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짜나부리 여행기8: 뭃속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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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짜나부리 여행기8: 뭃속의 도시

김기태 1 752
<물속의 도시>

아침에 일어나니 더 춥다.
방을 나오면 마루가 있다. 긴 마루를 따라서 5개의 방이 늘어선 곳이다. 마루에 앉아서 호수를 쳐다보았다. 어두컴컴하다가 점점 밝아지는 호수에는 물안개가 자욱히 끼어 있었다. 그래서 앞쪽 조차 잘 보이지 않았다.

처형의 아내가 나오더니 커피를 마시잰다.
“커피 있어요??”
놀래서 물어보니 일회용커피를 몇 개 사왔단다. 그래서 마루에 앉아 듬성등성 나오는 사람들과 같이 따뜻한 아침 커피를 마셨다.

아침은 무료인데, 2가지 음식이 나온다. 하나는 카우똠이라고 하는데 국밥이고, 다른 하나는 밀가루 튀김이다. 밀가루를 튀겨서 강정처럼 부풀린 과자인데 나는 이것과 커피를 마셨다. 빨리 마셔야 한다. 오늘은 호수를 한바퀴 돌아보는 투어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채은이는 다른 분이 봐주기로 했다. 함께 투어에 참여할 사람은 7명이다. 장모님, 나, 아내, 그리고 처형과 와이프, 처형의 장인 장모다.

8시 반에 내려가니 배가 온다. 긴 배다.
어부가 손을 잡아주고 배를 탔다. 아내가 타니 애기 낳으라고 분 몸에 배가 출렁인다. 배가 물쌀을 가르며 출발한다. 정원이 7명이란다. 그럴 법도 하다. 아니 8명은 안되겠다. 자리도 자리지만, 배의 끝까지 물이 올라와 한명만 더 타면 배로 물이 들어올 것 같다.

배를 물쌀을 시원스레 가르면 숙소에서 멀어져 갔다.
어부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준다. 원래 이곳은 호수가 아니었단다. 원래는 마을이었는데, 와칠라롱껀댐이 건설되면서 그곳이 물속에 잠기게 되었단다. 이주한 사람들은 현재의 쌍카라부리에 정착했다고 한다. 그래서 쌍카라부리를 므엉마이(신도시), 물속에 잠긴 이곳을 므엉까오(구도시)라고 부른단다.

이 호수에는 그래서 예전의 사람이 살던 흔적이 남아 있다.
높이가 높았던 절은 호수에 잠기기는 했으나, 절의 위 부분이 물 밖에 나와 있다. 그래서 관광지가 되었다. 또한 한 야자나무는 물속에 잠기기는 했으나, 용케 살아남았다. 그래서 현재는 물속의 땅바닥에 뿌리를 두고 줄기는 물밖으로 나와 있으며 열매도 맺는다고 한다.

“아니 그럼 참 신기하네.. 그려, 그럼 사람들도 그 야자나무를 신비하게 생각하겠네. 그려”
장모님이 어부에게 물었다. 그러자 어부는
“그럼요..”
“와.. 아니 야자도 달렸네... 저 야자 따서 팔면 부르는게 값이 것다. 신비한 나문디...”
역시 장모님이다. 사업수완이 대단하다. 중국인의 사업수완을 다시 한번 깨닭았다. 캬~~~!

그 어부 역시 예전에 물속에 잠긴 절에서 부엇낙(일생에 한번 스님 생활을 하는 의식)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물속의 지형에 대해서는 손바닥 보듯 훤하단다.

참, 그리고 참 재미있는 것을 보았다. 그건 물위에 떠 있는 집이다.
집이라기 보다는 숙소이다. 집 한채의 숙소인 셈이다. 여행객이 물위에 뜬 집 한 채를 숙소를 빌리면 집을 잡아 매던 끈을 푼단다. 그럼 이 집은 호수위를 떠다니며 하루밤을 보낸다. 다음날이면 배로 다시 이 숙소를 끌러 제 자리에 갔다 놓는단다. 이런 숙소는 좀더 비싸단다. 운치가 있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면 태국인들은 관광에 대해서는 참 수완이 좋다. 물속에 잠긴 도시도 관광지이며, 댐도 관광지다. 어떤 외국인은 이곳에서 잠수를 하기도 한단다. 또 배를 이용한 투어도 있고 말이다. 보는 것이라고는 물위에 나와 있는 절 꼭대기 2개와 야자나무 하나뿐인데, 1시간용 투어를 만들어 낸다. 물위에 떠 있는 집도 그렇다. 정말 대단한 수완이다.
그래서 관광대국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1 Comments
... 2005.02.15 15:22  
  처형과 처남을 헷갈리게 쓰시니  읽으면서 머리속이 복잡해집니다.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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