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무식 여행기 4편 - 국제 미아 될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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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무식 여행기 4편 - 국제 미아 될뻔하다~

두근두근 6 1167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아침 7시에 눈이 떠졌다~
오늘은 방콕으로 돌아가는 날이라 오전을 알차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에
얼른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오션뷰방갈로 방에는 경고문(?)이 적혀있다~
1. 퇴실은 오전 11시까지 할것
2. 퇴실이 한시간씩 늦어질때마다 100밧씩 지불할것
3. 퇴실이 오후 2시일 경우 그날 숙박비를 모두 지불해야함.
등등


춤폰으로 떠나는 배가 오후 3시라, 11시에 숙소를 나서면 마땅히 있을곳이 없었다.
방안에 적힌 경고문(?)이 혹시나 늦게 숙소를 떠나는 사람들을 향한 경고문 정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인 아저씨한테 사정을 얘기하고, 오후 2시는 무리더라도 1시쯤 떠나도
되겠냐구 부탁이라도 해볼 요량으로 카운터로 갔더니 점원 아가씨만 있었다.
아가씨를 붙들고, 방콕행 배시간을 말해주며 오후 1시까지만 있어도 되겠냐구 물었더니
조금 망설이는 듯하더니 OK 사인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도 가볍게 비키니 입고, 그 위에 샤롱하나 달랑걸치고 문제의 지갑이 든
가방을 가지고 또 짠솜으로 나섰다.


짠솜으로 가기전 다이브포인트에 들려 수경만 빌렸다.
오리발이랑 구명조끼까지 합쳐 또 200밧을 지불할려니 오전만 스노클링을 하는데
쓸데없는 돈 낭비인것 같아서였다~
금액이 얼만줄 아는가?
50밧이었다~
이틀전 바가지를 쓴게 확실해졌다~
더불어 이틀전에 오늘 공짜로 빌려줄수 있냐는 내 영어가 안먹힌게 확실했다...ㅠ.ㅠ


수경 하나만 달랑 들고 짠솜으로 향하는데...
또 길을 잊어버렸다~
한참을 가다가... 낯선 길이 나오는 것이다~
헤매고 헤매서 간신히 해변가에 도착하니 9시였다~
숙소에서 나온게 8시인데 1시간을 헤맨것이었다~
(오션뷰방갈로에서 짠솜까지의 시간은 빠른걸음으로 대략 30~40분 사이이다.)


해변가에 도착하니 공사하는 아저씨들뿐 아무도 없었다~
그늘쪽에 자리를 잡고, 얼렁 바다속으로 뛰어들었다~
이틀동안 지갑에 대한 애착을 조금씩 버렸더니 오늘은 바닷속에 들어가있어도
조금은 마음이 가벼웠다~
(그렇다고 지갑에 대한 애착을 완전히 버린건 아니다~ 앞전에 2~3분 수영하고
가방을 노려보던 것에서 지금은 10분 수영하고 가방을 노려보는 것으로 바뀐것뿐이다.
아마 따오에 며칠 더 있었다면 도 닦은 도사가 되어 한국으로 돌아왔을지도 모른다 )
아침 바다속은 오후에 보던 바다랑 조금 틀린것 같았다.
물도 더 맑은것 같고, 사람이 없으니 고기떼도 더 많은것 같았다.
스노클링 하고, 가져간 책을 보다가 다시 스노클링하다가....
따오에 있었던 지난 이틀보다 더 평온하고, 좋았다~


11시반쯤 아쉬운 발걸음을 떼가며 짠솜을 떠났다.
씻고, 가방을 챙겨서 숙소를 나서니 정확히 1시 10분이었다~
카운터에서 점원 아가씨에게 체크아웃을 할거라고 얘기하니...
이 아가씨 왈 "지금이 1시 10분이니 당신은 2시간 하고도 10분을 더 숙소에 머물렀으니
시간당 100밧씩 계산해서 200밧을 더 지불하세요"라고 하는것이다~
황당했다~
아침에 내가 말했을때 돈을 더 지불해야 된다고 말했다면 모를까,
그때는 아무말 없이 알겠다고 해놓고는 지금에 와서 돈을 더 달라니...
참을수가 없었다~
흥분해서 점원앞에서 다다다~ 퍼부었다~(아마 지금까지 한 영어중 오늘의
영어가 젤 나았을것이다. 내 영어실력에 나도 놀랐다~  -o-)
점원은 내가 의외로 흥분해서 조목조목 따지니 놀랬는지 "그럼 보증금으로 받아놓은 100밧으로
해결을 하면 어떨까요? "라는 제안을 하는것이었다~
100밧도 아까웠지만, 더 따질려니 영어도 딸리구 내가 오래 지체한 책임도 있으니
그 선에서 마무리 짓자 싶어서 알겠다며 뒤돌아섰다~


