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네 가족 두번째 배낭여행기(4.씨엠립에서 태국으로)
4. 넷째날 2/ 22 (화) - 씨엠립에서 태국으로
오늘은 드디어 떠나는 날이다.
일찍 일어나 배낭을 챙기고 홀에서 아침을 먹었다.
그동안 정들었던 남자 종업원 미스터 꾼과 모니에게 팁 1달러씩을 주고 작별인사를 했다.
사진도 하나씩 찍었다.
[친절했던 미스터 모니와 미스터꾼]
사장님한테는 교회에 전달해준다는 학용품과 옷가지를 넣은 가방을 전달했다.
사장님과 친구라고 하는 나이 들어보이는 승용차 기사가 와 있었다.
미스터 터어- 라고 하는데 발음이 어려웠다.
사장님 왈, 이 친구가 좀 주책 맞긴한데 사람은 아주 좋다라고 하신다.
[재미있는 기사아저씨 미스터 터-]
출발하기 앞서 나는 기사한테 급하지 않으니 천천히 안전 운전하게 해달라고 전하게 했다.
사장님은 이 차 스프링 좀 보라구 말했다.
비포장을 달리느라 아주 튼튼한 스프링으로 보강을 했다고 했는데.. 봐두 잘 모르겠다.
그대신 타이어를 보게 되었는데 이런...타이어 요철부분이 다 닳아서 반들반들해져
있는거였다.
앞바퀴를 보니 앞바퀴도 다 닳았다. 처음엔 새로 나온 특수 타이어인줄 알았다.
근데..아예 타이어 홈이 없는 것이었다.
으음..;;;; 괜히 봤다 싶었다.
나는 기사한테 "쏨메따쭈어이" (잘부탁합니다.)하고는 배낭을 트렁크에 싣고 차에 올랐다.
역시 얼린 생수를 한통 주었다.
정들었던 씨엠립..앙코르.. 언제 또 올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작별이었다.
차는 출발했다. 우리는 올때의 도로 경험으로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하고 탔다.
천천히를 강조해서 그런지 기사는 시속 60km 정도로 달린다.
빨리 달리는거보다 안전이 우선이라 안심은 되지만 너무 천천히 달리는거 같았다.
그렇다고 좀 더 속도를 올리자고 하면 과속할거 같아서 그냥 냅두었다.
가면서 미스터 터-는 내 이름은 모냐고 물어봤다.
이름을 가르쳐줬는데 발음을 힘들어 하길래 그냥 박이라고만 알려줬다.
가면서도 계속 자기 운전 솜씨가 어떠냐고 하는거 같아서 아주 굳이다.라고 말해줬다.
근데 영어가 서툴러서 나랑은 대화가 잘 안통했다.
내가 영어가 좀 서투르다 보니 지금까지 경험한 바로는 상대가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면
내가 좀 떠듬거려두 잘 이해를 하고 의사소통이 웬만큼 되는데 지금 운전기사같이 영어가 서투르면 둘다 서투르다보니 도무지 소통이 힘들다는거다.
서로 대충 알았다는 듯이 중얼거리고 고개만 끄덕이고 웃고 그럴 뿐이다.
가다가 무슨 시장 같은 곳을 지나게 되었는데 이 기사 아저씨 잠깐 차를 세우더니 기다리라고 하고는 나간다. 어디 가나 싶었는데 곧 무슨 비닐봉지를 들고 차에 탄다.
그리곤 우릴 주는데 펼치니깐 주먹같은 귤 같은게 한 댓개 있는데 귤 하나하나 마다 비닐포장이 되어 있는거다.
눈짓으로 우리 보구 먹으라고 한다.
기사가 우리한테 과일도 사주다니..이런 경우도 있나 싶었다.
난 한개를 꺼내서 미스터 터-에게 하나를 까주고 나두 까먹었다.
맛은 밍밍한게 별루였다.
미스터 터-는 달리면서 옆에서 둘둘 말은 A4용지를 펼치면서 나한테 보여줬다.
인터넷에서 사진을 프린트 한건데 미스터 터-의 가족들인지 여러명이 서있었고 그중에 한국사람인듯한 여자 둘이 웃으면서 같이 서있었다.
그러고보니 미스터 터-도 같이 있었다.
그는 열심히 사진을 보며 설명을 해줬다.(물론 전혀 못 알아들었다..;;)
아마 그의 집에 한국여자 둘이 묵었는지 놀러 왔었는지 그때 같이 찍은거 같았다.
차는 달렸다. 한 30여분 달리더니 또 도로가에 세운다.
이번엔 왜 세우나 했더니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 저 아래 민가 쪽으로 부지런히 걸어
내려간다.
우리는 모하나 싶어서 창밖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남의집 담장 같은데 서서는 소변을 본다.
급했나보다. 우리는 킬킬거리고 웃었다
참 재미있는 아저씨 같았다.
드디어 지루한 비포장 길에 들어섰다.
올때와는 좀 느린 속도(60km 정도)로 달렸지만 그래도 황토 먼지 날리는 비포장 길에서
다른 차를 추월할때는 손에 땀이 났다.
그래두 이번 비포장길엔 간간이 살수차가 지나가면서 물을 뿌려줘서 먼지가 덜 날리는 길도 있었다.
어느덧 공포의 비포장길을 다 지나고 씨소폰에 들어섰다.
기사가 쉬었다 갈거냐고 묻기에 그냥 곧장 가자고 했는데 5분만 쉬어 가자고 하길래 그러라고 했다.
차를 웬 허름한 창고 같은 앞에 세우고 내리라고 하길래 여긴 또 어딘가 하고 식구들과
약간은 불안해하며 따라 들어갔다. (그정도루 허름했다)
낡은 원형 테이블이 몇개 놓여있고 한 테이블엔 현지인들이 여럿 둘러 앉아서 텔레비를 보고 있었다.
잘 둘러보니 거기가 식당인 것 같았다.
