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애비의 4인가족 자유여행기 - 3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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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애비의 4인가족 자유여행기 - 3일차

주니애비 1 1345
- 골프이야기는 태사랑과는 성격이 맞지 않으나 이야기의 연속성을 위하여
그냥 올리기로 합니다. 너무 뭐라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관심이 없으신 분들은 그냥 패스하셔도 됩니다. -

오늘은 방콕의 지인님을 만나 방콕cc 에서의 36홀 골프라운딩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오전 10시 티오프이기 때문에 아침시간에 약간의 여유를 가지고 움직일 수 있습니다.

여행 출발 전부터 골프장에로의 왕복과 파타야 일일투어 교통편이 상당히 염려되었으나 다행히 지인의 도움으로 도요다 12인승을 렌트하여 교통편 걱정은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차량렌트비 1,000밧 기사수고료(팁포함) 500밧 유류대 400밧 (일일 기준)
총 3일을 렌트하기로 하였습니다.

아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날입니다.
어른들 골프치면 아이들이 심심할 터인데 무엇을 기다리고 기다렸냐구요??
아이들이 전동카트를 하루종일 운전하는 것으로 약속하였기 때문에 툴툴거리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방콕cc를 따라오는 것입니다.

롯데월드나 에버랜드의 범퍼카 타는 것처럼 재미있는 모양입니다.
전동 골프카트가 일반 차량과는 달라 그리 위험하진 않지만 부모입장에서 걱정되나
아이들은 그저 기대감에 즐겁기만 합니다.

호텔에서 약 40분을 달려 방콕cc에 도착하여 옷을 갈아입고 접수데스크로 갑니다.
사실 골프장으로 오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캐디를 지정해야할 것인가 말 것인가???

올해 구정 연휴때 남자들 4명만으로 골프투어를 했었습니다.
하루에 36홀씩 3일내내 골프만 치다 돌아왔었는데 그 때 담당하던 캐디번호가 342번입니다.
우연히 제 골프빽에 방콕cc 골프채 꼬리표가 보관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었는데 거기에 담당 캐디번호가 적혀있었기 때문에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태국의 골프장 캐디들은 한국의 캐디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건 뭐 완전히 누가 손님이고 누가 캐디인지 모를 정도로 공을 치던 말던 뭉기적 뭉기적 걸어가며 느릿느릿 골프채를 쥐어주고 오비가 나도 먼산 쳐다보며 공 찾을 생각도 안하는 바람에 종종 성질 급한 한국의 골퍼들의 뚜껑을 열리게 만듭니다.

그러나 342번 캐디는 땀을 뻘뻘 흘리며 남들과는 다르게 열심히 일하던 캐디였기에 기억에 남는 캐디였습니다.
이쁘게 생긴 두 살짜리 아이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을 하던....
남편은 태국의 북동부 우본랏차타니에서 농사를 지으며 어머니를 모시고
아이와 같이 생활하고 있다하였습니다.

3일내내 72홀을 같이 라운딩을 하여 서로의 성향을 잘 알고 말이 통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좋으련만 지금 내 옆에는 마눌님이 버티고 계십니다.
그 캐디와는 라운딩이외에 아무런 사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정캐디를 쓴다면 필시 색안경을 끼고 한마디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수박밭에서 신발 끈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과감히 포기합니다.

데스크에서 그동안 열심히 공부한 태국어를 써 먹습니다.

데스크 : 사왓디 카~~
나 : 사와디 캅~

그리곤 예약 바우처를 내밉니다.

데스크 : 끼 티 카~ (몇명입니까?)
나 : 쌈 콘 캅~ (3명입니다)
데스크 : 떵 깐 캇 마이 카? (카트 쓰시겠습니까?)
나 : 캅~ 쌈 콘, 롯 캇 쌈 깐 캅 (예, 3명이 카트 3대 쓰겠습니다)

허허...대화가 잘 됩니다..
내가 생각해도 대견합니다.
그동안 공부 열심히 한 보람이 있습니다.

나 : 커 쿠폰 능판밧 너이 나캅~ (쿠폰 1,000밧 어치만 주세요)

그린피와 캐디피는 예약시 모두 지불하고 왔기에 그늘집 음료쿠폰만 삽니다.
(방콕cc는 원칙적으로 그늘집에서 돈으로 계산하지 못하고 쿠폰으로만 계산하도록 되어있습니다. 나중에 보니 돈도 받긴 받더만....)

골프이야기는 글 읽는 사람 입장에선 재미없기에 과감히 줄입니다.
역시 오전에 만난 캐디는 불량캐디이기에 오후 라운딩 때는 다른 캐디로 교체했습니다.

조금 낫더군요.
다른 캐디들로 교체했을 때 구정연휴때 동반자의 캐디였던 아줌씨가 다른 분의 캐디로 나오면서 저를 알아봅니다.
어어...하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갑게 웃으면서 다른 친구들은 오지 않았냐고 물어봅니다.
이번에 저 혼자 왔다했습니다.

울 마눌 그냥 지나가지 않고 이상한 눈초리로 날카롭게 묻습니다.
" 누구야?? 아는 캐디야?? "
저 최대한 공손히 대답합니다.
"응... 저번 구정에 왔을 때 다른 동반자의 캐디였어. 근데 희한하게 날 알아보네?"
그럼 그렇지... 제가 저번 캐디 지명했으면 분위기 싸~해질 뻔했습니다.

