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4 - 빠이 산속에는 뜨거운 물이 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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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4 - 빠이 산속에는 뜨거운 물이 샘솟는다

치비 2 838
2004년 9월 26일 빠이 메기매운탕, 숲속온천, 마을구경

여행지 특히 자연이 있는 곳에서는 새벽에 눈을 뜨는 일이 중요하다. 새벽에는 떼묻지 않은 순수의 자연을 더 섬세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슬방울이 촉촉한 나뭇잎,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 앉은 마을의 아침, 동물의 울음소리와 하루를 시작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까지.

그.러.나 나에게 새벽에 일어난다는 일은 너무나 어려워잉. 오늘도 역시 안개낀 마을 정경은 온데간데없고 해가 쨍쨍하게 빛나기 시작한다. 야외 식탁에서 죽을 먹고 동네 구경을 나선다. 이른바 게스트 하우스 대탐험. 강가의 숙소들은 큰비로 다 문을 닫았다. 다리도 없어져 버렸다. 시내에 있는 숙소 중에서는 palm G.H가 젤 깨끗하고 잘 꾸며놓은 듯 하다(200밧 with bathroom). 독립방갈로의 형태는 아니고 강가에 있지도 않지만 깔끔함을 일순위로 하는 사람에겐 꽤 만족스런 집이다. 게다가 앞뒤 도로로 모두 이동이 가능하고 시장바로 앞에 있어 최고의 입지조건을 자랑한다(교과서 같은 표현으로^^).

이곳에서 한국인 프로그래머를 만났다. 한달가까이 이곳에 머물고 있다는..치열한 일상에서 위협을 느껴 모든것을 던지고 휴식을 하고 있다는. 건강한 신체가 없이는 치열한 일상도 삶의 비전도 다 의미없는 것이 되는 것을.. 그렇지만 이곳에서 더 큰 꿈을 안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 그런 분이었다.

게스트하우스 대탐험을 마치고 집으로 가서 점심을 준비한다. 마늘을 열심히 까고 있는데 미엔이 다가온다. 고양이. 으 무서워 고양이는 무조건 무섭고 싫었다. 그러나 단 한마리의 고양이가 고양이란 동물에 대한 느낌을 바꾸어 놓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단 한번의 경험으로 거부하던 세계에 마음을 여는 것이라고나 할까. 미엔(반남후의 고양이 이름)은 어떻게 하면 사랑을 받을까를 잘 알았다. 야옹야옹거리면서 다정하게. 미엔은 귀여웠다. 귀찮게 하면 앙탈을 부리기도 하지만 ^^*
세상은 배울 것으로 가득하다. 사랑받는 법을 잘 아는 작은 고양이에게서도 거부하고 싫어하던 그 어떤 것에서라도 내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다.

마늘을 쬐끔 까다 지쳐 쇼파에서 잠이 들어버렸다. 눈을 떠보니 ^^메기매운탕 완성~ ^^ 빠이에서의 몸보신~ 숙소식구들과 함께 냠냠~ 태국사람들 매운 거 디따로 잘먹는다. 파란하늘아래 초록세상 야외식탁에서 쩝쩝 매운탕을 먹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매운탕이란 것이 좀 우스꽝스럽지만 빠이에서 매운탕이라니 즐건일이다.

시내에 palm으로 이사를 했다. 자연속에 외떨어진 반남후도 좋지만 시내에서 너무 멀어 좀 불편하다. 팜에 가방을 풀고 숲속온천을 찾아 떠난다. 산속에서 뜨거운 물이 흐른다고라??  시원한 빠이의 하늘과 들을 달려 도착한 숲속에는 헉 정말로 뜨거운 물이 흐르고 있었다. hot spring.  꼭대기는 물이 끓고 있더라. 봉지 라면을 먹는 태국인들. 계란까지 삶아 먹은 하와-.-; 반신욕을 하고 있는 외국인.

워낙 물을 좋아하는데 산속의 천연온천이라! 정말 끝내준당~ 발만 담갔다가 풍덩 그냥 앉아 버렸다-.-;; 그리곤 누워버렸다. 으흐~~~~~~~~~~따땄하다.... 그리곤 잠수! 지나가는 사람이 물속에 들어가 버린 날 보고 죽었냐고 물어봤단다 -.-;; 으흐~~~~~~~~~ 난! 선녀다~~~~~~~~!! 잠수하는 선녀도 있냥?

뜨거운 물에서 나오니 힘이 쭉 빠진다. 저녁은 식당을 하나 빌려 신라면을 끓여먹고 집에서 파티를 했다. 스프링롤, 맛있는 바나나로띠! 새로운 사람들의 새로운 이야기. 장기여행자들의 생활과 생각들..
개별 언어종족의 만남? 같은 언어를 쓰지만 결국 자기만의 언어인것을. 우린 각각 서로 다른 별이다. 다른 별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별의 새로운 삶을 접한다는 것은 내 별을 풍요롭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밤이 깊어질수록 했던말 또하고 또하고 또하고를 반복하는 술취한 별들을 맨정신으로 봐야하는 괴로움은 있지만 ^^* 바나나 로띠가 있으니까 괜찮다.

2004/9/26

2 Comments
인도돼지 2005.03.16 14:02  
  재밌게 잘읽고있어요~ 위에것두 어여 읽어야지 ^^*
bandido 2011.02.22 03:43  
사진이 밝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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