티비는 킥복싱 경기중이었다. 미스터 터-는 앉으면서 원래 앉아있었던 현지인들과 잘 아는 사이인지 티비를 가리키며 손가락질을 하면서 모라 모라 물어보며 떠들고는 메뉴판을 보고나보고도 주문을 하란다.
시간이 11시도 안됐는데 무슨 밥을 먹나 싶어서 우리는 그냥 콜라를 시켰고 기사는 국수를
하나 시켰다.
한 20여분 시간을 지체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미스터 터-가 자기가 계산을 하려고 돈을 꺼내길래 집어 넣으라고 말리고는 내가 냈다.
햇볕이 뜨겁다.
차는 출발하더니 국도로 안가고 이상한 골목길로 좌회전을 하더니 들어간다.
나는 이 길이 아닌데..하면서 어디로 가냐? 하고 물었다.
기사는 그냥 앞만 손가락으로 가르키면서 마이 홈 마이홈~ 하면서 차를 몰았다.
약간 불안했지만 차는 곧 대문과 담장을 울타리로 만든 꽤 넓어보이는 마당이 있는 집앞에 서더니 그 큰 울타리 문을 열고 앞마당에 주차를 시킨다.
나는 그제서야 이 집이 미스터 터-의 집인 것으로 짐작을 했다.
너네 집이냐 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곧 아들 딸인거 같은 애들이 우르르 나오면서 아빠를 반긴다.
나이가 40대 후반이래서 애들이 다 컸을줄 알았는데 중고생쯤 되어 보이는 큰애와 3-4살짜리 어린애도 있었다.
어린애가 귀여워서 사탕과 껌을 주었다.
미스터 터-는 애들한테 아까 나한테 보여준 PC에서 출력한 A4지 사진과 다른 물건 꾸러미를 건네주고는 모라모라 한다.
나는 자기네 집에서 좀 놀다 가라고 하려나 했더니 그건 아니구 아마 가는 길에 무언가를 전달하려고 들린것 같았다.
바로 나와서 차는 다시 출발했다.
나는 너네집 부자 같다라고 했더니 씨익 웃는다.
가는 길에 미스터 터-가 오른쪽을 가리키며 뭐라 하길래 바라보니 지금껏 한번두 못봤던
기암괴석이 있는 산이 보인다.
지금까지 이 길 양쪽엔 평원만 있는줄 알았더니 제법 우리나라 도봉산 비슷한 (물론 규모는 작지만) 산같은 산이었다.
그러면서 옆에 놓여있는 생수병과 산을 번갈아 가리키며 엄지손가락을 세워든다.
대체 몬소리냐고 의아한 표정으로 물으니 다시 가리키며 떡~~ 굳 굳~ 이런다.
아하~ 떡..그제서야 알아들었다.떡은 캄보디아 말로 물이란 뜻이다.
조합해본즉 저 산에 물이 좋다는 얘기인데 아마 멋진 폭포가 있다라는 뜻 같았다.
오기전에 캄보디아 말루 떡이 물이란걸 알았기에 망정이지 생수병과 산만 가리켰다면 무슨 뜻인지 도저히 몰랐을 것이다.(아마 이 생수가 저 산에서 떠온거다라고 해석 했을래나..???)
가면서도 심심하면 자기 운전 솜씨 어떠냐고 묻길래 아주 굳이다, 베스트 드라이버다
안전운전이 제일이다 하고 추켜 세워줬다.
뽀이펫에 거의 12시 다되서 도착했다.
이리 저리 쉬고 천천히 왔더니 거의 4시간이 걸렸다.
아까 귤 같은거 얻어 먹은것도 있고 해서 렌트비 25불에 팁을 2달러 주었다.
배낭을 챙기며 "엇꾼~" 하고 인사를 했더니 옆에서 구경하던 오토바이 기사가 웃으면서
"엇꾼" 하고 따라한다.
다리를 건너는데 웬 꼬마 여자 아이가 아까 먹다 남은 귤봉지를 가리키며 계속 따라오길래
봉지째 줘버렸다.
불쌍한 어린애들..거대한 앙코르를 만든 크메르인답게 이담엔 잘 살아야 할텐데..
[다시 태국으로...]
출국 수속을 간단히 마치고 태국 쪽의 입국 수속을 하려고 신고서를 부지런히 작성하고
있는데 웬 유럽인 단체 관광객이 30명 정도 오더니 창구 앞에 줄을 선다.
그때문에 갑자기 복잡해졌다. 우리 차례 기다리느라 40여분 걸렸다.. ;;
겨우 끝내고 태국으로 넘어오니 거의 1시..더웠다. 그리고 좀 피곤했다.
웬 다리가 하나 없는 남루한 사람이 우리 앞에 오더니 열심히 길 안내를 한다.
안내 안해두 다 아는 길이라 우리는 무시했지만 개의치 않고 열심히 절뚝거리며 안내를
하고는 웃어가면서 굽신거리며 뚝뚝이까지 잡아준다.
저렇게두 여기서 살아가는구나 하고 측은한 생각에 20바트 짜리를 하나줬다.
몇번씩 고개를 꾸벅인다.
뚝뚝이를 타는데 좌석에 셋이 비좁게 낑겨 앉고 배낭 4개를 얹어 놓으니 내가 앉을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올때같이 발 뻗는 부분에 비집고 앉으려고 하니 기사가 나를 툭툭 치며 자기 옆자리를
가리킨다.
보니깐 기사 자리 옆에 엉덩이 하나 겨우 걸칠수 있는 널빤지가 하나 붙어 있다.
보조의자인거 같은데 거기 앉으라는거다. 내 몸의 거의 절반 정도가 밖으로 걸쳐진다.
가족들이 막 웃는다.그러구 아란으로 달렸다...;;;
아란에 도착..
이제부터 정말 우리끼리만의 막막한 일정이다.
당초 아란에서 파타야로 바로 갈까..아니면 방콕 갔다가 아침에 일찍 파타야로 갈까 생각하다가 모하러 방콕엘 들렸다 가냐 어차피 다시 방콕으로 갈텐데 해서 바로 파타야로 가기로 결정은 했지만 아란에서 바로 파타야를 가는 교통편이 마땅치 않았었다.