암튼 아이들만 신이 났습니다.
골프카트 운전이 얼마나 재미있겠습니까??
무슨 애버랜드나 잠실 롯데월드에서 놀이기구 타는 기분이 나는 모양입니다.
특히 막내넘 훈이가 제일 신이 났습니다.
이 넘은 집에서 하는 게임도 다른 게임은 쳐다보지도 않고 자동차 게임만 하는 넘입니다.
출시된 PC 자동차 게임은 줄줄 꿰고 있는 넘입니다.
제가 당나귀 열심히 타며 게임 파일 구해줘야 합니다.
음... 정품 게임 사서 써야하는데... 반성합니다.

아....덥긴 무지막지하게 덥습니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팔뚝도 마찬가지로 익어갑니다.
오랜만에 골프채를 잡아보는 마눌도 예전만은 못하지만 그럭저럭 경기를 운영해갑니다.
36홀을 마치니 대략 오후 6시쯤됩니다.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동반자가 추천하신 랏차다의 씨푸드 식당으로 향합니다.
랏차다 거리에는 처음으로 와 봅니다.
올 일이 없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올 수가 없었습니다.

네온사인과 업소를 알리는 간판 불이 화려합니다.
그 유명하다는 나타리, 엠마뉴엘, K2등을 쳐다보면서 중얼거립니다.
허..참... 그림의 떡이네 그려~~
마눌은 이 거리가 어떤 곳인지 모른 채 그냥 무관심하게 밖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려~~ 모르는 것이 약이여~~~
나도 알긴 알지만 한번도 안와봤다네....

씨푸드 식당인 KWANG 2 SEA FOOD에 도착하여 보니 사람들로 바글바글합니다.
남들이 하는 말로 어디에서 식사를 하면 좋을지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사람 바글바글한 식당에를 들어가면 절대 실패가 없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이것저것 시킵니다.
음식 사진이 붙어있는 메뉴책을 보면서 주문하니 고르기도 편해 보입니다.
동반자가 다 알아서 주문을 시켜주시니 세상 편합니다.
무엇을 먹을까 어떻게 말을 하여 주문을 시킬까하는 고민에 머리털 안 빠져도 되니 얼마나 편합니까??

정작 7~8가지 음식이 나왔지만 아이들 식욕이 영 아닙니다.
하루종일 골프장에서 내리쬐는 햇볕과 더위로 인해 물과 음료수를 엄청나게 먹어댔기 때문에 배에 물만 출렁거리니 식욕이 있을 리 없습니다.
훈이넘은 배가 아프기까지 하다 합니다.
그늘집에서 바나나잎에 싼 찹쌀밥과 치킨등 이것저것 꾸역꾸역 끊임없이 먹어대더니 배가 살살 아픈 모양입니다.

쾅2 식당 참으로 맛도 좋고 저렴하며 음식재료들도 싱싱합니다.
새우바베큐의 쫄깃쫄깃한 맛은 일품입니다.
추천할 만한 집입니다.
동반자가 계산하는 바람에 얼마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슬쩍 보니 5명이 배터지게 먹고 1,800밧 정도 나온 듯 싶습니다.

동반자는 택시로 귀가하시고 우린 봉고차로 호텔까지 옵니다.
짐을 보관한 후 마사지를 받기 위해 택시로 쓰쿰빗 쏘이 8 Foot Joy로 이동합니다.
방콕 여행시마다 마사지를 받기 위해 들리는 집입니다.

작년 가을 막내 훈이넘과 단둘이 여행왔을 때 훈이가 재롱을 떨며 인기를 얻었기에 다들 알아봅니다.
더구나 그 때 찍었던 사진을 인화하여 가지고 와서 이번에 나누어주니 인기 만점입니다.
우리 부부는 타이마사지 2시간 300밧
아이들은 발마사지 1시간 250밧 으로 합니다.
팁은 1인당 50밧씩 주었습니다.

옆에서 울 마눌은 으흐흥~ 으흐흥~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면서 마사지를 받습니다.
아주 아주 시원한 모양입니다.
매일 매일 마사지만 받았으면 좋겠답니다.
아이들은 차이나는 1시간동안 1층에서 마사지 아줌마들하고 같이 사진 찍고 놀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이번에 찍은 사진도 다음 번 방문할 때 인화하여 갖다주면 좋아하겠지요??

참으로 이상한 일입니다...
태국에서는 식사를 하고 돌아서면 얼마 지나지 않아 배가 고파지는 것은 어쩐 일일까요?
여행시에는 식욕이 왕성해져서 그런건지 태국의 쌀밥에 찰기가 없어서 그러는건지...

암튼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이스틴 호텔 앞 노점국수집에서
4명 모두 꿰이띠오남 한그릇씩 뚝딱 비우고 올라가 잠자리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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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봄길 2004.10.09 17:12  
  주니애비님, 참 좋으시네요. 막강한 마눌님 품에서 건강하게 사시는 비결이 골프장에서 엿보이네요.
이 남자가 사는 법-저 최대한 공손히 대답합니다- 아, 이게 저는 잘 안됩니다.
근데 주니애비님은 온갖 것 다하시는 것같은데 왜 나는 돈은 돈대로 쓰고 건진게 없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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