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네 가족 두번째 배낭여행기(2.앙코르톰과 따프롬)
2. 둘째날 2/ 20 (일) -앙코르톰과 따프롬
오늘은 오전에 앙코르톰과 바이욘 등을 보고 오후엔 지붕을 뒤덮은 나무뿌리로 유명한 따프롬을 보기로 하였다.
어제는 하루종일 비행기까지 합치면 거의 열두시간 이상을 이동했음에도 피곤하지가 않았는지 자다가 에어콘을 켜놔서 약간 춥기도 해서 잠이 깼는데 얼핏 시계를 보니 8시 10분이길래 화들짝 놀랐다.
9시 출발 약속인데..큰일이다. 그래서 집사람을 흔들어 깨웠는데 몬가 이상해서 시계를 다시 보니 이런.. .2시 40분이었다.. ;;;
어떻게 2시 40분을 8시 10분으로 보다니...
멀쓱해서 다시 잠자리에 누웠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랬는지 처음 와보는 나라에서의 긴장감 때문인지 그 뒤에도 4시, 6시에 또 눈이 떠졌었다.
7시반쯤 일어나 복도쪽 베란다로 나가니 길엔 오토바이를 탄 사람들이 부지런히 움직인다.
날씨는 약간 흐리다.
그리고 길 건너편 어디에선가는 캄보디아 민속음악 같은 것이 확성기를 통해 울려 나왔다.
마치 예전 우리나라 새마을노래 울려 퍼지듯이..
아침에 홀로 나가서 호텔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했다.
메뉴는 앙징맞게 생긴 바게뜨빵 2개,쏘세지,베이콘, 계란후라이, 그리고 커피와 홍차인데 그렇게 먹구 나니깐 의외루 배가 빵빵했다.
[호텔에서의 아침식사]
프랑스가 식민통치 끝나고 가면서 유일하게 캄보디아에 전수해준 기술이 이 바게뜨 빵 만드는 기술이라는 글을 어느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시장에도 가보면 바케뜨 빵들이 잔뜩 쌓여 있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
식사를 끝내고 방에 올라가서 카메라와 캠코더를 챙기고 9시쯤 다시 내려가니 사장님이 우리를 태우고 다닐 기사를 소개 시켜준다.
승용차를 대절하려 했으나 우리가 4인 가족이라 비좁을거 같아서 특별히 하루 20달러의 승용차 요금으로 미니버스를 대절했으니 편하게 다녀 오시라고 했다.
친절하게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가 무척 고마웠다.
원래 미니버스는 30불인가 하는걸루 기억이 난다.
차는 도요타 새차였다. 기사는 젊은 친구였다.
인사를 나누면서 나는 "쏨메따쭈어이" (잘 부탁합니다) 했더니 아~ 하면서 친근하게 미소를 짓는다.
차는 2차선 도로를 달렸다.
앙코르톰은 위대한 도시라는 뜻이다. 12세기 후반에 지어졌다는 사방 3km의 거대한 도시.
한참 전성기때에는 약 100만의 인구가 살았다고 한다.
당시 런던이나 파리의 인구가 10만을 넘지 않았다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앙코르톰 입구에서 두 딸들]
역시 사진에서 보던 나가를 붙들고 양쪽에 도열하고 있는 54명의 신과 54개의 악마를 지나면서 사진도 찍고 하며 걸어 들어가서는 다시 차를 타고 안쪽에 있는 바이욘으로 갔다.
나무들 사이로 바이욘의 미소 띤 석상이 나타난다.
들어가니 여기저기를 바라보고 있는 216개의 석상. 정말 어떻게 저리 만들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여기도 긴 회랑에 부조가 많이 있다.
톤레삽 호수의 생활상이라든가..전투 장면 등
[바이욘 앞에서]
그 중 어느쪽 회랑인가는 확실히 모르겠는데 마침 한국인 가이드가 설명을 하길래 그 옆에서 잠시 들었던 재미있는 부조 얘기.. 긴 부조중 맨 왼쪽 끝에 있는 부조다.