서울에서 정보를 수집할때는 다음과 같은 3가지 방법이 있었다.
1. 아란에서 미니버스 타고 가기.
2. 아란에서 오후 2시반쯤에 출발하는 kama tour Pattaya 버스 타고 가기
3. 방콕행 버스를 타고 중간에 까삥부리라는 곳에서 파타야행 버스로 갈아타기.
1번은 미니버스가 인원이 차야 출발을 한다고 했고 정기적인 노선버스가 아니라 불확실
했었다. 그리고 그나마 국경에서 바로 있지 아란에서는 타기 힘들다고 하였다.
2번은 저 버스는 수,목,금,토만 운행한다고 하여 우리에겐 해당이 없었고(화요일이었음)
3번으로 하려고 마음을 먹긴 했지만 과연 우리가 까삥부리란 곳에서 제대루 갈아탈수 있을지, 갈아타더래두 버스 시간을 한참 기다려야 되는건 아닌지 좀 막연했었다.
아 그런데 뚝뚝이에서 내리고 보니 버스가 두대 있었는데 한대는 방콕행이었고 한대는 파타야행이 떡~ 허니 서있는게 아닌가..버스 안내양이 파타야를 외치고 있었다.
이상하다 파타야 직행은 여기서 있다는 말을 못들었는데..
아무튼 반갑기도 하고 의아하기두 해서 버스 안내양과 대화를 해보니 영어가 전혀 안통한다.
손짓 발짓 영어,아는 태국어 섞어서 겨우 5시간 걸린다고까지는 알아들었는데 몇시에 출발하느냐는 물음은 통 알아듣지를 못하는거다.
땀 뻘뻘 흘리면서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무슨 일입니까 "하는 웬 남자의
소리가 들린다. 뒤돌아보니 30대 초반의 작은 배낭을 멘 남자인데 한국사람이었다.
사정을 간단히 설명했더니 그는 곧바로 안내양과 능숙한 태국어로 대화를 하고는 나한테 얘기를 해준다. 파타야 까지는 5시간쯤 걸리는건 맞고 1시 40분쯤에 출발을 한다.
그런데 가다가 1시간 반이나 2시간쯤 어느 도시에서 쉬었다 간다고 했다.
아니 무슨 버스가 가다가 그리 오래 쉬었다 가는 버스가 다 있나...
그러면서 자기는 방콕으로 간다고 하면서 자기 의견도 지금 5시간 후에 파타야 도착하면
거의 7시 넘어서야 도착할테니 피곤할텐데 그냥 방콕으로 가서 하룻밤 자고 아침 일찍
파타야로 출발하는게 좋을것이다 라고 했다.
우리는 의논한 결과 방콕에서 파타야까지는 2시간 반정도 밖에 안걸리니 그러기루 하고
방콕행 버스에 올라탔다.
말로만 듣던 999버스였다.
아란까지 타고 오던 버스와는 가격은 같았는데도 확실히 수준이 틀렸다.
앞뒤 좌석두 넓구 에어콘두 적당하고..
버스는 1시 40분에 출발했다. 그 다음차는 3시반쯤이었나 한데 그 뒤로는 없었다.
이 차는 빵은 안주고 얼린 물을 한병씩 준다. 점심 먹을 시간도 없어서 매점에서 간단히 빵과 음료만 사서는 버스에 올랐다.
아까 그 청년이 마침 내 통로 옆자리에 앉길래 얘기를 좀 나눌수 있었다.
자기는 태국 와서 산지 4년 정도 되는 사람이고 현지 여자와 결혼도 했단다.
옷장사 하는데 반은 태국 사람 다됐다고 하면서 내가 어디 갔다 오냐고 했더니 씨엠립이라고 하길래 "아 ..앙코르 갔다 오나보죠?" 했더니 씩 웃으면서 앙코르는 한 6번쯤 갔다 왔단다. 헉..6번.. 휴가가 한 4일 생겨서 그냥 아는 사람하고 술 좀 마시려고 갔었댄다.
술 먹으려고 그 먼길을 가다니...
자기는 쑤쿰윗에서 산다고 했다. 씨엠립에서 만난 마일스님도 쑤쿰윗에 산다더니 한국사람들은 그 동네에서 많이 사나보다.
그러더니 앙코르에 대한 재미있는 얘기를 해준다.
몇년전에 태국 가수인가 배우인가 하는 여자 연예인 하나가 캄보디아에 왔다가 앙코르는 원래 태국 것이니 우리한테 돌려주어야 한다 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말에 격분한 캄보디아 청년들..바로 태국 대사관에 쳐들어가서는 난동을 부리고는 사람까지 사망하게 했다고 한다.
대사관 침입은 바로 그나라 영토를 침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이에 태국은 국경을 봉쇄하고 한동안 살벌했다고 한다.
전쟁이 터져봐야 태국과 캄보디아는 국력 면에서 비교가 되지는 않았겠지만..
방콕 근방에 와서는 차가 막히는지 지체가 된다.
거의 다와서는 길가에서 고장난 자기네 회사 버스 때문에 더욱 지체를 하여 북부터미널에
6시쯤에나 도착했다. 4시간 20분쯤 걸린 셈이다.
이렇게 오래 걸릴줄 알았으면 그냥 파타야로 곧장 갈걸..;;
[북부터미널에 도착한 999버스]
우리는 북부터미날에서 내려 헬로태국 책을 꺼내들고 지도를 봤다.
내일 아침 일찍 동부터미널에서 파타야행 버스를 타려면 멀리 가지 말고 쓰쿰윗 정도에서 1박을 하자. 거기도 외국인들 많이 오고 숙소도 많다고 하니 거기서 대충 자고 일찍 파타야로 떠나자고 했다.
지도상에서 BTS 나나역과 아쏨역 중간 지역쯤으로 목적지를 정하였다.
택시를 잡아탔는데 아주 젊은애였다.
타자마자 톨게이트 같은데 서더니 돈 달랜다. 40바트였다.