배도 고프고, 배시간까지 2시간이 남아서 식당에서 개겨야겠다 싶어서 양식당에 들어갔다.
해물볶음밥을 주문하고 가만히 있으니 주인아저씨가 안가고 계속 쳐다보는거였다~
'모야?'라는 눈빛으로 주인아저씨를 째려보니 아저씨가 음료수도 시키란다~
(이거 강매아냐?)
싫다며 볶음밥만 달랬더니 아저씨가 이젠 날 째려보며 주방으로 갔다~
순간 쫄아서 혹시 여긴 밥 시키면 음료수도 같이 시켜야 되는건가 싶어서 헬로태국을 펴서
양식당에 관한 글을 읽었지만, 밥값이랑 음료수 가격만 나와있지 그런 얘긴 없었다.
(혼자 돌아다니다 보니 많이 소심해졌나부다~ 이런거까지 일일히 책을 보고 확인하다니...)
해물볶음밥은 맛있었지만, 이거 하나 먹으며 식당에서 오래 개기기는 힘들었다~
게다가 난 밥 먹는 속도가 빨라, 20분을 넘기기 힘들었다~


양식당을 나와 시간이 좀 많이 남았지만 롬프라야 선착장에서 그냥 배나 기다려야겠다
싶어서 그쪽으로 향했다~
지나가는 똥개랑 외국인 구경하며 1시간반을 개겨서 3시에 배에 올랐다~
근데 배에 올라 등받이에 등을 기대는순간 등이 따끔거렸다~
'어제 맛사지 아줌마가 넘 세게 주물러주셔서 그런가? ' 라고 생각하며 아픔을 참았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얼마 안기다리고 바로 버스에 올라 방콕으로 출발했다~
버스안에선 등도 계속 따끔거렸고, 더불어 콧물까지 줄줄 나왔다~
(아무래도 오늘 아침에 수영할때 아침이라 바닷물이 차가웠는데 그때 감기에 걸렸나부다.)


휴계소에서 저녁먹으라고 한번 쉬었지만, 대충 과자로 때우고 버스에 올라 잠을 청했다.
10시쯤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어서 잠을 깼다.
따오로 가는 버스안엔 화장실이 있었는데, 방콕으로 가는 버스는 좀더 허접하기도하고
화장실도 없었다.
그리고 이 버스는 무늬만 이층버스지, 앉을수 있는 곳은 이층밖에 없었다. 1층은 아예 없다.
게다가 승객들을 위해서 뒷문이 있는것도 아니고, 운전석이나 조수석쪽 문밖에 없었다.


화장실을 너무 가고 싶은 마음에 몸을 배배 꼬꼬 있는데, 10시반쯤 버스가 휴계소에 대는 것이었다~
그러나 내리는 사람은 몇명 없었다. 게다가 내리는 사람들 모두 짐을 가지고 내렸다~
나는 생리현상이 너무 급해 거긴엔 별루 신경두 안쓰고, 그 사람들틈에 끼어 버스에서 내릴려는
순간 운전기사 아저씨가 다른 사람은 별말 없이 모두 보내줬으면서 나는 확 째려보면서
못내리게 문을 막는것이었다~
그러며 " 너 어디가?"라고 묻는거였다~
나는 조그만 목소리로 "화장실요~"라고 말했더니, 아저씨가 큰 소리로 뒤를 가리키며
"화장실은 저 끝에 있잖아~"라구 하는것이다.
아저씨 손끝을 따라 뒤를 쳐다봤더니 화장실보단 아저씨 큰 목소리에 잠이 깨어 다들 날
쳐다보는 사람들밖에 내눈에 안들어왔다~
'우씨 쪽팔리게~ 큰소리로 외칠건 뭐람~' 이라고 투덜거리며 나는 뒤돌아서서 버스뒤쪽
화장실이 아니라 내자리로 돌아와 얌전히 찌그러졌다~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화장실 가긴 넘 쪽팔렸다~ 난 아줌마가 아니라 부끄럼(?) 많은
아가씨란 말이다~)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아저씨는 버스를 바로 출발시켰다~
난 '이게 웬일인겨? 버스가 왜 출발하지?' 싶어서 바깥을 쳐다봤더니 밖은 휴계소가 아니라
어떤 길거리였다.
이 버스는 방콕직항이 아니라 방콕 가는 중간중간 다른 도시에도 들리는 버스였던것이다~
'헉~ 화장실 가려다 엉뚱한 도시에 내려 국제미아될뻔했잖아~'
놀란 가슴을 쓰다듬으며 난 사람들이 다시 잠들기를 기다렸다 화장실에 다녀왔다~


카오산에 도착한 시각은 12시반이었다~
어디서 묵을까 고민하던 나는 이왕이면 한국인 숙소에 묵어보자 싶어서 정글뉴스로 향했다~
정글위치를 알고 있냐고?
당근 모른다~
그냥 지도하나 달랑 피고 찾아가는거다~
(아마 이날 내눈에 뭐가 쒸였나부다~ 카오산의 그 많은 숙소를 뒤로하고 카오산에서 한참을
걸어가야 하는 정글을 낮도 아닌 한밤중에 찾아간다고 난리를 쳤으니....)
난 새벽 2시쯤에야 정글을 찾았다~
(난 이날 정글 찾는다고 방콕 주택가를 얼마나 수색하고 다녔는지 모른다.
어둡고, 불꺼지고, 지나가는 사람도 없는 주택가를 그렇게 헤매고 다녔다니....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온걸 감사히 여긴다~)
그러나 정글문은 닫혀있었고, 2층 손님방 한곳에만 불이 켜져 있었다~
헉~ 내가 이곳을 어떻게 찾았는데....
그래도 문은 두드려서 방이 있냐고는 물어봐야겠다 싶은데.... 참 아이러니하게
들리겠지만, 정글뉴스는 찾았는데 정문은 찾지못했다~
정글은 건물하나에 방이 다 들어가 있는것이 아니라 건물이 몇개로 나뉘어있다.
내가 찾은건 정문이 있는 건물이 아니라 숙소건물이었다.


