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고 기다란 쉼표 열다섯, 럭키데이!!!
푸켓에서의 마지막날. 내일이면 다시 쿠알라룸푸르로 떠난다.
늦잠자고 일어나서 매우 허접한 조식부페를 먹고 퍼그와 지퍼양은 수영장으로 직행. 나는 오션프라자 갔다온다고 길에 나섰다.
조용한 아침 방라거리. 여기서 간밤에 무슨 일들이 있었을꼬오~~
불교용품점.
오션프라자 앞에 도착했으나 오픈 시간이 멀었단다. 어떤 한국인 아주머니와 아이들이 택시에서 내려 닫힌 문을 보고 뭐라하신다. 오픈시간 멀었다고 얘기해줄 것이지..택시기사가 덜러덩 내려놓고 가버린 모양이다.
나는 돌아서 길거리 풍경 좀 몇장 찍고 숙소로 향한다.
꽃집.
집집마다 있는 작은 사당.
아침 일찍이라 문 연 곳은 꽃집과 피시방뿐. 모처럼 혼자서 나선 길인데 그냥 들어가기 섭해 피시방에 들어갔다. 역시 1밧짜리 집으로.
그런데 여기서 너무나 해피한 소식을 듣게 될 줄이야!!!
아, 글씨, 카오락 와나부리 측에서 캔슬차지를 안받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아시안트래블 담당자로부터 메일로 와있었던 것!!
무려 3,500밧! 날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너무나 다행이다. 돈도 굳고 더 저렴한 숙소에서 묵었으니 숙소비, 교통비 다 아꼈다. 아싸~ 오늘 푸켓에서의 마지막 저녁은 근사하게 쏜다! 다짐하고 달려가 퍼그에게 이 소식을 알렸다.
아침부터 혼자서 애보고 있다고 입이 삐쭉 나와있던 퍼그, 금새 날아갈 듯 신나한다. 여세를 몰아, 나 이따가 혼자서 잠시 마사지좀 받아도 돼? 하고 물었다.
아줌마들, 남편 기분 좋을 때 요구사항 들이미는 이 전략에 있어서는 절대강자다. ^^
기분이 너무 좋아서 찍어온 피시방 사진.
타라 이곳저곳.
앞마당 뒷마당 사이의 정자에서 마사지를 받았다. 싸고 시원했다. 그런데 주로 늙은 서양남자들이 찾아오는 곳인 모양으로 아줌마들도 은근히 아저씨들에게 추파를 보내는 그런 분위기.... 마사지 받으며 누워서 그들의 대화를 엿들으며...재미있어 하는 나.
마사지를 받고 나서 모두 함께 타이빌리지에 찾아가 보기로 한다. 태사랑에서 보고 찍었는데 의외로 사람들이 거의 가지 않는 곳인 모양이다. 뚝뚝 두대, 택시 두대가 도저히 모르겠다고 그냥 가버리고 다섯번째 뚝뚝을 잡아타고 갔다. 지도까지 꺼내서 운전수랑 머리를 맞대고 궁리해도 도저히 모르겠다고들 한다. 앞서 그냥 보낸 뚝뚝들은 근사했는데 마지막 타이빌리지 갈 수 있다는 뚝뚝은 어찌나 낡았는지... 가는 동안 내내 가슴을 졸였다. 이거 가다가 서는 거 아냐? 오늘 마지막 영업 하는 날 아냐???
그나마 이 뚝뚝도 정확히 알고서 안다고 한 게 아닌 모양으로 타이빌리지 앞을 그냥 지나쳐 갔다가 주유소에서 기름 넣으며 다시 물어보고 되돌아서 겨우겨우 찾아가 주었다.
타이빌리지는 환타씨 이후로 망했을 것 같다. 내용은 로즈가든이랑 똑같은데...싼 가격으로 단체객들만 받고 있는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온 사람들은 정말 몇 안되었다.
암튼 우리 지퍼양 눈높이에는 딱.
타이빌리지 가기전, 딸한테 타이댄스 적응시키기. 호호호. 뭔지도 모르고 엄마 따라한다.
참으로 허접한 호텔 복도. 이런 호텔 복도가 다 있나. 울 동네 상가에는 가끔 이런 구조가 눈에 띄지만.
아참, 타이빌리지 가기 전에 공연시간이 붕 떠서 빠똥비치 갔었다.
잔디밭에 소풍나온 사람들과 지퍼양 환장하는 놀이터.
한가롭고 좋은 시간이었다. 바다는 영~ 그래보였지만.
빠똥비치.
그네 타는 이쁜 딸.
바다를 바라보며 그네 타본 사람?
바다를 바라보며 그네 타본 사람 흔치 않겠지....??? 크크크...기분 죽음이다. 시원하고, 평화롭다.
셀카, 부부끼리 찍은 사진은 이날 이것 한장뿐인갑다.
길거리 풍경.
길거리에서 이쁜 커피집 한장...커피맛이 좋은 곳이라고 한다.
드뎌 뚝뚝 타고 타이빌리지로!