찝찝하지만 줬다.차는 조금 달리더니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가뜩이나 교통체증에 걸려서 무지 막히는데 우리가 가고자 하는 프라자를 잘 모르고 나나역을 지나더니 좌회전을 하길래 "우리 목적지는 아쏨과 나나역 중간이다. 왜 지나치냐" 하니깐 모라고 막 떠들고 웃으면서 얼버무리드니 빙 돌아서 아까 그 자리로 다시 돌아가는데
정말 도로가 주차장이다.
이렇게 막히는건 첨 보았다.미터기는 슬금 슬금 올라가고 짜증이 난다.
배도 고픈데 이 넘이 길까지 모르고 지나쳐서 아까 그길로 ㅁ자형태로 돌아가는 바람에 시간과 돈이 더욱 낭비되고 있었다.
근데 어랍쇼..차가 푸득 푸득하더니 시동이 꺼진다.
난감한 기사 표정.. 다시 시동 걸고 기어가다가 시동 꺼지길 몇차례 반복하더니 우리보고
내리랜다.도저히 못가겠다고.. 그리곤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키면서 쭉 걸어가다가 왼쪽으로 가면 아쏨 역이다 그러는거 같았다.
기가 막혔다. 미터기는 157바트를 가리키고 있었다.
차 막히고 길 잘못 들어 요금은 요금대로 올라가고 시간은 시간대로 손해보고..게다가 차는
고장나서 못가니 꼼짝없이 걸어갈 판이다.
그래두 양심이 있는지 150바트만 내라고 한다.아까 톨게이트비까지 합하면 무려 190바트다.
으~~~~~~~
신경질을 내면서 100바트만 낼까 하고 생각을 했지만 가족들도 있고 말두 안통하는 저놈과 괜히 싸워봤자 나만 더 열 받칠거 같아서 그냥 주고 내렸다.
밖은 후덥지근 하고 배고프고 피곤했다.
우리는 배낭을 메고 일렬로 걸었다.인도는 아주 한적했다.
뚝뚝이라도 있으면 타고 가련만 그 흔한 뚝뚝이도 안보였다.
허긴 있어봐야 차들이 전부 서 있으니 걸어가는 편이 더 빠르긴 했다.
한 10분쯤 걸었을까 어느 골목 쪽에 우리나라말로 이태원 모라고 쓴 간판이 보인다.
아 이제 카오산같이 여행자들이 모이는 곳이 나타나겠구나하고 계속 걸었다.
아쏙역이 보인다. 그리고 길가에 그 유명한 씨푸드 마켓도 지나쳤다.
그런데 길 건너편은 번화한테 우리가 걷는 쪽은 영 어두컴컴한거다.
빨리 아무데나 숙소를 잡고 싶은데 영 나타나질 않는다.
설마 이러다가 숙소를 못잡는건 아니겠지.. 카오산에선 숙소와 호텔이 널렸던데
여긴 왜 이러나 싶었다.
번화한 쪽으로 길을 건너 조금 가는데 마이애미 호텔이란 간판이 보였다.
건물을 보니 4층 아파트 같이 생긴 별루 맘엔 안드는데였지만 일단 빨리 배낭을
내려놓구 쉬구 싶었다.
카운터에 가서 훼밀리룸이나 트리플룸을 달라고 하였다.
영어가 능숙한 지배인은 우리가 잘 못 알아듣자 4인실은 없고 트리플 룸이 있는데
침대가 두개다. 하나는 더블베드에 싱글베드, 하나는 싱글베드 3개인데 하며 그림을 그려
가며 골르라고 했다.
대개 더블베드는 킹사이즈고 싱글베드는 우리나라에서 더블베드 정도 사이즈라고 들은게
생각나서 더블하나에 싱글 하나 짜리로 택했다.
나의 예상은 적중해서 더불베드에 애들과 집사람이 잤는데 충분했다.
방에 들어가보니 방은 아주 넓었는데 모든것이 무척 낡았다.
지은지 한 30년은 되는거 같았다. 그렇지만 명색이 호텔이라고 있을건 다 있었다.
카펫트에 ..소파에 ..넓은 화장실. 스탠드, 큰 냉장고 등. 하지만 1200바트짜리 치고는
너무 허름했다.저녁 먹으러 나오다 보니 건물 가운데에 사각형의 허름한 수영장까지 있긴
했다.
좁은 도로는 온갖 물건들을 파는 수레가 즐비했고 외국인들도 많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그런걸 보니 이 근처에 여행자들 숙소라든가 식당이 많이 있긴 한 모양이었다.
쑤쿰윗에 대해서는 통 스터디 한게 없어서 (누가 여기서 하루 묵을줄 알았나..) 그냥
대충 걸었다.
골목을 꺾어서 들어가니 라이브 음악을 연주하는 레스토랑들이 몇개 보였다.
길가에 세워놓은 메뉴판을 보니 볶음밥 80바트 하는 적당한 가격대의 레스토랑이 있어서
그곳에 들어갔다.
노천식인데 꼭대기 부분에 건물과 건물 사이에 캐노피를 쳐놔서 비가 안맞게 되어 있었다.
무대에서는 3인조로 연주와 노래를 하고 있었는데 주변 분위기가 아주 고급스러웠다.
가격 대비 아주 만족..
[레스토랑에서의 3인조 라이브. 상당히 실력이 있었다.]
[저녁먹구 나와서 레스토랑 전경 찍는데 옆에 앉아있던 웨스턴..
팍~ 튀어 나오드니 바지 가랭이 걷고 포즈를 취한다...
어디가나 요런 웃기는 웨스턴이 가끔 있다]
볶음밥과 볶음국수를 먹고 내일을 대비하여 숙소로 들어왔다.
오늘 살벌한 교통체증을 겪은지라 내일 아침 출근 교통체증에 걸리지 말고 7시 전에 출발하자고 다짐하면서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 쓴 돈 내역>
음료,간식 식사 : 2.75달러+445바트
렌탈비 : 25달러
교통비 : 926바트
숙박비 : 1200바트
팁,기타 - 4달러+1000리엘+40바트
--------------------------------
합 계 : 32달러+2611바트(102,497원)
오늘은 드디어 떠나는 날이다.
