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무식 여행기 2편 - 제발 사람 좀 믿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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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무식 여행기 2편 - 제발 사람 좀 믿자~

두근두근 8 1639
버스안에서 열씸히 자다가 내리라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니 새벽 6시였다.
춤폰에 있는 롬프라야 선착장인 모양이었다.
배는 대기하고 있었지만, 7시쯤에야 코따오로 배가 떠날거라고 했다.
롬프라야측에선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서 비디오를 틀어주었지만,
미국영화에 자막은 태국어라 금세 비디오에 흥미를 잃은 나는 선착장근처를
서성거리며 밝아오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태양이 바다에서 떠올랐다면 장관이었겠지만, 섬뒤로 떠오르는 바람에
별루 아름답지 못했다.
지루하게 기다리기를 1시간 드디어 배를 타고 드디어 코따오로 향했다.

아침 9시가 조금 안된시각 코따오에 도착해보니....
마치 시장바닥 같았다....-_-;
보트 탈거냐고 소리치며 묻는 아저씨들, 택시 타라고 붙잡는 아저씨들...
정신이 없었다.
모든 아저씨들을 물리치고 싸이리에 있다는 오션뷰방갈로로 향했다.
(헬로태국에 별표까지 쳐 있고, 주인아저씨가 친절하다는 말에 그곳으로
정했다)
그런데.... 그곳으로 가는길을 몰랐다.
처음엔 해변가를 쭉따라 걷다보면 싸이리가 나오고 오션뷰방갈로가 나오는줄
알았다.
그러나 한참을 걸어도 이곳이 싸이리인지 아닌지도 긴가민가하고 오션뷰방갈로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와 어떻게 가야할지 몰라 서성거리고 있으니
왠 할아버지 한분이 다가와 왜 그러냐고 물어보시길래, 처음엔 보트 타라고 꼬시는
분인가 싶어 경계어린 눈초리로 쳐다봤다.
그랬더니, 길을 가르쳐주겠다며 어디를 찾느냐고 물으시길래 헬로태국에 나와있는
지도를 보여드리며 이곳을 찾는다고 말씀드렸더니, 한참을 보시더니 자기를 따라오라며
앞장을 서셨다.
(여자혼자 여행이다보니 경계심이 너무 지나쳤나부다...ㅠ.ㅠ)
5분정도를 할아버지를 뒤를 쫄래쫄래 따라갔더니, 할아버지가 이제 이길로만 쭉가면
찾는곳이 나온다며 뒤돌아서셨다.
소리높여 할아버지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다시 오션뷰방갈로를 찾아나섰다.
(바보같이 가르쳐준 길도 제대로 못찾아 20여분가량을 또 헤맸다~)

한참을 헤맨 끝에 드디어 오션뷰방갈로에 도착!!!
찾고도 믿기지가 않아, 책자에 쓰여있는 스펠링 하나하나까지 맞춰보는
꼼꼼함(?)을 보였다.
방갈로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게다가 책자에 있는 가격보다 100밧이 더 비쌋다.
딸리는 영어로 350밧이 아니냐고 말하니, 아저씨가 숙박명세서를 보여주며
다른사람도 450밧씩 냈다는걸 손으로 지적하며 보여주셨다.
찍~ 하고 찌그러져서 450밧을 지불했다.
아가씨가 안내해주는 2층방으로 가니 옆방에 한국말을 쓰는 총각들이 보였다.
"재수~ 도움 구할 일이 있을 때 SOS를 외쳐야지~" 라구 생각했다.
(그러나 그 총각들 내가 온날 짐 싸들고 따오를 떠났다.)
짐 몇가지를 정리하고, 온몸에 선크림으로 도배를 한후 드디어 기대하던 스노클링을
하러 나섰다.
먼저 앙털뒤님이 추천해준 다이브포인트에서 내일의 보트트립도 예약을 하고,
장비도 빌렸지만, 오리발이랑 물안경 거기에 구명조끼까지 합쳐서
200밧을 지불하라는거였다.
(물론 다이브포인트 찾는것도 30분가량을 헤맸다. 그러나 그날 아침 여러곳을
헤맨 덕분에 가고자 했던 여러 식당위치는 다 꿰뚫었다)
엥? 각각 50밧씩 분명히 150밧이라고 들었는데....
설명하는 아가씨말로는 물안경이랑 오리발이 세트로 150밧이고
구명조끼는 50밧이라는 거였다.
그리고 한참을 영어로 떠들어댔다~
헉.... 태국아가씨가 떠들어대는 영어바다속에 흠뻑 취한 나는
200밧을 얼렁 지불하고는 짠쏨으로 향했다.

