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나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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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나쁘니깐...

필홍.... 9 838
4월 말부터 5,6,7,8월 그리고 9월을 동남아에서 보내고 갑자기 돌려진 방향 전환기로 인해 10, 11, 12, 1월을 유럽에서 있는 전혀 박자를 못 맞추는, 가장 더울 땐 동남아를 헤매 다니더니 뼈 속을 져미는 추위에는 서유럽 그 뿐만 아니라 동유럽, 북유럽까지 왔다갔다 하고 있으니 (이럴 때 사람들은 이리 이야기 하더라..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이라고. 근데 난 온 몸이 고생이다..하도 나빠서)...

그러니 그리 만나기 힘든 사기꾼을 두 번이나 만나지...한 번은 남여로 팀을 이루고 있었다...

이 들과의 오랜 시간 (오랜 시간이라 하면, 그 분들이 이 정도면 괜찮겠다 여기는 일정의 투자 기간을 의미한다.) 만남이 있은 후 가만히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뭘 잘못했나 ? 하고. 

그거야 머리 나쁜 탓이고 재미난건 이 들 사이에는 공통점이 꽤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말을 참 잘한다... 말을 실감나게 잘하는 것도 있지만 이렇게 물어보면 이렇게 돌려서 말하고 저렇게 물어보면 또 저렇게 돌려서 말하고 자기들이 한 말도 교묘히 바꿔가면서 "어" 하는 순간적인 의문을 어찌하여도 피해가는 그런 재주들이 있더라...

듣고 있으면 구슬 꿰 듯이 술술술 꿰 나간다. 그러다 이 분들도 가끔은 본인들이 한 말이 헷갈릴 때가 있다.. 그러면 확 또 돌려버린다. 어디로던..... 그럴 때 나 같은 사람은 정신 못차린다. 다 맞는 줄 안다.. 그 말 그대로.

그리고 말을 상대방이 듣기에 참말로 좋게 하는 것도 이에 포함된다..잘 나다.. 이쁘다.. 너는 성공한다.. 너니깐 해낸다.. 너 만큼 하는 사람 한 번도 못봤다..- 주위 사람들한테 하더라,, 이런 말들을. 나는 그 때 생각했었다.. 저런 점은 배워야 한다고. -

두 번째는 자기들은 물론이고 그 사기꾼들 주위에는 잘난이들이 하도 많다는 것이다.. 본인들은 당연히 잘났다.. 사장이고 디자이너고 연봉 몇억에 달하는 이고 모 그룹의 회장과 친분이 있고 아니 친분이 있다 못해 자기 한테는 함부로 못하는, 여기서 말하는 모 그룹은 그냥 모 그룹이 아니라는 것을 꼭 집어서 말하고 싶다... 병원장들도 한 두명이 아니고 수두룩하고 백화점 사장도 많고 별 두개도 있고 별 두개가 있으니 그 아래는 말 하면 뭐 하겠는가 ?

이름을 날리고 있는 작가도 (작가는 분명히 자기가 키웠지) 있고 대기업 이사에 그룹 말고 회사 사장은 참으로 쏟아지고 그 것도 이 나라 저 나라를 아우르는 사장들도 많고...

참말 써놓고 보니 기가 막히네.. 내 삶에 언제 이리 쟁쟁한 사람들이 얶여 있었던가 말이다...

세번째는 자기 것을 푼다.. 과하게 풀지는 않지만.. 상대방의 호감을 살 수 있을 정도로.. 상대방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아니면 대접받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자기 것을 베푼다.. 그런 베품이 있으면 상대방은 당연히 거기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니 그 사기꾼들 입장에서는 손해 보는 일들이 아니다..

네번째가 중요하다. 연극을 훌륭히 해 낸다는 것이다.... 착한 역, 멋있는 역, 고진감래하며 살아온 인간형역.. 돈 주고 사서 고생한 역, 능력이 아주 뛰어난 역..

회장으로, 임원으로 회사 출근하고 직원들과 거래처들과 통화하고 일하는 역...독실하게 믿음을 가지고 있는 역.. 다른 사람들에게 배려하는 역..선처를 베푸는역...그리고 과거를 회상하며 지독하게 우는 역.. (지독하게 운다는 말은 그 표정에서 피눈물을 짜아내며 처절하게 울더란 말이다). 부모님께 불효하는 자식인척 하는 역 (더 잘해야 한다는 회한을 깔고 하는 역이다).. 세상 고통은 혼자서 다 짊어지고 살아 온 역.. 절대로 가만히 앉아서 부모님 덕에 살아가는 인간이 아니라는 역... 다른 사람들이 해보지 못한, 감당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고통을 참고 견디고 살아 낸 역.....

