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여행기.루앙프라방 경찰서 간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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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여행기.루앙프라방 경찰서 간 사연

민선 2 1076
다음날 아침, 핸드폰을 잃어벼렸다고 하니깐 괜히 그 쪽으로 신경쓰이면서 우선 그 일부터 어떻게 해결하기로 했다. 경찰서를 찾아갈려고 게스트하우스를 나서는데 비가 주섬주섬 내린다. 우산도 없고 그냥 무작정 걸었다.

물어물어 결국 어떤 언니 오토바이 뒤에 얻어타고까지 찾아간 경찰서는 팬티 하나 달랑 입은 자다 일어난 경찰들이랑 어딜봐도 경찰서라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_- 그냥 창고에 의자가 몇 개 그리고 그물침대가 걸려 있는 곳이였다.

경찰서에 도착만하면 모든게 해결 될거라고 생각한 내가 오버였다.



“여기 경찰서 맞나요?”



내 첫마디다. 하품을 하면서 아저씨는 오늘은 일요일이라서 쉰단다.
헉쓰…-_-; 여기 경찰서는 일요일도 쉬는구나…;

그래도 사정을 얘기하며 확인서를 끊어달라고 했지만, 우리의 경찰 아저씨 영어를 전혀 못하신다. 한참을 설명하다 포기하고 내일 다시 오던지 정 안되면 태국서 확인증 끊기로 했다.

완전 망실이다.



오면서 자전거나 빌렸다. 하루 빌리는데 10,000낍이였는데 별다른 보증금 같은건 안 맡겨도 됐었고 여권번호와 이름만 적었다. 오늘 하루는 시내나 탐방해 봐야지~^-^


아침으로 길거리에서 파는 바게뜨 안에 햄이랑 야채랑 고추장 같은 빨간 소스가 들어있는 샌드위치를 먹었다.
라오스는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기에 바게뜨가 굉장히 보편적이고 많이들 먹는다.
아이스 커피도 한 잔 마시고, 메콩 강을 따라서 자전거를 타고 한바퀴 돌았다.
사원에도 두군데 들렸는데 들어가자마자 한 소년 스님이 마중을 나온다. 18살 스님 이름은 쏨싹이다.
2년 전에 고향을 떠나와서 루앙프라방에서 공부를 하고 있단다. 사원은 일종의 학교의 역할을 하는 듯했다. 일반 학교처럼 학생 스님들은 라오스 역사, 수학, 영어도 거기서 다 배운단다.
난 거기를 졸업하면 다 스님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가 부다.
졸업 후 계획은 아직 잘 모르겠단다.
절 안으로 들어가봤다. 큰 부처상이 놓여있고 귀퉁이에는 벌써 한 스님을 뱅 둘러싸고 farang들이 얘기를 하고 있다.이 곳 스님들은 farang들과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하는 거 같다. 물론 farang들도 스님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나저나 우리의 쏨싹 나에게 관심을 보낸다.
예쁘다고 말해주질 않나. 얘기하다가 덥다구 하니깐 선풍기도 틀어주고, 목말라하면 막 뛰어가서 물도 떠다 준다.
메일 주소까지 교환하고 그 날 오후에 예배 시간에 다시 찾아오기로 했지만 게으른 탓에 가진 않았다.
후에 한국에 돌아와서 얼마쯤 지나 쏨싹에게서 한국에 잘 도착했냐는 메일이 왔다. 가이드 북에 쏨싹의 주소가 적힌 종이를 넣어 놓고선 까마득히 잊고 있었었는데, 문득 메일을 받으니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물론 답장은 바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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쏨싹!


그렇게 사원을 들리고 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가려는데 민선길치 또 다시 길을 잃어 버렸다. 게스트하우스로 가는 길을 잃어버렸다. 우리 게스트하우스 이름도 까먹었다. 12시가 다 되어가서 햇빛은 점점 강해지는데 땀까지 흐르고 자전거를 타고 온 시내를 해맸다. 그런데 갑자기 내가 신은 신발…방콕에서 산 망할 몽키 쓰레빠의 한 쪽 끈이 쓱 빠지는 것이 아닌가.


왼쪽 신발이다.
어쩔 수 없이 대충 끼워 맞추고 다시 타는데 또 빠졌다.

다시 끼우면 또 빠지고..-_- 우여곡절 끝에 게스트 하우스를 찾아 씻고
휴식을 취하다 다시 나갔다. 별 생각 없이 그 쓰레빠를 또 신고 나온게
화근이였다. 자전거를 열심히 타는데 이젠 아주 두 쪽이 다 빠진다.