서당에서 훈장님 앞에서 학생들이 줄을 지어 앉아 글을 배우고 있는 풍경을 당시의 중국의 서당과 크메르의 서당을 비교 그려놓은 것인데, 중국 서당은 학생들이 훈장한테 뇌물 바치려 손에 물고기 같은걸 들고 앉아 있고 조는 애들은 훈장이 천정에 매달린 줄같은걸 연결시킨 것으로 체벌을 가해 학생 머리에 맞게 되어 있고 훈장 뒤편에서 아버지들은 술먹구 있는 부조 그림이다.
반면, 크메르 서당은 뇌물 같은 것도 없고 바른 자세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고 체벌 같은것도 없고 아버지들도 술 안먹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의 부조가 있다.
가이드의 말인즉, 그만큼 전성기의 크메르는 중국을 우습게 볼 정도여서 이런 부조들도 새기고 했다는 것이다.
[압살라 흉내내기]
그 옆에 있는 바푸온은 복구 작업중이라 그냥 밖에서 보기만 했다.
좀 돌아다니니 더웠다. 물을 챙겨오는걸 깜빡했다.
또 1달러짜리 물을 사고, 1달러에 2개짜리 음료캔을 사 마셨다.
아주 관광지 가게에선 고정 가격인 것 같았다.
[복구작업 중인 바푸온]
작은 여자애가 1달러에 앙코르 사진 엽서 한세트를 사라고 따라오길래 기념으로 하나샀다.
걸어가는데 아까 그 여자애가 헬로~ 하면서 다시 뛰어 온다.
무슨일인가 봤더니 천원짜리 3장을 들고 체인지 머니~ 하면서 돈을 달러루 바꿔 달랜다.
여기까지 와서 물건사고 천원짜리를 내놓은 한국 관광객이 있었나..웃음이 나왔다
그냥 무시하고 걸어가려구 하니 여기서는 한국돈이 환전이 안된다고 바꿔달라고 간청하기에 1달러 짜리로 바꿔주니 좋아라 한다.
구걸하는 아이가 원달러만 달라고 쫒아다닌다.
마음 약한 나..2000리엘짜리 한장을 줬다.
바푸온을 잠시 보고는 큰길 쪽으로 나가려다가 옆길로 새는 관광객들이 있길래 따라서 가니 바로 피미아나카스 유적이랑 연결된다.
뱀의 정령이 여기서 살고 있었는데 왕이 왕후와 후궁들에게 들기전에 이 뱀의 정령과 동침을 했어야 했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그래서 크메르의 왕가에는 신성한 뱀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한다.
곧 조상이 뱀이란 뜻이다.
여기도 가파른 계단이 있어서 중간쯤 기어 올라가는 폼을 잡고 사진 한방 찍고..애들과 집사람은 무서워서 올라가는 흉내도 못낸다.
잠시 그늘에서 쉴겸 앉아서 있노라니 웬 젊어보이는 승려 하나가 다가온다.
그러면서 영어루 모라모라 말을 건다.
짧은 실력으로 큰딸인 선미랑 가만히 듣자하니 이 안에는 승려가 400여명 있는데 어쩌구 저쩌구..그리구 자긴 영어배운지 1년 됐는데 넌 얼마나 됐냐 등등..우리는 원래 배운지는 사실 10년두 넘지만 유창하지 못한게 조금 창피해서 한 3년 된다구 하였다.
근데 그녀석의 발음도 정말 개판이었다.
첨엔 잉리~ 잉리~ 해서 몬 말인가 둘이 열심히 들었는데 그게 알고보니 잉글리시란 말이었다.
대체 잉리란 어느나라 말인지..지네식으로 고친건지.. 발음이래두 좀 제대루 해야 알아듣지.
혼자 떠들더니 우리가 별 반응이 없자 담배 있냐 좀 달라고 하길래 (역시 책에서 보던대루 승려들은 담배를 즐기는거 같았다) 나 담배 안핀다 했더니 실망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그럼 돈이래두 좀 달라고 하였다.
