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2005 수고한 광팔아 떠나라!(7일차 - 꼬사무이)
2004년 12월 29일(수) - 이번 태국 여행의 하이라이트
이번 태국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는 앙통 해양국립공원 일일 투어를 가는 날이다.
전날 차웽가서 나이트 문화를 즐기고, 아침까지 퍼질러 자다가, 찰리 사장님이 급하게 투어갈 시간이라고, 우리를급하게 깨운다. 시계를 보니, 벌써 아침 7시가 넘었다. 헐레 벌떡 수영복 챙겨입고, 필요한거 이거저거 챙겨서 픽업하러온 봉고차에 올라탄다. 봉고차는 우리 때문에 10분 정도 기다렸단다. 전날 모닝콜이라도 부탁하고 잤어야 하는 건데 말이다.
이날 노네임 방갈로에서 우리랑 투어를 같이 가게 된 3명의 한국인 일행이 더 있었다.
하나는 한국에서 경찰대학교 졸업반이고, 조만간 졸업하고 실무 나가기전에 방학기간을 이용해이곳으로 놀러온 청년.
둘은 대전에 사는 평범한여학생.
셋이서는 벌써 친해져서 오빠 동생하고, 잼있게 노는거 같았다.
Action Island Tour의 봉고차는 여기 저기 숙소를 돌면서 이날 투어 갈 사람들을 픽업해가지고는 약 8시경 선착장 근처의 한 까페 비슷한데 내려준다.
거기서 간단히 토스트 같은걸로 아침식사를 하고, 출발한다. 아침식사는 커피에 토스트, 쨈, 버터 등으로 간단히 나왔다.
한 시간후 투어일행들을 태운 모터 보트가 출발한다. 태국인 가이드 한명이 동행한다. 여기 선착장을 출발해서 약 한시간 20분후 이날 투어의 첫 코스인 꼬 쌈사오에 도착한다. 거기서 2인용 카약을 타고 바로 건너편에 보이는 바위섬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코 쌈싸오는 아주 빤타스틱하고, 석회질의 자연 조각이 아주 보기 좋은 곳이다. 거기서 카약을 타고 바로 건너편에 보이는 바위섬으로 가는 코스다. 카약은 둘이서 탈 수 있게 만들어졌다. 경찰대 졸업반 학생과 대전에서 온 여학생 1이 한조. 나하고 대전에서 온 여학생 2.(여기서의 가칭)가 같은 한조가 돼서 카약에 탔다. J군은 인원이 안맞아서 혼자 타게 됐다.
결국 따로따로 이동해서, 건너편에 보이는 바위섬에 도착한 순서도 틀렸다.
파도가 제법 세게 친다. 그만큼 신나고 재미있다. 나랑 같은조가 된 여학생 2는 물이 무서운지 빠질까봐 계속 노심초사 한다.
내가 스쿠버 다이빙 강사 지망생이라니까, 물에 빠지면 나보고 구해달라고 계속 겁에 질려있다.
파도가 제법 세게 친 나머지, 파도는 내 얼굴을 때리고 안경을 떨어뜨렸다 그 떨어진 안경은 바위에 부딪혀서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아뿔사! 이럴 수가?
사실 그 안경은 군대에 있을때 끼던 건데... 잦은 훈련과 작업으로 거의 만신창이가 되다 시피 했다. 오른쪽 안경 다리가 엄청 나게 휘고 거의 부러지기 일보 직전 이었다. 그래서 항상 흔들 거려서 끼고 있다가 조금만 고개를 흔들면 안경을 떨어뜨리기 일쑤였다.
그래서 이번 여행까지만 쓰고 다니다가, 귀국하면 조만간 새거 하나 맞출 참 이었는데, 이번 여행중에 파도에 맞아서, 깨져버리고 만 것이다.
3년전 쯤에 치앙마이가서, 코끼리 코에 맞아서, 안경을 떨어뜨렸는데, 그걸 코끼리가 밟아 버린 어이 없는 일이 있었는데...
