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2005 수고한 광팔아 떠나라!(12일차 - 방콕)
2004년 1월 3일(월) - 방콕에서의 마지막 날.
드디어 아쉽지만 방콕을 떠나는 날이 왔다. 오늘밤 자정 5분전 TG658편 비행기로 귀국하게 된다. 푸켓과 피피에서 이번 사고가 터지지만 않았다면
지금 우리는 크라비와 피피섬을 거쳐서 이날 푸켓에 들어가는 배를 타고 있을 시간이다.
좌우지간 이번에는 이 사고의 여파가 나에게도 간접적으로 나마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곳이 잠잠해지고 예전모습을 회복할때 까지 기다렸다 다시 들어와야 겠다.
오전 늦게까지 충분히 자고, 체크아웃을 한뒤 짐을 맡겨두고, 방콕 시내 구경에 나섰다. 여기서는 짐을 맡기면 고유의 번호표를 준다. 그걸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돌아오면 짐을 찾아갈 수 있다.
낮에는 월텟에 가서 쇼핑을 하면서 시간을 때워야 겠다. 그러다 시간좀 남으면 그 건너편의 EGV가서 잼있는 영화 한편 때려줘야 겠다.
시간도 널널하고 확실히 아는 버스번호가 있는데 굳이 택시를 탈 필요가 있겠냐 싶어서 오랜만에 511번 버스를 탔다. 이번에는 버스 오라이 아줌마가 확실히 내릴 곳을 알려줘서 지난번 같은 어이없는 경우는 없었다. 원래 이게 정상인데 말이다. 그땐 짜증 났다. 오죽햇으면 가까운 곳인데, 택시를 타고 다시 오던 길을 되돌아 갔겠는가.
아침겸 점심은 태국에서만 먹을 수 있는 쑤끼를 먹어 본다. 태국의 유명한 쑤끼 전문 체인점인 MK수끼. 이곳 센트럴 월드플라자 지하 주차장 들어가는 입구에 있다.
쑤끼는 야채와 고기, 어묵, 새우등 여러가지 재료들을 자기가 양껏 시켜서, 끓는 물에 넣어서 익혀먹는 샤브샤브 비슷한 음식이다.
우리나라도 태국음식 전문점에 가면 먹을 수 있지만, 워낙 고급요리라 가격이 상당히 비싼것으로 알고 있다. 마지막엔 국수를 넣어서 익혀 먹으면 좋다.
처음에는 맛이 좀 밋밋한것 같았는데, 소금이랑 간장 같은거 적당히 쳐주니까 그럭저럭 간도 괜찮고, 입에 맞는다.
또 본격적으로 쑤끼가 나오기 전에 애피타이져로 MK패킹 덕을 주문 했는데, 그게 오히려 쑤끼보다 더 맛있었다. 여기는 서비스로 쟈스민차를 계속 리필해서 따라주기 때문에 별도로 음료나 생수를 시킬 필요가 전혀 없다.
J군은 이것도 신기하다고, 지난번에 씨푸드 가게, 카우팟 꿍 이랑 꿰이띠오 남, 팟 타이등 현지인 식당에서 먹는 음식들도 다 사진을 찍어대더니, 여기서도 나오는 음식들 마다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둘이 배불리 먹었는데도 가격은 500밧 밖에 안나왔다.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
배불리 먹고 나서 우리는 센트럴 월드 플라자의 여러 매장을 돌고 돌면서 식구들과 친구들한테 줄 선물을 고르고 고르며, 윈도 쇼핑을 즐겼다.
여기가 우리나라 삼성프라자나 롯데백화점보다 시설도 더 삐까뻔쩍하고, 화려하다. 센트럴 월드 플라자 양 옆에는 ZEN 과 ISETAN. 일본계 체인의 백화점이 붙어있어서 선택의 폭이 상당히 넓다. 하지만, 백화점은 워낙 명품 메이커들을 위주로 취급하다보니, 물건 값은 우리나라보다 싸기는 하지만, 그다지 가격 차이는 많이 나지 않는것 같다.
요것은 얼마니, 요고는 바로사체, 요것은 구짜, 요고이 파레가모, 이것은 아디다디 조디오, 아래또리는 방방, 빤쮸는 또라이, 이거는 노오비똥!
명품점들 쫘악 깔렸다. 게다가, 7층 KING POWER DUTY FREE SHOP에 있는 샤넬이나, 프라다 같은 명품점 다 합치면, 정말 엄청 많다. 셀 수 없다.
구짜나 노비똥, 파레가모 같은 고급 명품만 찾는 사람들은 파리나 로마가서 이상한 노비똥 아르바이트 같은거 할 필요 없이 여기서 싼값에 사면 좋을듯 하다. 아님 유럽이나 호주같은데 여행하고, 방콕에 스톱오버 하면서 쇼핑만 여기서 집중적으로 하는것도 괜찮겠다.
좌우간 이 동네는 방콕 쇼핑의 아니 태국 최대의 쇼핑 지역이 맞다.
여러 군데를 돌다가 그래도 면세점이 가격이나 품질을 다 봐서 젤 낫겠다 싶어서 7층의 KING POWER DUTY FREE SHOP에 가서 식구들한테 줄 선물들을 샀다.
주류 코너에서는 뭘 살까 고민하다가, 아버지가 옛날에 즐겨 드시던 CIVAS REGAL 25년산 1병을 샀다. 그렇게 비싸지 않아서 한 두병 더 살려고 하니까, 우리나라 에서는 술은 한병 까지만 면세가 되고 그 이상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점원이 말린다.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는 면세 기준량이 너무 엄격한 편인것 같다. 이웃 나라 일본도 2병이상 면세가 되는데 말이다.