좀 어이가 없었지만 아까 유적에 대해서 설명두 해주고 한게 생각나서 (알아듣지도 못했지만) 2000리엘짜리(0.5달러) 지폐를 한장 줬다.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조금 걸어가다가 그 승려가 모하나 뒤돌아보니 옆에 앉아 있던 2명의 웨스턴 여인들에게 모라 모라 얘기를 걸면서 접근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걸 보고 아 저사람 저렇게 또 수작 걸면서 돈 뜯나보다..하고 웃었다.
[피미아나카스]
[피미아나카스 계단.역시 가파르다-- 그냥 중간까지 흉내만~]
길을 따라 걸어가며 코끼리 테라스를 찾아 헤맸다 (나중에 보니 차다니는 길가에 길다란게 온통 그 코끼리 테라스였다.) 다리도 아프고 무지 더웠다.
길가에 사탕수수즙을 만드는 자전거가 보였다.
사탕수수를 짜서 즙을 내서 비닐봉지에 넣고 얼음가루를 넣어주는데 달짝지근하고 시원했다. 어느 글에선가 이거 이름을 들었는데 생각이 안난다.
얼음가루를 넣어주는데 이거 먹어두 되나 하고 영 찜찜했지만 그냥 먹기루 하였다.
걸어다니느라 땀두 나구 더워서 우리는 즙을 다 빨아먹고는 봉지를 묶어서 얼음주머니를 만들어서 머리에 대고 목에 대구 그러면서 "어~~ 시원하다" 하구 다니니깐 지나는 사람들이 보구 웃는다.
드디어 코끼리 테라스를 찾았다.
찾고보니 사진에서 보던 머리 셋달린 코끼리(언뜻 보면 세마리같지만 아니라고 함)가 있는곳만 코끼리 테라스인줄 알았더니 길가에서부터 거기까지 쭉 이어져 있는 석조물 전체가 코끼리 테리스였다. 그제서야 책에 있던 내용이 떠오른다.
아 맞다..이건 왕이 사열하는 사열대였지. 그러면 이렇게 길수 밖에 없었겠지..
그걸 깜빡하고 사진에서 보던 머리 셋의 코끼리 있는 곳만 찾아헤매니 보이나..
그 바로 위쪽으로 인접해서 문둥이왕 테라스가 있는데 달랑 동상 하나 있다.
진품은 프놈펜 박물관에 있고 이건 모조품이라구 했지..
그 둘레는 참호같이 길게 파져 있는데 왜 그리 파놨는지 잘 모르겠다.
길에 내려가서 그 참호 같은데를 좀 들어가보니 의외루 벽면에 많은 부조들이 새겨져 있었다.
그러니까 앙코르톰 안에 바이욘과 코끼리 테라스, 나왕의 테라스,피미아나카스,바푸온 사원,쁘레아칸 사원,닉펜 등 여러 유적이 있는 것이다
[코끼리 테라스 앞, 꼬끼리 세마리가 아니고 머리 셋달린 코끼리라고 함]
다시 대기하고 있던 우리 차에 올라탔다. 에어콘을 틀고 달리니 살 것 같았다.
그리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쁘레아칸에 갔다.
쁘레아칸..자야바르만 7세가 아버지를 위해서 지은 사원이라고 한다.
이 사원도 생각보다 커서 그냥 서쪽으로 들어가서 끝까지 갔다만 왔다.
무척 길었다.
동쪽은 왕이 출입하던 곳이고 서쪽은 신하들이 출입하던 곳이라 하여 서쪽으로 들어가 사원의 중앙으로 갈수록 문의 높이가 점점 낮아진다.
여기도 사진에서 보던 나무뿌리에 휘감겨 있는 건축물이 있어서 사진 하나 찍었다.
물론 따프롬에 비해선 약한거지만..그래서 이걸 먼저 보구 따프롬을 봐야한다고 들었다.
