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쵸코와 Malaysia] Klcc공원에서 푸트라자야로..그리고 귀국
Jun 25, 2012 계속...
LRT를 타고 Klcc에 내렸다.
┗ 어제 와봤으니 오늘은 LRT역에서 수월하게 수리야로 진입한다.
낮에 본 페트로나스 쌍둥이빌딩의 모습.
┗ 비록 인공공원이지만 대도심 한가운데에 이만한 공원을 조성해 놓았다는게 어딘가??
┗ 여유로워보이는 공간들에 나무와 숲이 있고
┗ 비록 인공이긴 하지만 조그마한 호수가 있고,
┗ 저렇게 예쁘게 꾸며놓은 식수대도 있다.
┗ 휴식을 즐기기에 더없이 만족스러운 Klcc호수공원.
군데군데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도 많아서 나도 앉아서 멍때려본다.
시행착오도 있었고 많이 힘든 순간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제껏 내가 했던 여행 중에서 가장 백패커다웠던 여행이다.
왕복비행기표 외에 미리 준비해 간 것이라곤 얇팍하기 그지 없는 말레이시아가이드북 하나랑 내 여행수첩..
하물며 환전 1링깃 조차 해오지 않고 atm기에서 돈도 처음 뽑아 써 본..
그러고보니 나 여전히 아마츄어구나!! ㅎㅎ
열혈쵸코 덕분에 배째라정신이 충만했던 이번 여행이었다.
┗ 이런 것..
4시가 넘어간다.
Zainal씨와의 약속 시간이 다 되어가니 멍때리기는 이즘에서 끝내기로하고 다시 LRT를 타러~
┗ 재작년에 들렀던 마지드 네가라의 푸른 지붕과 첨탑이 그리 멀지 않게 보인다.
쿠알라룸푸르는 휘휘 둘러보기에 그리 크지않은 도시다.
4:40인데 벌써 Zainal씨는 센트럴마켓에 도착했단다.
샤워 좀 하고 나가고 싶었는데 짐만 챙겨서 Suzie's gh를 나온다.
Old town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 Zainal씨를 보니 그의 말대로 훨씬 나아보인다. 다행이다.
날이 밝을 때 푸트라자야에 가보자며 바로 출발한다~
푸트라자야(Putra Jaya)는 알려져 있다시피 말레이시아의 新행정도시로서 계획도시이다.
KL에서 차로 30~40여분 정도 떨어져 있다.
길이 반듯반듯하고 모든 건물들이 보기 좋게 올라가 있어 마치 거대한 리조트단지에 온 것 같다.
여하튼 가는 길에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Zainal씨와 나는 주구장창 차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드디어 차가 멈춘 곳은 마지드 푸트라자야 (Masjid Putrajaya). 이슬람 사원이다.
하루에 5번 있는 무슬림의식을 위해 Zainal씨는 잠시 사원으로 들어갔다.
나는 사원에서 여성이라면 꼭 착용해야하는 히잡을 빌려 뒤집어 쓰고 이곳 저곳을 둘러본다.
┗ 핑크색 돔이라니.. 참 빛깔도 곱고, 건물외관도 예쁘다.
┗ 마지드 푸트라자야
그렇게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사원안내하는 한 아주머니가 다가와서 사원 내부를 안내해주신다.
같은 직원 남자들이 곧 기도시간이라며 제지하려했는데 아주머니가 막무가내로 내 손을 이끌고 안으로..
┗ " 왜 이슬람 사원은 지붕이 돔으로 되어 있는지 알아요?
한번에 수천명씩 모여 있는 사원에서 말씀이 구석구석 잘 들릴 수 있게 하기 위해서지요."
아주머니의 말씀이다.
┗ " 당신의 종교는 뭐지요? 아, 카톨릭.. 이슬람사원에는 statue나 성화(聖畵)를 볼 수 없지요?
우리는 어디에든 함께 계신 god의 모습을 형상화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인간의 모습으로도요."
계속되는 아주머니의 말씀이다.
┗ 정말 아름다운 사원 천장의 문양.
그래서 이슬람국가에는 기하학적 문양이 많았던 거구나..
신실한 무슬림으로서 신앙심이 대단하신 아주머니는 당신의 그 장황한 설명으로도 부족하다 생각하셨는지
안내 팜플렛까지 쥐어 주시고서야 나를 풀어(?) 주셨다.
┗ Zainal씨의 기도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이렇게 사원을 구경한다.
