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짜나부리 여행기1: 여행계획 세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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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짜나부리 여행기1: 여행계획 세우기

김기태 2 1375
사진의 숙소가 새해 첫날에 지내게 될 숙소일 듯합니다.
미치겠지요? 새해 첫날 이런 숙소라니요. 하지만 기대해 보렵니다.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 것 같아요.

<연말휴가 계획>

새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는 딸아이가 태어나서 어디 여행을 계획하는 것이 어려울 듯했다. 그런데 둘째 오빠 부부가 생후 5개월이면 가까운 곳은 다녀와도 좋을 것이라는 언질에 아내가 흔들렸다. 그래서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또한 첫째 오빠네는 너무 바쁘고, 둘째 오빠네는 아이가 둘이어서 장모님이 함께 가기는 부담스럽고 그래서 결국 장모님은 우리와 같이 움직이기로 했다.(*참 첫째 오빠라는 말은 아내의 첫째 오빠란 듯이다^^)

우선 갈 곳을 정해야 하는데, 어디가 좋을지 몰라 인터넷을 뒤졌다. 아내가 평소 가고 싶었던 곳이 ‘라용리조트’였다. 라용에 있는데, 무척 좋은 숙소이다. 여행사를 끼고 가지 않을 경우 15만원 정도로 태국에서는 매우 비싼 숙소이며, 해변가에 동그라니 리조트 하나만 있는 그런 곳이다. 여행사를 끼며 10만원 정도로 1박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한국인들을 데리고 가면 모두다 ‘우와~~~~’하고 탄성을 지르는 곳이다.

우선 인터넷을 뒤져 가격을 알아보았다. 음.. 만만치 않았다. 12월 31일은 연말이라 가격이 두 배로 뛰었다. 인터넷으로 알아본 가격은 근 20만원 정도.... 게다가 31일은 의무적으로 저녁을 먹어야 한단다. 일인당 3,900바트다. 하루 저녁식사 값만 13만원이다. 미치겠다. 31일과 1월1일을 묶는다 치다. 이틀 방값 12,000바트. 3명 저녁식사 한끼 값 12,000바트 정도.. 합하면 24,000바트다. 한화로 80만원이 넘는다. 미쳤다. 학교 교수로 있는 아내의 월급이 12,000바트 정도인데, 그럼 이틀 동안 ‘라용리조트’에 묶으면 두달 치 아내 월급을 쓰는 거다. 뭐라 할말이 없다. 아내는 한마디만 한다.
“헉헉헉!!!”

그래서 라용 근처의 호텔을 모두 뒤졌다. 그랬더니 대부분의 호텔에 의무저녁식사가 있었다. 가격도 일인당 1,000에서 2,000바트 사이다. 3명이면 저녁 한끼에 20만원 정도가 되는 셈이다. 짠순이 아내가 갈 리 없다. 나도 못 간다. 세상에나... 그러나 나를 놀라게 하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을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는 사실이다. 그러고 보면 태국사람도 참 부자다.

그래서 깐짜나부리를 찾아보았다.
인터넷으로 뒤졌더니 적당한 장소가 나타났다. 그런데 여기에도 의무저녁식사가 있다. 1인당 1,000바트. 3명이면 3,000바트이고 호텔값은 3,000바트 정도, 이틀이니 6,000바트다. 모두 9,000바트가 소요되는 셈이다. 3명이 방 하나에 고작 이틀 밤을 자는 것인데, 근 30만원이라니 역시 우리에게는 부담스러운 일이다. 게다가 더 중요한 것 호텔방 예약은 이미 끝이 났다는 사실이다. 태국 사람들 정말 부자다.

그러던 차에 며칠 전 장모님 집에서 첫째 오빠네, 둘째 오빠네, 그리고 우리 가족이 모두 모였다. 바빠서 연말 휴가를 가지 못할 것 같았던 첫째 오빠네가 벌써 예약을 했단다.
‘이런 배신을..’
그리고 첫째 오빠는 장모님이 아닌 처가 식구와 함께 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아니 한 가족의 기둥이 어머님과 여행을 가지 않고, 처가식구와 함께 새해 여행을 떠난다니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첫째 오빠가 미안한지 함께 여행을 가지고 한다. 그래서 같이 동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의 궁금증은 모두 어디로 가는 것이며, 숙소는 어디인지였다. 깐짜나부리도 호텔잡기가 하늘에 별따기인데 숙소를 구했다니, 역시 태국인이 나서야 되는 모양이다. 아내가 묻는다.
“얼만데?”
오빠.......
“픙(아내의 이름)이 계획을 했기 때문에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500바트!!!!”
“잉??????”

세상에나 그렇게 싼 숙소가 어디에서 구했단 말인가??
하지만 나는 족히 짐작할 수가 있었다. 500바트 짜리 숙소는 게스트하우스 수준이고, 5개월된 딸아이를 데리고 가기엔 좀 부담스러운 곳이다. 하지만 뭐 시내도 아니고 깐짜나부리에서 많이 떨어진 시골이라니까, 500바트면 좋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나도 동행을 허락(?)했다.(사실은 강요다.^^ 아내가 가자면 가야지^^)

게다가 숙소이름이 얼마나 멋있는지...
숙소이름은 ‘위만딘’이란다. ‘위만딘’은 파라다이스라는 곳이다. 그리고 그 위만딘이 있는 지명 이름은 더 멋있다. ‘텅파품’이란다. ‘텅파’는 하늘이라는 뜻이고.. 정말 파라다이스인가 보다.

오늘 학교에서 시간이 있어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았다. 작은 숙소이고 아주 시골에 있는 속소이니 검색을 해도 별 수확이 없으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말이다.

응?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검색결과가 나왔다. 그 숙소에 웹싸이트가 있는 것이다. 처음 보는 웹싸이트....

숙소는 외국인과 태국인이 함께 운영하는 곳인데, 주인이 전직 태국경찰로 매우 안전한 곳이라고 한다. 숙소는 좋아 보이지 않았다. 우선 보기에도 들어가기 힘들 정도의 숙소였다. 아내가 인터넷 웹싸이트를 보더니 한마디 던진다..
“우리 가지 말까??”
“야..그래도, 파라다이스래, 자연 경관이 그렇게 좋다네.. 봐봐..써 있잖아.”
“그럼 제일 좋은 방에서 자자.”
제일 좋은 방이래 봐야 하루 1,000바트 짜리다. 휴~~!

밤이면 전기도 들어오지 않을 것 같은 그곳으로 일단 출발하기로 했다. 내년이래야 얼마 남지도 않은 1월 1일에....

정말 파라다이스이기는 하는 건가?
사실 번잡한 도시로의 여행보다는 햇빛 쨍쨍 내리쬐는 해변가로의 여행보다는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파라다이스, 그곳으로의 출발...
마음이 설렌다.
2 Comments
요술왕자 2005.02.14 10:44  
  위만 딘.... 지상의 천국.... 숙소이름치고 멋지군요...
근데 텅파품에서 텅=금이고 파품=절벽으로 이루어진 지형을 뜻하는 듯합니다.
김기태 2005.02.14 10:54  
  아.. 그렇군요.. 또 배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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