다시 아까 들어왔던 긴통로를 지나 나오면서 길가에서 파인애플을 깍아 팔던 할머니에게서 2달러를 주고 4개를 샀다.호텔 가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시원하게 먹기로 하고..
거기 길목에서두 장님 여럿이 악기 연주하는 사람들이 있길래 통안에 1달러를
넣어주었다.
[프레아칸 동쪽 끝까지 가서 가족끼리 찰칵~ ]
날은 뜨겁구 다리가 슬슬 아파온다.
다시 차를 탔다 점심 먹을 시간이다.
우리는 기사인 미스터 번나르에게 말했다.
같이 점심 먹자. 근데 우린 캄보디아 현지 스타일로 먹구 싶다. 안내 좀 해라.
그랬더니 기사는 잠시 생각하고는 고개를 끄덕이고 우리를 올드마켓 시장으로 데려갔다.
우리나라 동대문 시장 같은데라고는 하는데 일일이 둘러보질 않고 차안에서만 내다봐서
규모는 잘 모르겠고 상점에서 이것 저것 여러가지 파는거 같긴 했다.
골목에 차를 세우고 길가에 늘어서 있는 여러 식당 중 어느 한군데를 들어갔다.
현지인들도 있고 웨스턴들도 두어테이블 있었다.
메뉴를 갔다 줬는데 먹구 싶었던 쌀국수가 있어서 그걸 4개 시키고 미스터 번나르는 밥을 시켰다. 애들 먹으라고 코코넛 세이크 쥬스와 레몬 세이크도 한개씩 시키고..
여기서두 얼음 갈아서 넣어줬는데 배탈 나지 않을까 좀 찜찜했지만 아까 길에서두 사탕수수즙 먹었는데 어떠랴 싶어서 그냥 잘 마셨다.
과일 세이크는 2000리엘(0.5달러)씩 했고 총계산은 8.5달러가 나왔다.
태국의 쌀국수 생각이 나서 시킨건데 국수가 좀 떡이 되서 나와 맛은 별로였다.
다시 차를 타고 호텔로 돌아와 이따 3시에 만나기로 하고 낮잠을 잤다.
여기 관광시는 대부분 이렇게 오전 관광하고 2-3시간 낮잠 자고 다시 오후 관광을 하고 그런다. 책에서 보니 애들도 학교가 오전 수업 11시에 끝나면 집에 가서 쉬다가 다시 오후 2-3시쯤 오후 수업을 한대나..
아마 낮시간이 너무 더워서 그런거 같기두 했다.
건기인데도 이렇게 더우면 우기때는 어떤가 싶었다.
낮잠을 자구 나니 개운했다.
3시 10분쯤 출발. 따프롬두 그리 멀지는 않은지 3시반쯤에 도착하여 입장을 했다.
따프롬은 앙코르와트,바이욘 사원과 함께 앙코르 3대 유적지로 소문난 곳이다.
자아바르만 7세가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세운 사원.
통행로만 빼놓고는 일부러 전혀 복구를 안하고 처음 모습 그대로 방치했다는 사원이다.
마치 인디아나존스를 보는듯한 거대한 무화과 나무와 보리수 나무의 뿌리들이다.
그중 어느곳인가 가니 작은 탑 같은게 있는데 안에 들어가보니 사람들이 가슴을 치고 있어서 아 이게 말로만 듣던 그 울리는 방이구나 앙코르와트에도 있었다고 하는데 거긴 못들렸었다.
가슴을 치니 정말로 쿵쿵하고 공명이 된다. 신기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 속에 파묻힌 사원을 보고 탄성을 지른다.
동쪽으로 쭉 걸어나가니 다른 출입구가 나오길래 우리 차량과 만나기로 한 서쪽 출입구로 다시 돌아 걸어 나왔다.
[따프롬의 그 유명한 곳]
[따프롬 곳곳에 이런곳이 많다]
약 1시간 20분간 둘러보고 나오면서 차 타고 오는길에 쁘레룹을 들렸다.
