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평화 치앙마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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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평화 치앙마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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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쑤텝을 내려 오자 2시 가까이 된것 같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지 않던가~

아저씨께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이야기 드렸다

아저씨 얼굴에 근심이 지나가신다

왜..그러시느냐고 여쭤보니 근처엔 좋은 식당이 없기 때문에

내가 밥을 먹을수 있을지 걱정이 되신단다

태국을 십여년 드나 들며 익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태국어"마이뻰라이"를 멋지게 되돌려 주었다

아무데서나 잘먹으니 걱정말라며 주차장 근처 허름한 식당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저씨는 카오팟, 난 쏨땀과 까파오 무를 시켰다

아저씨가 아주머니에게 맵지 않도록 만들라고 신신당부 하신다

매운맛이라면 한국인도 어디에서건 지지않는다고 생각하는데

맵지 않게 라니..--+ 걱정말고 마음껏 맵게 만들라고 한 다음

쏨땀 한 젓가락을 입에 넣었다 입에 불이 붙는것 같다

내가 태국에서 먹어본 쏨땀중 제일 매운 쏨땀이 여기 있었다

아주머니는 웃느라 정신이 없고 아저씨는 물을 먹겠느냐

콜라를 갖다 줄까 하며 안절 부절이시다

아래 사진은 쏨땀을 만들며 찍은 사진이다

이때까진 아주머니가 밉지 않았다

미운 아주머니 사진한장....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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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콧물 다 쏟으며 뿌삥 궁전으로 향했다

매표소에서 표를 끊는데 잔돈 80밧을 건네 주는게 아닌가 ?

분명히 외국인은 50밧인데 잔돈이 80밧이라..

무언가 착오가 있는듯하여 창구를 다시 보니 매표소 직원 아저씨가

태국을 사랑하는 태국인은 외국인이 아니란다

그래서 태국인과 똑같이 20밧이라고 한다

윗 사진에 나온 티셔츠는 태사랑 티셔츠인데 태국어로 "찬 락 므엉타이"

나는 태국을 사랑해요라고 쓰여져 있다 30밧 벌었다 ^^*

7700원주고 산 티셔츠인데 900원벌게 해줬다

이런 식으로 이번 여행에서 번 돈이 티셔츠값을 넘겼다

이번 치앙마이 여행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곳이 뿌삥 궁전이다

방콕에 있는 위만멕 궁전이나 아유타야 방빠인 궁전등과

마찬가지로 임금님과 그 가족을위한 별궁이다

태국 임금님이 부럽다..ㅜ.ㅠ

다시 이곳을 방문하게 되면 호텔 일식당에서 맛있는 점심 도시락을 싸서

이곳에 와 빈둥거리며 책도 보고 도시락도 먹고 하루 종일 쉬다 갈 예정이다

이곳에 있는 건물들은 크게 볼것이 없는데에 비하여(???)

- 방콕에 있는 궁전이나 아유타야에 비교해 그렇다는 것이지

정말로 볼거리가 없지는 않다 - 정원은 정말 잘 꾸며져 있다

우리 나라의 정원을 중국이나 일본의 정원과 비교해 원림이라고 하지 않는가

이곳이 그렇다 인공미가 자연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곳이다

내 딴에는 빠른 걸음으로 돌아 본다고 보았는데 1시간 30분 정도 걸린것 같다

생각 외로 넓은 곳이다

우선 이런 건물들이 대 여섯동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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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안은 입장 불가다 위만멕이나 아유타야처럼 개방 되어진 곳은 없다

건물 자체의 미보다는 잘 가꾸어진 정원이 좋았다

이곳이 제일 좋을때는 1월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 내게 있어서는 이 계절도 충분히 좋았다

그런데 이상한 장미를 보았다 노란장미에 누가 빨간 물감을

가져다 뿌려 놓은 것 같다

한 건물 주변이 모두 같은 모양의 장미꽃밭이다

바로 이 장미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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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삥궁전은 인공미와 자연이 잘 융합된 태국식 창덕궁 후원이다

도이뿌이까지 다녀올 예정이 아니었다면 중간 중간 나무 그늘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다리품도 쉬어 가며 천천히 둘러 보고 싶었으나

뿌삥 궁전밖에선 아저씨가 기다리고 계신다..ㅜ.ㅠ

사진으로 구경해보자

장미 꽃밭도 있고 이런 꽃밭도 있고(꽃이름을 모른다)

금강 초롱과 비슷하니 그냥 빨강 초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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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끝없이 펼쳐진 난초 밭도 있었는데

아래 사진과 같이 꽃 핀 녀석보다는 안 핀 녀석이 더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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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이나 그 가족들은 주로 1월경에 오신다는데