CHANEL 코너에 가서 엄마 여동생한테 선물할 것들을 골라봤다. 거기 직원한테 엄마 나이를 얘기하고 뭐가 좋겠느냐고 추천해달라고 하니깐, 피부 미백에 효과가 있는 화이트닝 스킨 세트를 권해준다. 스킨로션에 클랜징폼, 아이오페 비슷한것 등 상당히 좋은 것들이 많이 들어있었다. 삼성프라자에 있는 샤넬 매장에 가면 적어도 10만원 가까이 주고 사야할 것이다.
동생은 평소에 샤넬 향수를 가지고 싶어 했었다. 조만간 캐나다로 어학연수 가있다가 귀국하니까, 기념선물로 사줘야 겠다. 그동안 오빠가 되가지고
동생한테 생일이나 졸업, 입학할때 선물을 사준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 만큼은 좀 신경좀 써줘야 겠다. 넘버 5는 향이 너무 진해서, 머리가 아플 정도다. 그래서 좀 무난하다 싶은 오데토일럿 퍼퓸으로 골랐다. 그 꼬맹이는 그거 줘도 좋아할거다. 아마 넘버 5 보다는 그게 더 낫겠다.
여기서는 6만원이 조금 넘는 가격인데, 이것도 삼성 프라자가면 10만원은 족히 넘을 것이다.
좌우간 전체적으로 면세점이라, 세금이 안붙고, 고급 제품을 사도 확실히 물가가 싼 태국이라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지가 않았다. 여기 면세점에서 가족들한테 좋은거 명품점에서만 유명 브랜드 제품으로 제법 그럴듯하게 샀는데도 원화 환산 15만원이 안나왔다. 어메이징 타일랜드, 싱글벙글 타일랜드다.
으~~아~~!
J군은 주류코너에서 커피향이 나는 이름 모르는 회사거의 양주를 850밧에 한병 샀다.
센트럴 월드 플라자 건물 안에 또 제법 으리으리한 마사지 샾이 보였다. 지나가는 김에 또 한번 받아봤다. 우리나라 가면 싼 가격에 이렇게 안마 같은거 받기 힘드니까 여기서 실컷 받아 보기로 한다. 발마사지에, 전신 타이마사지, 아로마 오일을 풀코스로 받으니 한 사람에 1300밧이 넘게 나왔다. 또 괜찮아 보이는 아로마 오일로 만든 목욕용품 세트를 큰거 하나 고르니까 300밧 정도 밖에 안한다. 엄마한테 그거 사다드리면 좋을것 같아서 하나 골랐다. J군도 그걸 집어 든다. 그 세트안에 크림 비누, 바디 샴푸, 헤어 샴푸와 린스, 폼 클렌징들이 다 들어 있다. 바나나, 딸기, 망고등 과일 향이 첨가돼서 향도 좋다.
이번 여행은 황제 코스로 다닌다.
센트럴 월드 플라자에서 쇼핑을 다 마치고, 이젠 건너편의 나라야 판으로 가서 친구들한테 사줄 기념품을 골라본다. 거긴 정부에서 운영하는 전통 공예품, 특산품을 파는 백화점이다.
모든 가격이 정찰제다. 물건들은 그럭저럭 다 괜찮다. 친구들한테 사줄 실용적인, 쓸만한 것들을 골라봤다. 젓가락 세트가 제일 괜찮은 품목이다.
그런데 그건 지난번 여행때 이미 사다 줬기 때문에 이번엔 다른걸 골라야 겠다.
J군은 친구들과, 같이 회사에서 일하는 동료들에게 줄 기념품으로 코끼리 열쇄고리 세트를 대량으로 구입한다. 한 10000원 어치 좀 넘게 샀나?
난 담배 케이스와 안경 케이스를 여러개 골랐다. 개개의 가격은 그렇게 안 비싼데(약 170밧 정도), 숫자가 많아지니까 1000밧이 넘어간다.
이젠 빠뚜남 센터로 걸어가서, 내가 입고 다닐 런닝셔츠와, 티셔츠, 속옷, 양말등을 사야겠다. 그곳은 우리나라 동대문 새벽시장 보다 훨씬 물가가 싸니까 필요한 것들을 이 기회에 거기서 사기로 했다. 전역한 직후에 속옷이랑, 양말 숫자가 부족했고, 그나마 있는 것도 다 낡고 떨어져 가는 것들이라 이번 여행에서 입고 대부분 버려야 했다.
그런데, 빠뚜남 센터는 별로 입점한데가 없는건지 크리스마스 날이나 분위기가 똑같았다. 전보다 더 썰렁한 분위기 였다.
입점한 점포가 별로 없다보니, 물건 가짓수도 적고, 별로 쇼핑할만 한 곳이 못되었다. 물건 값은 싸지만, 쇼핑 장소로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차라리 그 근처 리어카 노점상들이 물건도 훨씬 좋은거 많고, 가격도 더 싸게 팔았다. 괜찮아 보이는 티셔츠 두장을 사도 7000원이 안되고, 괜찮은 악세서리도 600원이 채 안된다.
완전히 거저다. 여기와서 헐 값에 대량으로 싹슬이 해가서, 우리나라 동대문가서 웃돈 주고 파는 상인들 상당히 많겠다.
600원짜리 목걸이도 동대문에서는 거의 만원 정도는 줘야 산다. 여기선 600원 밖에 안하는데도 디자인이나 스타일은 괜찮다. 양말도 한켤레에 600원.