라테라이트와 벽돌로 지은 붉은색의 건축물인데 장례의식을 치루던 사원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입구쪽 계단 시작되는 곳엔 화장하기 위해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직사각형의 벽돌통이 있다.
우리의 기사 번나르가 한 30분 정도 친구 좀 만나고 온다고 해서 "알았다 우리 구경하구 나올테니 30분후에 이 앞에서 만나자"고 했다..
애들 여러명이 몰려들어 팔찌를 사라고 하기에 웃어주며 안사니깐 우리애한테 난초꽃 같은걸 하나 준다.
꽃 주는게 기특해서 한국에서 가져간 껌을 한통 주니 웃으면서 모라구 말하고는 식구수대로 꽃을 2개 더 준다. 나는 애들에게 가져간 사탕을 몇개씩 나누어 주었다.
기다리고 앉아 있으려니 일본 가이드가 일본사람들을 열댓명 이끌고 나타났는데 특이한건 각자가 이어폰을 귀에 꽂고 가이드는 무선마이크에 입을 대고 소곤소곤 설명을 하는 것이었다.
남한테 시끄럽게 폐를 안끼치려는 것인지..전자산업이 발달한 일본답다라는 생각도 든다.
좀 있으려니 독일사람들이 가이드를 앞세우고 한무리 나타난다.
나이 지긋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다. 흠..이렇게 앉아서 구경하는 것두 재미있다. 5시반쯤 나가니 마침 우리차가 오고 있었다.
[쁘레룹 위에서 내려다본 사진. 화장할때 쓰였다던 직사각형의
벽돌통이 보인다]
차를 타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트럭이 전복된 사고를 봤다.
왕복 2차선의 좁은 길에 나무를 실은 트럭이 넘어져 가로누워 있었다.
미스터 번나르는 창문을 열고 사람들에게 모라모라 묻는다.
그리곤 가까스로 오른쪽 길가 쪽으로 차를 천천히 몰아 겨우 빠져나왔다.
우리 뒤엔 큰 버스가 서 있었던데 아마 그 차는 덩치가 커서 빠져나오는데
애 먹었을것이다.
줄줄이 차가 밀렸을 것으로 생각된다.
번나르는 다시 차를 몰면서 뒤를 보고 우리한테 얘기해줬다.
운전사는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고 팔이 잘라졌다 하면서 한쪽 손으로 자기팔을 댕강~ 자르는 흉내를 냈다. 으~~ 쯧쯧 불쌍해라, 그 얘기는 안해두 될 것을..
호텔로 돌아와 오늘 수고한 운전 기사 미스터 번나르한테 1달러를 주고 내일 아침엔 일출을 앙코르와트에서 보기로 하고 새벽 5시반에 약속을 했다.
저녁 먹을때까지 시간도 있고 해서 난 작년에 꼬사멧에서 오토바이를 빌려서 섬을 돌아보던 기억이 나서 씨엠립도 오토바이로 돌아보고 싶은 생각이 났다.
더구나 여기는 우리나라와 같이 차량 우측통행이니 더 안전할듯 싶었다.
(그런데 차는 오른쪽에 운전대 달려있는 차가 더 많은거 같았다.)
사장님한테 빌려주는데 없냐고 했더니 정색을 한다.
여기는 오토바이 빌려주는게 없단다.
특히 외국인 여행자한테는 빌려주기가 무척 까다롭댄다. 법으로 걸린대나 모래나..
할수없이 그럼 자전거는 빌려주는데 있냐 했더니 바로 자기 옆가게에서 빌려준다고 하면서 종업원인 미스터 꾼을 불러서 가서 빌려주라고 한다.
나는 미스터 꾼하고 옆가게에 가서 가격을 물어보니 반나절에 1달러라고 하기에 1시간 정도만 타면 된다고 하고는 2000리엘을 주었다.
꾼에게는 고맙다고 1000리엘짜리 지폐를 팁으로 주었다.
캄보디아 돈은 동전이 없단다. 전부 지폐다. 심지어 100리엘짜리 작은 지폐도 있다.