이젠 파도에 맞아서... 참 여행하다 가지가지 당한다.
하지만, 파도가 치는 가운데 타는 씨카약의 재미는 안경 망가진 찜찜함을 충분히 상쇄시키고도 남았다. 2년 2개월전에 피피섬 가서 씨카약을 탔을때는 혼자 탔기 때문에 노젓느라 빡세서, 팔에 담이 걸릴 지경이었다. 또 조류도 너무 약하고 그때가 썰물때라 물이 많이 빠져나가서, 타기 빡셌다.
하지만, 지금은 물도 잘 흘러가고, 조류도 괜찮고, 파도도 쳐주니까, 아주 재미있고, 노젓기도 그때보다 편하다. 더구나 이번엔 둘이잖은가. 정말 재미있게 잘 탔다.
20분 정도 노를 저어서 간 곳은 아주 조그만 바위섬이지만, 뒷 부분은 작은 비치로 이루어져서 카약을 대놓고 쉬기 좋다. 우리가 거의 꼴찌쯤 돼서 도착했다. 그런데 30분이 지나도, J군이 보이지 않는다. 혼자 타서 못찾는 것인가. 도대체 어찌 된 일이지?
영어를 할 줄 아는 우리의 경찰후보생이 따라온 태국인 가이드에게 물어본다. J군은 일본인 아저씨 하고 같이 타다가, 힘들어서 기냥 처음에 있던 해변으로 다시 되돌아가서 쉬고 있단다. 휴 안심이다. 그놈은 워낙 길치라, 혼자 카약타다가, 길 잃고 표류 하는 줄 알았는데...
원래 이런 투어에서는 카약을 혼자 못하게 하는 모양이다.
30분간 쉬면서 분위기를 즐기다가,다시 타고 온 카약을 타고 처음에 출발했던 꼬 쌈싸오으로 되돌아 왔다. 아쿠아 팩을 준비하지 않아서, 카약을 타면서
멋진 풍광을 찍어놓지 않은게 다소 아쉽다. 하지만, 씨카약킹 너무 잼있다. 비싼돈 낸 만큼 값을 한다.
돌아오니까 J군은 해변가에 누워서 쉬고 있었다. 얘기를 들어보니까, 카약 혼자 타면 힘들다고 자기가 탄 카약에 일본 아저씨가 타서 둘이 같이 타고 놀다가, 자기는 힘들어서 그냥 해변가에서 쉬고, J군을 내려준 일본 아저씨는 그냥 그 근처만 카약타고 돌다가 노젓기 귀찮아서, 바로 앞 바닷가에서 그냥 카약 위에 누워서 낮잠을 잤단다. 참 재미있게 논다.
이제 밥먹을 시간이다. 열나게 카약을 타고 잘 노니까 배가 고파진다. 메뉴는 타이커리에 양념을 한 닭고기, 돼지고기 볶음, 타이식 샐러드 등 푸짐했다. 음료수도 마음대로 배에서 갔다 먹어도 된다. 식사는 카오산에서 가는 일일투어 하고는 비교가 안되게 많이 나오고 맛도 좋다.
난 맛있어서 두 그릇을 비웠다. 그렇게 하니까 딱 양이 찬다.
경찰후보생 청년은 영어를 상당히 잘해서 놀러온 싱가포르 청년들과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더니 금방 친해져서 핸드폰 번호랑 이멜 주소도 주고받고, 한다. 내가 정말로 부러워 하는 모습이었다. 예전에 올린 여행기에 등장했던 매덕스의 모습이다. 그 친구도 여러 나라를 어릴적 부터 돌아다녀서, 영어 하나는 문제없다.
나는 언제쯤 그만한 영어 회화 실력을 갖추어서 그렇게 될 수 있을까?
그 경찰 후보생 청년은 여태까지 단 한번도 해외에 나가본적이 없었고, 이번에 나온게 머리털나고 처음으로 비행기 타본 것 이란다. 경찰대학에서는 영어 회화를 엄청 빡시게 시키나보다. 우리나라 경찰들 대부분 영어 다 못하는거 같던데...
