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2005 수고한 광팔아 떠나라!(11일차 - 방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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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2005 수고한 광팔아 떠나라!(11일차 - 방콕)

나락 푸우 0 983
                                  2005년 1월 2일 (일)

 밤새 어둠을 뚫고 달려온 고속버스는 이른 아침 5시 반 쯤에 방콕 남부터미널에 도착한다. 10시간이 넘는 장거리 이동 이었지만, 그럭저럭 탈 만 했다. 하지만, 엉덩이가 상당히 아팠다. 버스에서는 계속 에어컨을 틀어놔서 상당히 추웠다. 담요를 덮었는데도 말이다. 현지인들이 다들 긴팔에 잠바 입고 타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버스에 내려서도 이른 아침의 방콕 날씨는 상당히 쌀쌀하고 추웠다. 태국와서 이렇게 추위를 느껴본 적은 없었는데 말이다.
빨리 숙소를 잡고 들어가 쉬고 싶었다. 너무 추워서 감기가 걸릴 지경이다. 한국에서도 지긋지긋 하게 추운데, 여기 와서까지 추위를 타야 한다니...

 대부분의 택시들이 카오산 까지 100밧 이상을 부른다. 미터를 꺽는 택시 기사들이 거의 없다. 그 시간대에 그 근처 에서는 대부분 부르는게 값이다. 역시 외국인들한테 바가지 씌우는 건 우리나라나 태국이나 매한가지다. 여기는 값이라도 싸지... 차를 고르고 고르다가, 60밧에 카오산 가자는 차가 있어서, 그냥 주저없이 그거 탔다.

 택시 안에서도 기사 아찌가 에어컨을 틀어놔서, 차 안이 쌀쌀했다. 내가 춥다고 몸을 부들 부들 떨더니, 기사 아저씨가 웃으면서 에어컨을 끈다.

 택시는 눈 깜짝할 사이에 삔까오 다리를 건너서, 카오산 경찰서 앞에 우리를 내려준다.
이번 에는 왓 차나 쏭크람 뒷 골목 쪽으로 들어가서 뉴 씨암 투에 묵을 참이었다. 뉴씨암 투도 가격이 좀 나가지만, 카오산에 있는 숙소 중에서는
제일 깔끔하고 시설이 좋은 숙소가 아닌가. 예전에 여기 와서 두번이나 묵었던 곳이었다. 디앤디 보다 더 깨끗하고 좋다.

 성수기라 그런지, 이곳도 평소보다 태사랑에 제시된 가격보다 더 올려받고 있었다. 에어컨 더블룸을 무려 750밧이나 받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가격에 이 만한 방 못구한다고 생각하니, 상당히 저렴하게 느껴져서 그냥 거기 체크인 했다. 몸이 피곤해서 다른데 찾아가기도 귀찮고 해서 말이다.

 역시 비싼 만큼 값을 한다. 여긴 카드키라 문 열기도 편하고, 보증금도 100밧밖에 안받는다. 또한 방안에 패쓰 워드를 입력해서 열고 닫는 전자식 안전 금고가 있어서 좋다. 패스워드를 입력해서 보관하고, 또 그 패스워드를 다시 입력해서 꺼내고.. 정말 안전하다.
DND는 하루 보관료를 30밧씩 이나 받는다. 여긴 그런거 없어서 좋다. 더군다나 DND 에서는 세이프 티 박스 키를 만의 하나 분실 하기라도 하면 무려 3000밧의 패널티 머니가 날라간다. 지금 거기 생각해보니까 카오산을 대표하는 숙소로 유명해서 그런지 좀 거긴 바가지 쓰는거 같다.가격대비 만족도도 DND보다 여기가 훨씬 낫다.
 
 다만 카오산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서 그렇지... 그만하면, 그렇게 카오산하고 먼 거리도 아니다. 길만 건너편 되지 않는가. 오히려 카오산의 번잡함과 시끄러움을 피할 수 있어서 더 편하게 쉴 수 있다. 다만 단점은 투숙객들 전원에게 익일 아침식사가 제공되지만, 여긴 그렇지가 않다는점.
다음날 여행사에서 출발하는 일일 투어가 있으면, 디앤디에서 자면 손해고, 그렇지 않으면 디앤디가 이익일 수도 있다.