기념으로 가지고 왔는데 1000리엘이면 1/4달러니(약 250원) 100리엘이면 25원 정도라는 얘기인데 대체 어디다 쓸수 있는건지..
시장이나 가게에서 물건을 사두 대개 500리엘 이상이던데..(많이는 안사봤지만.)
자전거를 타고 씨엡립 강가 다리의 로타리 있는 곳에 갔다. 한손이 없는 진흙 색깔의 동상이 있는 곳이다.(데바타인지..잘 모르겠음)
좁은 강변 길가를 따라서 가니 포장마차 같은 것도 있고 식당도 있었다.
전기가 풍족하지 않은 곳이라 그런지 대체로 어두웠다.
그곳에서 새우니 닭이니 이상한 것들을 튀겨 파는 포장마차에서 먹을것들을 구경하다가 놀랠만한것을 발견했다. 뱀을 꼬치에 끼어서 구워 파는 것이다.
놀래서 이거 뱀이냐? 하고 아줌마한테 물으니 영어를 모르는지 가만히 있다.
나는 신기해서 사진을 한장 찍었다.
나중에 태국에서 만난 교포한테 그 얘기를 하니 캄보디아는 뱀을 숭상하는 나라인데 그럴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아마 뱀처럼 생긴 물고기 종류일 것이다 라고 했다.
그러구 보니 그말도 맞는 말이기도 하고 다시 생각해보니 길이가 뱀처럼 길지는 않았던것 같다.
지금도 궁금하다. 그럼 뱀장어 같은 것인가..
(사진으로 판독이 잘 될른지 모르지만 아시는 분 답변 부탁합니다).
[씨엠립 강변 포장마차에서 팔던 뱀(?)꼬치]
한바퀴 둘러보고는 아까 따프롬 다녀오는 길에 봐두었던 길가에 과일가게들이 쭉 늘어서 있는 곳에 갔다. 열대과일이 잔뜩 있었다.
열대과일들이 생각보다는 덜 맛있었다. 새콤 달콤 시원한 맛도 덜하고 밍밍한 것두 많고..
하여튼 그래서 애들은 검증된 것만 먹자고 하였다.
난 이것 저것 다 먹어보고 싶었는데.. .
망고스틴을 2000리엘 어치만 달라고 하니 저울에 달아주면서 하나를 먹어보라구 껍질을 까준다.
하얀 마늘같이 생긴게 탐스럽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니 새콤하고 달콤한게 입맛에 꼭 맞았다. 그래서 1달러 어치를 샀다.
한 7-8개 정도 줬든가... 몽키 바나나는 1송이에 2000리엘(0.5달러)이었다.
씨엡립 오는길에 들렀던 휴게소에서는 1달러 주고 샀었는데 확실히 쌌다.
"엇꾼~" (감사합니다.) 하고 과일봉지를 싸서는 자전거를 타고 돌아왔다.
[뉴마트 시장 건너편의 도로변의 과일가게들]
저녁이라 그리 덥지는 않았지만 1시간 가량 타니 땀이 난다.
자전거를 반납하고 구멍가게에서 물 4통(1달러)하고 캔음료를 샀다.
1달러에 4개 하는 물을 유적지에서는 1개에 1달러에 팔다니.. 2개두 아니구..
음료는 가게나 유적지에서나 비슷하게 받는데 물은 왜 그리 비싸게 받는건지
모르겠다.
내일부터는 물을 냉동실에 얼려서 가지고 다니기루 했다.
호텔에서는 하루에 물을 2통씩 꼬박꼬박 준다.
갑자기 냉장고에 물이 가득찬다.
가족들을 이끌고 밥을 먹으러 나갔다.
100여미터쯤 큰길로 걸어나가니 모퉁이에 화교가 하는건지 국보대반점이라고 한자로 쓴 레스토랑이 나온다.(영어로는 KOHKER이라고 써있음)
웨스턴들로 테이블이 가득 찼다. 자리를 잡아서 메뉴를 보니 어제 먹은데보다 더 쌌다.