짠솜 찾는것도 쉽지가 않았지만... 물어 물어 산길을 헤맨 끝에 짠솜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게다가 비까지 부슬 부슬 내리다말다를 반복하던터라 조금은 추웠다.
"여기까지 와서 스노클링을 멈출순 없다~"를 외치며 바닷속으로
풍덩 빠져들려구했지만, 걸리는게 하나 있었다.
내 여권, 내 비행기표, 내 돈....
그렇다...
난 숙소의 방범상태를 믿지 못하고, 중요한건 다가지고 나온터였다.
아쿠아백이라도 있다면 거기에 담아 목에다 걸고 스노클링이라도
하겠건만...
(한국에선 몰랐지만, 아무래도 나 의심병환자인가보다...-_-+)
수중에 있는건 혹시나 하고 가지고 나온 비닐봉지 4~5장이었다.
비행기표는 가방에 그냥 넣어두고, 여권은 지갑안에 넣고
지갑을 비닐로 싸기 시작했다.
한번, 두 번, 세 번, 네 번... 나름대로 지갑에 물이 안들어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지갑을 싸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라. 해변 한 귀퉁이에서 동양인여자가 지갑을 비닐로 꽁꽁
싸매고 있는 모습을.... 그때는 오로지 지갑에만 신경을 쓰느라 주변을 살펴볼
생각을 못했는데, 혹시나 누군가 나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면 얼마나
엉뚱하고 바보같이 보였겠는지...)
완벽하게 둘러쌌다 싶은 나는 과감하게 옷을 벗어 비키니 차림이
된후(이날을 위해서 빨간색 비키니를 여행전날 샀다...*^_^*)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비닐을 둘러싼 지갑을 구명조끼안에
안빠져나가도록 쑤셔넣었다.
그리곤 물속으로 돌진~
그 맑은 물이란... 거기다 물고기는 얼마나 많은지...
처음하는 스노클링이었지만, 전혀 어렵지 않았다.
다만... 신경이 쓰이는건 구명조끼안의 지갑이었다.
혹시나 지갑안에 물이 들어가 여권이랑 돈이랑 다 못쓰게
되는건 아닌지 자꾸 불길한 생각이 들어 스노클링 시작한지
오분도 안돼 밖으로 나와 비닐을 풀어 지갑을 확인했다.
멀쩡했다~
"음... 내가 꽤 꼼꼼히 잘 쌌나보군..."
그리곤 다시 비닐을 두르고 스노클링.... 이번에 10분후에
다시 지갑확인... 다시 스노클링... 그리고 또 지갑확인...
스노클링보다 지갑에 온 신경을 집중하느라 정신력이 바닥나기 시작했다.
게다가 비가 내리다 말다를 반복하다보니 은근히 춥기 시작했다.
지갑 & 스노클링 VS 나의 사투는 2시간반만에 나의 완패로 끝나
짐을 챙겨 짠솜을 떠나야했다.

스노클링 장비를 다이브포인트에 갖다주며 내일오전까지 빌릴수 있는걸
3시간만 사용하고 갖다주는 거니 모레 다시 빌릴때는 공짜가 가능하냐고
물었다.
태국아가씨는 OK를 외치며 모레 빌리러와도 괜찮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내가 말하는 공짜로 빌려주냐는 뜻을 그 아가씨는
모레도 돈내고 장비를 빌리러 오겠다는 뜻으로 들은 것 같았다.
(이순간 "한국으로 돌아가면 영어공부를 욜씸히 하리라"라며
얼마나 다짐을 했는지 모른다 -_-^)
나는 내 영어실력을 한탄하며 뒤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방갈로에서 씻고 나와 이탈리아 식당인 파랑고로 향했다~
메뉴를 보니 어찌나 종류가 많은지....
한참을 둘러보던 나는 젤 만만하다 싶은 스파게티를 찍은 뒤 느긋하게 가계를
둘러보았다.
10분후 음식이 나왔다.
그러나 그건.... 스파게티가 아니라 파스타였다.
젠장~ 내가 메뉴판을 잘못 본 것이었다.
제대로 봤다면 파스타인지 알았을텐데, 난 당연히 스파게티인줄
알고 시킨 것이다.
영어로 말하는거야 안써본지 워낙 오래돼서 그렇다쳐도
읽는건 어느정도 되면서 그걸 제대로 안봐서 엉뚱한걸 시키다니...
나의 바보스러움을 탓하며 파스타를 한입 물었는데...
그게 꽤 맛이었다.
면이 스파게티에서 파스타로 바뀌었을뿐 맛이 꽤 좋았다.
(솔직히 소렌토보다 백배는 더 맛있었다)

