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병 중증 말기에 코따오병 전염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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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병 중증 말기에 코따오병 전염 5

entendu 2 1154
날이 밝자 본의아닌 2일여간의 다이어트 때문인지 배가 고프기 시작.. 새벽7시 부터 - 코따오 7시는 서울 새벽 분위기와 흡사.. 문연 가게라고는 선착장 앞의 세븐일레븐이 유일하고 길거리의 개들마저 발자국소리가 나도 눈도 깜빡않는다. 상쾌한 아침공기와 바닷바람을 마셔가며 센시 패러다이스의 해변을 거닐었다. 날쫒아오던 갈색 푸들은 모래밭에 머리를 파묻고 뭘하는걸까..
처음엔 게나 소라.. 뭐 이런것의 냄새를 찾는줄 알았는데 이 푸들이 모래찜질을 하고 사라진 구멍속은 아무것도 없었고...센시 해변에서 게종류는 하나도 못봤다.
 혼자 디카를 들고 가게문도 닫힌 식당과 다이빙 숖들을 찍고 다니자니 잠자던 개들이 날 째려봤다.  - 저것은 잠도 없나??.. 이런 강렬한 눈빛..

매핫 주변을 뒤졌지만 아침 7시에 내 위장을 채워줄 가게라고는 편의점이 유일.. 어쩔수 없이 똠얌 맛이 나는 컵면을 사서 돼지고기 만두와 먹을 수 밖에.. - 왠갖 것들을 다 먹지만 사발면은 정말 싫어해서 서울서도 아사 직전이 아니면 안먹는 음식인데...흑흑흑..-

땅콩이 박혀 있는 튀김과자를 한봉지 사서 매핫 앞의 큰길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위로 올라가니 식당들도 꽤 폼나는 것이 있어 저녁을 여기서 먹기로 결정 .. 아이스팩과 물을 한보따리 싸들고 다시 숙소로..

내일이면 떠나야 하는 마음에 모든것이 아쉽고 서운..
오늘은 싸이리를 한 번 가봐야겠다. - 태사랑에서 반스 다이빙스쿨 옆의 맛사지 가게가 너무 좋았다는 누군가의 리플이 있었기 때문..

싸이리 까지 10분이면 된다는 책의 말에 따라 수영복에 싸롱을 챙겨입고 지갑과 책 한권만  달라당 들고 - 당연히 각종 티켓과 여권은 아쿠아 백에..- 샌들을 질질 끌며 싸이리 해변을 향해 출발했다.

아니.. 10분이면 된다고 했는데 내 앞에 펼쳐지는 고갯길과 굽이 굽이 산길은 왠말이란 말이냐~~! 산속을 헤집고 다니며 결국 Mr. J를 비롯해 태사랑에 언급되어있던 수많은 숙소들을 지나쳐 반스 다이빙 스쿨을 찾을 수 있었다.
숙소들은 짠솜에 비해 월등히 새것으로 비교상대가 안될 정도였지만 바로 코앞이 바다인 짠솜과 달리 싸이리는 숲속에 위치.. 바다의 파도소리도 안들릴 정도여서 그다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서울서 싸이리에 묵을까 짠솜에 묵을까 고민 많이 했었는데 짠솜으로 정하길 정말 잘했다고 뿌듯해 햐며 반스 다이빙 옆의 맛사지 가게로 들어갔다.
결론만 말하면 대실망.. 하하. 리플 다셨던 분은 정말 환상적인 꺽기에 시원한 맛사지였다고 극찬을 하셔서 기껏 찾아갔었는데.
그냥 더위에 지치고 땀나는 상태에서 시원한 바닥에 누워 경치감상 - 맛사지 숖이 3면이 창문이라 바로 앞 리조트의 정원이 꿈같이 펼쳐지더군요.-
단지 맛사지 자체만을 위해 찾아가기는 실망이었음.
2시간 동안 얼핏 잠이 들었다 말았다 반수면 상태에서 금방 지나가더군요.
개운한 몸을 이끌고 싸이리의 해변으로...
넓직한 해변의 모래사장이 바다 느낌으로는 썩 좋았다.
물이 그다지 맑지 않았고 모래도 그렇게 깨끗하진 않았지만..
한국선 보기힘든 고교생 관람가 수준의 B금 성인물이 여기 저기서 연출된다는 - 남자분들은 굉장히 좋아하실듯.. 아니다.. 부러워서 오히려 열받을지도..