한국돌아갈때 간단한 속옷이나 양말이 많이 필요하신 분(메이커 같은거 안따진다면)은 여기와서 사주면 괜찮을듯 싶다. 또 이런데서 파는 노점상 티셔츠나 악세사리도 우리나라 스타일에 전혀 손색이 없으므로 맘에 드는거 있으면
잘 쇼부봐서 사도 좋다. 단 물건 값을 깍을때 너무 낮게 불러서 현지인들하고 얼굴 붉히지 말기 바란다. 이스라엘 애들 처럼 너무 그런식으로 놀면 우리도 걔네 처럼 평판이 나쁜 손님이 되는 법이다.
아무리 걔네들이 비싸게 불러봤자. 우리나라보다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저렴한 가격 아닌가.
정신 없이 쇼핑을 하고 돌아다니니까, 하루가 훌쩍 가버린다. 벌써 저녁 퇴근 시간이다. 버스 기다리기도 귀찮아서 그냥 카오산까지는 택시를 탔다. 트래픽 잼을 피해서 기사가 좀 지름길 비슷한데 이리저리 도는데, 거기서 거길 계속 맴도는거 같다. 방콕의 교통체증은 상상을 초월한다. 카오산 까지의 택시비가 평소보다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비싸게 나왔다.(155밧) 그래도 택시가 편하긴 편하다. 요금도 싸고...
람부뜨리 노점 식당가를 둘러보다가, 카우팟 꿍으로 태국에서의 마지막 저녁식사를 했다. 진짜 여기 와서 카우팟 종류 정말 많이 먹었다.
내입에 아주 잘맞아서, 그렇게 먹고도 질리지가 않았다. 이제 태국음식은 당분간 못먹게 됐다. 정 먹구싶으면 코엑스몰 푸드 코트에 있는 태국음식점 가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먹어야 되겠다.
저녁 먹고 나니까 벌써 9시반이 넘었다. 하루종일 쇼핑하고 돌아다니느라 시간 가는줄을 몰랐다. 빨리 공항으로 가야겠다. 뉴싸얌으로 돌아와서 전날 맡긴 빨래와 짐을 찾아 가지고 부랴 부랴 공항으로 이동 했다. 공항버스는 시간이 일정치가 않아서 그거 기다리다가, 비행기 출발 약 한 시간전에 공항에 겨우간 적이 있기 때문에 안심하기 위해서 급하게 택시를 탔다. 빨리 가려면 고속도로를 타야 했다. 태국택시는 고속도로 요금까지 손님이 부담해야 한다. 고속도로를 두번 타는데 한번 탈때 마다 통행료가 20밧씩 부과 됐다. 하지만, 급한데 어쩌랴...
확실히 택시를 타고 고속도로를 이용하니까 카오산을 출발한지 약 40분 만에 돈무앙 국제공항 출국장에 도착한다. 요금이 200밧 나왔는데 J군은 시내에서 공항까지 가는데도 우리나라돈 6000원이 안나왔다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푸켓 사고 때문에 태국을 빠져나가는 외국인들로 북적거릴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사람이 많이 붐비지는 않았다.
타이 항공은 이곳의 국적기라 카운터 수가 상당히 많다. 그래서 찾기가 정말 편했다. 카운터 수가 많다 보니, 탑승 수속도 빠르다. 보딩 패스를 받고, 부랴부랴 공항 이용권을 끊어서 출국심사대로 간다.
여권과 탑승권을 보여주고, 여권에 호치키스로 박아놓은 태국 출국 카드가 띄어지고, 출국 도장이 찍히면서 당분간 어메이징 타일랜드와도 작별을 고해야 할 순간이 왔다.
나의 해외여행 3번중 3번다 태국으로 입국. 최종 출국지도 3번다 태국. 나는 첫 번째 여행 이후 태국의 팬이 되어버렸고, J군도 이미 태국의 열렬팬이 되어 있었다.
태국 정부관광청에서 우리한테 무슨 공로상 같은거 안줄려나? 참 쌩뚱맞죠? ^*^
택시를 탄 덕에 우리는 시간을 많이 벌 수 있었고, 비행기 출발 시각까지는 아직도 1시간 반이나 남았다. 시간 여유 만빵이다. 이젠 KING POWER 면세점에 가서 낮에 산 물건들의 영수증과 여권을 보여주고 그걸 찾아갈 차례였다. 킹 파워 면세점 공항 카운터의 위치는 출국장으로 나가서, 로얄 오키드 멤버쉽 라운지 바로 근처에 있다. 거기서 산 물건을 영수증 보여주고, 신분 확인 한 후에 찾아가지고 출국하는 것이다.
그 면세점의 청년 직원이 한국말을 아주 잘한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는 물론이요. 이 부분에 싸인 하십시오.여권 보여 주십시오. 이 물건이 맞으십니까? 확인해 보십시오.등 유창하고 정중하게 한국말을 한다. 여기에 우리나라 패키지 관광객들이 많이 다녀가는 모양이다. 여기 와서 쇼핑으로 돈을 많이 뿌리고 가는것 같다.
그 사람이 한국말로 설명을 해주고, 응대를 하면 우리는 또 태국말로 답례를 했다. 우리는 캅을 연발한다 마지막엔 그 청년이 안녕히 가십시오 하니까, 우리는 라껀 캅 하고 그곳을 떠났다.
그 사람 때문에 태국인에 대한 나의 마지막 기억이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이거 다하고도 시간이 많이 남는다. 여기는 우리나라 인천공항하고는 틀리게, 출국심사 다 받은 다음에, 탑승구로 가는 입구에서 승객들의 소지품 검사와 몸검사를 한다.
