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 스피드보트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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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 스피드보트 체험기

Ssook 0 1177
이곳은 다시 루앙프라방의 게스트하우스.

쑥. 예정대로 안녕인사중이다.
근데 제이양
분위기좀 잡고 이별할라쳤더니
어디론가 바쁜척 휑하고 가버린다.

제이...살짝 서운하다.ㅠ.ㅠ

어쨌든 케이와 주린배를 움켜잡고
무언가를 먹기로했다.
문을 나서는데....
제이 빵봉다리와 커피봉다리를 들고 저만치서 온다.

'아닐거야. 설마 나줄려고 샀겠어? 췟! 정들었는데 치사한게 늘어난 빤쮸~~!'

라고 궁시렁거리는데
제이 쭈뼛, 그러나 별 감흥없이 쓰윽 내민다.

"쑥, 너 아침먹고 가라고 사왔어."

뜨.....
대략 주변 대류 2초간 정지.
감동의 팡파레가 푸씨산에서 울려퍼진다....

이리하여 감사히 아침을 먹고 게스트하우스 직원과 인사.
이분께서도 어설픈 농담으로 있는동안 즐겁게 해주었다.
사진찍자고 하니 밤새 포카치다가 부스스 일어나
머리에 무언가를 바르고 등장했다.

chitlatda.JPG

이 분, 당연하게 쑥의 어깨에 떡하니 팔을 걸치셨다.
쑥...이제 이 어깨는 못쓰는 거~....쩝

언니들과 인사를 했다.
어째 또 만날거 같아서 그닥 감동은 없다
아주 당연스레
또보자~ 하곤 뚝뚝에 올라 미스김을 데리러 갔다.

우리의 미스김.
항상보던 모습 그대로
또 혼자 식당가에 앉에 무언갈 홀짝인다.
오...갸녀려보인다.

그런 그녀가 짐을 챙겨 일어선다.
가방이 하나, 둘,.....셋...
크기도 셋다 비스무레 하나....둘....셋
무게도 엄청난게 하나...둘...셋...ㅠ.ㅠ
원더우먼인게 확실하다....

쑥. 이렇게 두번째 동행자를 얻었다.

이곳은 선착장.

스피드보트 Vs 슬로보트

이름이 아주 그럴싸하다.
쑥. 슬로슬로하게 살고 싶으나 지금은 시간이 없다.
그리하야
쑥. 한국에서 3M표 귀마개도 준비해왔다.
물론 아주 유용했다...ㅋㅋㅋ

보트비는 무려 260000낍 혹은 26달러.
일단 끊어놓고 주변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미스김 왈... "맨 앞에 앉으면 바람을 온몸으로 맞는대더라"

그래서 맨 처음에 타서 좋은 자리를 얻고자 대기중.

그 때 운전사 아저씨가 한말씀 하셨다.

"렛츠고~"

렛츠고래~ 가자~
하고 갔지만 아저씨가 이래저래 자리를 지정해주신다.

우리자리?
맨 앞자리...ㅠ.ㅠ

speed1.jpg

우선 우리배의 구성원을 보면,
맨 앞자리 쑥과 미스김.
그 뒤에 30대정도의 스마트해 보이는 영국아저씨
그 뒤에 20대 초반의 아주 창백한 얼굴의 영국청년.

이 두분의 체격이 아주 길어서
운전사까지 다섯이 타니 배가 꽉 찼다.

우선 쑥 귀마개를 단단히 하고
미스김은 휴지를 구겨 넣었다.
헬멧을 쓰고 구명조끼까지 입고
출발~~~!!

오~~보트 신나게 달린다.
악명에 누를 끼칠까...역시나...
무척 불편하고
무척 시끄럽고
무척 흔들린다....젠장.

뭔가 수를 써야겠다..
오...이 이음새가 수상쩍다.
맨 앞 짐칸과 쑥과 미스김의 자리를 막고있는 이 판데기...
이 흔들거림과 뜸새, 고정된 틀까지
.....이건~~~!!!
...................................빠지는 거~ㅋㅋㅋ

쑥. 보트의 점핑을 무릅쓰고 가벼이 판데기를 뺐다.
그 소음속에도 미스김의 탄성이 들리는 듯 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하는법.
여행중의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게 하는 제1법칙이다.
판데기를 제거하고 두다리를 주욱펴고 보트는 쌩쌩 달렸다.

달리다 달리다.....
섰다.
강물에 떠다니던 나뭇가지가 보트의 프로팰러에 걸린 것.

뒤따라오던 스피드보트에 헬프미를 외쳤지만 쌩~~
급기야 운전사 아저씨
근처 무인도에 쑥. 미스김. 얼굴이 창백한 흡혈귀 청년을 남기고.
스마트해보이는 영국아저씨와 배고치러 가셨다.

섬이다...무.인.도.
10분이 흐르고 20분이 흐르고...
아저씨는 오질 않았다...
설마...음모가 아닐까...우리는 이곳에서 살아남아야한다....

쑥. 잘논다...쩝

이리하여 쑥과 미스김은 머리를 맞대고 계획을 세웠다.

"쑥, 너 불필줄 알어? 나뭇가지로?"

"아니, 그치만 라이터가 있는데 이걸로 불피는 기술을 터득할 때까지 쓸 수 있지 않을까?"

"근데 뭘먹고 살지?"

"저녀석 시키자. 물고기 잡아오라해. 헬쓱해 보이는게 좀 문제지만 언니가 치료해줘(참고로 미스김은 의사시험을 준비중이다).그리고 둘이 결혼해서 왕국을 설립하는거야. 혹시 알아? 몇천년 후에 우리가 라오스도 정복하고 태국도 정복하고 이 일대를 모두 정복해서 우리를 조상신으로 섬기게 될지?...어쩌고 저쩌고...."

"쟤랑 결혼해서 번식을하라고? 쑥....네가 생산해라. 내가 잠시 저만치 가있을께...."

"싫어, 언니랑 키도 딱 알맞고 언니가 가져"

"네가 해라...."

쑥, 미스김...이런식으로 한참을 놀았다.
참으로 한심하나...
실은 쑥. 미스김. 내심 조금씩 불안했다.
배가 도무지 올 생각을 안했다...ㅠ.ㅠ

그러나 맹세컨데 우리의 왕국설립 계획은 그.럴.싸.했.다....ㅋㅋㅋ

두두두두둥~~~~
저만치서 배가보인다.
뱃머리에 우리의 배불뚝이 운전사 아저씨가 미래소년 코난같아 보인다.
옵빠~~~쩝

그리곤 다시 배는 달렸다.
우리의 왕국 안녕~~~~이름도 못지어줬는데 안녕이구나....

달리다 점심먹고 또 달린다.
이젠 가는게 지겨워져 배에서 졸기까지한다.
헬멧이 무거워 졸면서 머리가 자꾸만 배 밖으로 향한다.
앞의 영국 아저씨가 가끔씩 돌아보며 깨운다.
쑥.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 졸고있는 미스김을 깨운다.

이렇게 한참달려 훼이싸이에 당도.

저어기가 태국이구나.
국경넘는 배를 타러 가는길.
마침 태국에서 라오스로 넘어오는 서양 여행자들을 만났다.

쑥 왈 "(아주 반갑게) 라오스에 온 걸 환영해"

서양 여행자 왈 "풋!"

이봐이봐...난 지금 살짝 멜랑꼴리한데 비웃으면 어떡해...

라오스 언젠간 또 올날이 있겠지...

그 때 오면 다시 쓸 생각으로 남은 몇 낍을 주머니에 챙겨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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