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히도 안 풀린 태국 여행기 - 12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지독히도 안 풀린 태국 여행기 - 12

따일랜드 9 1610
어느덧 비행 시간이 다가온다. 때맞춰 아시아나도 인천으로 가나보다. 한국사람 많다. 얘기 걸기 싫다. 아까 재수없는 아줌마 영향이 컸나보다..
 계속 CNN에서 해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걱정스런 표정으로 TV를 보니 오니 옆에 앉아 있던 외국인이 묻는다. 왜 이리 비행기가 연착되는냐고..? 사실 우리 비행기는 30분 정도 늦어진다고 했다. 그녀는 해일 피해를 잘 모르고 있는 듯했다.
 나는 아마도 비상시이고 해일 때문일거라고 했다. 그녀는 한국을 간다고 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이고 영어 교사로 가는거라고.. 그리곤 내 차림을 보더니 그렇게 한국 돌아가면 얼어죽을거란다.. 웃음..
 그렇다 나는 얼어죽을지도 모른다. 내 얘기를 듣더니 넌 참 운 좋은 사람인란다. 나도 그랬다. 모든 걸 잃어 버렸지만, 난 살아남지 않았느냐.. 괜찮다.. 뭐..
 어느덧 비행시간이 다가오고 우리는 비행기에 올랐다. 그리곤 잠이 들었다. 대한민국 영공에 들어왔을 만한 시간.. 스튜어디스 언니가 밥 먹으라고 깨운다. 피곤에 지친 여자친구.. 오물렛으로 적당히 요기를 하고 인청공항에 도착했다. 드뎌 도착이다.. 공기부터 다르군..
 차가운 겨울 바람이 우리를 맞이했다. 유난히 공항 안도 추운것 같다. 빈손에 아무것도 없이 나시에 반바지, 슬리퍼 차림으로 들어온 우리.. 시선 집중이다. 어디서 알아보고 기자가 귀찮게 따라붙는다. 대충 상황 얘기만 해주고 안녕히 가시랬다. 그렇게 궁금하면 직접 가보지 말이다..
 이제 집에 가는 것이 문제였다. 우선 공항에 맡겨 놓았던 코트 부터 찾아야 했다. 너무 이른 시간에 도착한 바람에 기다려야 했다. 세탁소 오픈 시간에 맞춰 코드를 찾고, 이제 옷을 사야한다. 그런데.. 카드 한도가 얼마나 남았을려나.. 서울 같으면 그냥 어떻게 가보겠으나 우리의 집은 머나먼 광주였다. 광주까지 이 차림으로 간다는 건 불가능하고 나오시겠다는 부모님 왕복하시고 뭐 하시느니 옷 사입고 가느게 낫다는 판단에 그냥 오시지 말랬는데.. 그게 또 문제였던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지금부터 더 큰 문제들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다시 태국으로 돌아가버리고 싶을 만큼 말이다..
9 Comments
지나가다 2005.01.19 19:04  
  따일랜드님 그 사지에서 현명하게 대처하신 님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정말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크라비 학교 교장선생님 성함, 전화번호, 학교이름 알려주시면 2월 제가 그곳으로 가기로 계획되어 있는데 님을 대신하여 감사 인사드리고 조그마한 선물이라도 제가 대신하겠습니다.
눈물 2005.01.19 19:44  
  읽다가 눈물이 나서.. 생사기로에서 무사 귀환하신 점 너무나도 다행입니다.  다 읽는  동안  가슴이 얼마나 뭉클했던지. 건강하십시요
쭈~ 2005.01.19 23:46  
  여행기 한번에 다 읽었어요,..정말 다행이예요~
읽는내낸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건강하세요.
다행이예요..
정말T.T
따일랜드 2005.01.19 23:54  
  위에 지나가다님.. 메일 주소라도 주시면 연락드리겠습니다.. 님께 귀찮은 일만 떠넘기는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연락처랑 주소 이런건 다 있습니다.  가끔씩 전화 드리기도 하구요.. 너무나 반가워하시는 목소리를 들으면 저도 모르게 감사의 눈물이 나오기도 합니다.. 안그래도 선물이라도 보내드릴려고 했는데 다 잃어버리고 빚까지 진 상태이다보니.. 웬..쩝.. 아무튼 멜 주소 부탁드립니다..
따일랜드 2005.01.20 00:01  
  모두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님들도 올 한해 좋은 일들만 있으시길 바랍니다..
방푸 2005.01.20 10:59  
  사기도 아는놈이 친다고 동포애도 없고 ,, 아 짜증나
 정말고마우신분들이군요 저도 태국에서 힘든일이 있었는데,, 힘든맘큼 덤으로사는 삶이자나요 꼭 성공하시고 만히 도우며 살아가죠
유정 2005.01.20 12:04  
  여행기 잘보고있습니다. 제가 꼭 그 현장에 있었던것처럼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힘내세요!
글구 이번일로 우리 대사관 직원들 좀 달라졌슴 하네요.
정말 왜 그러는지 이해를 할수가 없어요.
만약 자기 자식이 그지역에 있었다면 그렇게 말할 수가
있었을까요?
켄지 2005.01.21 23:09  
  국민소득 2만달러 부르짖기전에
만달러 짜리 정부나 되었으면 하네요.
빨리 훌훌털고 힘내세요^^
이사도라 2005.02.01 12:14  
  님이 쓰신글을 단숨에 읽었네요.
어려운일 당하셨느네도 의연하게 대처하셨네요.
항상 건강하시고 올해는 좋은일만 있기를 바랍니다.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