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2005 수고한 광팔아 떠나라!(8일차 - 꼬사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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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2005 수고한 광팔아 떠나라!(8일차 - 꼬사무이)

나락 푸우 0 929
                                    2004년 12월 30일 (목)

 벌써 태국에 들어온지 딱 일주일 째 됐다. 이제 금년도 오늘과 내일 단 이틀 밖에 안남았다. 1년이 참 빨리간다.
전날 앙통 해양국립공원 일일투어 때문에 하루종일 피곤해서 오전 늦게까지 퍼질러 잤다.

 더 좋은 바닷물을 보고 싶으면 꼬 따오, 낭유안 으로 스노쿨링 일일투어를 가보라고 내가 권했지만, J군은 몸도 피곤하고 더 이상 물질 하는게 귀찮은지, 해봤던거 또 하기는 싫다고, 이날은 안해본거 해보기 위해 섬을 돌아다니잔다.
난 3년전에 와서 따오하고 낭유안을 오픈워터 코스때 다이빙 실습 투어로 그곳에 가봤다. 아주 이쁜 섬이다.

 이날은 오토바이를 타고 싸무이섬 전체를 돌아다니면서 일주를 할 것이다. 아침밥은 간단히 이 숙소에 딸린 식당에서 샌드위치하고 과일 쉐이크로 해결하고, 숙소를 나섰다.

 오토바이를 전날까지분의 요금만 내서, 추가로 400밧을 더내고 총 4박5일을 대여하게 됐다. 반납은 새해의 첫 날 오전에 하게 된다.
오토바이를 타니까 편하게, 자유자재로 돌아다닐수 있어서 너무 좋다.

 일단 오토바이 타고 차웽에 가서 현금 10불 짜리 두장, 아멕스 여행자 수표 20불짜리 두장. 이렇게 총 60불 어치를 환전했다.
이제 바트화가 좀 생긴다 전날 까지 방값 내고, 투어비 내고, 오토바이 빌리고 하니까 바트화가 얼마 안남았던 터였다.

 오토바이를 타고 계속 큰 길을 따라 보풋쪽으로 향했다. J군이 사격장에 가서 총을 쏴보고 싶다고 해서, 우리는 싸무이 사격장으로 이동했다. 옛날에 와봤던 곳인데, 오랜만에 여기 와보는 거라, 찾느라 한참 헤맸다.

 우리는 여기서 총 쏘는거에 욕심이 많아서 돈을 좀 많이 썼다.
나는 인민군 AK 소총 비슷한 걸로 10발을 쏘고, 그 다음엔 콜트 권총으로 10발을 쐈다. J군은 두 번다 권총만 각각 10발씩 쐈다.리볼버 하고 콜트...

둘다 전역하고 오랜만에 쏘는 거라, 잘 안맞았다. 군생활 짬밥 X구녕으로 쳐먹었나... 정말 못맞힌다.
사격하면, 이등병때 안좋았던 기억이 있다. 처음에 자대배치 받아서, 영점사격을 하는데, 남들은 보통 한 두번만에 다 잡는데, 나는 그거 하루 종일 쏘고도 못잡아서 완전군장으로 오후내내 뺑뺑이 돌았던 상당히 안좋았던 추억이 있다.

 나는 훈련소때 사격자세를 제대로 안 배워서(그거 사전 교육할때 식당 청소요원으로 착출되서)훈련소에서 영점도 제대로 못잡은터라 진짜 짬 안될때는 사격 시간이 제일 싫었다. 사격하러 갈때마다 통제간부들이 그래가지고, 병장달고 전역할때까지 영점도 못잡고 집에 가는거 아니냐고 엄청나게 갈궈댔다.

 하지만 아무리 짬밥을 거꾸로 먹어도 군대는 군대라고, 시간 지나고 짬먹으니까 다 할 수 있게 되더라. 상병쯤 달고서 영점 잡는데 성공하고 나서는
실거리 사격도 그럭저럭 60% 이상은 맞히고, 야간 사격도 거의 만발 맞히고(다들 아시겠지만, 야간 사격은 뽀록이다.)...
RLI나 VHF 개통 훈련보다 오히려 사격이랑 병기본 할때가 더 편하게 느껴졌다. 내가 있던 곳은 통신 지원부대라 병기본을 빡시게 안하는 편이었다.