하하. 엄청난 뙤약볕에 무릎밑 수준의 얕은 바닷물이 꽤 길게 드리워져 있고 쌍쌍이 누운 백안의 연인들은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 아니다. 의식한 자태일수도..- 입부딧치기. 피부탐색전,을 시시종종 해대는 통에 썬글라스를 낀 사람들은 돈한푼 안들이고 에로영화 하나는 뚝딱..

이상하게 따오는 백인들 세상인것 같다.
거리를 걸어도 상점에 들어가도 해변에 있어도.. 열에 아홉은 백인.. 그 많던 한국인들은 어데로 갔나???

싸이리에서 얕은 해변을 뒹굴며 노는건 조금 심심.. 해변에 놓여진 원두막 같은 정자에 누워 책을 보다 심심하면 다시 물속에서 뒹굴다.. 겉으로 보긴 좋지만 소금기때문에 그다지 쾌적하진 않았다..흐흐. 그래도 바다에 갔는데  소금에 좀 절여야 제맛이란 생각에 서너번 왕복..
시계는 2시.. 아.. 배고프다. 싸이리 해변 광고지를 도배한듯한 el passo라는 식당에 들어가 쌜러드와 타이볶음밥을 먹었는데.. 정말 으웩이었다- 아니 이런 과감한 표현을...-
양과 맛에 비해 정말 엄청난 가격... 싸이리에서의 식사는 이 엘파소의 충격으로 마지막... 다시 밀림을 헤치며 짠솜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제대로 된 음식을 찾아 아침에 보았던 이태리 식당 파랑고로..

동양인이 거의 오지 않는지 테이블에 앉은지 5분이 지나서야 무슨일이냐며 주인장이 등장 - 낮에 손님이 없는 탓인지 사장이 직접 홀에서 어슬렁 거리고 있었다. - 아니 . 식당에 사람이 밥먹으러 오지 왜 오냐... 괘씸한 생각도 약간 들었지만 꼬르륵 대는 배가 더 심각. 메뉴를 보니 파스타 종류가 다양하고 무엇보다 테이블에 올려진 올리브유가 신뢰감을 ...

크림소스 페튜치니를 시키고 - 음료는 콜라를 편의점에서 사갔지롱..- 바로 앞의 백인 아줌마 등판을 구경하다. - 백인들이 멀리서 보면 예뻐보여도 가까이서 보면 털도 부숭부숭에 기미,주근깨 장난 아닌데다 땀구멍도 커서 정말 코끼리 피부비슷하다. 즉 구경할게 많다. 재미는 없어도..ㅜ.ㅜ-
책도 일고.. 그 와중에 페투치니 도착. 음. 황홀할 만큼 진한 크림소스의 맛..
낼름거리며 한접시를 사장시킨 후 다음 식사를 기약하며 방콕행 티켓을 예약하러 갔다..
최대한 코따오에 오래 머물고 싶어 밤기차를 예약하고 저녁에 나가는 배를 타고 싶었는데 마지막 춤폰 배가 2시 30분 송섬밖에 없다고 아저씨가 계속 주장. - 방콕에 있는 롬프라야 사무실엔 3시배가 있었음.. -
없다는데 할말없고 - 3군데의 여행사에서 다 똑같이 말함.
2시 30분 배를 예약하니 마음이 더 급해져만 갔다..
아... 얼렁 또 스노클링 해야지..

