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똥의 밤거리- @리수 만나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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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똥의 밤거리- @리수 만나다-9

빅제피 0 1368
피피투어와 빠통비치

무척 덥다. 선풍기 틀어놓고 이리 돌리고, 저리 돌려도 더위는 식을줄 모른다. 어렵사리 아침 8시까지 방에서 버티다, 아래층 식당에 와서 오랜만에 김치찌개로 아침을 해결하고 9시에 피피투어 픽업차량이 와서 선착장에 갔다. 배낭은 투어사무실에 보관하고, 투어장비(스노쿨, 오리발, 안전조끼)를 받아 스피드 보트에 몸을 싫고 피피를 향해 간다.

두어시간을 가서 내린 곳이 피피레, 움푹 패인 해안가의 절경과 가는모래, 침식작용으로 바위가 패여 자연스럽게 그늘을 만들어 주는 기암절벽들, 수십척의 스피드 보트가 정착되어있고, 서양, 동양 할 것 없이 많은 관광객이 넘쳐난다. 첫 코스다 보니 이 시간에 모두 이곳으로 몰린 모양이다.

그곳을 나와 재비집을 채취하는 동굴이라는데 대나무 사다리가 길게 늘어져 있고, 석회암동굴들로 보이는 곳이 여러곳 있다. 내리쬐는 태양과 시원한 바다를 번갈아 느끼면서 어느덧 피피돈에 도착하여 부패식당에서 여유로운 점심을 먹고, 가이드와 사진도 찍고, 원숭이섬에가서 두어시간 스노쿨링을 즐기면서 세상의 여유로움을 맘껏느낀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원숭이는 안보인다.

바다밑 풍경은 커다란 감흥은 없지만 팔뚝만한 물고기들과 손에 잡힐 듯 스쳐지나가는 고기들이 넋을 빼놓기 안성마춤이다.

투어도중 음료 과일 무한정 무료제공이다. 특히 파인애플 바나나 수박은 넘쳐나서 끝나고 남은 것 가져가는 사람도 있을정도다.

오후 5시 30분경에 아쉬움을 남기고 출발지인 선착장에 도착했다. 숙소인 빠통까지 1시간을 헤메이다 겨우 찾아들어 갔다. 기사도 모르고, 난 전혀모르고, 결국 물어물어 찾긴 찾앗다. 이제부터 빠통에 밤은 내가 책임진다는 각오로 여장을 풀고, 식사도 하고, 서서히 번화가를 찾아 헤메인다. 정말로 현란한 거리다.

수많은 사람들과 현란한 조명들 시끄러운 호객소리로 정신이 없다. 정신없이 걷고 있는 나에게 누군가 다가와 팔짱을 끼고, 향내를 품긴다. 순간 정신나갈뻔 했다. 쭉쭉빵빵 키에 이목구비 뚜렷하고, 히프 빵빵한 여자가 아닌가, 그러기를 몇초가 지났을까 굵은 목소리로 뭐라뭐라 하는데 소름이 쫙 끼치면서, 머리가 쭈삣선다. 앗!! 하리수! 순간 팔을 뿌리치고, 혼비백산해서 뒷걸음질을 치고 말았다.

고수의 길은 멀고 험하단 말인가, 이정도 가지고 놀래다니, 하지만 용기가 나지않는다. 도데체 남잔지, 여잔지 구분하기가 힘들다.

용기와 에너지를 축척코자 해산물 요리시장에 가서 말로만 듣던 랍스터를 먹어볼 요량으로 적당한걸 한 마리 골라서 가격을 물어보니 장난이 아니다. 무려 1300밧 우리돈 5만원가량이다. 아무리 관광지고, 봉들이 넘쳐난 동네지만 너무하다는 생각에 길거리에서 꼬치몇개와 맥주하나로 약식충전을 시키고, 다시금 재도전, 하지만 또 하리수 닮은 목소리를 만날까 두려워 멀찌감치 떨어져 구경만 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 동네를 몇바퀴 돌고나니 이제 서서히 지쳐가기 시작하고, 실증도 난다. 가끔 가이드에 이끌려 유치원생같이 손잡고 다니는 한국 신혼여행객들이 눈에 띄기도 한다.
과연 이밤을 이대로 접어야 하나? 아님 한번 뒤집어지게 놀아봐? 큰맘먹고 왔는데 이렇게 접어야 하는 빠통에 밤이 서럽고 아쉽기만 하다. 비싼 호텔에서 혼자 벼랑빡 긁고 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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