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히도 안 풀린 태국 여행기 -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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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히도 안 풀린 태국 여행기 - 9

따일랜드 0 1369
역시 여행사 버스가 문제 였다. 선생님은 우리를 도와주신다고 하신건데 분명 몇번씩 썬라이즈 앞에 내려달라고 가시는 순간까지도 확인을 하시고 가셨고 나도 버스를 3번 갈아탈때마다 운전기사에게 그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런데 이놈들.. 푸켓 시티내 켈리포니아 앞에서 내리란다. 어이없다. 황당하다. 혹시나가 역시나로 바뀌는 순간이다. 하는 수 없이 버스터미널이 어디있는지 물어 썬라이즈까지 걸어 왔다. 터벅터벅.. 완전히 난민이다..
 주말시장이 열리는 곳을 지나니 썬라이즈가 보인다. 다행히 정말 아무런 피해가 없다. 썬라이즈에 들어서니 그곳에 죠이님들 그리고 사장님께서 반겨주신다. 사장님 뭐라 말씀은 못하시고 근심어린 표정으로 우리에게 식사먼저 권하신다. 그리고 바로 실종자, 그리고 부상자들을 찾아 끄라비로 가신단다.
 얼마만의 식사인줄 모르겠지만, 제대로 넘어가지 않는다. 막상 썬라이즈에 도착하고 나니 기운이 빠져 버린다. 그래도 어서 돌아가고 싶었기에 돌아갈 방법부터 찾는다. 우선 사진이 필요했다. 그 다음 여행자 증명을 만들고,  돌아갈 수 있는 항공편을 알아봐야 했다. 식사 후 썬라이즈 죠이님의 도움으로 하나 둘씩 처리할 수 있었다. 우선 집에 전화 드리고 사진을 직었다. 내 모습 장난 아니다..
 푸켓 시청에는 이미 피해자들을 위한 것들이 갖춰지고 있었다. 우리는 좀 쉬다가 끄라비로 가신 분들에게 한국인들이 끄라비에 더 있을거라는 것과 함께 선생님의 전화번호를 건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였다. 푸켓 신라라는 곳에 가서 항공과 여행자 증명에 관한 것들을 부탁하고 썬라이즈로 돌아왔다. 시청에 가니 우리를 도와줄 분들이 계셨다. 분실물 신고서와 이것저것을 작성하고 나니 조금 기다리란다.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와 같은 처지의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하긴 그 중에서 우리가 제일 불쌍한 처지였다..
 하고 싶지도 않은 이야기를 해야 겠다. 돌아가는 항공 문제인데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실거다. 그 애긴 하고 싶지 않다. 그 전의 내 말이 사실이라는 것과 나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 교민들도 모두 같은 내용을 알고 계신다는 것만 말하고 싶다..
 어쨌든 말도 안되는 소리에 그날 귀국은 포기하고 말았다. 최대한 빨리 돌아오고 싶기는 하지만 방법이 없다. 그 때 도와주시는 분이 타이항공에서 돌아오는 항공권에 대하 재발급과 일정변경 업무를 해 주신다고 하셨다. 내일 아침에 가보라고.. 오늘은 이곳에서 보내야 하나보다. 어쩔 수 없이 여행자 증명만을 받고 썬라이즈로 돌아왔다. 그리고 사고 이후 그날밤 처음으로 잠을 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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