부른 배를 안고 어제 캐빈이 말한 참츄리 빌라의 잔솜베이로 향함..
아.. 정말 감동의 물결.. 이 짠솜 해변 하나 만으로도 따오의 값어치는 4배 급등..사진이 궁금하신 분은 바로 왼쪽의 여행사진란에 가보면 요왕님이 짠솜해변을 올려 놓았으니 참조하시길.. ..-크ㅋㅋㅋ. 난 스노클할 생각에 눈이 뒤집혀 디지털 카메라는 전혀 안중에도 없었음..
정말 영화속의 - 것도 멜로 영화- 무대장치로 쓰일것 같은 환상적인 해변이...
하얀 데크체어를 질질 끌어다 바위 옆에 두고 스노클 장비를 차고 물속으로 입수.... 여기는 정말 개인 수영장 같아서 이 멋진 해변에 나와 껍질굽는 서양배낭족1쌍이 전부여다..

정말 그 어떤 말로도 표현이 안되는 바닷물 색깔에 해변의 모래에.. 그 적막하고 운치있는 평화로움... 해변을 둘러싼 야자나무 그늘에는 해먹이 걸려있고 - 이거 아무나 써도 된다는데 난 개인용인줄 알고 부러워 침만 흘리다 왔다. - 군데 군데 흩어져 있는 하얀 데크체어.. 바로 뒤 빠에서는 스낵과 음료도 팔고 있었는데 파는사람도 그렇게 팔려고 열심이지 않고 사먹는 사람도 없고. - 참고로 나는 물 한병을 가져갔음.
오후는 그헣게 환상적인 해변에서 마구마구 사라져 갔다.

문제는 돌아오는길.. 젖은 구명복에, 싸롱을 대강 걸치고, 오리발에, 수경, 물한병.. 짐이 많아서 였는지.. 방갈로 도착해 내방문을 열려고 보니까.. 분명히 손에 가지고 있던 열쇠가 없어진것..
뉘엇뉘엇.. 해는 저가는데... 방열쇠가 없다니...
리셉션에 가서 방열쇠를 잃어 버렸다. 참츄리 해변에서 분명히 손에 가지고 있었는데.. 속상해 하니까. 리셉션에 앉아있던 한 태국 총각이 'don't worry를 외치며 다시 참츄리 까지 걸어가며 열쇠를 찾아 보잔다..

미안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 인상을 쓰고 있었는지. 이 총각 걱정말라며 열쇠 잃어 버려도 100밧만 내면 된다나.. 아니 돈이 문젠가.. 방열쇠가 없어졌는데 나는 오늘밤 그방에서 자야 한단 말야~~!
짠솜베이까지 2번을 뒤졌는데도 열쇠는 발견되지 않았고..
속상하고 걱정도 되고.. 슬슬. 너 왜 이러냐며 자학단계로 접어들 무렵
같이 간 총각이 태국어로 참츄리 직원에게 분실물 없냐고 질문..
우하핫...~~! 칠칠 맞은 내가 언덕길 주변에서 흘린 열쇠를 직원 누군가가 프론트에 맡겨 뒀다는...
흐흐흐.. 100밧이 문제가 아니라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는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는 개인 여행자로서는 엄청나게 고맙고..
그 땡볕속에서 나땜에 2번3번 언덕길을 헤치며 돌아다닌 이 태국 총각에게 너무 미안했다.. 물건도 찾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숙소로 돌아오는데 - 이 태국총각 참츄리 직원답게 제법 영어도 잘하는 편임- 혼자 여행하냐며 이따가 놀러가도 되겠냐고 묻길래 가벼운 마음으로  of course했던 것이 문제의 시작...
2 Comments
필리핀 2004.08.18 11:44  
  흐흐흐... 문제의 전개와 결말이 궁금하네요...[[므흣]]
곰돌이 2004.08.18 13:30  
  그 짠솜베이 눈앞에 아른거리겠네요.... 정말 멋있던데(사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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