일찍 일어나 배낭을 챙기고 홀에서 아침을 먹었다.
그동안 정들었던 남자 종업원 미스터 꾼과 모니에게 팁 1달러씩을 주고 작별인사를 했다.
사진도 하나씩 찍었다.
[친절했던 미스터 모니와 미스터꾼]
사장님한테는 교회에 전달해준다는 학용품과 옷가지를 넣은 가방을 전달했다.
사장님과 친구라고 하는 나이 들어보이는 승용차 기사가 와 있었다.
미스터 터어- 라고 하는데 발음이 어려웠다.
사장님 왈, 이 친구가 좀 주책 맞긴한데 사람은 아주 좋다라고 하신다.
[재미있는 기사아저씨 미스터 터-]
출발하기 앞서 나는 기사한테 급하지 않으니 천천히 안전 운전하게 해달라고 전하게 했다.
사장님은 이 차 스프링 좀 보라구 말했다.
비포장을 달리느라 아주 튼튼한 스프링으로 보강을 했다고 했는데.. 봐두 잘 모르겠다.
그대신 타이어를 보게 되었는데 이런...타이어 요철부분이 다 닳아서 반들반들해져
있는거였다.
앞바퀴를 보니 앞바퀴도 다 닳았다. 처음엔 새로 나온 특수 타이어인줄 알았다.
근데..아예 타이어 홈이 없는 것이었다.
으음..;;;; 괜히 봤다 싶었다.
나는 기사한테 "쏨메따쭈어이" (잘부탁합니다.)하고는 배낭을 트렁크에 싣고 차에 올랐다.
역시 얼린 생수를 한통 주었다.
정들었던 씨엠립..앙코르.. 언제 또 올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작별이었다.
차는 출발했다. 우리는 올때의 도로 경험으로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하고 탔다.
천천히를 강조해서 그런지 기사는 시속 60km 정도로 달린다.
빨리 달리는거보다 안전이 우선이라 안심은 되지만 너무 천천히 달리는거 같았다.
그렇다고 좀 더 속도를 올리자고 하면 과속할거 같아서 그냥 냅두었다.
가면서 미스터 터-는 내 이름은 모냐고 물어봤다.
이름을 가르쳐줬는데 발음을 힘들어 하길래 그냥 박이라고만 알려줬다.
가면서도 계속 자기 운전 솜씨가 어떠냐고 하는거 같아서 아주 굳이다.라고 말해줬다.
근데 영어가 서툴러서 나랑은 대화가 잘 안통했다.
내가 영어가 좀 서투르다 보니 지금까지 경험한 바로는 상대가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면
내가 좀 떠듬거려두 잘 이해를 하고 의사소통이 웬만큼 되는데 지금 운전기사같이 영어가 서투르면 둘다 서투르다보니 도무지 소통이 힘들다는거다.
서로 대충 알았다는 듯이 중얼거리고 고개만 끄덕이고 웃고 그럴 뿐이다.
가다가 무슨 시장 같은 곳을 지나게 되었는데 이 기사 아저씨 잠깐 차를 세우더니 기다리라고 하고는 나간다. 어디 가나 싶었는데 곧 무슨 비닐봉지를 들고 차에 탄다.
그리곤 우릴 주는데 펼치니깐 주먹같은 귤 같은게 한 댓개 있는데 귤 하나하나 마다 비닐포장이 되어 있는거다.
눈짓으로 우리 보구 먹으라고 한다.
기사가 우리한테 과일도 사주다니..이런 경우도 있나 싶었다.
난 한개를 꺼내서 미스터 터-에게 하나를 까주고 나두 까먹었다.
맛은 밍밍한게 별루였다.
미스터 터-는 달리면서 옆에서 둘둘 말은 A4용지를 펼치면서 나한테 보여줬다.
인터넷에서 사진을 프린트 한건데 미스터 터-의 가족들인지 여러명이 서있었고 그중에 한국사람인듯한 여자 둘이 웃으면서 같이 서있었다.
그러고보니 미스터 터-도 같이 있었다.
그는 열심히 사진을 보며 설명을 해줬다.(물론 전혀 못 알아들었다..;;)
아마 그의 집에 한국여자 둘이 묵었는지 놀러 왔었는지 그때 같이 찍은거 같았다.
차는 달렸다. 한 30여분 달리더니 또 도로가에 세운다.
이번엔 왜 세우나 했더니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 저 아래 민가 쪽으로 부지런히 걸어
내려간다.
우리는 모하나 싶어서 창밖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남의집 담장 같은데 서서는 소변을 본다.
급했나보다. 우리는 킬킬거리고 웃었다
참 재미있는 아저씨 같았다.
드디어 지루한 비포장 길에 들어섰다.
올때와는 좀 느린 속도(60km 정도)로 달렸지만 그래도 황토 먼지 날리는 비포장 길에서
다른 차를 추월할때는 손에 땀이 났다.
그래두 이번 비포장길엔 간간이 살수차가 지나가면서 물을 뿌려줘서 먼지가 덜 날리는 길도 있었다.
어느덧 공포의 비포장길을 다 지나고 씨소폰에 들어섰다.
기사가 쉬었다 갈거냐고 묻기에 그냥 곧장 가자고 했는데 5분만 쉬어 가자고 하길래 그러라고 했다.
차를 웬 허름한 창고 같은 앞에 세우고 내리라고 하길래 여긴 또 어딘가 하고 식구들과
약간은 불안해하며 따라 들어갔다. (그정도루 허름했다)
낡은 원형 테이블이 몇개 놓여있고 한 테이블엔 현지인들이 여럿 둘러 앉아서 텔레비를 보고 있었다.
잘 둘러보니 거기가 식당인 것 같았다.
티비는 킥복싱 경기중이었다. 미스터 터-는 앉으면서 원래 앉아있었던 현지인들과 잘 아는 사이인지 티비를 가리키며 손가락질을 하면서 모라 모라 물어보며 떠들고는 메뉴판을 보고나보고도 주문을 하란다.