정문은 못찾았고, 이 늦은 밤중에 카오산으로 돌아가려니 무섭고...
30분가량을 우왕좌왕하다가 불켜진 2층 손님방을 쳐다보았다~
도란도란 사람들끼리 얘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국말인지... 아닌지 귀기울여 들어보기 시작했다~
중간에 어떤 여자애가 웃으며..."오빠...."라는 소리를 포착했다~
2층방 밑에 가서 조그맣게 "저기여~"라고 불렀다~
아무도 못들었는지 잠잠~했다~
조금 더 큰소리로 "저기여~"라고 다시 불렀다~
그제야 2층에서 "어? 무슨 소리 못들었어?"라는 반응이 왔다~
좀더 더 큰소리로 " 저기여~ 이층에 계신분여~"라고 불렀다~
그제야 남자한명이 베란다로 나와 날 쳐다보더니 "예약하신 분이죠? 잠시만 기다리세요~"
라는 것이다~
'엥? 나 예약 안했는데... 이거 혹시 방 없는거 아냐?' 라는 불안한 마음을 감추고
그 남자를 기다렸는데...


그 남자 다가와서 "예약하신분 맞죠?"라고 다시 묻는것이다.
맞다고 대답하고 싶은 마음이 무럭무럭 치솟았지만, 아직 양심은 살아있어서
고개를 살레살레 흔들었다~
"어~ 아니예요? 방 없는데.."
난 애절한 눈빛으로 그 남자를 쳐다보며 말했다 "여기 간신히 찾아왔어요. 이 깊은밤에 저 갈곳도
없어요~"
남자는 난처한 눈빛으로 "어쩌지? 그럼 제방에서 주무실래요? 전 거실에서 잘테니...."
.
.
.
라고 했다면 이 글은 여행일기가 아니라........... 연애소설이 됐을것이다~
(앗~ 돌 날라온다~ 죄송... 갑자기 쓰다보니 왠지 연애물 분위기가 나길래 장난 함
쳐봤음다...-_-;)


그 남자 왈 "정글 바로 옆에도 숙소하나 있는데, 거기 한번 가보실래요?" 라는 것이다.
'이 오밤중에 나보구 어딜가란거야? 밤이라 그런지 미인계(?)가 잘 안통하는군' 이라구
투덜거리며 나는 그 남자를 따라 나섰다~


한 골목 더가니 그제야 정글 정문이 있었다. 그리고 옆에 블루게스트하우스라는
곳이 있었다.
초인종을 눌러 자는 주인장 아저씨를 깨워 그 남자가 방 있냐구 물어본 후에 날 보고
들어가라는거였다~
착한 남자였다~(이 친절한 총각(?)에게 박수를~)


블루는...
게스트하우스는 이런곳인가? 라고 생각할만큼 좁아터진 곳이었다.
욕실은 공동욕실이었고, 복도는 좁았고, 방안은.... 말할수없이 좁았다.
1평도 안되보이는 방안에 조그만 싱글침대 하나, 손바닥만한 받침대 하나가 다였다.
방안에 들어서는 순간 숨이 턱~하고 막히는것 같았다.
'몇시간만 참으면 아침이야~'라구 나를 세뇌시키며 욕실에서 샤워를 하는데....
내등이 따끔거리는 정체를 발견했다~
오전에 스노클링 할때, 잠깐 하고 갈거라는 생각에 손이 잘 안닿는 등판은 썬크림으로
덧칠을 안했는데, 그게 벌겋게 화상을 입은거였다~
(등 아픈걸 애꿋은 맛사지아줌마탓만 했으니... 아줌마 죄송해요~)


그날 밤은 따끔거리는 등판과 숨이 턱턱 막히는 좁아터진 방 때문에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6 Comments
요술왕자 2004.09.15 16:11  
  [[으힛]]
겨울남 2004.09.15 16:30  
  넘 재미나네요..........
담편도 계속 기대할게요............
태국갈아이 2004.09.15 16:31  
  잼나게 읽구 있슴당~~^&^
몬테크리스토 2004.09.15 18:03  
  그래도 버스기사님이 막아주셨잖아요...
전 돌아올때 비행기를 잃어버릴뻔했어요....^^a
봄길 2004.09.15 22:00  
  내가 주책인지...읽을 때마다 두근두근하네요. 넘 재미있어요. 또 부탁합니다.
IAN 2004.09.16 00:56  
  정만 글 잼나게 쓰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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