이번에도 내 차례에 몸수색대에서 이상한 삐삐 소리가 났다. 보안 요원 아가씨의 표정이 바뀌면서 호주머니에 있는걸 꺼내보라고 한다.
난 태연하게 수첩하고 볼펜, 여권, 지갑을 꺼내니까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좌우간 난 승객들 검사하는 곳에서 항상 사소한 걸로 태클이 걸린다
지난 두번의 태국 방문때는 이런 적이 없었다.
이곳 탑승구는 희안하게, 바로 앞에 비행기가 와서 대기하고 있는게 아니라, 버스로 사람들을 비행기까지 실어나르게 되어 있다.
제주 공항이랑 똑같다. 거기서 버스를 타고 약 10분 정도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더니 타고갈 비행기가 대기 하고 있었다.
비행기도 계단을 올라가서 타야 한다. 제주도에서 서울올때 그런적은 있었지만, 방콕에서는 처음이다. 인천에서도 그런저기 없었고 말이다.
참 황당하고 쌩뚱맞다. 평소에 탑승구 바로 앞에 대기 하고 있는 비행기만 타다가, 멀리 떨어진 활주로까지 와서 약간 불편하게 탑승하는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무려면 어떠랴? 제시간에 비행기만 타고,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되는 것이지...
비행기 안은 대부분 관광을 마치고, 돌아가는 우리나라 패키지 관광객들 뿐이다. 외국인은 한 명도 안보인다. 이번 푸켓 사태 때문에 만석일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빈 좌석이 상당히 많다. 이번엔 지난번 보다 좌석 배치가 양호했다. 창가쪽 두개짜리 좌석을 줘서 화장실로 이동하기도 편했다.
이제 태국에서의 여행이 끝나고, 매서운 겨울의 추위가 기다리는 한국으로 돌아간다. 한국가서 추위에 시달릴 생각을 하니 끔찍하다.
그동안 태국의 더운 날씨에만 적응되어 있다가, 한국가면 정말 기후에 적응하기가 힘들겠다.
애시당초 6주 예정으로 훈련소때 뺑이친 기간 만큼 있다 가려고 햇는데, 예기치 못한 사고때문에 일정을 앞당기게 돼 상당히 아쉬움이 많이 남는 여행이다.
하지만 어쩌랴, 집에서 부모님이 걱정하고, 친구들도 위험하다고 빨리 돌아오라는데...
그래도 2년간의 군생활을 마치고, 거기 가서 스트레스 잘 풀고, 펀질나게 잘 놀고 즐겼다. 일정만큼, 욕심만큼 못놀고, 계획한데 못가보고, 스쿠버 다이빙 한 번도 못해 본건 정말 아쉽지만
방콕에서 지난번에 못가본 곳도 많이 가보고, 사무이섬에서 물질 실컷하고, 잘 쉬지 않았는가.
2주도 채 안되는 역대 3회의 태국 여행중 제일 짧은 기간 이었지만, 그래도 웬만한건 다 해보고 간다. 잊혀지지 않을 전역기념 여행 이었다.
전역하자 마자, 바로 몇 주후에 크리스마스랍시고, 해외여행 갈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그런데 난 이등병때 부터 항상 꿈꿔왔던 것을 이뤘기에 정말 행복했다.
카오산의 흥미로운 크리스마스 이브, 사무이에서 맞이한 2005년. 다 내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이벤트 였다.
간식비 하고 담뱃값 하기에도 부족한 쥐꼬리만한 봉급이었지만, 그걸 미친척 하고 모은 보람이 있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한국 대중가요를 틀어주는데, 이번에도 윤도현이 편곡해서 부른 이등병의 편지가 흘러나왔다. 그때는 정말 짜증만 나고, 서럽기 까지 해서 눈물이 났는데...
이번에는 그때의 추억을 회상하며, 여유있게 들을 수 있었다.
비행기는 마지막 밤의 어둠속으로 서울을 향해 날아갔다.
* 총 지출 내역
- MK수끼(쑤끼세트 2인분, 오리구이 2인분, 국수 2인분) : 501밧
- 511번 버스 (랏담넌 -> 월텟) : 12밧 * 2인 = 24밧
- 택시 : (월텟 -> 카오산)155밧 + (카오산 -> 돈무앙 국제공항) 240밧 = 395밧
- 돈무앙 국제공항 출국세 : 500밧 * 2인 = 1000밧
- 고급 마사지 샾 : ( 마사지 패키지 풀코스 1300밧 *2인) + (아로마 목욕세트 300밧 * 2인) = 3200밧
- 저녁밥(카우팟 꿍 두그릇, 물 두병) : 80밧
TOTAL : 5200B / 2인 = 각자 2600B씩 쓴격.
(내가 쇼핑비로 따로 쓴 내역) : 6185B
# KING POWER DUTY FREE SHOP : 4820B
- CHIVAS REGAL 25 YEARS 1BOTTEL : 1040B
- CHANEL (화이트닝)스킨케어 세트 : 1740B
- CHANEL EAUDE TOIILETT PERFUME : 2040B
# NARAYA PHAND : 1025B
- 담배 케이스 175B * 3개 = 525B
- 안경 케이스 175B * 2개 = 350B
- 볼펜 세트 150B * 1개 = 150B
# 길거리 리어카에서 산 것들 : 340B
- 티셔츠 두장 = 240B
- 목걸이 20B * 2개 = 40B
- 양말 20B * 3켤레 = 60B
* 나의 이날 총 지출액수 : 8785B
드디어 아쉽지만 방콕을 떠나는 날이 왔다. 오늘밤 자정 5분전 TG658편 비행기로 귀국하게 된다. 푸켓과 피피에서 이번 사고가 터지지만 않았다면
지금 우리는 크라비와 피피섬을 거쳐서 이날 푸켓에 들어가는 배를 타고 있을 시간이다.