 좌우간 짬안될때의 내 군생활이 꼬인 것은 사격이 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하다.

 암튼 이날 총 쏜거 과녁 보니까 총알값이 너무 아깝다. 다들 전역해서 빠질대로 빠졌는지, 이젠 야비군 훈련 받으러가도 총 잘 못쏘겠다.
 둘이 총질 하는데, 들어간 2500밧이 공중에 떠버린 느낌이다. 다들 탄알받이에서 탄피 튀듯이 이러저리 튀었나부다.

 사격장을 나와서 근처에 싸무이 원숭이 극장과 고 캇이 있었지만, J군이 별로 원숭이쇼를 돈내고 들어가서 보고 싶어하지 않았고,고 캇은 방콕에 있을때 드림월드 가서 탔는데, 여기는 거기보다 시간도 그리 길지 않으면서 요금이 더 비싸서 하지 않기로 했다.
방콕에서 10분 정도 탄 것만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겼던 터였다.

 오토바이를 타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더니 기름이 거의 다 달았다. 약 50밧 어치를 넣으니 다시 유량계가 꽉찬다.

 J군이 대부분 운전을 햇는데, 그는 스릴을 너무 즐기는지,아니면 안전 불감증인지, 평균 80킬로 이상을 막 밟고 다닌다. 차 없고, 커브길 없는데서는 100까지도 밟는다. 인생은 단 한번뿐, 짧고 굵게 살자며...
스릴있고 잼있고,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긴 했지만, 좀 위험천만했다.

 여기 싸무이는 커브길도 많고, 도로가 불량한 곳이 많아서 오토바이 사고가 잦은 곳이다. 오토바이 사고로 크게 다치거나 심지어 죽은 사람들도 많은 곳이다. 그러므로 오토바이를 몰때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라마이에서 차웽으로 넘어가는 고개가 굉장히 위험한 코스이므로 주의해서 몰아야 한다.

 뭐 그 친구가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오토바이를 많이 몰아본 놈이라, 크게 사고나고, 위험한건 없었지만, 암튼 좀 과격하게 운전하는 스타일이었다.
초보자들은 절대 싸무이에서 오토바이 탈때 60킬로 이상 밟지 않도록 하라. 평균 30-40 킬로의 속도를 유지하면서 주행하도록...
아니면 그 이하로 가던가...

 보풋비치, 청몬비치를 지나 나톤항이 보였다. 우리가 첫날 배를타고 들어온 곳이다. 이곳 싸무이섬의 최초 관문이다.
우리는 이곳 근처에 있는 로컬 버스 터미널에 가서 이틀 후에 타고 갈 방콕행 999회사의 고속버스를 끊기로 했다.
그날은 사람이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미리 시간 있을때 예매를 해두는게 좋겠다는 판단에서였다. 또 이근처에 온김에 쇠뿔도 단번에 뽑자 이거다.

이 터미널은 나톤항구랑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싸무이 관광경찰과 해양경찰서가 근처에 있다. 하지만, 헬로 태국에는 이곳에 대한 안내가 나와 있지 않아서 이곳을 찾아가는데 엄청 헤매서 현지인들에게 묻고 물어서 겨우 찾아갔다. 현지인들도 이 터미널의 위치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안민기씨가 지은 헬로 태국에 아쉬운 점은 다른 푸켓이나 크라비는 고속버스 터미널의 위치를 상세히 밝혀두었는데 꼬사무이는 로컬 버스 터미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아무런 언급이 없다는 것이다.
그냥 간단히 조인트 티켓에 대한 설명만 있을 뿐이다. [싸무이에서 다른 곳으로 나갈때] 부분에 말이다. 다음에 개정판을 낼때는 꼬사무이편을 집필할때 나톤에 있는 999버스 터미널에 대한 정보와 그곳의 위치와 각 지역으로 떠나는 버스의 요금및 시간표도 상세히 알려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조인트 티켓 서비스가 가격이 싸긴 하지만, 난 개인적으로 그걸 잘 이용하지 않는다.
 일단 버스도 이름만 VIP지 일반 고속버스랑 별 다를게 없고, 식사나 간식도 자기가 돈주고 다 사먹어야 한다. 또  남부지방을 오가는 여행사 버스는 도난사고가 빈번하다는 것이 내가 조인트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다.