 TV를 트니까 채널 V도 나오고, 여러가지 채널이 나온다. 뉴스 채널을 트니까 계속 푸켓 해일 사태만 보도하고 있다. 떠나기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태국 국왕이 티비에 나와서 신년사 피해자에 대한 애도문 비슷한 걸 낭독하며, 분위기를 침울하게 만들고 있다.
이번 사건이 태국으로서는 상당히 큰 자연재해 였으니 만큼 당연히 그러하지 않겠는가.

 일단 짐 풀고, 샤워하고 오전 내내 충분히 자 두기로 한다. 전날 장거리 버스 타고 장시간을 앉아서 자는둥 마는둥 했기 때문에 몸이 많이 피곤하다.
피곤할때는 편안한 숙소에서 무조건 쉬는게 장땡.

 낯 시간 내내 퍼질러 자고 일어나니까 오후 4시가 넘었다. 정말 개운하다. 자고 인나니까 배가 고프다. 이제 슬슬 돌아다니면서, 방콕시내 구경좀 해봐야지.

 늦은 아침겸 점심식사, 아니 오늘의 유일한 식사로 홍익인간 옆 forsons Restaurant에서 간만에 칼질좀 했다. J군이 여기 들어와서 메뉴판 보더니 스테이크가 먹고 싶다고 해서 티본 스테이크에 베이컨, 참치 샌드위치, 과일 쉐이크를 가지 가지 시켰다.  가격표 보고 티본 스테이크가 1인분에 180밧인 것을 보고 놀란다.

 우리나라에서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가격.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리 장사 안되고, 후즐구래한 경양식집 가도 이런 가격에 파는 곳 없다.
여기는 외국인들도 많고, 분위기도 그럭저럭 괜찮은집 이다 옆에 게스트 하우스에 딸린 식당이지만, 음식맛도 괜찮다.
고기를 미디엄으로 했더니, 다소 질기다. 칼질이 좀 안된다. 앞으로는 무조건 웰던만 시켜야 겠다. 스테이크 소스에 버터가 가미 되니까 간도 적당하고 입에 잘맞는다.
샌드위치에 스테이크 한그릇 먹으니까 위장에 가혹행위를 주는 정도는 아니지만, 양이 충분하다. 

 둘이 이렇게 먹고도 나온 금액이 500밧. 한국돈으로 15000원도 안된다. 진짜 여기와서 물가 싸다고, 펑펑 쓰게 된다. 흔히 경제학에서 말하는 지렛대 효과, 효용의 이론을 생각하며...
암튼 이곳 태국은 최소의 희생으로 최대의 효용을 얻을 수 있는 곳이라고 본다.
J군은 이 곳에 와서 돈쓰는 재미가 있다고 항상 싱글벙글이다. 다음에도 또 태국 올거란다.

 지갑을 보니, 바트화가 부족해서 숙소안 안전 금고에 두고온 여행자 수표를 가지러 일단 방에 다시 들어갔다. 싸무이에서 귀찮아 가지고 그간 계속 미뤄둔 빨래를 더 쌓이기 전에 여기서 해야 되겠다.  방에 다시 들어오니까 또 침대에 몸을 던진다. 배부르고 등따시니까 또 잠이 온다.

 한 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니까 벌써 7시 반이 넘었다. 낮에는 잘 쉬었으니까 이젠 방콕의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러 시내에 나가봐야 겠다. 지난 5일동안 방콕에 다소 오래 머물렀지만, 나이트도 한 번 못가보고, 방콕에서는 제대로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지 못해서 아쉬웠다.  군 입대전 두번 태국을 와서도 방콕에서는 나이트를 한 번도 못가봤다. 여기도 서울 못지 않게 분위기 좋고, 신나는 디스코 텍이 많은데 말이다. 헐리우드 플레이스, RCA, 스파크, 댄스 피버등...
우리나라 나이트에 가면(최근 3,4년동안 가보질 않아서 잘 모르겟지만...) 아무리 술을 적게 주문해도 적어도 5,6만원 이상은 들 것이다. 여기서 실컷 즐겨 보기로 했다.

