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남 --- 전율의 계단식 논 ---위엔양(元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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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남 --- 전율의 계단식 논 ---위엔양(元陽)

타이타이 3 1429
홍허(紅河) 또는 젠슈이(建水)에서 뻐스로 4시간...
홍허에서 오는 코스는 젠슈이에서 오는 코스보다 훨씬 인상적이다...온통 붉은 산, 산의 연속이다...붉은 산허리를 깍아 만든 길이 산사태로 막히는가 하면, 또 어디에선가 중장비가 불쑥 나타가 길을 트기도 하고...산밑에 흐르는 강이 홍하인가...붉은 강물....건너편의 산도 붉은 산...지명이 말해주듯, 주위는 온통 붉은 색이다...

뻐스는 난샤(南沙,舊 위엔양)에서 섰다가 다시 1시간정도 계속 산을 오른다...위엔양( 舊 신지에(新街))은 산상의 도시...해발 약 2500m...
백암자산(白岩子山, 해발 2939 m)을 중심으로 홍허, 위엔양, 녹춘으로 펼쳐진 하니족들이 1000년이 넘도록 일구어 낸 계단식 논이 펼쳐진다....

버스종점에서 약간 밑으로 내려오면 산상의 도시답지 않게 넓다란 광장이 나온다...중국의 타 도시와 마찬가지로 밤에는 이 곳에 사람들이 모여 운동도 하고 물건도 팔곤한다...광장 바로옆 인민초대소...120원....

숙소는 2월에 개업한 위엔티(雲梯)호텔을 비롯해서 신축중인 숙소가 많다. 내가 투숙한 숙소도 버스종점 뒷쪽에 있는 신장개업한 위엔하이(雲海)호텔...50위엔 부르는 것을 3일 묵는다는 조건으로 30위엔으로 하기로 했다...

계단식 논(Terrace Field, 梯田)...
산의 8부 능선부터 밑으로 차례차례 논둑을 만들어 놓고, 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약수같이 맑은 물을 이용하여 농사를 짓는다...일단 논을 만들어 놓고, 다음부터는 위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관리만 잘 한다면 그다지 힘든일은 없을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엄청난 크기의 논을 일일이 인간의 힘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사진에서 보는 것과 달리, 어느 논둑은 사람의 키를 훨씬 넘는 높이도 있고, 구획된 논마다 물이 골고루 스며들도록 설계하는 것도 결코 수월한 일이 아니었을것이다...

위엔양 버스 종점에서 아이춘(愛村)까지 30km를 왕복하는 마을버스가 있다...손님이 몇명 되지 않으면 운행을 하지 않는다...

위엔양에서 발간한 팜플렛에 의하면, 위엔양에서 비교적 많이 알려진 계단식논은 대략 13군데....

위엔양에서 아이춘까지 가는 도중에 칭커우(靑口, 6km 지점,하니족 민속촌이 있는 곳), 치엔후사이(全福塞, 10km 지점), 빠따(土+貝 達, 16km 지점), 셩춘(月+生 村, 20 km 지점), 두어이수(가장 많이 알려진 곳,多依樹, 27 km 지점), 아이춘(愛村, 버스 회차지점)등 6 군데가 있다. 이곳들은 버스를 타고 가면서 차내에서 구경할 수 있다...

위엔양에서 아이춘으로 가다가 칭커우 민속촌을 지나 우측으로 꼬부라지면 녹춘으로 가는 길인데, 녹춘(綠村)방향으로 두어샤(多沙, 14km 지점), 아멍콩(阿猛控, 16km 지점), 멍핀(猛品,18km 지점), 판지화(樊枝花, 24km 지점), 그리고 갈림길에서 사라마오(沙拉 牛+毛)방향으로 30km지점에 뉴쥐에사이(牛角塞)등 5군데...

그리고 위엔양 버스종점 뒷방향으로 진주사이(金竹塞, 4km 지점), 롱수빠(龍樹 土+貝, 5km 지점)등 2군데....

위엔양에서 3박4일동안 지내면서 내가 가본곳은 위엔양에서 아이춘까지의 6곳, 이족(彛族)인 여관주인이 추천한 멍핀, 그리고 숙소 뒷쪽에 있는 롱수빠등 8곳...