아참! 중요한 걸 아직도 ! 돈 엄청 많은 척 하는 역...그러나 지금 당장은 없을 수도 있는 역.. 나중엔 더 많을 수 밖에 없는 역...

참으로 멋지게 해내더라...그러면서 가슴은 안 떨렸나 그것이 궁금하다 나는.

다섯번 째는,

안정권에 들었다 여겨지면 요구를 한다.. 친절을 베풀고, 도움을 주고 (이 도움을 줄 때는 상대방이 감사한 마음을 가지거나 아니면 뭔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도록 꼭 은연중에 생색을 낸다), 작은 것들을 주고 받고 (커피, 빵, 치약, 비누, 밥, 옷, 정보, 과일, 약 - 이런 것들이 여행다닐 때는 무지하게 필요하다.. 이것들을 통해서 정을,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곧 채울 수 있게 된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상황과 사기의 대상을 열심히 주시하다 인간적인 관계가 맺어졌다 여기면 요구를 한다.. 대부분 도와 달라는 부탁이다.. 그렇지만 그 사람들이 지금까지 한 작업들이 있기 때문에 부탁이 당당하다...그리고 처음에 아주 크게 부탁한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다들 비굴해지더라... 이 대목에서 어이 없더라...업무를 하다보면 꼬일 때가 있는 법이지 않는가.. 꼬일 때가 문제더라...

상대방에게 분명히 확신을 줬는데 뭔가 잘 안된 것이다 말이지... 크게 부탁을 했는데, 이게 실순가 여져진다 말이지. 아님 상대를 잘못 골랐나 하는 완전한 잘못을 생각하게까지 된다 그 말이지,,

그럴때를 봤다.. 손 발에서 땀나고 부들부들 떨리고 앉았다 섰다.. 난리가 나고.. 머리, 눈 팽팽 돌아가고, 확신을 위한 연기는 더 강도를 더해가고 (여기서는 연기에 실수가 번번히 발생한다), 불쌍히 보이도록 하기도 하고, 에라 모르겠다 심정으로 더 강하게 나가기도 하고, 밥 맛 술 맛 완전히 도망가고 작전회의 빈번하고 그러다가...

그 큰거에서,

그 반만 ? 아니 삼분의 일 ? 아냐 아냐 반은 줘 ! 안돼 ? .........,,,,,,,..........

얼마라도 !?

진짜 !!!  그럼 차비라도 .........................................................

내가 나 자신을 보니 참담하더라.

그 와중에 또 특이한 공통점은 그럼 차비라도 까지 갔으면서, 자기들은 절대로 사기꾼이 아닌 것이다. 절대로 아니더라.

설상가상 나한테 한 마디 하더라... " 너 정말 나쁜 사람이다 " 라고.

 

9 Comments
서기 2005.01.15 15:02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순진하고 착하셔서 그런 일을 당하신 것 같네요. 마지막이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재석아빠 2005.01.16 18:16  
  필홍아..
오랬만이네..
내가 항상 말한거 잊지말고 명심..또 명심해라~~
언제 올거니..방콕엔...
한번 와서 좀 쉬고 재 충전해서 다시 여행해라~~
새뱃돈 2005.01.17 00:42  
  오~~! 필홍언니닷....
잘 태사랑 잘 안 돌아다니는데...
오늘 딱 돌아다니는데 언니 딱 보이네
언니 건강 잘 챙기시고요^^
필홍..... 2005.01.17 09:08  
  잘 지내시죠...사장님 2005년은 계획하고 마음먹고 계신일 꼭 이루는 해 되시기 바랍니다...

방콕갈려 합니다... 금방...
필리핀 2005.01.17 19:37  
  항상 몸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
재석아빠 2005.01.17 20:00  
  빠르면 이달에 오겠구나...[[하이]]
미리미르 2005.01.18 14:59  
  필홍언니,,,
보고싶엉~!!
다시 방콕에서 만났음 참 좋겠어염,,, [[씨익]]
필홍.... 2005.01.18 17:59  
  항상 조심하고 건강하게 다니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미리미르야.. 언제 방콕가니 ?
미리미르 2005.01.19 02:27  
  전 아직 날짜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3월초 1, 3, 4일 정도에 갈겁니닷~!! ^-^
언니는 언제 다시 방콕으로 휴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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