 거의 일주일 가까이 쌓인 빨래를 숙소 리셉션에 맡기고(두 사람분 74밧.) 카오산을 나섰다. 근처 끄룽타이 뱅크 환전소에 가서 J군이 100불짜리 TC 두장을 바꿨다. 담날이면 추운 한국으로 조기귀국 해야 하니까, 오늘밤 질펀하게 놀아보련다.

세븐 일레븐에가서 담배좀 사고, 아이스 크림이랑 음료수 같은걸로 저녁을 대충 때운다.  어딜 갈까, 고민 하다가, 그동안 카오산에서 지겹게 죽치고 있었으니, 이날은 물 좋은 랏차다를 가자. 랏차다는 시설 좋은 맛사지 집도 많고, 삐까 뻔쩍한 쇼핑센터, 방콕 최대의 나이트가 있는 동네다. 우리나라 하고 중국 대사관도 그쪽 동네에 있다. 나는 태국 여행중에 단 한번도 여권을 분실한 적이 없어서 이곳에 올 일이 여태까지 없었다.

 태국을 여행하는 도중에 여권을 분실하면, 이쪽 동네로 오면 된다. 그러고, 밤에 우울한 기분을 달래려면 근처에 나이트 많으니 가서 놀면 된다.

 전날의 피로를 풀기 위해 대형 맛사지 집에 먼저 갔다. 첫 날 방콕 와서 갔었던 피안 마사지 하고는 분위기나 시설 면에서 비교가 안될 정도로 좋다. 여긴 여러가지 풀 코스에 월 풀 욕조에서 따슨 물로 목욕하고, 사우나도 할 수 있었다. 제법 비쌌지만, 그다지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피로가 싸악 풀리는 느낌이다.

 이번 여행은 여태까지의 여행때 보다 돈을 참 많이 쓰는 편이다. 고급 호텔에서 안 자고 장거리 이동때마다 비행기 안 탄것만 빼면 황제코스로 놀고 먹은 셈이다. 물가가 싸다보니, 가랑비에 옷젖는다고 야금야금 쓰다 보니 나중에 계산기 두들겨 보면 예상외로 지출액수가 크다.

 그래도 후회는 절대 없다. 내가 이때가, 여기서가 아니면 언제 이런 호사를 부려 볼 수 있겠는가...

 거기서 한 500미터를 걸어가니, 방콕에서 제일 유명한 디스코 텍. HOLLYWOOD PLACE가 나왔다. 입구 부터가 삐까 뻔쩍하다. 입구에서 입장료겸 음료 두병 티켓을 한 사람당 400밧에 판다.
다른데에 비하면, 좀 비싸다. 여긴 방콕에서 고급 업소니... 그럴만 하겠다. 그래도 우리나라에 비하면 껌값이다. 우리나라 리버사이드 물이나, 강남의 줄리아나 가서 그걸로는 택도 없다.
10시 이전에 가면 썰렁하다고, 10시를 넘긴 이후에 가라고 해서 그 시간에 거의 맞춰서 갔는데, 일요일 인데도 불구하고, 좋은 자리는 이미 다 꽉찼다.
우리는 스테이지가 잘보이는 좋은 자리가 너무 꽉차서, 좀 외진 데 자리를 배치 받았다. 의자가 부족한지, 의자 갖다 달라고 그렇게 얘기 하는데도 쌩깐다.

 디스코 타임이 끝나고 한 40분 마다 한번씩 가수들이 나와서 노래하고 춤추고 공연을 하는데, 상당히 수준급이다. 댄서들도 죽이고, 여가수의 옷차림과 허리 돌리는 동작이 무척 섹시하다.
또 락 밴드의 공연도 수준급이다. 안경을 잃어버려서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쉽다. 팝과 현지 가요를 번갈아 가며 부르는데, 다 좋은 곡들이다.

디스코 타임때는 그린망고나, 레게펍 처럼 사람들이 다 일어나서 춤추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물론 춤추고 노는 사람들도 많지만, 반 이상은 춤추는거 구경만 하는 사람들이다.