싸와디 카~!
우리 딸 싸와디카컵쿤카~ 를 어찌나 잘하는지...두손모으고 공손히 인사하면 태국 아줌씨들 거의 무너졌다.
타이빌리지.
마지막 춤은 지퍼양과 함께.
마지막 다같이 춤추는 시간에 어떤 무용수가 지퍼양을 데리고 나갔다. 처음에 한바퀴 돌더니 안아달라고 한 모양...지퍼양 무게가 만만치 않을텐데..안고 도느라 수고좀 했을 것이다.
타이빌리지 식당에서. 사진만 찍었다.
뽀뽀할까...???
에라, 모르겠당.
타이빌리지에서는 코끼리쇼도 한다. 그냥 안보고 나와버렸다. 친절한 뚝뚝 부부가 (부부가 같이 영업하고 다닌다.)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다른 데 가고 싶으면 가란다. 그냥 집으로 간다고 하며 자리를 뜬다.
타이빌리지에서는 기념품이라고 밀짚으로 만든 작은 손부채를 두개 준다. 이쁘다. 지퍼양 타이대스 좋아라 하고, 그림자극도 잘보고... 판타씨에 비하면 몰락한 시골집 같은 타이빌리지에서 나름대로 만족하고 돌아간다.
야시장.
축제 행렬.
채식주의자 축제.
뚝뚝 부부가 타운에 잠시 차를 댄다. 축제 구경하고 오란다. 기다려준다고.
열기가 뜨겁다. 온통 하얀 옷을 입은 사람들과 장사꾼들.
향을 피우고 기도하는 사람들...
잠시 후 있을 의식을 준비중인 사람들.
마당 가운데 뜨거운 숯불이 피워져 있다. 고행자들이 저 위를 맨발로 걸을 모양이다.
보고가자니..시간도 많이 걸리고 아이가 행여 보고 따라하면 어쩌나...그냥 분위기만 느끼다가 돌아왔다.
뚝뚝부부는 생각보다 시간을 별로 안써서 그런지 기분이 좋아 돌아가고
우리는 푸켓에서의 마지막 근사한 저녁을 위해 또 코코아 넛에 갔다.
생전 처음 랍스터 한마리 잡아서 구워먹어 보기로 했다. 아아, 기대, 기대...
재미난 한국어 간판.
어떤 맛일까? 랍스터.
랍스터 큰 것, 밥 두공기, 각종 야채 굴소스에 볶은 것, 수박쉐이크(짱!), 물, 맥주, 콜라...이렇게 다해서 3만 9천원!
드뎌 요리가 나왔다.
보기만 해도 황홀한 듯 침 꿀꺽 삼키는 지퍼양.
얼마나 맛있는지 표정을 함 보실까아~?
어떤 맛인지 상상이 되지요?
마지막 한조각 엄마에게 양보한다기에...낼름 입벌리는 지지. 웬떡이냐!
돌아오는 길에 만난 구둣방 개.
아니, 누가 점잖은 개에게 이런 짓을!!!
한편 웃기지만 한편 속상했다. 개를 너무나 좋아하는 우리 부부, 동물학대야..하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그래도 웃긴 건 사실이었다...)
숙소에 돌아오니 밤 열시 가까워 오는데 참, 웃긴 타라.
아까 낮에는 사람들 수영장에 오고가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건물 외벽 페인트 벗겨내기 작업을 하더니... (집 베란다 문앞 잔디에 하얀 칠이 벗겨져 나뒹구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깊어가는 가을의 낙엽처럼....뭘 깔고 하던지...아휴, 손님이 방에 왔다갔다 하고 있는데...버젓이...)
그것들 밤까지 하나 치우지도 않고 있고... (아마도 다음날 이어서 할 것으로 보임.)
잠자려고 불끄고 누웠는데 갑자기 울리는 굉음!!!
나는 정말이지 올것이 왔구나! 우려하던 테러가 일어났구나! 하고 놀랐는데...
바퀴벌레 약 뿌리는 기계 소음이었다.
그걸 왜 오밤중에 뿌리느라 난리냐구요. 다들 자는데...
그나마도 아마 어떤 손님 방에서 주먹만한 바퀴벌레가 나오고 컴플레인이 들어와서 부랴부랴 하는 거 아닐까...
이유 없이 그냥은 소독도 할 리가 없는 간 큰 호텔, 타라.
다음 날 더 기가 막힌 것은....
아침에 일어나서 식당에 밥먹으러 가는데...
문을 열자마자 우리를 반기는 간밤의 흔적.
지퍼양 주먹만한 바퀴벌레 사체들이었다!!!
내 태어나서 그토록 큰 바퀴는 첨 봤다.
밤에 굉음도 괘씸한데 아침까지 치우지도 않고....나뒹구는 바퀴들이 나의 구역질을 유발했다.
저런 것들과 동침했단 말이지....
간 큰 호텔, 타라.... 그 바퀴가 어찌나 큰지 신기해서 찍어왔는데 다음 편에 그 사진을 올리까 말까 고민중....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