대나무로 만든 바구니에 한덩어리씩 들어있는데 그걸 손가락으로 집어서 뭉쳐서 먹는거다... ㅠㅠ...... 꼭 떡같은게 간도 베어 있어서 그냥 먹어도 맛있는데 거기에 반찬으로 시킨 야체볶음이나, 야채,고기 볶음을 함께 먹으면 ㅠㅠ.... 다시 가야겠다~~

방비엥의 가장 맘에 드는곳이라면.. 당연 카페다!!..

흐..흐..

우선은 과일 쉐이크를 하나 시킨다. (바나나 쉐이크가 가장 맛있었다) 그리곤 하루종일 앉아 있는다. 그럼 카페에선 최신 영화들을 잔뜩 틀어준다. 흐흐...

자리도 의자가 아니라 그냥 바닥이여서 누워서 봐도 되고 앉아서 봐도된다.

이런 카페가 시내 전체에 널려 있다..

일찍 일어나면 바로 옆에 아침 시장을 간다.

시장엔...별별 희안한 것들을 잔득 판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라오스식 국수 까오삐야 처럼 내가 좋아하는것,

작은 애벌래는 기본으로, 들쥐, 박쥐(다리를 묶어서 몇마리씩 파는데 끽끽 소리를 내면서 날개를 퍼덕인다 ㅠㅠ), 저번에 봤던 쥐새끼, 오소리, 말린 비암. 개고기, 가끔가다 보이는.. 올빼미... 살쾡이..등등... 내가 절대로 먹을 수 없는것들..

메기, 가물치 등등 여기서 잡았다는게 믿어지지 않을만큼 커다란 물고기와 아주 작은 치어들..

찰밥에 색을 입혀 간식으로 먹는것들과, 직접 만든 젤리에 연유 같은 소스를 뿌려 주는 간식거리, 대나무속을 찹쌀로 체워서 만든 찹쌀떡, 찹쌀가루와 팥 앙금으로 만들어 튀긴 도너츠, 몽키바나나를 살짝 말린뒤 눌러서 만든 튀김 등등 의 간식종류.. 흐흐..

시장 한번 돌면 몇시간은 그냥 간다

시장을 구경하고, 시장에서 배도채우고 보면 12시쯤 된다.. 그럼 계곡 앞에 있는 카페로 간다

여긴 나무랑 나무 사이에 헤먹을 묵어 두어서 거기에 누워 책도 읽거나 잠을 자기도 하고, 돗자리를 빌려서 펴놓은뒤 돗자리에 누워 낮잠을 잘수도 있고 나처럼.. 신나게 고스돕을 칠수도 있다..흐흐... 물론 음료수는 하나씩 사먹어야 한다. 음료수도 그냥 콜라나 사이다가 아니라 과일을 직접 갈아준다. 우리나라 생과일집처럼 과일반 주스반이 아니라 과일만 100%에다가 약간에 시럽을.. 흐흐..

내가 가장 좋아한 쥬스는 바나나쥬스, 파인에플 쥬스, 망고쥬스, 수박쥬스~~ 모두들 걸죽 하게 나온다. 이거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는...

카약하다 만난 한국 사람들과 신나게 잡담도 떨고 고스돕도 쳤다~..흐흐..

그러다가 졸리면 자고~ 더우면 계곡에 들어가 수영하고~~

천국이다~~

윤주아저씨는 쥐도 새도 모르게 떠났다. 음.. 바쁘다더니.. 인사도 못하고 헤어져 버렸다..이게다... 내가 매일 늦잠을 자서 ㅠㅠ..

한국사람들은 하나둘씩 돌아갔다.

난 심심하면 영화보고, 아니면 미스터 폰에가서 미미 언니랑 놀고~..

거기 앉아 있다가 한국사람처럼 생긴 사람이 지나가면 몰래 따라가서

"한국분이세요?"

해서 맞다고 하면 하루종일 같이 놀았다

혼자 여행을 온건 나혼자 뿐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미스터 폰에서 미미 언니가 근처에 '참게' 요리를 맛있게 하는 집이 있다고 했다

'참게' 허허... 침이 흐르는군..

우린 자전거를 빌려서 '참게'를 찾아 떠났다.

마을을 5개정도 지나고, 학교도 많이 보였다. 학교는 모두 1층 건물에 운동장이 엄청 넓었고, 모두 똑같은 교복을 입고 다닌다.

무려 4시간 가까이 그렇게 달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건 미친짓이였다.. 차라리 오토바이를 빌려서 휭하고 갔으면!!.... (미미 언니는 오토바이 면허증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자전거를 타고 달린 그 거리와 풍경들은 아직도 뇌리에 남아 있다.