 터미널에서 표를 사면 배티켓 뿐만 아니라, 간식도 버스에서 다 주고, 휴게소에 내리면 밥도 다 제공된다. 식사티켓이 다 버스표에 붙어 있다.
비싸게 돈을 낸 만큼 값어치를 한다고 생각한다.

 24석짜리 우등석을 살 생각이었지만, 그건 이미 표가 바닥나고 없다. 1등석하고, 2등석 밖에 없었다. 더구나 푸켓 사태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여기로 몰려서 그런지 원래가격보다 다들 80밧씩 올려서 받고 있다. 할 수 없이 기냥 뻐능표로 끊었다. 가격은 1인당 510밧. 배 티켓과 식사쿠폰이 포함된다. 처음으로 999회사의 차를 이용해보게 됐다.

 우등석이 아니라 다소 불편하겠지만, 좌석시 그거 밖에 없어서 어쩔도리가 없었다. 그래도 뻐능 정도면 그럭저럭 장거리 가는데도 탈만 하다고 해서 다소 안심할 수 있었다. 일단 정부에서 운영하는 터미널 버스라, 밥이 해결되고, 무엇보다 조인트 티켓보다는 도난사고의 위험부담이 덜 하다는 것이 나를 안심할 수 있게 했다.

 이틀후에 이곳을 떠날 차표를 끊고 나서 남은 관광을 계속하기로 했다. 계속 오토바이를 타고 그 큰 길을 따라가다보면 우리가 처음 출발했던 라마이비치 버디비어가 나온다. 싸무이는 이 큰 도로를 타고 해안을 따라 이 길이 쭈욱 이어진다. 자기가 출발한 곳에서 쉬지 않고 한 길로만 계속 가다 보면 결국 자기가 그 출발한 위치로 한 바퀴 돌아오게 된다.

 이 길을 따라 차나 오토바이를 렌트해서 섬을 한 바퀴 돌고 일주관광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도로를 따라 돌다보면 웬만한 볼거리는 다 볼 수 있다.

 빅 부다, 미이라 사원등은 다 지난번에 가봤던 곳이고 J군도 그다지 가고 싶어하지 않아서, 그냥 패쓰해버렸다.

 이곳의 가장 유명한 명소인 힌따-힌야이(할아버지-할머니 바위)로 이동했다. 이곳은 지난 여행기에도 설명했듯이 남녀의 성기 모양으로 생긴 바위다. j군은 이걸 보고 또 상당히 신기해 한다. 이곳도 물이 맑고 좋은 곳이다.
또한 모양이 상당히 특이하게 생겼는데다, 이곳 싸무이섬의 대표적인 관광 포인트라, 싸무이에 왔다는 증명사진으로 이 바위들을 배경으로 사진 찍어주면 아주 좋다.

힌 야이 옆의 물가에서 현지인 여자와 서양인 커플이 다정하게 서로 부둥켜 안고 격렬한 키스를 퍼부으며, 뜨겁게 연애를 하고 있다.
하여간 대부분의 커플들이 같은 서양인들 아니면, 다들 서양인 남자와 현지인 여성 이다.
이들은 남들의 시선을 전혀 신경쓰지 않고, 대낮에 길거리에서 공공장소에서 적극적인 애정표현을 한다. 상당히 배아픈 것들이다.
j군은 이것도 신기한듯이 그림 좋다고 한컷 디카에 담는다. 그리고는 부럽다는 듯이 쳐다본다.