좌우지간 이번에는 이 사고의 여파가 나에게도 간접적으로 나마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곳이 잠잠해지고 예전모습을 회복할때 까지 기다렸다 다시 들어와야 겠다.
오전 늦게까지 충분히 자고, 체크아웃을 한뒤 짐을 맡겨두고, 방콕 시내 구경에 나섰다. 여기서는 짐을 맡기면 고유의 번호표를 준다. 그걸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돌아오면 짐을 찾아갈 수 있다.
낮에는 월텟에 가서 쇼핑을 하면서 시간을 때워야 겠다. 그러다 시간좀 남으면 그 건너편의 EGV가서 잼있는 영화 한편 때려줘야 겠다.
시간도 널널하고 확실히 아는 버스번호가 있는데 굳이 택시를 탈 필요가 있겠냐 싶어서 오랜만에 511번 버스를 탔다. 이번에는 버스 오라이 아줌마가 확실히 내릴 곳을 알려줘서 지난번 같은 어이없는 경우는 없었다. 원래 이게 정상인데 말이다. 그땐 짜증 났다. 오죽햇으면 가까운 곳인데, 택시를 타고 다시 오던 길을 되돌아 갔겠는가.
아침겸 점심은 태국에서만 먹을 수 있는 쑤끼를 먹어 본다. 태국의 유명한 쑤끼 전문 체인점인 MK수끼. 이곳 센트럴 월드플라자 지하 주차장 들어가는 입구에 있다.
쑤끼는 야채와 고기, 어묵, 새우등 여러가지 재료들을 자기가 양껏 시켜서, 끓는 물에 넣어서 익혀먹는 샤브샤브 비슷한 음식이다.
우리나라도 태국음식 전문점에 가면 먹을 수 있지만, 워낙 고급요리라 가격이 상당히 비싼것으로 알고 있다. 마지막엔 국수를 넣어서 익혀 먹으면 좋다.
처음에는 맛이 좀 밋밋한것 같았는데, 소금이랑 간장 같은거 적당히 쳐주니까 그럭저럭 간도 괜찮고, 입에 맞는다.
또 본격적으로 쑤끼가 나오기 전에 애피타이져로 MK패킹 덕을 주문 했는데, 그게 오히려 쑤끼보다 더 맛있었다. 여기는 서비스로 쟈스민차를 계속 리필해서 따라주기 때문에 별도로 음료나 생수를 시킬 필요가 전혀 없다.
J군은 이것도 신기하다고, 지난번에 씨푸드 가게, 카우팟 꿍 이랑 꿰이띠오 남, 팟 타이등 현지인 식당에서 먹는 음식들도 다 사진을 찍어대더니, 여기서도 나오는 음식들 마다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둘이 배불리 먹었는데도 가격은 500밧 밖에 안나왔다.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
배불리 먹고 나서 우리는 센트럴 월드 플라자의 여러 매장을 돌고 돌면서 식구들과 친구들한테 줄 선물을 고르고 고르며, 윈도 쇼핑을 즐겼다.
여기가 우리나라 삼성프라자나 롯데백화점보다 시설도 더 삐까뻔쩍하고, 화려하다. 센트럴 월드 플라자 양 옆에는 ZEN 과 ISETAN. 일본계 체인의 백화점이 붙어있어서 선택의 폭이 상당히 넓다. 하지만, 백화점은 워낙 명품 메이커들을 위주로 취급하다보니, 물건 값은 우리나라보다 싸기는 하지만, 그다지 가격 차이는 많이 나지 않는것 같다.
요것은 얼마니, 요고는 바로사체, 요것은 구짜, 요고이 파레가모, 이것은 아디다디 조디오, 아래또리는 방방, 빤쮸는 또라이, 이거는 노오비똥!
명품점들 쫘악 깔렸다. 게다가, 7층 KING POWER DUTY FREE SHOP에 있는 샤넬이나, 프라다 같은 명품점 다 합치면, 정말 엄청 많다. 셀 수 없다.
구짜나 노비똥, 파레가모 같은 고급 명품만 찾는 사람들은 파리나 로마가서 이상한 노비똥 아르바이트 같은거 할 필요 없이 여기서 싼값에 사면 좋을듯 하다. 아님 유럽이나 호주같은데 여행하고, 방콕에 스톱오버 하면서 쇼핑만 여기서 집중적으로 하는것도 괜찮겠다.
좌우간 이 동네는 방콕 쇼핑의 아니 태국 최대의 쇼핑 지역이 맞다.
여러 군데를 돌다가 그래도 면세점이 가격이나 품질을 다 봐서 젤 낫겠다 싶어서 7층의 KING POWER DUTY FREE SHOP에 가서 식구들한테 줄 선물들을 샀다.
주류 코너에서는 뭘 살까 고민하다가, 아버지가 옛날에 즐겨 드시던 CIVAS REGAL 25년산 1병을 샀다. 그렇게 비싸지 않아서 한 두병 더 살려고 하니까, 우리나라 에서는 술은 한병 까지만 면세가 되고 그 이상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점원이 말린다.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는 면세 기준량이 너무 엄격한 편인것 같다. 이웃 나라 일본도 2병이상 면세가 되는데 말이다.