한적한 시골길, 깨끗한 계곡들, 입이 딱 벌어지는 산의 절경!!!... 계림의 축소판이라는것은 괜히 나온 말이 아니였다.

드문드문 나온 마을은 카약을 할때 만났던 작은 마을처럼 온갖 동물들이 자유롭게 풀어져서 키워지고 있었고, 마을 아이들이며 아줌마, 아저씨들은 낯선 이방인인 우리들이 지나갈때마다 밝게 인사를 건내 주었다.

그렇게 4시간을 달려 도착한 식당에서 드디어 참게 스프를 먹었다.

ㅠㅠ.... 달려온 보람이 있었다... 바로 옆 계곡에서 잡아온 참게는 껍질도 부드러워서 껍질체 다 먹는데 언제 다 먹었는지 그 많던 참게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ㅠㅠ...

그렇게 참게를 먹고 또다시 4시간을 달려 돌아왔다. 왕복으로 9시간 정도가 걸렸다. 돌아왔을땐 이미 소화가 다 되어 버렸다.ㅠㅠ...

하루종일 그 참게 한번 먹어보겠다고 무작정 달린거다...

또다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튜빙 을 갔다

우리나라 바닷가에 가면 빌려주는 그 커다란 튜브를 타고 카약을 탓던 그 계곡에서 하루종일 둥둥 떠내려 오는거다

손으로 슬슬 져어가면서 또다시 한바탕 물싸움을 하면서 하루종일을 내려왔다.


방비엥에선 예정보다 너무 오래 있었다.

매일같이 늦이막히 일어나 영화한편보고, 근처 맛있는 음식점에 가서 두부 볶음이나, 가지 볶음(생각보다 정말 맛있다) 과 찹쌀밥을 곁들여 먹고, 시장한번 돌아준뒤 계곡 카페에서 바나나쉐이크하나 시켜놓고 여행가이드북좀 보다가 어슬렁 어슬렁 시내로 나와 바게트로 만든 샌드위치를 먹는다. 흐흐.......천국이라니까~

여긴 프랑스 식민을 지내서 바게트가 아주 흔하고 맛도 괜찮다~ 거기다가 야채랑 치즈랑, 햄 뭐.. 그런거 넣어서 만든 샌드위치는 흐흐...


아쉽지만 비엔티안에서 신청해놓은 배트남 비자때문에 다시 비엔티안으로 넘어가야 했다.

비엔티안으로 가는 버스는 왔을때처럼 붐비진 않았지만 너무 많이 흔들렸다.

창문도 모두 활짝활짝 열어 놓았지만 사람들 표정은 다들 건들면 톡하고 터질것만 같았다 ㅠㅠ...

다행이 버스 손잡이엔 비닐봉지가 하나씩 묶여 있었다.

4시간을 가야 한다...

"우욱~~ 콸콸콸콸~~"

"우우욱!! 욱!!"

내뒤로 많은 사람들이 비닐봉지를 아주 유용하게 쓰고 있었다.

그걸 어떻게 처리하나... 했지만... 다들 서슴치 않고 창밖으로 던져 버린다..

겨우겨울 도착한 비엔티안~~

흐흐.. 방비엥도 좋지만 여기도 좋다~~

다시 꿈의 궁전으로 돌아 왔다.

비자가 나오려면 약 5일을 더 기다려야 한다.

뭐 좋다~ 5일? 10일도 버팅길 수 있다 흐흐흐..


4 Comments
봄길 2004.06.14 11:45  
  글 솜씨가 거침없는게 영판 보헤미안의 일기를 보는 거 같군요. 넘 재밌어요. 재작년엔 베트남 작년엔 태국 이젠 님의 글을 읽다보니 내 맘은 벌써 라오스를 향해가네요. 인도도 좋았고 필리핀도 좋았지만. 님을 통해 먼저 가본 라오스도 너무 좋을 것 같애요.
올드맨 2004.06.14 21:20  
  굉장히 재밌어요,, 잘 읽었읍니다,,내마음도 지금 비엔티엔으로 달려가고 있네요,,이번 가을에 절대 갑니다,,~~
munge 2004.06.15 00:28  
  나경님 정말 너무하시는거 이니에욧!! 이렇게 생생하고 잼나게 글을 쓰면 지금 당장 가고 싶어 지잖아요~~ㅠㅠ
8월달에 꼭 가고야 말리라~
헤라 2004.06.17 17:15  
  라오스 좋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가고 싶었는데..님 글을 읽으니까 더!!더!! 가구 싶어지네여. 아~~ 가구시퍼라~ ^^ 정말 잼나게 잘 읽었습니다. 글 솜씨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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