힌따 힌야이를 보고나니까 이 섬은 더이상 볼거리가 없다. 나머지는 내가 전에 와서 다 봤던 것들이다.
큰 길을 따라 다시 라마이쪽으로 이동했다. 편의점에 들어가서 담배(마일드 세븐)를 한 각 사고, 근처의 노점식당에서 족발덮밥으로 점심밥을 해결한다.

 숙소로 돌아와서 오후시간에는 바로 앞에 있는 비치에서 수영을 하고 썬텐을 하며, 아주 한가롭게 보냈다. 진정한 휴가란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는 곳 이었다. 2년간 군생활하며 찌든 물이 다 빠져나가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해가 들어가고 날이 흐려졌다. 비치의자에 누워서 썬텐을 하다가 잠에서 깨어보니 날이 흐려졌다.

 갑자기 수영이 하고 싶어져서 물에 들어갔다. 여긴 그다지 깊지가 않아서 500미터를 나가도 발이 단다. 하지만 밑에 산호초가 많아서 수영하기엔 별로 조은 조건이 아니다. 꼭 샌달을 신고 들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발 만신창이 된다.

 난 예전에 여기와서 어드밴스드 코스를 할때 차웽비치에서 연습 다이빙을 하다가, 산호에 베인적이 있었기 때문에 여기서 수영하고 놀때도 항상 샌달 신고 들어가서 하고, 항상 조심조심 하고 놀았다.

이제 노네임의 밤도 깊어간다. 방에 들어가서 한 숨 자고 인나니 저녁밥때다. 하여간 이번 여행에서 밥은 꼬박꼬박 잘 챙겨먹는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좀 제대로 된 듯한 현지인 식당이 보였다. 그 식당 티비에서는 현지 방송에서 나오는 만화영화가 방영되고 있었다.
태국 꼬마애들은 재미있게 보고 있다.  맨날 카우팟 꿍에 카우 카무만 시켜 먹다가 이번에는 좀 더 업그레이드 된 카우팟 탈레를 먹어보기로 햇다.
카우팟 탈레는 새우뿐만 아니라, 오징어, 생선껍질 등 여러가지 해산물이 들어가서 아주 맛있다. 카우팟 꿍보다 확실히 업그레이드 된 음식이다.

 또 에피타이져로 인디안 샐러드를 한 접시 주문했다. 이건 포카칩 비슷하게 생긴 나쵸에 치킨이 들어간 우리나라로 치면 파파이스나 시즐러에서
먹을 수 있는 케이준 치킨 샐러드랑 비슷한 것이었다. 상당히 맛있다.
또 바나나와 파인애플 쉐이크를 곁들여 둘이 먹으니 식사비가 도합 280밧이 나왔다. 우리나라돈으로 약 8000원이 조금 넘는 액수다.
J군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너무 싼 가격에 연신 싱글벙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둘이 이렇게 먹으려면 택도 없는 가격이다.
싼 가격에 의기양양한 J군은 근처의 구멍가게에 가서 현지 과자와 음료수, 사탕등 군것질 거리를 100밧 어치나 산다.

랏 꼬(전망대)에서 밤바다의 정취를 즐기며, 그것들을 까먹었다. 시원한 바닷바람, 아름다운 밤바다가 입맛을 돋군다.
오토바이 타고 여기와서 밤바다의 풍광을 구경하는 현지인들도 더러 있다.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라마이 번화가로 이동해 근처를 살펴본다. 여기도 차웽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사람들이 북적댄다.  차웽보다는 분위기가 다소 쳐지는거 같다.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가, 타이 팬케익을 파는 리어카가 있어서 또 사먹었다. 여기 와서 타이 팬케익 파는 리어카가 별로 안보여서 못 사먹었는데, 그거 파는 리어카 보니까 너무 반갑다.

 난 태국에서 파는 길거리 간식들 중에 팬 케이크가 제일 맛있다. 누차 얘기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걸 먹을 수 없는게 너무 아쉽다.

 밀가루 반죽한 것을 후라이팬에 납작하게 쳐서 그 안에 바나나를 넣고, 포갠다음 그걸 종이 쟁반에 넣고 자른다음, 연유나 초코시럽을 뿌려주는데
달짝 지근한 이맛이 입을 행복하게 한다. 내가 태국에 자주 오는 이유가 이것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얼마나 싼값에 먹을 수 있는가.

