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el- 보름간의 여행기 1: 트레킹-다국적팀과의 극기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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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el- 보름간의 여행기 1: 트레킹-다국적팀과의 극기훈련?

Jin 2 896
시에 여행사에서 픽업을 왔다.. 요즘 치앙마이는 우기인지라 좀 걱정이 된다... 그 이상한 한국인 아저씨도 가지 않는게 낫지 않겟냐며 초를 친다.. 짜증..

집합장소에 가니 다른 사람들은 미리 와 있다.. 우리의 팀원들... 프랑스인 '마르코', 미국인인 '타드'와 '리사', 호주인 인 '알', 스페인 인 '데이빗'과 '코리나', 덴마크 여자 애들 3명, 일본인'신', 캐나다인, 그리고 우리들 하여 13명, 거기에 가이드인 '켄과 '보이'까지.. 정말 인터내셔널 하다..

첨엔 어색했지만 이야기를 나누니 '데이빗'과 '코리나'는 너무 좋은 사람들이다. 데이빗은 전자 제품 회사의 세일즈 매니저고 코리나는 의사다.. 데이빗은 아는 것도 많고 유머도 많으며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오픈마인드의 소유자로 여친인 코리나도 무쟈게 아껴 준다.. 부럽게 스리~~

그리고 일본인인 '신' 역시 다른 일본애들과는 달리 그다지 패셔너블 하진 않았지만 무지하게 착했다...덴마크 애들은 처음엔 약간 새침해보였지만 나를 향해 웃어주는 미소가 너무 이쁘다.. 리사와 캐나다 여자애, 프랑스인 마르코, 호주인 알은 너무나 유쾌한 사람들로 분위기를 뛰웠다.. 그리고 우리의 가이드인 켄~ 너무 귀여운 사람이다. 자기 여행사가 한국인들에게 유명하다며 동양인인 우리에게 친절하게 대해줬다.

치앙마이는 며칠째 비가 내리고 있어 길이 상당히 미끄럽다.. 호흡을 가다듬으며 한발씩 내닫지만 중간중간 여러번 미끌어질번했다. 점심을 먹은 후 본격적인 산행에 들어갔고 2시간쯤 지나서 갑자기 비가 한방울씩 떨어진다.. 아니나 다를까 '켄'이 비옷을 입으란다.. 비옷을 입고 나니 비가 후두둑 떨어진다.. 진정한 고생문이 열린 것이다.

등산을 좋아하지도 많이 해보지도.. 특히 비올 때 해본건 처음인 나로서는 너무나 힘든 여정이었다... 길은 더 미끄러워졌고 넘어질뻔한 고비를 넘기기도하고.. 또는 넘어지기도 했다... 빠른 물살이 흐르는 강위를 통나무 다리 위로 건너가는 곡예도 펼치기도했고 허벅지까지 물이 차오르는 흙탕물 속에 아슬아슬하게 나아가야 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맙게도 스페인인 '데이빗'과 일본인인 '신'은 항상 괜찮냐며 물어봐주고 배려해주었다.. 너무 고마웠다,.

얼마쯤 되었을까? 갑자기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여러 팀원들이 미끄러질뻔했고 특히 데이빗이 크게 미끄러질뻔했다.. 우린 숨이 턱까지 찼다.... 그러나.. 저기서 마을이 보였다... 오늘의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그 곳은 전통 부족 마을로 우린 큰 오두막에 모드 함께 짐을 풀었다.

제일 먼저 흙탕물 범벅이 된 나의 다리와 팔, 얼굴을 씼었는데.. 내가 씼는 와중.. 부실한 수도꼭지가 비틀어져 사방으로 물이 분수처럼 분사되었다... 사람들이 웃고 난리다... 가이드인 '보이'도 와서 막 놀린다.. 대충 씼고... 잠자리를 펴고 다시 밖으로 나와 오늘의 여정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근데 첫날이라 그런지 계속 하품이 나왔다.. 식탁에 모여앉아있는데.. 촛불이 자꾸만 울렁거리고... 난 배고픔에 힘이 없었다. .

저녁 식사전 부족 할머니가 지나가는 닭을 한마리 높이 드시더니 어딘가로 데려가신다... 모두들 경악한 표정반, 웃는 표정 반으로 쳐다봤고... 미국인인 '타드'에 의하면 할머니께서 그곳에서 닭의 목을 비트시고 털을 뽑으셨단다.. 그 닭은 우리의 저녁이 되었다.

치킨 그린 커리, 야채 볶음, 두부와 콩나물 볶음 등으로 밥을 먹었는데.. 정말 맛잇었다.. 사람들은 전부들 말없이 산속의 만찬을 즐겼고 힘든 산행후에 먹는 음식맛은 정말 꿀맛이다. 특히, 타이 음식은 나의 입맛에 너무 잘 맞는것 같다..

식사를 하고 나자 어느덧 주변은 칠흑같은 어둠이다. 벌레 소리가 고요히 마을을 울리고 있고 우리의 말소리만이 허공을 맴돌고 있다.

도란도란 얘기를 하고, 맥주를 마시기도하고.. 그렇게 날이 저물어가고 우린 첫날의 피곤함으로 일찍 들어가 자기로 한다.

촛불 때문인지 커다란 오두막이 아늑해 보인다... 추위에 대한 공포에 들고온 담요도 깔고 긴팔 옷도 껴입고.. 그렇게 조금 버둥거리는 상태로 누워본다...

좋다~ 
2 Comments
/승은/ 2004.09.24 16:16  
  저처럼 산 좋아하는 사람이 가면 좋을 듯^^ 재밌네요^^
Jin.. 2004.09.25 20:17  
  전 트레킹보다 식사가 넘 맛나서 좋았답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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