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아리잠의 방콕꼬따오 - 셋째날.나만의 아침. 나만의 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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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아리잠의 방콕꼬따오 - 셋째날.나만의 아침. 나만의 고요.

아리잠 0 861





눈을 떴다. 직감적으로 이른시간임을 알수 있었다.

어제밤에 못먹고 잔 죽때문일까.
아뭏튼 피곤하고 졸렸지만 허기에 지쳐 눈을 떴다.
(그러케 줏어먹고 허기에 지쳐서 눈을떠? ㅡ.ㅡ;;;;; 참 말된다...)

당분간 아무도 일어날꺼 같지 않쿤...

멍하니 있던 아리잠은 잠시 아침마실을 나가기로 결정하고
돈 몇푼만 챙겨서 주섬주섬 가벼운 손으로 나섰다.

아직 9시도 안되었구나...나서니 그닥 덥지는 않타...

라차따주변의 부지런한 노점상은 개점 준비를 하고 있었고,
동네는 사뭇 조용했다. 참, 어제도 오전엔 조용했더랬지...

이제보니 라차따 문앞길에 꼬치구이 집이 있네...*.*

걸어가는건지 서있는건지 분명치 않은 덜깬 발걸음으로
주변의 민가와 길을 구경하며 내려왔다...

조용하고 아름답구나...나만의 여유...이순간이 달콤하다...

셧터문을 올려놓은채로 가게겸 집안에서 잠든 어린아이와
그 옆 발치에 널부러져 자고 있는 개...

이제 막 노점을 펼치고 국수삶을 재료들을 이것저걸 챙기는 아저씨...




따논쌈쎈쪽으로 나와 다리로 내려갔다. 다리변의 가게들도
셧터가 굳게 내려져 있고, 엊저녁에 보았던 군복입은 노숙자 할아버지만이
모퉁이에 쭈그려 자고있다.

뭘좀 사다줘야지 하곤 돌아오는 길이 달라 이내 잊어버렸다.

작은 다리를 건너니 적막하기 그지없다. 목이 말랐다.
난 내몸이 원하는걸 느꼈다. 땡.모.셰.이.크가 필요해. -_-;;;;;;;;;;;;

짜끄라퐁 거리로 들어선 나는 땡모 또는 땡모셰이크를 먹기위해
레이더를 세우고 지그재그로 모든 거리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한번 생각하니 더 먹고싶다. 참을수가 없구나...ㅡㅡ;;;; 침 질질~

300원에서 600원이면 99.9프로 생과일쥬스를 먹을수 있는곳에서
청량음료나 캔음료수를 마시는 아까운짓을 하고싶지는 않았다.
편의점을 닭소보듯이 하고 땡모를 찾아 헤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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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한 기억을 더듬어 보면,
소시적(6살때)엔 수박 반통을 혼자서 먹어치워
식구들이 수박하면 나를 떠올리던 적이 있었더랬다.

물론 지금은 노점상에서 파는 한조각도 많아서 나누어 먹지만,
(만타니깐! 만타구!!!!! ㅡㅡ)
이 땡모를 찾아헤매는 나는 그시절로 퇴행한 것만 같다.

쌈쎈으로 내려온 나는, 뉴월드백화점 사거리에서 좌회전,
하찌방라면집을 끼고돌아 다시 우회전,
아침시장골목으로 우회전,
땅화생 백화점을 지나 또다시 좌회전 하는식으로
근처를 죄다 이잡듯이 훑었다. (전문용어로 컴플리트서치 -_-;;;;)

오로지 땡모셰이크를 찾아서 ㅡㅡ;;;;;

(아리잠의 방콕쪽 여행기를 잘읽으려면,
태사랑의 방람푸카오산 지도를 펴놓고 보시라.
아주 생생하게 다가올것이다.)

람부뜨리 거리까지 다 돌은 나는 마침내 포기하고
우선 허기를 달랠심정으로 이번엔 아침밥먹을곳을 찾았다.
10시쯤...그때쯤 문을연곳도 별로 없다...
짜끄라퐁의 국수집은 어젠 일찍 열더니
오늘은 아직 안열었다.

국수집에서 야간죽집사이의 길을 배회하니
다른곳은 대부분 문을 닫았지만 이곳은 문을 연곳이 많았다. 식당은 아니지만.

잠시 허기를 잊고 구경했다.
꽃송이를 꿰어 사원에 바칠 꽃다발을 만들고 있었다.
그 길목으로 주욱 각종 과자같이 생긴 먹거리와,
(이것도 아마 사원에 가져가는 것이지 싶다.)
우리나라에서도 절에가면 볼수있는 향들, 향초들,
꽃다발이나 연꽃봉오리를 파는 가게들이 문열고 영업중이었다.

연꽃봉오리가 한다발 담긴 바구니를 보니 나도 하나 사고싶다.
꽃을 한다발사서 사원으로 가볼까...
독실하지는 않치만 어머니가 독실한 불교신자이시다 보니,
사원에 가서 마음을 비우는 일이 낯설지는 않다.