뿌삥 궁전은 윗 사진 처럼 임금님이 오시건 말건

관리하시는 분들의 손길로 분주했다

1년에 며칠 놀러 오시는 임금님이야 손님이고,

뿌삥 궁전의 진정한 주인은 언제나 이곳에 머무르며

애정으로 뿌삥 궁전을 보살피는 저 분들이 아닐까 싶다

이 한여름에 코스모스 꽃밭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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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저 원두막 같이 생긴 벤치에 앉아

책 한권 읽고 싶은 생각 간절했다

사진 한장 더 보자

멀리서 보면 줄 맞춰 심어논 풀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모두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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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예가 하나 더 있다

멀리서 보면 고사 해버린 나무 그루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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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돈덩어리다 내겐 이게 돈덩어리로 보인다

짜뚜짝에서 가로 세로 1미터 남짓한 같은 종류의 목조각을 살려고 물어보니

30분간에 걸친 회유와 협박에 아랑곳없이 요지부동 2만 5천밧이였다

이게 그 돈 덩어리다 구경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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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보호장치없이 비 바람 부는 곳에 나와 있으니

썩는건 시간 문제 일듯 싶어 안타까왔다,

썩기 전에 저한테나 주셔요 임금님..ㅜ.ㅠ

오늘 하루 차를 이용하기로 약속한 시간은 이미 지나고 있다

뿌삥 궁전 밖으로 서둘러 나와

아저씨의 눈치를 살피니 언제나 처럼 웃으신다

지나가 버린 시간은 아랑곳없이 도이뿌이를 가자신다

도이뿌이는 뿌삥궁전에서 3킬로 정도 떨어진 몽족이라는

고산족이 사는 마을이다

나처럼 치앙마이가 여행의 목적지인 따로 트레킹을 하지 않는

게으른 여행자를 위해서 안성마춤인 체험 고산족 마을인게다

도이뿌이는 힘들여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되는 고산족 마을인만큼

많이 관광지화 되어 있다 하지만 관광지화된 마을 입구 주변을

무시하고 계속 마을 안으로 들어 가다 보면

어느정도 만족할 만한 주변 풍광을 즐길수 있기도 하다

도이뿌이 고산족마을 전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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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다는 말뿐 다른 생각이 나지 않는다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마을입구엔 기념품 가게가 줄을 이어 있고

도시적인 때가 많이 묻어 있다고는 하나

내 눈에 비친 도이뿌이는 고산족마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마을에서 가장 번화한 가게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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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물을 끓이던 아주머니에게 양해를 얻어 촬영했다

아주머니의 고마우신 인정에도 불구하고 마시고 싶진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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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우리 나라의 절구질과 같은 것일 게다

웬지 이 모습도 낯설지는 않았다

예전 어릴적 한 장면속으로 들어간 것만 같았다

물론 나 어릴적 시골에 저런 모양의 절구는 없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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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바느질을 하시고

할아버지는 빙그레 말없이 지켜보고 계시는 모습도 그랬고

저 초라한 집마저 낯설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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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아시아인 인가 보다

아시아인의 밑바닥에는 말로 할수 없는 동질성 같은것이

끈끈히 강처럼 흐르고 있는가 보다

굳이 데자뷰라는 말을 끌어다 쓸것도 없었다

나는 이곳에서 안개 처럼 흐릿해진 기억 저 편을 넘어

어린시절 내 자라온 그곳으로 되 돌아 와 있었다
6 Comments
향기나무 2004.08.12 04:19  
  임금님이란 표현 왠지 ...;;뭐랄까 잼있네요^^;...
나무조각은 섬세하고 멋진데-;; 그냥 뽑아오시지그랬어요ㅋㅋ( 만약 그랬다면;;;-_-;;; ) .. 한번도 안가본곳이지만, 정말 눈에 익은 풍경들이네요.. ^-^
필리핀 2004.08.12 09:49  
  쏨땀 만들 때 한국인에게는 쥐똥고추 2개가 적정량.
3개만 넣어도 무지무지 매워요.
헌데 태국인들은 6개가 보통이래요.[[우엑]]
한마디 2004.08.12 13:25  
  목조각을 가방에 들어갈 크기로 썰어 올까도 생각했었져...--::
정말 매워서 혼났습니다... 미운 아줌마....ㅜ.ㅠ
낙화유수 2004.08.15 00:42  
  이동수단과 휴식공간은 최대한 효율성과 안락성을 추구하면서도 여행자체는 순수 그 자체로군요.
아주 바람직한 여행패턴입니다.
태국다운 태국의 진정한 모습을 보기위해 알차게 스케줄을 잡으신것 같군요.
여유와 안락함을 동반한 귀하의 여행에 경의를 표하며.....
아부지 2004.08.15 16:36  
  임금님..으학학학학~!!!!!!
한마디 2004.08.15 22:37  
  경....경..의 라니여....--::::
임금님이 어때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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