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무식 여행기 1편 - 엄마에겐 비밀이야~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일자무식 여행기 1편 - 엄마에겐 비밀이야~

두근두근 1 1716


2004년은 나에게 지독한 슬럼프를 안겨주었다~
무미건조하고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똑같은 하루하루가 나를 지치고,
건조하게 만들었다~
탈출구가 필요했고, 전환점이 필요했다~
그래서 택한게 태국여행이였다~
작년부터 아무 이유없이 유난히 가고싶었던 나라였다~

무작정 태국행 비행기를 예약했다~
집에도 얘기를 했다~
근데.... 부모님의 여행반대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친구랑 같이 간다는
거짓말을 했다~
울엄마 비록 내가 성숙한 나이라도 나혼자 간다면 걱정되서라도 결단코 보내주시지
않을분인걸 알기 때문이다.
(엄마에게 태국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드릴 때 나혼자만 찍혀있는걸 보시곤
친구는 왜 같이 안찍었냐고 물으시는통에 거짓말 하느라 진땀 뺐습니다~
엄마~ 죄송해요...ㅠ.ㅠ)

태국으로 출발하기 이틀전...
혼자 떠날 생각을 하니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걱정반... 흥분반....
영어도 못하고, 오로지 한국말만 할줄아는 내가 태국에서 잘 지내수 있을까?
여자 혼자라 이뻐서(?) 납치라도 당하면 어쩌나 싶은 생각에 혼자 태국 간다고 알린
지인들에게 혹시나 모를 위험을 대비해서 내가 가입한 보험회사 명단과
여행자보험 든 곳을 알려주었다~


출발당일
마음이 의외로 담담했다~
단지 홍콩경유 비행기라 의자에 너무 오래 앉아있는 바람에 몸이 오징어처럼
오그라드는 것 같았다~

7시간30분의 비행 끝에 태국도착~
우후~ 이제부터 7박8일간은 오로지 혼자야~ 잘해보자~ 아자~를 크게 마음속으로
소리치며 씩씩하게 공항버스를 탔다~
공항버스를 탔더니 내옆에 유럽계 외국인 여자가 앉는 것이다.
이렇게 외국인과 가까이서 오래도록 같이 있어보기는 처음이었다~
나랑 어떻게 다른가 뚫어지게 쳐다보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평소 한국버스라면 욜씸히 졸았겠지만, 여기는 낯선땅이라 혹시나 카오산에서 제대로
못내릴까봐 버스가 정류장을 하나씩 지나칠때마다 뚫어지게 사방팔방을 쳐다보았다.
헬로태국에서 언급하는 탑을 지나고, 여기가 카오산이 맞나 긴가민가 하는중에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는 것이었다~
나도 다급히 안내양에게 여기가 카오산이냐구 물어보구 사람들의 행렬에 합류했다~

카오산임을 증명해주는 D&D의 커다란 간판!!
나도 제법 길을 잘 찾는걸 하구 어깨가 으쓱~
그러나... 코따오를 가기위해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예약한 홍익여행사는 도저히
찾을수가 없었다~
한시간 가까이를 홍익여행사를 찾아헤맸다~
이게 웬일인겨~ 왜 이 자리에 없는겨~를 외치며, 배낭가방에서 프린트해온 홍익위치를
다시보니 이제껏 찾아헤맨곳이 이사하기전 주소였다~
제대로 확인도 안해본 내 돌머리를 탓하며 다시 홍익을 찾아나섰다~
그러나 지도에 나와있는 유나이티드 술집은 찾았는데 홍익으로 통하는 그옆에
있어야할 골목은 어디에도 없었다~
유나이티드 가까이 있는 골목은 다 뒤졌다~
요술왕자님의 지도를 탓하며 홍익찾아 삼만리에 나섰다~
(한참나중에야 지도한쪽에 유나이티드를 통하면 홍익쪽 길가로 연결된다는걸
읽었다~ 머리도 나쁘고 눈도 나쁜탓에 그날 내발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그 근처 골목을 구석구석 뒤쥐고 있던중에 반가운 한국말을 들었다~
얼렁 그곳으로 뛰어가보니 나같은 초보티 나는 여행자가 아닌 적어도 며칠은 있은듯한
여유로움이 흐르는 한국인이였다.
웃는 얼굴로 잽싸게 인사하고, 홍익여행사위치를 물어보니
유나이티드 이층을 통하면 홍익으로 연결되는 골목이 나온다는 것이다~
황당했다~
술마시러 들어가는것도 아니고 술집안을 통과하는것도 그렇거니와 이층으로
올라가야만 골목으로 연결된다니...
고맙다는 말은 했지만, 의심의 눈초리를 지우지 못하고 유나이티드로 향했다.
주춤주춤 유나이티드안에 들어섰다~
많이 외국인들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종업원이 다가와서 의자라도 권하며 뭘 마실건지 물을까봐 급하게 일층끝다리 코너로
급하게 걸어갔다~
뭔가 문이 보여 씩씩하게 들어섰더니 주방이었다~
머쓱하게 뒤돌아서서 길 가르쳐준 고마운 사람을 믿지못하며 일층부터 살펴본
나를 마구마구 마음속으로 탓하며 이층으로 올라갔다~
이층은 주점반, 여행사반이였는데 여행사옆에 문이 있었다~
그문을 열어보니 정말 골목길로 통하는 길이 나왔다~
그제서야 난 한시간반을 헤맨 끝에 홍익여행사를 찾을수 있었다.

따오행 롬프라야를 예약했는데, 홍익여행사 아저씨말로는 8시반에 여행사 앞으로 오면
롬프라야 사람이 마중을 올것이라고 했다.
남은 시간은 두시간반정도...
태국에 무사히 도착했다는걸 메일로 알리기 위해 PC방을 갔다~
(의외로 군데군데 PC방이 많았다.)
안부메일을 전하고 PC방에서 나오니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시간은 8시... 롬프라야에서 데리러 오기로 한 시간은 8시 30분...
다시 PC방으로 들어가기 싫어서 비가 옴에도 불구하고 여행사앞에서
기다려야겠다싶어서 갔더니 롬프라야 사람이 이미 와있었다.
(롬프라야라고 새긴 유니폼을 입고 있어서 쉽게 알아볼수 있었다)
"30분 일찍 오셨네요."라고 못하는 영어를 짜맞춰서 얘기했더니 아저씨가 잘못알아
듣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나의 영어 짜맞추기 실력에 문제가 있는 듯....-_-
우산 없이 비맞고 있으니 아저씨가 자기가 쓰고 있던 우산을 같이 쓰자는 것도 아니고
덥썩 주시는게 아닌가~ 고맙고 미안하기도 해서 같이 쓰자고 했지만(영어가 안돼서
바디랭귀지로 표현했다) 아저씨가 자꾸 손사래를 치며 우산 쓰기를 마다하셨다.
나혼자 우산을 쓰고 아저씨를 따라 롬프라야 사무실에 도착해보니 여행자수는 총 20명정도
동양인은 나랑 태국사람 3명밖에 없고, 대부분이 코큰 서양사람이었다.
따오엔 주로 서양사람이 즐겨 찾는다는말이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롬프라야사무실 구석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혼자라는 사실에 30분정도 기죽어 있다가
드디어 버스에 올랐다.
2층 버스인데 깨끗하고 1층엔 화장실도 있었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밤새 코따오로 향했다~
1 Comments
야쿤 2004.09.11 19:37  
  너무 기대됩니다~~^^
얼른 올려주세요~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