아무튼 그 청년의 모습은 우리나라 경찰의 미래를 바꿔줄 것 처럼 보여졌다.
점심먹고 해변가에 누워서 일광욕도 하고 모래찜질하고, 한가로운 해변가의 정취를 만끽했다.
또 좋은 배경들 다 둘러보며, 사진도 많이 찍었다. 대전에서 온 여학생 2인조 중 명랑만화의 주인공 처럼 생긴 친구가 초면에 미안하지만내 어깨 위를 밟고 올라가서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갑자기 쌩뚱맞은 부탁을 한다.
난 기냥 맘대루 하라구 했다. 내 어깨에서 미끄러져서 또 물에 빠지고 난리다. 참 쌩뚱 맞은 아가씨다. 참 벼라별 파격적인걸 시도하시는군...
이 아가씨는 옛날에 나온 명랑만화중에 '야 이놈아'가 있었는데, 거기 나오는 광년이 같다 ^*^
가르마 타서 만든 깻잎 머리위에 꽃잎을 달고 있는 모습이 꼭 닮았다. 음하하하하 ^*^
그 여자분이 이 글보고 싸이버 테러 하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점심식사후 투어 보트는 다음 코스인 꼬 매꼬로 이동했다. 이 작은 섬은 영화 '더 비치'의 실제 촬영 장소가 됐던 곳이다.
그중에 압권 이었던 '탈레나이'라는 섬내의 호수가 있는 곳이다. 이곳의 경치가 아주 끝내준다.
이섬의 꼭대기 까지 올라가야 볼 수 있기 때문에 코스가 상당히 험난했다. 한 20분 정도를 빡세게 올라가더니,정상에 다다랐다.
정상 위 Viewppoint에서 바라보는 탈레나이가 무척 아름답다. 마치 백두산 천지를 보는 것 같았다. 백두산 천지처럼 상당히 크고 넓었다. 호수의 주변은 석회암 절벽으로 이루어 져 있다. 이건 크라비나 피피섬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 들이다.또 호수의 물색깔과 모양이 무척 아름답다.우리는 정상 위에서 기념으로 한 컷 또 찍었다.
이 Viewpoint는 태국내에서 가장 경치가 뛰어난 뷰 포인트 중 하나이다. 싸무이에 있는 랏 꼬 하고는 비교가 안된다.
여기는 이 투어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최종적인 목적지이다. 대부분 이 곳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이 투어를 신청한다고 한다.
한 가지 안 좋은건 여기가 워낙 높은데 있고, 올라오는 코스가 상당히 가파르고 위험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층계를 통해 호수 근처까지 내려가 봤다. 호수 밑에가 다 보였다. 이 호수안에서는 수영을 할 수가 없고
스노클링도 할 수 없다. 이 호수를 보호하기 위해서인가... 좌우간 너무 멋있다. 오늘의 키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이날의 기쁨을 위해 2년을 잘 버틸 수 있었다. 그리고 말도 안되는 시도를 해서 꼬박 꼬박 몇푼 안되는 봉급을 모아 1000불 이상을 모았다. 그렇게 해서 여기 왔다고 생각하니 기쁨 두배였다.
'The Beach'의 배경이 된 탈레나이와 꼬 매꼬를 다 둘러보고, 배는 이날의 마지막 코스인 꼬 우와 탈랍으로 이동한다.
가는 도중에 원숭이 처럼 생긴 바위와 사자 처럼 생긴 바위 (Monkey & Lion Island)에 멈춰서 그 바위를 보여주고 사진 찍을 시간을 준다. 진짜 말처럼 하나는 원숭이 같고, 하나는 사자 대가리 같다.
여기는 우리나라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벼라별게 다 있다. 어메이징 타일랜드다.