 길거리 음식 군것질 하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다가 숙소로 돌아오니 자정이 넘었다. 식당겸 빠에서는 한국사람들 끼리 모여서 맥주를 한잔씩 걸치고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어제 같이 투어를 떠났던 대전 아가씨 2인조는 피곤한지 다들 숙소에 들어가서 자고 있다.

 경찰후보생 청년은 어제 한참 물질을 한 피로가 오늘까지 오래 가서 아침까지 피곤했다고 한다. 지금 방학기간중이고 조만간 졸업식 준비 때문에 바쁠거란다. 지금 시간 있을때 한 번이라도 해외 여행좀 하고 싶어서 나왔단다.
지금이 아마 자기 일생에 처음이자 마지막 휴가가 될 것이라나.
하기사 수료식하고 임관하면 그때부터는 한참 바쁘게 살것 아닌가.

귀국하면 졸업식 준비를 해야하는데 그 준비가 상당히 거창하단다.
경찰대학 졸업식에 노무현 대통령이 참관하기 때문에 한달동안 그거 행사 준비를 하고 분열연습을 해야 한다나... 분열. 상당히 빡센 의식행사다.

 예전에 내가 국군의 날 행사지원 파견나가서 그거 연습하는거 구경도 해봤는데, 땡볕에 그거 연습하느라 뺑이치다가 더위먹어서 쓰러지는 애들 참 많았다.
그만큼 힘든 의식이다. 대열 맞춰보랴, 발맞추고, 제식동작 다 딱딱 맞추는게 얼마나 힘든가.

 얼마전 부터는 우리 부대에서도 무슨 의장대 따라한답시고, 조그만 통신대대가 분열 연습을 한다고, 매주 토요일 마다 그거 연습 시킨다.
밑에 남은 놈들 갈수록 빡세지는 군생활 해낼라면 정말 피곤하겠다. 가면 갈수록 예전에 안하던 이상한 것들을 계속 하나씩 만들어서 하는 추세이다.
통신대대가 안테나만 잘쳐서 망 개통만 잘보면 되는거지, 무슨 의장대냐... 분열 행사 연습을 하게...
참 갈수록 피곤해지는 군생활. 하루라도 빨리 나오길 잘했다. 지금 남아 있는 애들은 이 추운 날씨에 그거 연습하려니 참 빡세겠다.

 이 후보생 청년은 또 졸업하기 직전에 논산훈련소가서 이 추운날씨에 4주동안 기초군사훈련을 받아야 한단다. 내가 논산훈련소 출신이라 선배랍시고
여러가지 조언들을 해줬다.

1. 절대 일요일에 종교행사 갈때 불교가지 마라(위병소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다른 막사들과 제일 멀리 떨어져있다. 난 25연대 막사에서 거기까지 걸어가는데 거의 40분 이상을 행군하다 시피 이동하기 때문에 절에 가기도 전에 부처님 보는 줄 알았다.)
2. 25연대 조교들이 그나마 좀 편한편이다.
3. 아침에 눈오면 짜증이 날 것이다, 뭐 이런 것들 ....

 좌우간 그 친구 귀국해서 이런 날씨에 훈련받고 뺑이 칠라면 엄청 혹독하겠다. 나도 예전에 귀국했을때 동남아의 더운 날씨에만 몸이 길들여져 있다가
귀국후 한달도 못쉬고 입대한 논산훈련소에서 추운 날씨에 몸이 잘 적응을 못해서 독감에 시달렸던 적이 있었다.

 남자들 끼리 모이면 군대 야그로 시작해서 군대야그로 끝나고, 여자들이 젤 싫어하는 얘기가 군대얘기,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라고 하는데....

같이 얘기를 듣고 있던 여자분 하나는 군대야그는 자기가 평소에 접할 수 없는 얘기라서 오히려 듣다보면 신기하고 잼있다고 한다.
그 분은 평소에 익숙하지 않은 것을 접하기 위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여행을 한다고 했다.