CHANEL 코너에 가서 엄마 여동생한테 선물할 것들을 골라봤다. 거기 직원한테 엄마 나이를 얘기하고 뭐가 좋겠느냐고 추천해달라고 하니깐, 피부 미백에 효과가 있는 화이트닝 스킨 세트를 권해준다. 스킨로션에 클랜징폼, 아이오페 비슷한것 등 상당히 좋은 것들이 많이 들어있었다. 삼성프라자에 있는 샤넬 매장에 가면 적어도 10만원 가까이 주고 사야할 것이다.
동생은 평소에 샤넬 향수를 가지고 싶어 했었다. 조만간 캐나다로 어학연수 가있다가 귀국하니까, 기념선물로 사줘야 겠다. 그동안 오빠가 되가지고
동생한테 생일이나 졸업, 입학할때 선물을 사준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 만큼은 좀 신경좀 써줘야 겠다. 넘버 5는 향이 너무 진해서, 머리가 아플 정도다. 그래서 좀 무난하다 싶은 오데토일럿 퍼퓸으로 골랐다. 그 꼬맹이는 그거 줘도 좋아할거다. 아마 넘버 5 보다는 그게 더 낫겠다.
여기서는 6만원이 조금 넘는 가격인데, 이것도 삼성 프라자가면 10만원은 족히 넘을 것이다.
좌우간 전체적으로 면세점이라, 세금이 안붙고, 고급 제품을 사도 확실히 물가가 싼 태국이라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지가 않았다. 여기 면세점에서 가족들한테 좋은거 명품점에서만 유명 브랜드 제품으로 제법 그럴듯하게 샀는데도 원화 환산 15만원이 안나왔다. 어메이징 타일랜드, 싱글벙글 타일랜드다.
으~~아~~!
J군은 주류코너에서 커피향이 나는 이름 모르는 회사거의 양주를 850밧에 한병 샀다.
센트럴 월드 플라자 건물 안에 또 제법 으리으리한 마사지 샾이 보였다. 지나가는 김에 또 한번 받아봤다. 우리나라 가면 싼 가격에 이렇게 안마 같은거 받기 힘드니까 여기서 실컷 받아 보기로 한다. 발마사지에, 전신 타이마사지, 아로마 오일을 풀코스로 받으니 한 사람에 1300밧이 넘게 나왔다. 또 괜찮아 보이는 아로마 오일로 만든 목욕용품 세트를 큰거 하나 고르니까 300밧 정도 밖에 안한다. 엄마한테 그거 사다드리면 좋을것 같아서 하나 골랐다. J군도 그걸 집어 든다. 그 세트안에 크림 비누, 바디 샴푸, 헤어 샴푸와 린스, 폼 클렌징들이 다 들어 있다. 바나나, 딸기, 망고등 과일 향이 첨가돼서 향도 좋다.
이번 여행은 황제 코스로 다닌다.
센트럴 월드 플라자에서 쇼핑을 다 마치고, 이젠 건너편의 나라야 판으로 가서 친구들한테 사줄 기념품을 골라본다. 거긴 정부에서 운영하는 전통 공예품, 특산품을 파는 백화점이다.
모든 가격이 정찰제다. 물건들은 그럭저럭 다 괜찮다. 친구들한테 사줄 실용적인, 쓸만한 것들을 골라봤다. 젓가락 세트가 제일 괜찮은 품목이다.
그런데 그건 지난번 여행때 이미 사다 줬기 때문에 이번엔 다른걸 골라야 겠다.
J군은 친구들과, 같이 회사에서 일하는 동료들에게 줄 기념품으로 코끼리 열쇄고리 세트를 대량으로 구입한다. 한 10000원 어치 좀 넘게 샀나?
난 담배 케이스와 안경 케이스를 여러개 골랐다. 개개의 가격은 그렇게 안 비싼데(약 170밧 정도), 숫자가 많아지니까 1000밧이 넘어간다.
이젠 빠뚜남 센터로 걸어가서, 내가 입고 다닐 런닝셔츠와, 티셔츠, 속옷, 양말등을 사야겠다. 그곳은 우리나라 동대문 새벽시장 보다 훨씬 물가가 싸니까 필요한 것들을 이 기회에 거기서 사기로 했다. 전역한 직후에 속옷이랑, 양말 숫자가 부족했고, 그나마 있는 것도 다 낡고 떨어져 가는 것들이라 이번 여행에서 입고 대부분 버려야 했다.
그런데, 빠뚜남 센터는 별로 입점한데가 없는건지 크리스마스 날이나 분위기가 똑같았다. 전보다 더 썰렁한 분위기 였다.
입점한 점포가 별로 없다보니, 물건 가짓수도 적고, 별로 쇼핑할만 한 곳이 못되었다. 물건 값은 싸지만, 쇼핑 장소로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차라리 그 근처 리어카 노점상들이 물건도 훨씬 좋은거 많고, 가격도 더 싸게 팔았다. 괜찮아 보이는 티셔츠 두장을 사도 7000원이 안되고, 괜찮은 악세서리도 600원이 채 안된다.
완전히 거저다. 여기와서 헐 값에 대량으로 싹슬이 해가서, 우리나라 동대문가서 웃돈 주고 파는 상인들 상당히 많겠다.
600원짜리 목걸이도 동대문에서는 거의 만원 정도는 줘야 산다. 여기선 600원 밖에 안하는데도 디자인이나 스타일은 괜찮다. 양말도 한켤레에 600원.
