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서울로 돌아가는 날.

아침부터 왠지 기운도 없고 마음도 뒤숭숭하다. 길었던 여행 내내 씩씩함을 잃지 않았건만...
놀고 먹는데 익숙해진 몸과 맘이 여행의 막바지라는 것을 실감하고 아쉬워하나보다.
그래도 오늘 하루 알차게 보내자, 하고 다시한번 아자! 아자! 화이팅!



열차를 타고 스누피월드로 향한다.
브로셔 보고 찍어둔 곳인데... 옆에 커다란 이케아도 있다니 겸사겸사...
그러나 직접 가보니 쇼핑몰에 붙어있는 작은 공원에 불과하여 좀 실망했다.
엄마의 눈에는 좀 실망인데 아이는 무척 좋아한다.
지퍼양처럼 작은 아이에게는 이정도 규모가 딱!인 모양으로, 놀이터 미끄럼틀 타며 좋아라하고 스누피, 찰리 보며 신나한다.



TV만화 세트처럼 꾸며놓은 방.
지퍼양, 스누피 만화 속의 자연스러운 한 캐릭터처럼 세트장 안으로 들어가니 딱! 잘 어울린다.



스누피월드의 이모저모.
무료라서 쇼핑 겸사겸사 와보면 좋을 듯 싶었다.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면 작은 전동보트도 태워준다. 쇼핑몰이 크고 아이들 옷도 다양하게 있으니 어린 아이와 함께 옆에 이케아도 구경하고...괜찮을 것 같다. Toys R us 도 있다.



쇼핑몰에 있는 Toys R us 에 들렀다.
예쁜 광고판이 눈에 띄어 아이 데려다 놓고 사진 찍어주려 했는데 광고판 구경하느라 정신없이 눈돌아간 우리 딸.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잡힌 컷인데 여행 내내 찍은 사진들 중에서 아이 나온 사진으로는 가장 맘에 든다.



Toys R us 들어가자마자 이성을 잃은 지퍼양.
이 얼마만에 보는 장난감들이냐...
여행 떠나와 21일 동안 장난감 구경을 못해본 터라 아주 이리저리 구경 삼매경이다.
유아교육용 노트북이 종류도 많고 값도 여기보다 무척 쌌다. 지퍼양에게 아직 이른 것 같아 안사줬는데 좀 후회된다. 멋진 화장대세트도 무척 싼 값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덩치가 커서 못샀다. 결국 아무것도 못샀다...-.-;;

아니다, 참! 산 게 있다. 오션파크에서 너무 비싸게 팔길래 안사줬던 팬더곰 인형. (여기서는 더 싸게 팔고 있었다.) 그리고 너무너무 갖고 싶어했던 장난감 유모차. 서울서도 파는 거지만 여기 것이 더 싸고 튼튼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퍼양이 당장 사가지고 끌고 다녀야한다고 강력 주장이었다!



장난감 유모차와 팬더곰을 사서 끌고나와 돌아다니는 바람에 만인의 눈길을 끌었다.



여행의 마지막이라는 기분에 들떠, 남은 예산을 모두 쏟아부어 애프터눈 티부페에 갔다. 짜잔~ 어마어마한 홍콩 메리어트 호텔로. 비싼 만큼 고급스럽고 다양한 메뉴. 퍼그는 이름도 처음들어보는 무슨무슨 백합차를, 나는 카푸치노를 달라고 했는데 이것도 계속 리필이다. 다과, 케잌류가 환상이었던 기억...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짓눌린 퍼그는 불편하다고 투덜,
나는 딱! 내 스탈인데? 아~편하고 조오타~! 하며 여자 김흥국처럼 으아~! 으아~!
지퍼양은 그러거나 말거나 새로산 유모차에 애완용 팬더곰 아기 태우고 이리저리 마실다니느라 바쁨.



여행이 끝나가는 무렵이다...지퍼양은 꼬마여행자가 다 되었다. 지도 보면서 어디로 갈까..궁리하는 흉내....



보라! 진정한 배낭여행자의 모습이다. 좋게 말하면.
그럼 나쁘게 말한다면? 애완곰을 데리고 다니는 노숙자....큭큭.
점점 같이 다니기 챙피해진다, 내 딸이지만, 참...



시끌시끌 많은 인파에 저절로 밀려다니는 복잡한 홍콩의 밤거리 안녕! (사진은 몽콕이다.)



여행이 끝은 끝인가보다!
드디어 이날 처음으로 지치고 힘들어서 지퍼양에게 짜증이 났다.
바뜨, 짜증 내면 뭐하나~ 내가 노려보고 있어도 전혀 눈치 못채고 싱글벙글 즐겁기만한 지퍼양.

이제 내일은 서울로 돌아간다.

다음편 마지막 여행기 기대해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