┗ 구경한다.
기도를 마치고 나온 Zainal씨에게 아주머니 이야기를 하니 지루하지 않았냐며 껄껄 웃는다.
종교도 다른 외국인에게 자기의 종교적 문화를 이해시키려고 열심인 모습을 지루하다라고 표현하면 안될 것 같다. 물론 실제로도 지루하지 않았다!
다시 차를 타고..
┗ 저 옥빛으로 빛나는 돔이 얹어진 건물은 우리나라로 치면 국무총리의 관저라고.
┗ 다리 뒷편에 철(steel)로 된 돔이 보이는데 거기도 이슬람 사원이라고 한다.
이정표에 <Wet Land>라 쓰여져 있어 호기심을 자극한다.
순천만 같은 곳일까..?
가보기로 한다.
┗ 이렇게 습지에서 새들이 노니는
┗ 그런 곳.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코스인지 커플들이 많았다.
(여기까지 찍으니 딱 사망한 내 카메라배터리... 좋지 않은 화질이지만 없으면 서운한데.. ㅜ_-)
푸트라자야는 쿠알라룸푸르와 달리 넓직넓직한 도로에 차도 붐비지 않고 사람도 적어 매우 한적했다.
요새 한국인들 사이에 푸트라자야가 관광코스로 알려져 있던데 굳이 신도시를 관광까지 하러 올 일은 아니지 싶다. 뭐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저녁을 먹으러 간다.
어떤 호텔의 식당인데 여지껏 말레이시아에서 밥먹었던 곳 중에서 가장 그럴싸한 곳이다.
귀국하기 위해 막입고 돌아다녔던 내 행색이 좀 우려되었던 곳.
하지만 직원들은 매우 친절했고 gardon에서 밥을 먹느라 예외없이 달라들던 모기때문에 내가 힘들어하자
모기향까지 가져다주는 세심함도 참 좋았다. 꼭 비싸서가 아니라 주문했던 식사도 정말 맛있었다.
마침 쵸코에게 전화가 왔다.
steam boat를 혼자 먹고 비가와서 숙소에 있다는 그녀.. Zainal씨를 바꿔줬다. 작별인사가 참 살갑다.
차분하고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면서 건강이야기- 그는 고혈압-,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겠단 이야기,
말레이시아의 무수한 다이빙사이트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해도해도 끝이 없는 자동차이야기 등등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비록 비루한 영어실력이지만 잘 알아 들어주는 Zainal씨 덕분에 더없이 유쾌했다.
9시가 넘어가니 이만 공항으로 가야한다.
푸트라자야에서 LCCT까지 한 30여분.
항상 그렇듯 귀국하러 공항으로 갈때는 무섭도록 말이 없는 나다.
꼭 여행에 대한 아쉬움이 크거나 여행을 더 하고 싶어서는 아닌데... 늘 그렇다.
공항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고 차 한 잔 하는 동안에도
몸조심하고 또 KL에 꼭 다시 오라는 등등 Zainal씨의 이야기만 묵묵히 듣는다.
이렇게 이번 여행도 종지부를 찍는구나.. 혼자 생각에 잠긴다.
KL까지 한시간을 운전해야 할텐데 11시가 넘어가니 이제는 Zainal씨를 붙잡아놔선 안되겠다 싶어
작별인사를 나눈다. 2년 전 KL호수공원에서 길을 헤매다 지쳐서 밥먹으러 들어간 식당에서 합석한
인연이 오늘까지 이어진다. 사람의 인연이란게 참 재미있지 않은가??
00:30am
지연없이 탑승한 airasia는 오늘도 승객을 얼어죽일 기세다.
6시간 넘게 추위에 떨면서 그렇게 한국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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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여행을 제안해주었고, 여행 내내 부지런히 동행을 배려해주었으며
참으로 많은 사진을 찍어 주어 이번 여행의 기억이 반짝반짝 빛날 수 있도록 해준 열혈쵸코에게 감사한다.
이번 여행에 대해서는 어떠한 밑그림도 그릴 수 없었는데 예기치 않은 상황과 마주했을 때에도
크게 당황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든든한 동행 덕분이다.
한동안은 우리 둘의 크로스가 어려울 것같지만 그래도 이렇게 즐거운 기억을 둘 다 간직할 수 있어서
다행이고 행복하다.
말레이시아의 벗 Zainal씨에 대한 감사는 이미 e-mail로..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