시간이 11시도 안됐는데 무슨 밥을 먹나 싶어서 우리는 그냥 콜라를 시켰고 기사는 국수를
하나 시켰다.
한 20여분 시간을 지체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미스터 터-가 자기가 계산을 하려고 돈을 꺼내길래 집어 넣으라고 말리고는 내가 냈다.
햇볕이 뜨겁다.
차는 출발하더니 국도로 안가고 이상한 골목길로 좌회전을 하더니 들어간다.
나는 이 길이 아닌데..하면서 어디로 가냐? 하고 물었다.
기사는 그냥 앞만 손가락으로 가르키면서 마이 홈 마이홈~ 하면서 차를 몰았다.
약간 불안했지만 차는 곧 대문과 담장을 울타리로 만든 꽤 넓어보이는 마당이 있는 집앞에 서더니 그 큰 울타리 문을 열고 앞마당에 주차를 시킨다.
나는 그제서야 이 집이 미스터 터-의 집인 것으로 짐작을 했다.
너네 집이냐 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곧 아들 딸인거 같은 애들이 우르르 나오면서 아빠를 반긴다.
나이가 40대 후반이래서 애들이 다 컸을줄 알았는데 중고생쯤 되어 보이는 큰애와 3-4살짜리 어린애도 있었다.
어린애가 귀여워서 사탕과 껌을 주었다.
미스터 터-는 애들한테 아까 나한테 보여준 PC에서 출력한 A4지 사진과 다른 물건 꾸러미를 건네주고는 모라모라 한다.
나는 자기네 집에서 좀 놀다 가라고 하려나 했더니 그건 아니구 아마 가는 길에 무언가를 전달하려고 들린것 같았다.
바로 나와서 차는 다시 출발했다.
나는 너네집 부자 같다라고 했더니 씨익 웃는다.
가는 길에 미스터 터-가 오른쪽을 가리키며 뭐라 하길래 바라보니 지금껏 한번두 못봤던
기암괴석이 있는 산이 보인다.
지금까지 이 길 양쪽엔 평원만 있는줄 알았더니 제법 우리나라 도봉산 비슷한 (물론 규모는 작지만) 산같은 산이었다.
그러면서 옆에 놓여있는 생수병과 산을 번갈아 가리키며 엄지손가락을 세워든다.
대체 몬소리냐고 의아한 표정으로 물으니 다시 가리키며 떡~~ 굳 굳~ 이런다.
아하~ 떡..그제서야 알아들었다.떡은 캄보디아 말로 물이란 뜻이다.
조합해본즉 저 산에 물이 좋다는 얘기인데 아마 멋진 폭포가 있다라는 뜻 같았다.
오기전에 캄보디아 말루 떡이 물이란걸 알았기에 망정이지 생수병과 산만 가리켰다면 무슨 뜻인지 도저히 몰랐을 것이다.(아마 이 생수가 저 산에서 떠온거다라고 해석 했을래나..???)
가면서도 심심하면 자기 운전 솜씨 어떠냐고 묻길래 아주 굳이다, 베스트 드라이버다
안전운전이 제일이다 하고 추켜 세워줬다.
뽀이펫에 거의 12시 다되서 도착했다.
이리 저리 쉬고 천천히 왔더니 거의 4시간이 걸렸다.
아까 귤 같은거 얻어 먹은것도 있고 해서 렌트비 25불에 팁을 2달러 주었다.
배낭을 챙기며 "엇꾼~" 하고 인사를 했더니 옆에서 구경하던 오토바이 기사가 웃으면서
"엇꾼" 하고 따라한다.
다리를 건너는데 웬 꼬마 여자 아이가 아까 먹다 남은 귤봉지를 가리키며 계속 따라오길래
봉지째 줘버렸다.
불쌍한 어린애들..거대한 앙코르를 만든 크메르인답게 이담엔 잘 살아야 할텐데..
[다시 태국으로...]
출국 수속을 간단히 마치고 태국 쪽의 입국 수속을 하려고 신고서를 부지런히 작성하고
있는데 웬 유럽인 단체 관광객이 30명 정도 오더니 창구 앞에 줄을 선다.
그때문에 갑자기 복잡해졌다. 우리 차례 기다리느라 40여분 걸렸다.. ;;
겨우 끝내고 태국으로 넘어오니 거의 1시..더웠다. 그리고 좀 피곤했다.
웬 다리가 하나 없는 남루한 사람이 우리 앞에 오더니 열심히 길 안내를 한다.
안내 안해두 다 아는 길이라 우리는 무시했지만 개의치 않고 열심히 절뚝거리며 안내를
하고는 웃어가면서 굽신거리며 뚝뚝이까지 잡아준다.
저렇게두 여기서 살아가는구나 하고 측은한 생각에 20바트 짜리를 하나줬다.
몇번씩 고개를 꾸벅인다.
뚝뚝이를 타는데 좌석에 셋이 비좁게 낑겨 앉고 배낭 4개를 얹어 놓으니 내가 앉을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올때같이 발 뻗는 부분에 비집고 앉으려고 하니 기사가 나를 툭툭 치며 자기 옆자리를
가리킨다.
보니깐 기사 자리 옆에 엉덩이 하나 겨우 걸칠수 있는 널빤지가 하나 붙어 있다.
보조의자인거 같은데 거기 앉으라는거다. 내 몸의 거의 절반 정도가 밖으로 걸쳐진다.
가족들이 막 웃는다.그러구 아란으로 달렸다...;;;
아란에 도착..
이제부터 정말 우리끼리만의 막막한 일정이다.
당초 아란에서 파타야로 바로 갈까..아니면 방콕 갔다가 아침에 일찍 파타야로 갈까 생각하다가 모하러 방콕엘 들렸다 가냐 어차피 다시 방콕으로 갈텐데 해서 바로 파타야로 가기로 결정은 했지만 아란에서 바로 파타야를 가는 교통편이 마땅치 않았었다.