그룬디...신발이 쪼리 슬리퍼다 -_-;;;;슬리퍼의 압박으로 포기.
다음여행에는 제대로된 신발도 가져와야지. 아니 살까...
하여간 다음여행엔 아침사원도 들르리라.

꽃들이 정말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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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의 시간이 흘러흘러 땡모셰이크아닌
땡모라도 살수있지 않을까 했지만
눈씻고 봐도 여전히 없다.

정말 혼자였다면 어제 먹은 땡모주스노점상이 나올때까지
길바닥에 주저앉아서라도 기다렸겠지만...(집념의...)

밥도 먹어야겠고...늦잠들을 잘꺼 같긴 해도,
그래도 너무 늦으면 혹시라도 일어난 일행들이
많이 걱정할텐데 싶은 맘에 다시 발길을 재촉했다.

하찌방라면 코너를 도니 타이식당한곳이 문을 열었다.
하찌방을 마주보고 오른편에 은색타이문자, 금색타이문자, 은색타이문자
세 가게가 있는데 그중에 금색타이문자의 가게다.

네모난 간판에 쓰여있는게 아니고 간판자리에
금속성 글자가 커다랗게 붙어있다.

무작정 들어갔다. 영어메뉴판이 없으면 어쩌지...하는 불안감과 함께
(가이드북도 안들고 나갔다.) 정 안되면 손으로 찍지...ㅡㅡ

혼자 바쁜 주인아저씨가 메뉴판을 보며 망설이는 내게
영어메뉴판을 가져다 주신다. 외국인을 위해
상비해놓은 비장의 메뉴판ㅎㅎ

젤리누들.이 있다. 뭘까...
궁금하기도 하고...젤리누들 숩 위드 쉬림프와 얼음물한잔을 시켰다.

태국가시는분들, 물값 낭비하지마시고
식당에서 얼음물을 한잔 시키면 시원하고 저렴하게 먹을수 있다.

보통 1-2밧 사이이며 손잡이 달린 작은 금속컵에 부순얼음을 가득채워준다.
여기에 식당의 물을 부어 마셔도 되고 음료수를 부어 마셔도 되는데
이게 제일 시원한것 같다.




젤리누들은 우리나라 당면과 거의 똑같았다.
재료는 뭔지 모르겠지만, 당면보단 약간 가느다란 굵기에 질감은 똑같다.
굵직한 새우가 몇마리 들었다. 새우가 크다기 보담은
머리부분이 절반넘게 포함되어 있어서 디게 크게 보였다.

이집도 추천국수집 못지않게 국물이 시원하다.
기본적으로 타이식당은 왠만큼은 맛있는것 같다.

[젤리누들. 새우가 크당...한세마리 들었나부다.
양도 충분히 한끼가 된다. 아침에 먹기는 다소 많았다.30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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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컵이나 등산용손잡이 컵같은곳에 부순 얼음이 가득채워져 나온다.
여기에 식당의 물이나 음료수를 부어 마시면 끝내준다는...ㅡㅡ;;;
식당에서 먹을경우 1-2밧 정도. 이집은 컵이조금 커서 좋타. 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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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지에 옮겨담은 모습. 가만보면 새우가 거의 머리까지 있어서
더 커보인다. 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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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무지 친절하시던 주인 아저씨(좀 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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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시원하고 양도 좀 되는지라 땀을 뻘뻘 흘리며 맛나게 먹었다.
얼음물로 마무리하니 이렇게 시원할수가!
(등은 땀으로 흠뻑~^^)

흡족해하며 이제는 땡모셰이크를 발견할수 있기를 바라며,
왓보원니웻쪽으로 나와 만남의 광장쪽으로 올라갔다.
어제 확인부탁한 기차표가 어찌됐는지 확인도 할겸.

여전히 땡모셰이크는 없다. -_-;;;;
땡모아저씨만 한명 발견...아리잠 드디어 포기하고
그냥 땡모한조각을 사서 먹으며 만남으로 갔다.

만남 카운터에는 여자분만 계셨는데,
기차표껀은 전혀 모르고 계셨다. 으헉~~~
맞다 어제 기차표 얘기할때즈음 여자분은 자리에 없었지.
하여간 기차표예약전달이 안된모양이다.

여자분은 타이말을 잘하셔서 역과 바로 통화해서 알아봤다.
다행히 7시 45분 기차가 있다. 그걸로 하기로 하고
우선 지갑에 있는 선금을 드리고 나왔다.

수박하나 사서 나만의 아침을 마무리하고 숙소로 돌아갔다.
혹시나 찾거나 기다릴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다들 자고 있다.
글쎄 원래 오늘 짜뚜짝 시장을 가볼까 했는데
시간상 틀린거 같다.

다들 일어나면 오늘은 뭘할까 그때 생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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