난샤뻐스터미날 옆에 있는 관광안내소에 들어 갔을때, 그 곳에서 근무하던 아리따운 하니족 아가씨들이 일반뻐스를 타고 다니는 곳보다 빵차를 하나 대절해서(하루 약 100원) 다니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했으나 나는 그말을 믿지 않았었다...
그러나 위엔양에서 아이춘으로 왕복운행하는 마을뻐스가 손님이 없으면 아예 운행하지도 않는등 교통편이 생각외로 불편했고, 아이춘에서 칭커우까지 하루 종일 터벅터벅 걸어오면서 그들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을 뼈저리게 후회했다...차를 대절했더라면 아마 2박3일정도에 13군데를 모두 가 볼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07:45분 아이춘행 마을버스 출발...08:45분 두어이수도착...동행했던 프랑스여인들은 두어이수의 논을 보고 감탄을 연발하더니 이내 더 볼것이 없다며 돌아가고, 나는 종점인 아이춘까지 갔다...아이춘의 논은 크기만 컸지 아기자기한 맛이 없는 두어이수보다는 훨씬 짜임새있는 구도를 가지고 있다...그야말로 장관이다...인간이 만든 인공구조물중 최고의 작품이다...아직 햇살이 비추지 않는 여명의 황홀한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순간 가슴이 미어지는 듯한 슬픔을 느낀다...한줌의 쌀을 얻기 위해, 그들은 1000년이 넘는 세월을 자손대대로 둑을 쌓고 물길을 내고 또 쌓고 또 물길을 내는 생존을 위한 투쟁에 그들의 온 인생을 바쳤으리라....피라밋, 개선문따위 같은 극소수를 위한 기념물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삶 바로 그 자체의 모습이다....나는 이 곳에서 위선과 진실의 극명한 차이를 느낀다...하니족들의 생존을 위해 몸부림쳤던 그 장소에서 카메라를 들고 서 있는 내 모습이 차라리 부끄럽다...

아이춘을 비롯한 두어이수, 셩춘, 빠따등이 모두 계단식논이라는 점은 같지만, 장소마다 약간씩 다른 모습과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아이춘은 아기자기하고, 두어이수는 규모가 크고, 빠따는 스케일이 크고....

나는 다음날 여관주인이 위엔양에서 가장 아름답다며 추천한 멍핀으로 갔다...칭커우지나 3거리에서 녹춘으로 가는 빵차(3위엔)를 타고 약 15분간 달리니 멀리 산자락 좌우에 멋진 계단식 논이 나오는데, 갑자기 차를 세우더니 여기가 멍핀이라고 한다...나는 약간 의아한채 차에서 내려 길가에 만들어 놓은 전망대에 다가가 밑을 내려다 보았다...그 순간,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 전율을 느끼지 않을수 없었다...전망대 밑으로 보이는 산 수백만평이 전체가 오밀조밀하게 짜여진 계단식논이다...
차안에서는 절대 보이지 않는다...

한참이나 넋을 잃고 쳐다보던 나는 카메라를 주섬주섬 찾아 들고 촬영을 하려고하는데, 산중간에 약간 튀어나온 언덕부분이 있어 조망이 잘 잡히지 않는다...이리저리 카메라를 돌리고 하니까, 전망대에 있던 이족여자애 하나가, "슈슈, 저기 언덕 밑으로 가면 사진 잘 찍을수 있어요"한다...정말 그럴것 같다..." 그런데 저기 어떻게 가니?"하자, 여자애는 기다렸다는 듯이 만면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저기까지 안내해 드리는데 10위엔씩이에요" 한다..."좋다"고 하자 주위에 있던 열댓명의 여자애들이 떼거리로 달려들며 자기가 안내를 해준다고 아우성이다... 나는 처음에 말을 건 여자애와 그 친구하나에게 일인당 5위엔씩 주기로 하고 두여자애의 안내를 받아 언덕밑으로 내려 갔다...