 또 여긴 입장하는데 연령제한이 없는지, 나이 환갑이 넘어 보이는 지긋하신 어르신도 가족단위로 들어와서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
우리나라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예전에 줄리아나 같은데 가보면 그런 경우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여긴 현지애들도 많이 오고, 외국인들도 많이 놀러온다. 1시간 반 정도 지나니까, 사람들이 거의 꽉찬다. 우리 바로 옆 테이블에는 서양 코쟁이들이 뭉탱이로 들어온다.

 코쟁이 남자들한테 작업들어가는 현지 푸잉들, 현지 푸잉 어떻게 꼬드겨 볼라구 접근하는 코쟁이 사내들... 태국의 디스코 텍에 가면 언제나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여기도 사무이의 그린 망고나, 레게펍하고 사뭇 다를 바가 없다. 타이 푸잉들은 코쟁이라면 사죽을 못쓴다더니...

 사무이하고 비교해서 여기가 분위기도 더 좋고, 틀어주는 음악도 더 좋은거 틀어주고, 가수들 공연도 섹시하고 멋있다. 특히 처음 입장했을때 나와서 브리트니 노래 섹시하게 부르던 그 늘씬한 여가수. 늘씬한 몸매에 유연하게 허리 돌려주는 게 너무 죽여준다. 디카로 찍어둘걸 그랬다.

 기본 음료로 SPY 두병을 스트로베리로 시켰는데, J군은 워낙 술이나 알콜 음료에 약한 체질이라, 그것도 독하고 취기가 오른다고 못먹겠단다.
입에 잘맞고, 계속 정신없이 몸을 흔들어대서 갈증을 느낀 나는 J군꺼 까지 SPY 네병을 다 마셔 버렸다. 몸엔 아무 이상 없다.
정신 없이 놀고 나니까 이제 또 슬슬 피곤해진다. 1시 정도 돼서 이제 거의 폐장 분위기가 돼니까,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가기 시작한다. 태국의 유흥업소들은 보통 새벽 2시까지만 영업을 한다.
1시 20분경에 우리는 신나게 놀고, 그곳을 나왔다.

 방콕을 떠나기 전날밤은 이렇게 스펙터클한, 역동적인 나이트 라이프로 흘려보낸다. 헐리우드 플레이스. 방콕에서 정말 유명하고, 유명세 만큼이나 분위기도 좋은 곳이니 한번 꼭 가보기 바란다.
1인당 입장권겸 음료수 두병 주는 티켓이 400밧이다. 배낭여행자들 한테는 좀 비싼듯 하겠지만, 그 만큼 값을 한다.

 내일이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니, 너무 아쉽다. 정말 돌아가기 싫다. 간만에 큰 맘먹고 나와서 6주 일정으로 여기에 왔는데 스쿠버 다이빙 한 번도 못해보고 가려니, 정말 아쉽다.

 일정보다 빨리 돌아가는게 아쉬워서, 방콕에서 돈 참 많이 쓰게 된다. 이번 여행은 그 어느때에 비해 돈을 많이 뿌리고 다녀서 ,태국경제에 도움을 많이 준 여행이었다고나 할까?

                                                * 지출내역
- 카오산까지의 택시비 : 60B
- NEW SIAM G.H 2(에어컨 더블룸) : 750B(하루치 방값)
- FOURSONS RESTAURANT(아침겸 점심식사) : (티본 스테이크 180B*2인) + (베이컨/참치 샌드위치 45B*2인) + (파인애플, 코코넛 쉐이크 50B) = 500B
- 빨래 맡긴것 : 74B
- 편의점에서 이거저거 사먹은거, 담배 사다 핀거 : 380B
- 길거리 닭 꼬치구이 두개 : 26B
- HOLLYWOOD PLACE : 400B * 2인 = 800B
- 고급 맛사지 업소 패키지 프로그램 : 2000B * 2인 = 4000B
- 맛사지 업소한테 준 팁 : 나 200B + J군 300B = 500B
- 택시비 : (카오산 ->펫부리 마이 90B) + (펫부리 마이 -> 랏차다 60B) + (랏차다 -> 카오산 90B) = 240B

TOTAL : 7330B / 2인 = 1인당 3665B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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