꼬 매꼬를 떠난지 30분후 마지막 코스에 도착해서 여기서 스노쿨링을 하게 된다. 이름이 '꼬 우와 탈랍'이라... 이름 참 웃긴다. 우리말로 '잠자는 소 섬' 이라는 뜻이다.
이섬은 앙통 해양국립공원의 가장 중심이 되는 섬이다. 또 그 중에 제일 큰 섬이기도 하다. 어쩐지 보트위에서 보고 있는 섬중에 면적이 제일 넓어 보인다.
여기서 스노쿨링 장비를 모두 빌려서 물속에 하나 둘씩 뛰어든다. 비록 스쿠버 다이빙은 못하게 됐지만, 이것으로 아쉽지만 그 즐거움을 대체하련다. 어쨌건 물에 뛰어들어서 하는건 매 한가지 아닌가...
다른 사람들은 다들 라이프 자켓 입고 뛰어내리지만, 난 예전에 피피섬에서 스노쿨링 할때 라이프 자켓 입으니까 몸이 불편했던 기억 때문에 그거 안 입고 그냥 뛰어내려서 수영하고, 스노쿨링을 즐겼다.
그거 없어도 잘 가라 앉지도 않고, 전혀 생명에 지장이 없다. 물놀이는 언제 즐겨도 잼있다.
대전에서 온 여학생 2인조는 라이프 자켓을 입고도 물이 두려워서 난리다. 어려서 물가에 갔다가 뭔 일을 당했던 기억이 있었나보다.
이곳은 스노쿨링을 하기에 물이 별로 좋질 않다. 예전에 가봤던 꼬 따오의 망고 베이, 낭유안의 일본 정원 하고 비교해서 너무 아니다. 물도 그다지 맑지 않고, 시야도 별로다. 다른건 다 좋았는데, 스노쿨링 하기에 물이 안좋았던게
이번 투어의 옥의 티라고나 할까?
J군도 물이 기대에 못미친다고 다소 실망한 표정이다. 자기는 우리나라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투명한 수영장 과 같은 물속에 열대어가 노닐고 하는 그런 바닷물을 생각햇는데.. 마치 포카리 스웨트 선전에 나오는...
그런 바다는 피피섬, 크라비에 가야 있다. 아니면 여기와는 다른 투어 코스인 꼬따오와 낭유안에 가야 된다.
1시간 반 정도 여기서 스노쿨링을 하고, 사람들이 지쳐서 다들 보트로 올라온다. 빵하고 과일 먹던 쪼가리를 물속에 던지니까 여기 저기서 물고기들이 몰려들어서 그걸 쪼아 먹는다. 이것도 장관이다. 예전에 그런 장난 피피가서 참 많이 쳤었다.
꼬 쌈싸오, 꼬 매꼬(탈레나이 호수), 꼬 우아 탈랍. 이렇게 주요 3섬을 기준으로 이루어진 앙통 해양국립공원 일일투어.
드디어 마칠 시간이 됐다. 1시간 반 정도 가다가, 보트는 꼬 싸무이로 되돌아 온다. 약 오후 17시 정도 됐다.
정말 즐거웠다. 하루종일 씨카약 타고, 스노쿨링하고 물질을 하고 놀았더니, 몸이 상당히 피곤하다. 슬슬 졸음이 쏟아진다.
앙통 국립공원에서의 하루종일 물질로 보낸 이날 하루. 아주 스펙터클, 빠~~~안타 스틱! 그 자체였다.
푸켓에서 사고 터져서 원래 계획했던 곳에 가지도 못하고 원래 일정보다 빨리 돌아가서 아쉽지만, 그걸 이것으로 충분히 달랠 수 있었다. 이날은 이번 태국관광의 하이라이트 데이 였다.
*지출내역
-저녁식사(노네임 방갈로 식당) : (김치 복음밥 100밧 * 2인 = 200밧) + (바나나 쉐이크 20밧 * 2인= 40밧) = 240밧
- 빨래(2인분) : 140밧
- 저녁에 홀에서 사먹은 음료수 : 20밧 * 2병 = 40밧
Total : 420밧 / 2인 = 한 사람당 210밧씩 씀.