파랑고에서 만족한 웃음을 뛰우며 부른배를 쓰다듬으며 나와서,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이 맛있다고 외쳐대는 더치밀요구르트를 한병 사갈까 싶어서였다.
그러나 더치밀밀크는 있어도 요구르트는 아무리 냉장고를 뒤져봐도
없었다.
분명히 밀크가 아니라 요구르트라구 했는데....
더치밀밀크 하나, 맥주 두캔, 과자하나, 물한병을 사서 방갈로에 들어가니
벌써 오후 5시였다.
싸롱도 하나 사러 돌아다니고 싶었지만, 넘 피곤해서 잠시만 눈을 붙이고
나가야겠다 싶어서 잠을 잤는데.... 눈뜨니 저녁 11시...
한것도 별루 없는데 잠자느라 흘러간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밖에 나가서 싸롱을 하나 사입어야겠다 싶어서
방밖을 나섰는데... 깜깜했다.
매핫쪽은 언덕길이고 가로등도 없어서 손전등 없이는 도저히 움직이지를
못했고, 그나마 싸이리 저쪽편으로 파티를 하는지 시끄러운 소리가 나고 불빛이 밝았다.
오션뷰방갈로의 위치는 싸이리입구라서 파티를 벌이는 곳으로 가려면
2~3분은 어두운 길가를 걸어야했다.
불빛쪽으로 가봤지만, 멀리서 보이던것에 비해 그다지 파티라는 느낌은 안들었다.
여러술집에서 새우랑 갖가지 해산물을 그릴에 구워서 팔고 있었으며,
외국인들은 지붕이랑 기둥만 있는 술집에서 시끄럽게 술 마시며 떠들어 대고
있었다.
그 틈바구니에서 싸롱파는 옷집 발견~
들어가서 흥정을 했지만, 140밧이하로는 절대 팔수 없다는거였다.
바가지라는 느낌에 그집을 나와서 다른집으로 향했지만, 늦은시간이라
옷가계들은 하나둘 문을 닫고 있었다.
끝내 싸롱을 사지 못하고, 다시 방갈로로 돌아왔다.
낮에 한참을 잔터라 눈이 말똥말똥...
맥주한캔을 손에 들고 과자를 안주삼아 책을 읽으니 그제야 잠이 솔솔.... 들었다.



- 이날의 경비 -
보트트립 예약    550밧
스노클링          200밧
방갈로값          450밧
방갈로보증금    100밧
파스타&콜라      230밧
과자외              144밧
바나나샌드위치    25밧
물                      10밧

총경비              1709밧

8 Comments
2004.09.13 12:54  
  재밌어요^^
IAN 2004.09.13 15:52  
  찾고도 믿기지가 않아, 책자에 쓰여있는 스펠링 하나하나까지 맞춰보는 꼼꼼함(?)을 보였다. "백미입니다~!!" ;) 재미있어요~~~~
몬테크리스토 2004.09.13 18:24  
  이 대단한 용기를 가진 여행자에게 박수를!!!!
대단하시네요.. 그리고 재미있네요...
다음은 어떤 내용이 올라오려는지...두근두근......^^
헉... 2004.09.13 20:34  
  저두 오븐스파게티인줄 알고 시켰다가 파스타였는적 있어요...일본 유후인에서 ㅋㅋㅋ
키씨 2004.09.13 21:33  
  비닐봉투에 넣은 여권이 젖었는지 확인하는 내용이 정말 압권임다 너무 웃어서 배꼽이 아프네요 정말 재미있어요 저의 옛날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듯 해서..^^계속 써주세요..
^^* 2004.09.13 23:53  
  스파게티는 파스타의 일종입니다. 길쭉한 국수모양의 스파게티는 파스타 중 가장 유명한 거죠. 그 외 만두 같은 것 꽈배기 같은 것 리본 같은 것 다양한 모양이 있죠.
아린 2004.09.21 18:12  
  진짜 웃겨요..저도 여권을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중인데..좋은 방법이네요...약간 불안은 하겠지만..ㅋㅋ
사냥꾼 2007.02.04 13:58  
  으잉? 스파게티도 파스타 아닌가요? 밀가루 빚어서 만든 면발류를 파스타라고 하는데... 당연히 스파게티도 파스타 요리에 들어가는데? 뭐 그 중에는 만두처럼 만드는 것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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