서울에서 정보를 수집할때는 다음과 같은 3가지 방법이 있었다.
1. 아란에서 미니버스 타고 가기.
2. 아란에서 오후 2시반쯤에 출발하는 kama tour Pattaya 버스 타고 가기
3. 방콕행 버스를 타고 중간에 까삥부리라는 곳에서 파타야행 버스로 갈아타기.
1번은 미니버스가 인원이 차야 출발을 한다고 했고 정기적인 노선버스가 아니라 불확실
했었다. 그리고 그나마 국경에서 바로 있지 아란에서는 타기 힘들다고 하였다.
2번은 저 버스는 수,목,금,토만 운행한다고 하여 우리에겐 해당이 없었고(화요일이었음)
3번으로 하려고 마음을 먹긴 했지만 과연 우리가 까삥부리란 곳에서 제대루 갈아탈수 있을지, 갈아타더래두 버스 시간을 한참 기다려야 되는건 아닌지 좀 막연했었다.
아 그런데 뚝뚝이에서 내리고 보니 버스가 두대 있었는데 한대는 방콕행이었고 한대는 파타야행이 떡~ 허니 서있는게 아닌가..버스 안내양이 파타야를 외치고 있었다.
이상하다 파타야 직행은 여기서 있다는 말을 못들었는데..
아무튼 반갑기도 하고 의아하기두 해서 버스 안내양과 대화를 해보니 영어가 전혀 안통한다.
손짓 발짓 영어,아는 태국어 섞어서 겨우 5시간 걸린다고까지는 알아들었는데 몇시에 출발하느냐는 물음은 통 알아듣지를 못하는거다.
땀 뻘뻘 흘리면서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무슨 일입니까 "하는 웬 남자의
소리가 들린다. 뒤돌아보니 30대 초반의 작은 배낭을 멘 남자인데 한국사람이었다.
사정을 간단히 설명했더니 그는 곧바로 안내양과 능숙한 태국어로 대화를 하고는 나한테 얘기를 해준다. 파타야 까지는 5시간쯤 걸리는건 맞고 1시 40분쯤에 출발을 한다.
그런데 가다가 1시간 반이나 2시간쯤 어느 도시에서 쉬었다 간다고 했다.
아니 무슨 버스가 가다가 그리 오래 쉬었다 가는 버스가 다 있나...
그러면서 자기는 방콕으로 간다고 하면서 자기 의견도 지금 5시간 후에 파타야 도착하면
거의 7시 넘어서야 도착할테니 피곤할텐데 그냥 방콕으로 가서 하룻밤 자고 아침 일찍
파타야로 출발하는게 좋을것이다 라고 했다.
우리는 의논한 결과 방콕에서 파타야까지는 2시간 반정도 밖에 안걸리니 그러기루 하고
방콕행 버스에 올라탔다.
말로만 듣던 999버스였다.
아란까지 타고 오던 버스와는 가격은 같았는데도 확실히 수준이 틀렸다.
앞뒤 좌석두 넓구 에어콘두 적당하고..
버스는 1시 40분에 출발했다. 그 다음차는 3시반쯤이었나 한데 그 뒤로는 없었다.
이 차는 빵은 안주고 얼린 물을 한병씩 준다. 점심 먹을 시간도 없어서 매점에서 간단히 빵과 음료만 사서는 버스에 올랐다.
아까 그 청년이 마침 내 통로 옆자리에 앉길래 얘기를 좀 나눌수 있었다.
자기는 태국 와서 산지 4년 정도 되는 사람이고 현지 여자와 결혼도 했단다.
옷장사 하는데 반은 태국 사람 다됐다고 하면서 내가 어디 갔다 오냐고 했더니 씨엠립이라고 하길래 "아 ..앙코르 갔다 오나보죠?" 했더니 씩 웃으면서 앙코르는 한 6번쯤 갔다 왔단다. 헉..6번.. 휴가가 한 4일 생겨서 그냥 아는 사람하고 술 좀 마시려고 갔었댄다.
술 먹으려고 그 먼길을 가다니...
자기는 쑤쿰윗에서 산다고 했다. 씨엠립에서 만난 마일스님도 쑤쿰윗에 산다더니 한국사람들은 그 동네에서 많이 사나보다.
그러더니 앙코르에 대한 재미있는 얘기를 해준다.
몇년전에 태국 가수인가 배우인가 하는 여자 연예인 하나가 캄보디아에 왔다가 앙코르는 원래 태국 것이니 우리한테 돌려주어야 한다 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말에 격분한 캄보디아 청년들..바로 태국 대사관에 쳐들어가서는 난동을 부리고는 사람까지 사망하게 했다고 한다.
대사관 침입은 바로 그나라 영토를 침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이에 태국은 국경을 봉쇄하고 한동안 살벌했다고 한다.
전쟁이 터져봐야 태국과 캄보디아는 국력 면에서 비교가 되지는 않았겠지만..
방콕 근방에 와서는 차가 막히는지 지체가 된다.
거의 다와서는 길가에서 고장난 자기네 회사 버스 때문에 더욱 지체를 하여 북부터미널에
6시쯤에나 도착했다. 4시간 20분쯤 걸린 셈이다.
이렇게 오래 걸릴줄 알았으면 그냥 파타야로 곧장 갈걸..;;
[북부터미널에 도착한 999버스]
우리는 북부터미날에서 내려 헬로태국 책을 꺼내들고 지도를 봤다.
내일 아침 일찍 동부터미널에서 파타야행 버스를 타려면 멀리 가지 말고 쓰쿰윗 정도에서 1박을 하자. 거기도 외국인들 많이 오고 숙소도 많다고 하니 거기서 대충 자고 일찍 파타야로 떠나자고 했다.
지도상에서 BTS 나나역과 아쏨역 중간 지역쯤으로 목적지를 정하였다.
택시를 잡아탔는데 아주 젊은애였다.
타자마자 톨게이트 같은데 서더니 돈 달랜다. 40바트였다.