이번 태국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는 앙통 해양국립공원 일일 투어를 가는 날이다.
전날 차웽가서 나이트 문화를 즐기고, 아침까지 퍼질러 자다가, 찰리 사장님이 급하게 투어갈 시간이라고, 우리를급하게 깨운다. 시계를 보니, 벌써 아침 7시가 넘었다. 헐레 벌떡 수영복 챙겨입고, 필요한거 이거저거 챙겨서 픽업하러온 봉고차에 올라탄다. 봉고차는 우리 때문에 10분 정도 기다렸단다. 전날 모닝콜이라도 부탁하고 잤어야 하는 건데 말이다.
이날 노네임 방갈로에서 우리랑 투어를 같이 가게 된 3명의 한국인 일행이 더 있었다.
하나는 한국에서 경찰대학교 졸업반이고, 조만간 졸업하고 실무 나가기전에 방학기간을 이용해이곳으로 놀러온 청년.
둘은 대전에 사는 평범한여학생.
셋이서는 벌써 친해져서 오빠 동생하고, 잼있게 노는거 같았다.
Action Island Tour의 봉고차는 여기 저기 숙소를 돌면서 이날 투어 갈 사람들을 픽업해가지고는 약 8시경 선착장 근처의 한 까페 비슷한데 내려준다.
거기서 간단히 토스트 같은걸로 아침식사를 하고, 출발한다. 아침식사는 커피에 토스트, 쨈, 버터 등으로 간단히 나왔다.
한 시간후 투어일행들을 태운 모터 보트가 출발한다. 태국인 가이드 한명이 동행한다. 여기 선착장을 출발해서 약 한시간 20분후 이날 투어의 첫 코스인 꼬 쌈사오에 도착한다. 거기서 2인용 카약을 타고 바로 건너편에 보이는 바위섬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코 쌈싸오는 아주 빤타스틱하고, 석회질의 자연 조각이 아주 보기 좋은 곳이다. 거기서 카약을 타고 바로 건너편에 보이는 바위섬으로 가는 코스다. 카약은 둘이서 탈 수 있게 만들어졌다. 경찰대 졸업반 학생과 대전에서 온 여학생 1이 한조. 나하고 대전에서 온 여학생 2.(여기서의 가칭)가 같은 한조가 돼서 카약에 탔다. J군은 인원이 안맞아서 혼자 타게 됐다.
결국 따로따로 이동해서, 건너편에 보이는 바위섬에 도착한 순서도 틀렸다.
파도가 제법 세게 친다. 그만큼 신나고 재미있다. 나랑 같은조가 된 여학생 2는 물이 무서운지 빠질까봐 계속 노심초사 한다.
내가 스쿠버 다이빙 강사 지망생이라니까, 물에 빠지면 나보고 구해달라고 계속 겁에 질려있다.
파도가 제법 세게 친 나머지, 파도는 내 얼굴을 때리고 안경을 떨어뜨렸다 그 떨어진 안경은 바위에 부딪혀서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아뿔사! 이럴 수가?
사실 그 안경은 군대에 있을때 끼던 건데... 잦은 훈련과 작업으로 거의 만신창이가 되다 시피 했다. 오른쪽 안경 다리가 엄청 나게 휘고 거의 부러지기 일보 직전 이었다. 그래서 항상 흔들 거려서 끼고 있다가 조금만 고개를 흔들면 안경을 떨어뜨리기 일쑤였다.
그래서 이번 여행까지만 쓰고 다니다가, 귀국하면 조만간 새거 하나 맞출 참 이었는데, 이번 여행중에 파도에 맞아서, 깨져버리고 만 것이다.
3년전 쯤에 치앙마이가서, 코끼리 코에 맞아서, 안경을 떨어뜨렸는데, 그걸 코끼리가 밟아 버린 어이 없는 일이 있었는데...
이젠 파도에 맞아서... 참 여행하다 가지가지 당한다.