 여기와서 전역한지 한달도 채 안되가지고, 해외여행 하는 사람 첨 본다고 신기해 했다.
 
 넷이 같이 이런저런 얘기 하면서 놀다가 같이 마음이 맞아서 바로 옆의 버디 비어에 가게 됐다. 여긴 다른 차웽의 업소들이 문닫으면 다 여기로 몰려오는 사람들 때문에 새벽 1시 이후부터가 피크라고 했다.
그때부터 사람들 바글바글 하고 북적 거린단다.

 태국에서는 대부분의 유흥업소들이 새벽 두시면 문을 닫아야 한다. 이 나라 국왕이 그렇게 하라고 지시를 내렸단다.

하지만, 이곳은 단속을 피해 불법영업으로 돈을 벌고 있는 곳이었다. 여기 주인이 예전에 왕실의 급사였고, 사업 파트너가 현직 경찰청장, 현역 군인 장성 이란다. 그러니 말 다했지. 누구하나 건드릴 사람 없는 무적이니 말이다.

이곳 태국도 빽으로 사는 세상이다.
요즘 우리 나라는 이런 비리와 부정부패가 이젠 거의 안통하다 시피 한다. 하지만 태국은 여전히 연줄 있고 빽있으면 아무도 건드리는 사람 없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보다 더 후진적인 사회단면을 가진 곳이기도 하다.

라마이 버디 비어는 방콕 카오산 로드의 버디 롯지가 숙박업소와 펍을 해서 돈을 많이 벌게 되자, 여기에 분점을 낸 것인데 여기는 아무 터치 없이 불법으로 연장영업을 해서 돈을 버는 곳이다.

 한번 들어가 봤는데, 여느때와 다르게 손님이 거의 없고 썰렁하다. 틀어주는 댄스 음악은 다른데에 비해 상당히 좋은 편이고 분위기도 좋은데, 오늘은 영 재미가 없다.

 안에 들어가면, 포켓볼을 칠 수 있는 다이가 있고, 핀볼 게임을 할 수 있는 오락기가 있다.

 맥주 한잔 씩 하면서 잼나게 즐기려고 했는데, 분위기가 너무 썰렁해서 1시간 만에 나와버렸다.

 내일은 2004년의 마지막이니까 이곳도 분명히 붐빌것이다. 아마 미어 터질 것이다.
꼭 이 시간에 카운트 다운 하고 와봐야 겠다.

 2004년도 이제 하루 밖에 안남았다. 여기서 다사다난 했던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 하게 된다.

                                              * 지출내역
- 아침식사 : (샌드위치 60밧 * 2인 = 120밧) + (쉐이크 30밧 *2인=60밧) = 180밧
- 오토바이 추가 렌탈비 : 200밧 * 2일 = 400밧
- 음료수 사먹은거 : 80밧
- 싸무이 사격장 : (콜트 9mm 600밧*2인 = 1200밧) + (권총 리볼버 600밧) + (인민군 AK소총 700밧) = 2500밧 - 으 총알값이 아깝다
- Nesle 아이스크림 두개 : 55밧
- 오토바이 기름값 : 50밧
- 방콕행 1등석 고속버스 티켓(999회사) : 510밧 * 2인 = 1020밧
                          (2005년 1월 1일 16시 30분 출발)
- 점심식사(현지인 식당) : 카우 카무 두 그릇, 와이타밀 두병 = 80밧
- 담배(마일드 세븐) 1각 : 60밧
- 길거리에서 파는 음악 CD : 100밧 * 3장 = 300밧
- 저녁식사(현지인 식당) : (카우팟 탈레 80밧 *2인) + (인디안 샐러드 60밧) + (쉐이크 30밧 *두 잔 = 60밧) = 280밧
- 현지인 구멍가게 (과자, 사탕, 껌, 음료수등 군것질 거리) : 100밧
- 바나나 팬케익 : 25밧
- 버디 비어 : 하이네켄 맥주 100밧 * 두병 = 200밧

Total : 5340밧 / 2인 = 각자 2670밧씩 쓴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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