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히도 안 풀린 태국 여행기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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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히도 안 풀린 태국 여행기 - 10

따일랜드 0 1484
썬라이즈에서 다음 날이 밝았다. 긴장된 마음에 일찍 일어난 우리는 간단히 아침을 얻어먹고 타이항공 사무실로 향했다. 샹저우를 얻어 타고 내린 타이항공 사무실에는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사람이 얼마 없었다.
 아무것도 없는 우리.. 번호표를 뽑고 사정을 설명했다. 피피에서 모든걸 잃어버렸고 돌아갈 항공권을 재발급 받으러 왔다. 그리고 일정변경도 하고 싶다.. 등등.. 많은 요구사항에도 불구하고 타이 직원은 열심히 우리를 도와주었다. 항공권을 발급 받은 곳하며 영문이름하며, 다행히 나는 우리의 비행 스케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쉽게 우리의 예약 기록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방콕까지의 항공과 좌석 확보였다. 그 분의 이야기로는 당일 2대의 항공은 방콕으로 가서 대기하다가 타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그 전날에는 방콕까지 무료 항공 서비스가 되고 있었지만, 지금은 안된다고 하셨다. 우리는 그저 빨리 돌아갈 마음에 방콕까지의 항공권을 구입하기로 했다. S카드를 한장 지갑에 가지고 나왔던 것이다. 물론 한도가 얼마 안 남았고 진짜 비상용 카드는 피피 어디엔가 있었을 것이지만, 그 정도 한도는 가능할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이 카드가 계속 결재 거부가 나온다..ㅡㅡ; 나중에 번뜩 생각난 사실로 해외 사용 제한을 걸어놨던 것이다. 바로 내가.. 급한 마음에 공중전화로 가서 국제전화를 시도한다. 5분가까이 대기 후 통화.. 바로 해지 하고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었다. 물론 거의 한도가 바닥이었지만 그 정도는 가능했었다.
 급한 마음에 12월 30일자 저녁 비행기로 좌석을 컨펌 받고 썬라이즈로 돌아왔다. 그곳에서 또 점심을 얻어먹고 쉬고 있던 중 우리와 같은 처지였었던 분께 전화가 왔다. 시청에 가면 바로 방콕까지 무료 비행기를 지원해주고 있단다. 원래는 어제 새벽까지였는데 계속 지원하는 모양이다. 아침에 확인하니깐 안한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역시 난리통이라 뭐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나저나 방콕행 티켓은 구입했고, 우선 시청으로 가서 사실 여부를 확인한다. 사실 확인 후 비행기 이횽이 가능하단다. 영사님 비서가 지금 갈거냐고 묻는다. 웃음이 멋있던 분이셨는데 우리를 참 많이 도와주셨다. 나는 지금 항공권을 구입해서 취소하고 다시 오겠다 했다.
 썬라이즈를 통해 만난 한국인 부부.. 푸켓에 계시는 고마우신 분들의 도움으로 우선 타이항공으로 갔다. 오전하고 분위기 넘 다르다. 대기인 수 30명을 넘어선다. 무작정 기다릴 수 없다. 얼굴에 철판 깔고 인포메이션 직원에게 간다. 오전에 구입한 표인데 취소 시키고 싶다. 사람이 넘 많은데 내가 지금 비행기 타러 가야한다. 좀 빨리 할 방법이 없겠는가? 그러니 그분 나를 2층 콜센터로 데리고 간다. 그곳에서 취소를 시켜주신다. 빠른 일처리 원래 나오는 켄슬차지 또한 무료로 해주시고 정성껏 도와주는 모습에 태국이라는 나라가 좋아진다.
 다시 썬라이즈에 들려 인사후 시청으로 향한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기고 공항행 차를 탄다. 버스 인줄 알았는데 자가용이다. 차에 탄 사람은 나와 여자친구 단 둘.. 공항까지 무료로 바로 픽업을 해 주시는 것이다.
 친절한 사람들, 인정많고 어려운 처지를 그냥 넘어가지 않으며, 그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들.. 이런 태국이 너무 좋아졌다. 다시 꼭 오리라는 마음과 함께 공항으로 향했다..
 "굿럭투유.." 발음 .. 역시 태국식 발음이었다. 잘못 알아들어서 쏘리.. 라고 했더니 굿럭투유란다.. 고맙다고 인사 후 공항에서 또 다른 도움을 받는다..
 당시 푸켓은 어디든지 비상사태였다. 어딜 가든지 외국인들을 위한 음식이나 물.. 기타 등등의 지원을 해주고 있었다. 우리나라 였다면.. 이라는 말과 함께 역시 관광 대국이하는 걸 느끼며 무료 비행기 타는 곳으로 간다.
 푸켓 공항이 아닌 군사용 격납고 같은 곳에 임시로 사람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우리도 그곳으로 가.. 이름과 국적 등을 적고 종이 한장을 받았다. 이 번호가 비행기 탈 수 있는 번호란다...
 이제 집에 가나 싶어 상황을 보고 나니 배고 고프다. 먹을게 있는 곳으로 가니 타이항공 기내식이 있다. 다른 음료수와 함께 기내식 하나와 물을 얻어와 여자친구와 함께 간단히 밥을 먹었다. 그 후 비행기로 향했다.
 임시 공항에는 다친 사람들 또한 너무나 많았다. 우리는 그나마 다행인 축에 끼는 것이었다. 여기저기 다쳐서 있는 사람들.. 우리는 비행기까지 가는 차안에 운좋게 자리를 잡았지만 이내 다시 일어서고 말았아. 부상자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비행기로 가는 차안에서 만난 외국인.. 카오락에 있었다는 그녀는 혼자인듯 했다. 내 생각으로는 카오락의 어느곳에서 일을 하러 왔었던 것 같다. 그리고 살아남아서 그 때까지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공포의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우리 옆 좌석에 앉자마자 울음을 터트리는 그녀..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말만 되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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