하지만, 파도가 치는 가운데 타는 씨카약의 재미는 안경 망가진 찜찜함을 충분히 상쇄시키고도 남았다. 2년 2개월전에 피피섬 가서 씨카약을 탔을때는 혼자 탔기 때문에 노젓느라 빡세서, 팔에 담이 걸릴 지경이었다. 또 조류도 너무 약하고 그때가 썰물때라 물이 많이 빠져나가서, 타기 빡셌다.
하지만, 지금은 물도 잘 흘러가고, 조류도 괜찮고, 파도도 쳐주니까, 아주 재미있고, 노젓기도 그때보다 편하다. 더구나 이번엔 둘이잖은가. 정말 재미있게 잘 탔다.
20분 정도 노를 저어서 간 곳은 아주 조그만 바위섬이지만, 뒷 부분은 작은 비치로 이루어져서 카약을 대놓고 쉬기 좋다. 우리가 거의 꼴찌쯤 돼서 도착했다. 그런데 30분이 지나도, J군이 보이지 않는다. 혼자 타서 못찾는 것인가. 도대체 어찌 된 일이지?
영어를 할 줄 아는 우리의 경찰후보생이 따라온 태국인 가이드에게 물어본다. J군은 일본인 아저씨 하고 같이 타다가, 힘들어서 기냥 처음에 있던 해변으로 다시 되돌아가서 쉬고 있단다. 휴 안심이다. 그놈은 워낙 길치라, 혼자 카약타다가, 길 잃고 표류 하는 줄 알았는데...
원래 이런 투어에서는 카약을 혼자 못하게 하는 모양이다.
30분간 쉬면서 분위기를 즐기다가,다시 타고 온 카약을 타고 처음에 출발했던 꼬 쌈싸오으로 되돌아 왔다. 아쿠아 팩을 준비하지 않아서, 카약을 타면서
멋진 풍광을 찍어놓지 않은게 다소 아쉽다. 하지만, 씨카약킹 너무 잼있다. 비싼돈 낸 만큼 값을 한다.
돌아오니까 J군은 해변가에 누워서 쉬고 있었다. 얘기를 들어보니까, 카약 혼자 타면 힘들다고 자기가 탄 카약에 일본 아저씨가 타서 둘이 같이 타고 놀다가, 자기는 힘들어서 그냥 해변가에서 쉬고, J군을 내려준 일본 아저씨는 그냥 그 근처만 카약타고 돌다가 노젓기 귀찮아서, 바로 앞 바닷가에서 그냥 카약 위에 누워서 낮잠을 잤단다. 참 재미있게 논다.
이제 밥먹을 시간이다. 열나게 카약을 타고 잘 노니까 배가 고파진다. 메뉴는 타이커리에 양념을 한 닭고기, 돼지고기 볶음, 타이식 샐러드 등 푸짐했다. 음료수도 마음대로 배에서 갔다 먹어도 된다. 식사는 카오산에서 가는 일일투어 하고는 비교가 안되게 많이 나오고 맛도 좋다.
난 맛있어서 두 그릇을 비웠다. 그렇게 하니까 딱 양이 찬다.
경찰후보생 청년은 영어를 상당히 잘해서 놀러온 싱가포르 청년들과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더니 금방 친해져서 핸드폰 번호랑 이멜 주소도 주고받고, 한다. 내가 정말로 부러워 하는 모습이었다. 예전에 올린 여행기에 등장했던 매덕스의 모습이다. 그 친구도 여러 나라를 어릴적 부터 돌아다녀서, 영어 하나는 문제없다.
나는 언제쯤 그만한 영어 회화 실력을 갖추어서 그렇게 될 수 있을까?
그 경찰 후보생 청년은 여태까지 단 한번도 해외에 나가본적이 없었고, 이번에 나온게 머리털나고 처음으로 비행기 타본 것 이란다. 경찰대학에서는 영어 회화를 엄청 빡시게 시키나보다. 우리나라 경찰들 대부분 영어 다 못하는거 같던데...
