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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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여행을 마치며

빅제피 6 1255
마지막날

도미토리 2층 침대에서 쥐죽은듯이 자다가 새벽에 잠에서 깬다. 코 골이가 심해서 피해줄까봐 조심하다 보니 어느새 날이 밝아온다. 마루에 나와서 나머지 아침을 기다린다. 너무 뛰었나? 잠도 덜깨고 피곤하기도 하고, 컨디션이 별루다.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마당에 모여 하루 일정을 논의하고, 어제의 무용담을 늘어놓기도 한다. 난 입이 열개라도 할애기가 없다. 다들 궁금한 것 같은데 쪽팔려서 말 못하겠다.

더 이상 맛사지 받을 기회도 없고, 피곤하기도 해서 오전에 맛사지 집에 갔는데 다들 자고 있다. 문을 두드려 풋, 타이 한시간씩 두시간을 뻑쩍찌근하게 받고, 카오산을 지나오는데 맘에드는 배낭이 보인다. 60리터되는 배낭인데 900밧을 부른다. 작은배낭 하나끼워서 800밧에 하자니까 가방가게 아들 결정을 못 내린다. 결국 어머니가 와서 결정을 하고 배낭두개에 800밧에 장만했다.

며칠만에 보는 꼬따오 일행들도 반가워한다. 꼭 친척들끼리 여행지에서 만난기분이랄까?
그런데 일행중 한명이 몸살로 거의 초죽음 상태다. 약도주고, 과일도 사다 줘 보았지만 별효용이 없다. 특별히 해줄 것도 없고, 방법도 없다.

유일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남은 밧을 털어서 맛있는 것 사주는 수밖에, 꼬따오 일행을 몰고 DDM에 가서 불고기, 라면, 된장찌개 등을 시켜서 진짜 헤어지는 송별식을 하고, 언제쯤 다시 만날지 모르는 이별을 한다.

저녁9시에 카오산에서 서울가는 일행2명과 동승해서 공항에 도착했는데, 앞자리에타서 택시비 계산하던 녀! 그만 택시안에 지갑을 놓고 내렸다. 이미 택시는 가버리고 그녀 돈한푼 없는 땡칠이가 되어버렸다. 공항세도 내야하고 서울에서 차비도 해야하는데, 다행히 항공권과 여권은 주머니에 넣어두는 통에 안전했다.
내게 있던 비상금 500밧을 빌려줘서 비행기에 탈수 있었지만, 그녀 얼마나 속이 상했을까.
우리가 위로한답시고 잊어버리라고 말은 하지만 속상한게 금방 잊어지진 안을 것이다.
무사히 항공기에 탑승하고, 그립고 서러운 한국땅에 왔다.
이제 처절하게 사회와 결투를 벌이고, 생존을 위한 게임에 들어간다.
그동안 잘 쉬었다.

구호 1.열심히 돈모아서 배낭여행 또가자!!
    2.얼굴보고 속지말고 속까지 잘보자!
    3.발바닥 뚜껍다 자랑말고, 신발신고 뛰자!
    4.돈아깝다 떨지말고, 쓸때는 쓰자!
6 Comments
SUMMER 2004.06.05 12:07  
  구호에 호감이 가네요
처난댁 2004.06.05 12:31  
  그래두 불행중다행이네여..  올때지갑을 잃어버린게아니고갈때잃어버려서..말입니다..
잼있게 잘읽었어여..ㅋㅋㅋ
정승훈 2004.06.05 21:52  
  빅제피님~~... 메일 보냈습니다.. 저도 여자친구랑 단 둘이 갈껀데.. 정보를 좀 얻었으면 해서요.. 첫 배낭 여행이고..^^ 님의 루트가 꽤 괜찮은 루트같아요~~ 메일 답장 꼭 해주세요
안나 2004.06.07 14:03  
  재밌게 잘읽었어여^^
빅제피 2004.06.08 16:03  
  정승훈님 메일 다시한번 보내주세요,
메일 지우다가 같이 지워졌어요.
헤라 2004.06.11 16:41  
  읽는 내내 태국이 눈에 선하더군여. 저도 다시 가고 싶네여. 아.. 그립다~ 잼나게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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