정말 혼자서는 찾기 힘든길이었다... 한참 사진을 찍고 있는데, 갑자기 숲속에서 어떤 노파가 나오더니 자기가 이곳을 사진 찍기 좋도록 잘 꾸며 놨다며 3위엔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주위를 보니 꾸며 놓은 것은 아무것도 없어서, 나는 못들은채 사진만 찍고 안내해준 여자애들과 그 노파사이에 설전만 벌여졌다...사진을 다 찍은 후 우리는 궁시렁거리는 노파를 뒤에 두고 전망대로 다시 올라 왔다...그런데, 여자애들에게 5위엔씩 주려고 하자 갑자기 " 슈슈, 우리는 5위엔씩 안받을테니까 다른 친구들한테 1위엔씩 주세요" 한다...아마 친구들에게 왕따당할것이 염려가 되는 모양이다...나는 단호하게 "얘야, 메이여우 꿍주어, 메이여우 치엔..."하면서 5위엔씩 집어 주었다...

이 곳 위엔양말고도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계단식논도 있을지 모른다...예를 들어 홍허에서는 빠오화(寶華)나 지아인(甲寅)의 계단식논이 위엔양보다 훨씬 아름답다며 입에 거품을 물고 주장하고 있으나, 차편이나 숙박시설이 불편해서 가 볼수는 없었다...그리고 광시성의 오지 어딘가에도 위엔양 못지 않은 계단식논이 존재한다고 한다...

3 Comments
재석아빠 2004.06.21 20:09  
  산비탈을 계단식 논으로 ...
필리핀 바나훼이에도 있습니다...
정보 올려주신곳에도 가보고 싶네요...[[원츄]]

혹시 이곳의쌀을 밥으로 드셔 보셨는지요....
드셔 보셨다면 어떠셨는지요...?
참고로...
필리핀 바나훼이의 쌀은 ...
밥을 지으면 약간 붉은색을....
그리고 쌀이 보리쌀처럼 퉁퉁 불은모양에 보리쌀 씹는 느낌 이었습니다....
맛은 없었습니다... 호기심에 먹어 봤을뿐이구요...
그리고
벼를 베는 방식이 우리네하고 완전히 다르던데요...
바나훼이는 너무 가파러서 벼를 벼 이삭 바로 밑에서 손가락에끼는 반달형 낫으로 베던데요...
잘 봤습니다...
타이타이 2004.06.21 23:35  
  그곳 식당에서 밥을 먹어보았는데 밥맛이 다른데보다 좀 껄끄럽다고나할까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바나훼이는 어디입니까?....
재석아빠 2004.06.22 17:51  
  저곳의 쌀은 안먹어봤지만...
비슷할거 같은 생각이네요...
바나훼이 쌀도 껄끄럽거든요...

바나훼이는요...
전 바기오에서 4개월반 살때 (2001년도)...
바기오..바나훼이 저녁 출발 버스... 10시간 ..입니다..
마닐라에서 바나훼이 가는것도 있습니다...
그것도 10시간 걸린다고 그 당시에 들었구요...
우기철엔 (지금은 모르겠지만요) 산악지역 도로가 많이 훼손 됩니다....
그럴경우 시간은 더 많이 걸립니다...
사진상으로는 논과 논두렁이 바나훼이하고 똑같네요...
근접 촬영 사진상으로도 알수가 있는데요...
바나훼이도 고지대라 급경사진곳에 있습니다...
논두렁의 폭은 한사람이 다니기에 적당하구요...
둘이 같이 못 걷습니다...
손바닥만한 논도 있구요...
제가 듣기로는 바나훼이에 수로가 있는데요...
그 옛날에 장비도 없는 아주  먼 옛날에 거미줄 같은 수로를 만들었답니다...
우리가 아는 일반 상식으로는 물은 위에서부터 흐르지요..
즐거운 상상 한번 해보세요...
산곡떼기 정상에 저수지가 없습니다...[[으힛]]
그런데 수로엔 물이 콸콸콸.....
현재의 과학자들도 산 한쪽의 논을 만드는데..500년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당시의 장비라야 ...정말 열악한 수준에서....
시간되시면 바나훼이도 한번 보세요...
전 중국에가서 한번 보고 싶네요....[[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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