한국돌아갈때 간단한 속옷이나 양말이 많이 필요하신 분(메이커 같은거 안따진다면)은 여기와서 사주면 괜찮을듯 싶다. 또 이런데서 파는 노점상 티셔츠나 악세사리도 우리나라 스타일에 전혀 손색이 없으므로 맘에 드는거 있으면
잘 쇼부봐서 사도 좋다. 단 물건 값을 깍을때 너무 낮게 불러서 현지인들하고 얼굴 붉히지 말기 바란다. 이스라엘 애들 처럼 너무 그런식으로 놀면 우리도 걔네 처럼 평판이 나쁜 손님이 되는 법이다.
아무리 걔네들이 비싸게 불러봤자. 우리나라보다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저렴한 가격 아닌가.
정신 없이 쇼핑을 하고 돌아다니니까, 하루가 훌쩍 가버린다. 벌써 저녁 퇴근 시간이다. 버스 기다리기도 귀찮아서 그냥 카오산까지는 택시를 탔다. 트래픽 잼을 피해서 기사가 좀 지름길 비슷한데 이리저리 도는데, 거기서 거길 계속 맴도는거 같다. 방콕의 교통체증은 상상을 초월한다. 카오산 까지의 택시비가 평소보다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비싸게 나왔다.(155밧) 그래도 택시가 편하긴 편하다. 요금도 싸고...
람부뜨리 노점 식당가를 둘러보다가, 카우팟 꿍으로 태국에서의 마지막 저녁식사를 했다. 진짜 여기 와서 카우팟 종류 정말 많이 먹었다.
내입에 아주 잘맞아서, 그렇게 먹고도 질리지가 않았다. 이제 태국음식은 당분간 못먹게 됐다. 정 먹구싶으면 코엑스몰 푸드 코트에 있는 태국음식점 가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먹어야 되겠다.
저녁 먹고 나니까 벌써 9시반이 넘었다. 하루종일 쇼핑하고 돌아다니느라 시간 가는줄을 몰랐다. 빨리 공항으로 가야겠다. 뉴싸얌으로 돌아와서 전날 맡긴 빨래와 짐을 찾아 가지고 부랴 부랴 공항으로 이동 했다. 공항버스는 시간이 일정치가 않아서 그거 기다리다가, 비행기 출발 약 한 시간전에 공항에 겨우간 적이 있기 때문에 안심하기 위해서 급하게 택시를 탔다. 빨리 가려면 고속도로를 타야 했다. 태국택시는 고속도로 요금까지 손님이 부담해야 한다. 고속도로를 두번 타는데 한번 탈때 마다 통행료가 20밧씩 부과 됐다. 하지만, 급한데 어쩌랴...
확실히 택시를 타고 고속도로를 이용하니까 카오산을 출발한지 약 40분 만에 돈무앙 국제공항 출국장에 도착한다. 요금이 200밧 나왔는데 J군은 시내에서 공항까지 가는데도 우리나라돈 6000원이 안나왔다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푸켓 사고 때문에 태국을 빠져나가는 외국인들로 북적거릴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사람이 많이 붐비지는 않았다.
타이 항공은 이곳의 국적기라 카운터 수가 상당히 많다. 그래서 찾기가 정말 편했다. 카운터 수가 많다 보니, 탑승 수속도 빠르다. 보딩 패스를 받고, 부랴부랴 공항 이용권을 끊어서 출국심사대로 간다.
여권과 탑승권을 보여주고, 여권에 호치키스로 박아놓은 태국 출국 카드가 띄어지고, 출국 도장이 찍히면서 당분간 어메이징 타일랜드와도 작별을 고해야 할 순간이 왔다.
나의 해외여행 3번중 3번다 태국으로 입국. 최종 출국지도 3번다 태국. 나는 첫 번째 여행 이후 태국의 팬이 되어버렸고, J군도 이미 태국의 열렬팬이 되어 있었다.
태국 정부관광청에서 우리한테 무슨 공로상 같은거 안줄려나? 참 쌩뚱맞죠? ^*^
택시를 탄 덕에 우리는 시간을 많이 벌 수 있었고, 비행기 출발 시각까지는 아직도 1시간 반이나 남았다. 시간 여유 만빵이다. 이젠 KING POWER 면세점에 가서 낮에 산 물건들의 영수증과 여권을 보여주고 그걸 찾아갈 차례였다. 킹 파워 면세점 공항 카운터의 위치는 출국장으로 나가서, 로얄 오키드 멤버쉽 라운지 바로 근처에 있다. 거기서 산 물건을 영수증 보여주고, 신분 확인 한 후에 찾아가지고 출국하는 것이다.
그 면세점의 청년 직원이 한국말을 아주 잘한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는 물론이요. 이 부분에 싸인 하십시오.여권 보여 주십시오. 이 물건이 맞으십니까? 확인해 보십시오.등 유창하고 정중하게 한국말을 한다. 여기에 우리나라 패키지 관광객들이 많이 다녀가는 모양이다. 여기 와서 쇼핑으로 돈을 많이 뿌리고 가는것 같다.
그 사람이 한국말로 설명을 해주고, 응대를 하면 우리는 또 태국말로 답례를 했다. 우리는 캅을 연발한다 마지막엔 그 청년이 안녕히 가십시오 하니까, 우리는 라껀 캅 하고 그곳을 떠났다.
그 사람 때문에 태국인에 대한 나의 마지막 기억이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이거 다하고도 시간이 많이 남는다. 여기는 우리나라 인천공항하고는 틀리게, 출국심사 다 받은 다음에, 탑승구로 가는 입구에서 승객들의 소지품 검사와 몸검사를 한다.