아무튼 그 청년의 모습은 우리나라 경찰의 미래를 바꿔줄 것 처럼 보여졌다.
점심먹고 해변가에 누워서 일광욕도 하고 모래찜질하고, 한가로운 해변가의 정취를 만끽했다.
또 좋은 배경들 다 둘러보며, 사진도 많이 찍었다. 대전에서 온 여학생 2인조 중 명랑만화의 주인공 처럼 생긴 친구가 초면에 미안하지만내 어깨 위를 밟고 올라가서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갑자기 쌩뚱맞은 부탁을 한다.
난 기냥 맘대루 하라구 했다. 내 어깨에서 미끄러져서 또 물에 빠지고 난리다. 참 쌩뚱 맞은 아가씨다. 참 벼라별 파격적인걸 시도하시는군...
이 아가씨는 옛날에 나온 명랑만화중에 '야 이놈아'가 있었는데, 거기 나오는 광년이 같다 ^*^
가르마 타서 만든 깻잎 머리위에 꽃잎을 달고 있는 모습이 꼭 닮았다. 음하하하하 ^*^
그 여자분이 이 글보고 싸이버 테러 하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점심식사후 투어 보트는 다음 코스인 꼬 매꼬로 이동했다. 이 작은 섬은 영화 '더 비치'의 실제 촬영 장소가 됐던 곳이다.
그중에 압권 이었던 '탈레나이'라는 섬내의 호수가 있는 곳이다. 이곳의 경치가 아주 끝내준다.
이섬의 꼭대기 까지 올라가야 볼 수 있기 때문에 코스가 상당히 험난했다. 한 20분 정도를 빡세게 올라가더니,정상에 다다랐다.
정상 위 Viewppoint에서 바라보는 탈레나이가 무척 아름답다. 마치 백두산 천지를 보는 것 같았다. 백두산 천지처럼 상당히 크고 넓었다. 호수의 주변은 석회암 절벽으로 이루어 져 있다. 이건 크라비나 피피섬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 들이다.또 호수의 물색깔과 모양이 무척 아름답다.우리는 정상 위에서 기념으로 한 컷 또 찍었다.
이 Viewpoint는 태국내에서 가장 경치가 뛰어난 뷰 포인트 중 하나이다. 싸무이에 있는 랏 꼬 하고는 비교가 안된다.
여기는 이 투어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최종적인 목적지이다. 대부분 이 곳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이 투어를 신청한다고 한다.
한 가지 안 좋은건 여기가 워낙 높은데 있고, 올라오는 코스가 상당히 가파르고 위험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층계를 통해 호수 근처까지 내려가 봤다. 호수 밑에가 다 보였다. 이 호수안에서는 수영을 할 수가 없고
스노클링도 할 수 없다. 이 호수를 보호하기 위해서인가... 좌우간 너무 멋있다. 오늘의 키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이날의 기쁨을 위해 2년을 잘 버틸 수 있었다. 그리고 말도 안되는 시도를 해서 꼬박 꼬박 몇푼 안되는 봉급을 모아 1000불 이상을 모았다. 그렇게 해서 여기 왔다고 생각하니 기쁨 두배였다.
'The Beach'의 배경이 된 탈레나이와 꼬 매꼬를 다 둘러보고, 배는 이날의 마지막 코스인 꼬 우와 탈랍으로 이동한다.
가는 도중에 원숭이 처럼 생긴 바위와 사자 처럼 생긴 바위 (Monkey & Lion Island)에 멈춰서 그 바위를 보여주고 사진 찍을 시간을 준다. 진짜 말처럼 하나는 원숭이 같고, 하나는 사자 대가리 같다.
여기는 우리나라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벼라별게 다 있다. 어메이징 타일랜드다.
꼬 매꼬를 떠난지 30분후 마지막 코스에 도착해서 여기서 스노쿨링을 하게 된다. 이름이 '꼬 우와 탈랍'이라... 이름 참 웃긴다. 우리말로 '잠자는 소 섬' 이라는 뜻이다.