찝찝하지만 줬다.차는 조금 달리더니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가뜩이나 교통체증에 걸려서 무지 막히는데 우리가 가고자 하는 프라자를 잘 모르고 나나역을 지나더니 좌회전을 하길래 "우리 목적지는 아쏨과 나나역 중간이다. 왜 지나치냐" 하니깐 모라고 막 떠들고 웃으면서 얼버무리드니 빙 돌아서 아까 그 자리로 다시 돌아가는데
정말 도로가 주차장이다.
이렇게 막히는건 첨 보았다.미터기는 슬금 슬금 올라가고 짜증이 난다.
배도 고픈데 이 넘이 길까지 모르고 지나쳐서 아까 그길로 ㅁ자형태로 돌아가는 바람에 시간과 돈이 더욱 낭비되고 있었다.
근데 어랍쇼..차가 푸득 푸득하더니 시동이 꺼진다.
난감한 기사 표정.. 다시 시동 걸고 기어가다가 시동 꺼지길 몇차례 반복하더니 우리보고
내리랜다.도저히 못가겠다고.. 그리곤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키면서 쭉 걸어가다가 왼쪽으로 가면 아쏨 역이다 그러는거 같았다.
기가 막혔다. 미터기는 157바트를 가리키고 있었다.
차 막히고 길 잘못 들어 요금은 요금대로 올라가고 시간은 시간대로 손해보고..게다가 차는
고장나서 못가니 꼼짝없이 걸어갈 판이다.
그래두 양심이 있는지 150바트만 내라고 한다.아까 톨게이트비까지 합하면 무려 190바트다.
으~~~~~~~
신경질을 내면서 100바트만 낼까 하고 생각을 했지만 가족들도 있고 말두 안통하는 저놈과 괜히 싸워봤자 나만 더 열 받칠거 같아서 그냥 주고 내렸다.
밖은 후덥지근 하고 배고프고 피곤했다.
우리는 배낭을 메고 일렬로 걸었다.인도는 아주 한적했다.
뚝뚝이라도 있으면 타고 가련만 그 흔한 뚝뚝이도 안보였다.
허긴 있어봐야 차들이 전부 서 있으니 걸어가는 편이 더 빠르긴 했다.
한 10분쯤 걸었을까 어느 골목 쪽에 우리나라말로 이태원 모라고 쓴 간판이 보인다.
아 이제 카오산같이 여행자들이 모이는 곳이 나타나겠구나하고 계속 걸었다.
아쏙역이 보인다. 그리고 길가에 그 유명한 씨푸드 마켓도 지나쳤다.
그런데 길 건너편은 번화한테 우리가 걷는 쪽은 영 어두컴컴한거다.
빨리 아무데나 숙소를 잡고 싶은데 영 나타나질 않는다.
설마 이러다가 숙소를 못잡는건 아니겠지.. 카오산에선 숙소와 호텔이 널렸던데
여긴 왜 이러나 싶었다.
번화한 쪽으로 길을 건너 조금 가는데 마이애미 호텔이란 간판이 보였다.
건물을 보니 4층 아파트 같이 생긴 별루 맘엔 안드는데였지만 일단 빨리 배낭을
내려놓구 쉬구 싶었다.
카운터에 가서 훼밀리룸이나 트리플룸을 달라고 하였다.
영어가 능숙한 지배인은 우리가 잘 못 알아듣자 4인실은 없고 트리플 룸이 있는데
침대가 두개다. 하나는 더블베드에 싱글베드, 하나는 싱글베드 3개인데 하며 그림을 그려
가며 골르라고 했다.
대개 더블베드는 킹사이즈고 싱글베드는 우리나라에서 더블베드 정도 사이즈라고 들은게
생각나서 더블하나에 싱글 하나 짜리로 택했다.
나의 예상은 적중해서 더불베드에 애들과 집사람이 잤는데 충분했다.
방에 들어가보니 방은 아주 넓었는데 모든것이 무척 낡았다.
지은지 한 30년은 되는거 같았다. 그렇지만 명색이 호텔이라고 있을건 다 있었다.
카펫트에 ..소파에 ..넓은 화장실. 스탠드, 큰 냉장고 등. 하지만 1200바트짜리 치고는
너무 허름했다.저녁 먹으러 나오다 보니 건물 가운데에 사각형의 허름한 수영장까지 있긴
했다.
좁은 도로는 온갖 물건들을 파는 수레가 즐비했고 외국인들도 많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그런걸 보니 이 근처에 여행자들 숙소라든가 식당이 많이 있긴 한 모양이었다.
쑤쿰윗에 대해서는 통 스터디 한게 없어서 (누가 여기서 하루 묵을줄 알았나..) 그냥
대충 걸었다.
골목을 꺾어서 들어가니 라이브 음악을 연주하는 레스토랑들이 몇개 보였다.
길가에 세워놓은 메뉴판을 보니 볶음밥 80바트 하는 적당한 가격대의 레스토랑이 있어서
그곳에 들어갔다.
노천식인데 꼭대기 부분에 건물과 건물 사이에 캐노피를 쳐놔서 비가 안맞게 되어 있었다.
무대에서는 3인조로 연주와 노래를 하고 있었는데 주변 분위기가 아주 고급스러웠다.
가격 대비 아주 만족..
[레스토랑에서의 3인조 라이브. 상당히 실력이 있었다.]
[저녁먹구 나와서 레스토랑 전경 찍는데 옆에 앉아있던 웨스턴..
팍~ 튀어 나오드니 바지 가랭이 걷고 포즈를 취한다...
어디가나 요런 웃기는 웨스턴이 가끔 있다]
볶음밥과 볶음국수를 먹고 내일을 대비하여 숙소로 들어왔다.
오늘 살벌한 교통체증을 겪은지라 내일 아침 출근 교통체증에 걸리지 말고 7시 전에 출발하자고 다짐하면서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 쓴 돈 내역>
음료,간식 식사 : 2.75달러+445바트
렌탈비 : 25달러
교통비 : 926바트
숙박비 : 1200바트
팁,기타 - 4달러+1000리엘+40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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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 계 : 32달러+2611바트(102,497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