이번에도 내 차례에 몸수색대에서 이상한 삐삐 소리가 났다. 보안 요원 아가씨의 표정이 바뀌면서 호주머니에 있는걸 꺼내보라고 한다.
난 태연하게 수첩하고 볼펜, 여권, 지갑을 꺼내니까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좌우간 난 승객들 검사하는 곳에서 항상 사소한 걸로 태클이 걸린다
지난 두번의 태국 방문때는 이런 적이 없었다.
이곳 탑승구는 희안하게, 바로 앞에 비행기가 와서 대기하고 있는게 아니라, 버스로 사람들을 비행기까지 실어나르게 되어 있다.
제주 공항이랑 똑같다. 거기서 버스를 타고 약 10분 정도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더니 타고갈 비행기가 대기 하고 있었다.
비행기도 계단을 올라가서 타야 한다. 제주도에서 서울올때 그런적은 있었지만, 방콕에서는 처음이다. 인천에서도 그런저기 없었고 말이다.
참 황당하고 쌩뚱맞다. 평소에 탑승구 바로 앞에 대기 하고 있는 비행기만 타다가, 멀리 떨어진 활주로까지 와서 약간 불편하게 탑승하는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무려면 어떠랴? 제시간에 비행기만 타고,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되는 것이지...
비행기 안은 대부분 관광을 마치고, 돌아가는 우리나라 패키지 관광객들 뿐이다. 외국인은 한 명도 안보인다. 이번 푸켓 사태 때문에 만석일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빈 좌석이 상당히 많다. 이번엔 지난번 보다 좌석 배치가 양호했다. 창가쪽 두개짜리 좌석을 줘서 화장실로 이동하기도 편했다.
이제 태국에서의 여행이 끝나고, 매서운 겨울의 추위가 기다리는 한국으로 돌아간다. 한국가서 추위에 시달릴 생각을 하니 끔찍하다.
그동안 태국의 더운 날씨에만 적응되어 있다가, 한국가면 정말 기후에 적응하기가 힘들겠다.
애시당초 6주 예정으로 훈련소때 뺑이친 기간 만큼 있다 가려고 햇는데, 예기치 못한 사고때문에 일정을 앞당기게 돼 상당히 아쉬움이 많이 남는 여행이다.
하지만 어쩌랴, 집에서 부모님이 걱정하고, 친구들도 위험하다고 빨리 돌아오라는데...
그래도 2년간의 군생활을 마치고, 거기 가서 스트레스 잘 풀고, 펀질나게 잘 놀고 즐겼다. 일정만큼, 욕심만큼 못놀고, 계획한데 못가보고, 스쿠버 다이빙 한 번도 못해 본건 정말 아쉽지만
방콕에서 지난번에 못가본 곳도 많이 가보고, 사무이섬에서 물질 실컷하고, 잘 쉬지 않았는가.
2주도 채 안되는 역대 3회의 태국 여행중 제일 짧은 기간 이었지만, 그래도 웬만한건 다 해보고 간다. 잊혀지지 않을 전역기념 여행 이었다.
전역하자 마자, 바로 몇 주후에 크리스마스랍시고, 해외여행 갈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그런데 난 이등병때 부터 항상 꿈꿔왔던 것을 이뤘기에 정말 행복했다.
카오산의 흥미로운 크리스마스 이브, 사무이에서 맞이한 2005년. 다 내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이벤트 였다.
간식비 하고 담뱃값 하기에도 부족한 쥐꼬리만한 봉급이었지만, 그걸 미친척 하고 모은 보람이 있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한국 대중가요를 틀어주는데, 이번에도 윤도현이 편곡해서 부른 이등병의 편지가 흘러나왔다. 그때는 정말 짜증만 나고, 서럽기 까지 해서 눈물이 났는데...
이번에는 그때의 추억을 회상하며, 여유있게 들을 수 있었다.
비행기는 마지막 밤의 어둠속으로 서울을 향해 날아갔다.
* 총 지출 내역
- MK수끼(쑤끼세트 2인분, 오리구이 2인분, 국수 2인분) : 501밧
- 511번 버스 (랏담넌 -> 월텟) : 12밧 * 2인 = 24밧
- 택시 : (월텟 -> 카오산)155밧 + (카오산 -> 돈무앙 국제공항) 240밧 = 395밧
- 돈무앙 국제공항 출국세 : 500밧 * 2인 = 1000밧
- 고급 마사지 샾 : ( 마사지 패키지 풀코스 1300밧 *2인) + (아로마 목욕세트 300밧 * 2인) = 3200밧
- 저녁밥(카우팟 꿍 두그릇, 물 두병) : 80밧
TOTAL : 5200B / 2인 = 각자 2600B씩 쓴격.
(내가 쇼핑비로 따로 쓴 내역) : 6185B
# KING POWER DUTY FREE SHOP : 4820B
- CHIVAS REGAL 25 YEARS 1BOTTEL : 1040B
- CHANEL (화이트닝)스킨케어 세트 : 1740B
- CHANEL EAUDE TOIILETT PERFUME : 2040B
# NARAYA PHAND : 1025B
- 담배 케이스 175B * 3개 = 525B
- 안경 케이스 175B * 2개 = 350B
- 볼펜 세트 150B * 1개 = 150B
# 길거리 리어카에서 산 것들 : 340B
- 티셔츠 두장 = 240B
- 목걸이 20B * 2개 = 40B
- 양말 20B * 3켤레 = 60B
* 나의 이날 총 지출액수 : 8785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