이섬은 앙통 해양국립공원의 가장 중심이 되는 섬이다. 또 그 중에 제일 큰 섬이기도 하다. 어쩐지 보트위에서 보고 있는 섬중에 면적이 제일 넓어 보인다.
여기서 스노쿨링 장비를 모두 빌려서 물속에 하나 둘씩 뛰어든다. 비록 스쿠버 다이빙은 못하게 됐지만, 이것으로 아쉽지만 그 즐거움을 대체하련다. 어쨌건 물에 뛰어들어서 하는건 매 한가지 아닌가...
다른 사람들은 다들 라이프 자켓 입고 뛰어내리지만, 난 예전에 피피섬에서 스노쿨링 할때 라이프 자켓 입으니까 몸이 불편했던 기억 때문에 그거 안 입고 그냥 뛰어내려서 수영하고, 스노쿨링을 즐겼다.
그거 없어도 잘 가라 앉지도 않고, 전혀 생명에 지장이 없다. 물놀이는 언제 즐겨도 잼있다.
대전에서 온 여학생 2인조는 라이프 자켓을 입고도 물이 두려워서 난리다. 어려서 물가에 갔다가 뭔 일을 당했던 기억이 있었나보다.
이곳은 스노쿨링을 하기에 물이 별로 좋질 않다. 예전에 가봤던 꼬 따오의 망고 베이, 낭유안의 일본 정원 하고 비교해서 너무 아니다. 물도 그다지 맑지 않고, 시야도 별로다. 다른건 다 좋았는데, 스노쿨링 하기에 물이 안좋았던게
이번 투어의 옥의 티라고나 할까?
J군도 물이 기대에 못미친다고 다소 실망한 표정이다. 자기는 우리나라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투명한 수영장 과 같은 물속에 열대어가 노닐고 하는 그런 바닷물을 생각햇는데.. 마치 포카리 스웨트 선전에 나오는...
그런 바다는 피피섬, 크라비에 가야 있다. 아니면 여기와는 다른 투어 코스인 꼬따오와 낭유안에 가야 된다.
1시간 반 정도 여기서 스노쿨링을 하고, 사람들이 지쳐서 다들 보트로 올라온다. 빵하고 과일 먹던 쪼가리를 물속에 던지니까 여기 저기서 물고기들이 몰려들어서 그걸 쪼아 먹는다. 이것도 장관이다. 예전에 그런 장난 피피가서 참 많이 쳤었다.
꼬 쌈싸오, 꼬 매꼬(탈레나이 호수), 꼬 우아 탈랍. 이렇게 주요 3섬을 기준으로 이루어진 앙통 해양국립공원 일일투어.
드디어 마칠 시간이 됐다. 1시간 반 정도 가다가, 보트는 꼬 싸무이로 되돌아 온다. 약 오후 17시 정도 됐다.
정말 즐거웠다. 하루종일 씨카약 타고, 스노쿨링하고 물질을 하고 놀았더니, 몸이 상당히 피곤하다. 슬슬 졸음이 쏟아진다.
앙통 국립공원에서의 하루종일 물질로 보낸 이날 하루. 아주 스펙터클, 빠~~~안타 스틱! 그 자체였다.
푸켓에서 사고 터져서 원래 계획했던 곳에 가지도 못하고 원래 일정보다 빨리 돌아가서 아쉽지만, 그걸 이것으로 충분히 달랠 수 있었다. 이날은 이번 태국관광의 하이라이트 데이 였다.
*지출내역
-저녁식사(노네임 방갈로 식당) : (김치 복음밥 100밧 * 2인 = 200밧) + (바나나 쉐이크 20밧 * 2인= 40밧) = 240밧
- 빨래(2인분) : 140밧
- 저녁에 홀에서 사먹은 음료수 : 20밧 * 2병 = 40밧
Total : 420밧 / 2인 = 한 사람당 210밧씩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