날은 덥고, 신발을 갈아 신을 생각으로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가려는데
또 길을 까먹었다. -_-이럴 줄 알고 요번엔 주인 아저씨한테 숙소 이름을 적은 종이를 얻었다~ 유훗!! 근데…그 종이를 잃어 버렸다. -_- 결국…또 헤맸다.


그 사이 나머지 한 쪽 신발 끈도 빠졌다.
이런 망할 불량품이 있나!!!! 완전 포기하고 짜증나서 신발을 벗어서 바구니에 쑤셔넣고 맨발로 탔다.
지나 가던 사람들은 맨발로 자전거 타니깐 계속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고, 난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헤매고 또 헤매고 골목 구석 구석을 다 다닌 끝에 간~~신히 도착할 수 있었다.
방으로 들어가 거울 앞에서 내 모습을 보니 꼴이 말이 아니다.
땡볕에 돌아다녀서 탈 때로 타고, 체육대회 때 하루 종일 피구해도 이것보단 덜 탔다.
세수 하고 감자 팩까지 발라 얼굴 진정시키고 다시는 얼굴 태우지 않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하며 썬크림과 팩트까지 왕창 바르고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그리고 기쁜 소식이 있다면 감자팩을 찾다가 핸드폰도 찾은것이다! 잃어 버린줄 알았는데 가방 안에 있었다. 역시 좀 더 잘 찾아보고 행동 하는 건데…어쨌든 핸드폰 찾아서 너무 기뻤다!!!



집에 전화도 한번하고. 그나저나 전화비가 너무 비쌌다.
1분에 1달러하는 인터넷카페서 전화를 하는데 계속 안되서 결국 1분에 2달러하는 곳을 찾아갔다. 1분만 하고 끊는 다는 것이 나도 모르는새 3분이나 통화를 한 것이다. 이틀치 방값과 맞먹는 6달러를 고스라니내고 괴로웠지만, 오랜만에 집에 전화를 하니 좋기도 했다.

저녁은 루앙프라방 베이커리서 수박쥬스와 참치 샌드위치를 먹었다. 스프도 시켰는데 정말 정말 많아서 남길 정도였다. 누군가 추천해줘서 갔었는데 가격은 비쌌다. 그리고 주인 언니는 약간 무표정이다. 그것만 빼면 음식은 맛있었던 것 같다.


일기를 쓰며 앉아있는데 한국 분 2명을 우연히 만났다.
진경언니와 분당에서 오신 중학교 선생님! 팍뱅에서 보트타고 오시면서 만나서 오늘 도착하셨단다.
그날 저녁 그리고 그다음날 저녁도, 함께 만나서 얘기를 하곤 했었는데 참 좋았었다.
우리 선생님이 팩 소주까지 싸오신 덕택에 루앙프라방서 참이슬까지 마셨다. 진경언니는 내가 학교 때문에 6일날 돌아간다니깐 아예 보충수업 재끼고 같이 파타야가서 놀잔다.
근사한 방도 벌써 잡아놨다구. 엄청 끌렸다. 다음날 같이 있었던 부산 언니와 함께 메일 주소를 모두들 교환 했었는데 잘 보관했다고 생각했었지만 한국에와서 찾아보니 연락처를 적어둔 종이를 잃어버렸다.



“혹시라도 태사랑에 들려 이 여행기를 읽게 된다면 메일주소 꼭 남겨주세요…!!”
2 Comments
민선님 안녕 2004.09.09 04:30  
  문득 들어온 태사랑에 귀하의 여행기를 처음 읽게 되었네요. 솔직히 라오스 정보를 찾으러 들어왔는데 정보는 없네요 ^^

근데 여행기 읽다보니 왕년에 소설가 였던분 같어요
글쓰는 스타일이요

글고 혹시 태국에서 라오스가서 관광하는 좀 더 자세한 자료는 어디가서 봐야하나요. 아니면 민선님에게 말씀드려야 하나요?

라오스 여행기 세편읽고 저도 자러갑니다.
안녕
민선 2004.09.09 19:56  
  정보라..저도 그다지 정보라 할껀 없구 가이드 북만 대충읽고 현지에서 물어보면서 다녔습니다. 그리 정보부족으로 고생은 안 한거 같네요. 아님 제가 운이 좋았던건가요. 그래두 부족하나마 제가 도와드릴 수 있다면 많이 도와드리고 싶네요. 앞으로 쓰는 여행기에서는 나름대로 정보를 최대한 많이 담아보도록 ^-^; 노력해보겠습니다!!
<a href=mailto:neo8034@hotmail.com>neo8034@hotmail.c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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