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여행기. 루앙프라방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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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여행기. 루앙프라방 도착

민선 0 786
기차 역에서 내리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역 앞에는 국경으로 가는 뚝뚝들이 줄줄이 서 있어 손님을 잡는다. 이리저리 둘러보니 저기 어수룩하게 생긴 남자애가 국경으로 가는지 뚝뚝을 둘러보고 있어서 다가갔다.




민 : 너 혹시 국경가니?


어리버리 : 응, 너도?


민 : 어, 뚝뚝 같이타까?^ㅠ^


어리버리 : 그래





뚝뚝이 40밧이였는데 둘이서 각 각 20밧씩 내기러 했다.
그 어리버리하게 생긴 남자애랑 같이 비자를 끊고 기다리다 네덜란드 여자 애 둘, 영국 남자 애 한 명을 만나 비엔티엔 까지 가는 미니 벤을 함께 타기러 했다. 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영국 남자애는 라오스를 몇 번 와 본 적이 있어 익숙한 듯했다. 비자를 끊고 가는 길에도 별별 항목을 다 갖다 붙여서 몇십밧은 더 냈을거다.



각 각 50밧씩내고 미니 벤 한 대를 빌렸다. 비엔티엔 시내 한 복판에서 우리는 내렸다. 인사를 하고 나는 비엔티엔에서 머물 마음이 없었기에 바로 터미널로 갔다.



12시 30분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일반 버스 티켓을 사고, 간식 거리를 사러 작은 상점에 들렸을 때 난 비로소 내가 라오스에 도착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싸바이디” 하고 인사하는 그들. “싸바이디” 나도 따라서 해본다.


싸바이디...


이리저리 상점을 구경했다.


여기 뿐만 아니라 라오스서 길을 걷다 보면 상점에 태국 샴푸선전 문구 같은 플랜카드가 걸려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그 정도로 태국 공산품이 많이 들어오는 듯 하다. 북부 쪽은 중국과도 국경이 맞닿아서 중국제품도 많이 들어오던데 여기 비엔티엔은 태국쪽이여서 그런지 태국물건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어쨌든 11시간동안 버스에서 있어야 하기 때문에 난 그 상점에서 물과 과자 빵등을 샀다. 그리고 차에 올랐탔다.


대우차다.


의자 커버에는 금강산 고속 관광이라는 글자가 선명히 새겨진, 분명 우리나라 중고차를 사온 듯 했다. 버스에는 에어컨 대신 선풍기가 여러 대 돌아간다. 차는 출발했다.



차를 타서 한시간 정도는 내 옆에 앉아있는 라오인에게 라오스 말을 배웠다. 대충 발음 하는 거랑 중요한 단어들. (예, 아니오, 화장실 같은) 그 라오인은 정말 열의를 가지고 나에게 라오스 말을 가르쳐 주었다.




3시간쯤 가니 방비엥에 도착했다. 창 밖으로 보이는 방비엥은 너무나도 예뻤다. 이래서 사람들이 방비엥에 많이 가는가부다. 아담한 산에 아기자기하게 모인 집들. 갑자기 내리고 싶다는 충동을 받았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였다. 방비엥을 지나니 산이 좀더 커지면서 큼직큼직한 산들이 나왔다. 루앙프라방까지 가는길은 산 모퉁이를 돌아서 가기 때문에 뱅글뱅글 도는 길의 연속이였다. 강원도 가는길과 거의 흡사했다. 가도가도 산이다. 어지럽기도 했지만 워낙 가는길 자체가 아름다워서 정말 즐겁게 갔다는 생각이든다.




루앙프라방가는길. 저녁을 먹기위해 버스는 잠시 깜씨 마을에 정차했다. 난 그다지 배가 고프지 않았기 때문에 망고만 하나 사 먹고 이 애들이랑 계속 놀았다.



애들이 사진찍는 거를 굉장히 좋아했다. 초록색 티입은 아이뒤로 보이는 여자애 얼굴. 나한테 나뭇잎으로 바람개비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어디서 왔어요 하는 질문에 "까올리~" 라고 하니깐 막 웃으면서 좋아한다. 술래잡기하고 노는 모습은 우리네 아이들과 다른점이 거의 없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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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쯤이 되서야 루앙프라방에 도착했다. 우리 차에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신다는 분이 타고 계셨는데, 자기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라며 제안한다.



시간도 늦었고 몸도 피곤해서 숙소 찾는다고 돌아다니기도 귀찮은 참이였다. 가격을 물어보니 3달러란다. 그 정도면 평균 수준인거 같고 시내에서도 걸어서 5분이라는 아저씨 말도 있고 괜찮다 싶었다.





같은 버스에 탄 독일인 둘과 숙소 아저씨와 함께 뚝뚝을 타고 게스트하우스까지 갔다. 방도 넓고 무지무지 큰 2인용 더블침대에 창문도 크게 있고, 화장실 안에 있고, 핫샤워가능. 테이블과 의자도 있다. 제일 마음에 드는 거는 큰 모기장이 침대 위에 커트처럼 쳐져 있어서 모기로부터 안전하다는거다. 목조건물에 거의 시골 별장 수준이다.




무지무지 맘에 든다! 머물기로 하고 짐을 풀고 정리를 하는데 뭐가 빠진 것 같다. 핸드폰! 로밍은 받지않았지만 계산기겸, 알람시계 등으로 유용할꺼 같아 들고 온 핸드폰.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어디다 둔건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아저씨한테 말하고 오토바이를 얻어타 터미널까지 갔다. 우리가 타고 온 버스를 찾아, 산산히 뒤졌지만 찾을 수 가 없었다. 결국 포기하고 버스 아저씨한테 비엔티엔으로 돌아가거든 거기 터미널에서 핸드폰 찾으면 연락해 달라고 숙소 이름을 적어주었다.





숙소로 돌아와서 씻고 안정을 취했다. 장시간 기차와 버스여행으로 지쳤으므로 침대에 누워서 편안히 마음을 가다듬었다.



생각해 보면, 비록 핸드폰은 못찾았지만 열심히 도와준 게스트하우스 주인아저씨와 자기 일처럼 걱정하는 버스 아저씨들. 참 고맙다는 생각이들었다.


그리고 한가지, 내가 잊고 있었던게 있다. 여행자 보험. 계약서를 찾아서 읽어보니 분실한 물건도 경찰서에서 확인서 등만 떼어오면 보상받을 수 있다는거다. 내일 아침에 경찰서 가서 확인서만 떼면 되는거다. 운도 좋지~


또 나는 이 크고 넓고 푹신한 침대에 이렇게 혼자 편안히 누워있다. 밖에 별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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