분위기도 괜찮고.. 볶음밥이 1달러 정도고 과일쥬스 종류가 0.5달러다.
이번엔 비행기에서 준 작은 김치와 집에서 가지고 온 작은 오이지통을 들고 나와 같이 먹었다.
오랫만에 김치와 오이지를 먹으니 꿀맛이었다.
레스토랑은 대체로 음식들이 늦게 나오고 밥알이 태국에 비해서 아주 작았다.
Beef는 애들은 질기다고 하였으나 난 먹을만 했다.
물소 고기라고도 하던데...
어제같이 앙코르 비어 2병. 쥬스 2개 밥종류 4개 먹고 11달러.
어슬렁 거리면서 식구들과 돌아오니 호텔 홀 소파에 웬 까무잡잡한 여자가 다른 사람들과 얘기하고 있다가 나를 보더니 혹시 선미네 아니냐고 한다.
아..바로 여기서 정보 도움 준 마일스(miles)님이었다.
"뭉치면 싸집니다" 라는 글도 올린 분이다.
여행가기 전에 글을 올렸더니 같은 코스라고 리플을 달아주셨던 부산에 사시는 지윤아빠란 분이 가족들과 같이 홀에 나와 있었는데 마일스님은 그 딸아이가 열이 있어 아마 약을 지어주는것 같았다.
현지인이랑 영어로 통역을 부지런히 하면서 약을 설명해주었다.
얘기가 끝나고 나는 자리를 옮겨서 약 20여분간 마일스님이랑 파타야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아란에 가서는 바로 파타야로 갈 예정인데 그 교통편에 대한 정보가 그리 많지 않고 또 숙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있다고 하자 친절하게 여기저기 설명을 해주고는 자기는 내일 프놈펜으로 가서는 낙화유수님이 밟은 코스대로 여행을 할 것이고 라오스도 가고 해서 약 1달간 여행을 할 것이다 라고 했다.
1달씩 집을 비워두 딸하고 애 아빠는 괜찮으냐고 물었더니 웃으면서 괜찮다고 한다.
마일스님의 글을 읽어보면 현지인으로 착각했다던 일이 여러번 나오는데 어떻게 생겼길래 그럴까 하고 평소 궁금했었는데 직접 이런 곳에서 만나보니 아주 반가웠다.
그런데 여행을 많이 다녀서 그런지 정말 현지인으로 착각할 정도루 까무잡잡하게 생기셨다. 아주 유창한 영어가 부러웠다.
짧은 대화를 마치고 즐거운 여행하기를 서로 바라는 인사를 하고 헤어지고는 방에 올라왔다.
내일은 앙코르와트에서 일출을 보기로 했다.
약속시간은 새벽 5시반. 일찍 자야지. 10시쯤 잠자리로...
<오늘 쓴 돈 내역>
음료,간식,식사 : 28.5달러
팁, 기타 : 2달러+7000리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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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 계 : 32.25달러( 32,250원)
오늘은 오전에 앙코르톰과 바이욘 등을 보고 오후엔 지붕을 뒤덮은 나무뿌리로 유명한 따프롬을 보기로 하였다.
어제는 하루종일 비행기까지 합치면 거의 열두시간 이상을 이동했음에도 피곤하지가 않았는지 자다가 에어콘을 켜놔서 약간 춥기도 해서 잠이 깼는데 얼핏 시계를 보니 8시 10분이길래 화들짝 놀랐다.
9시 출발 약속인데..큰일이다. 그래서 집사람을 흔들어 깨웠는데 몬가 이상해서 시계를 다시 보니 이런.. .2시 40분이었다.. ;;;
어떻게 2시 40분을 8시 10분으로 보다니...
멀쓱해서 다시 잠자리에 누웠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랬는지 처음 와보는 나라에서의 긴장감 때문인지 그 뒤에도 4시, 6시에 또 눈이 떠졌었다.
7시반쯤 일어나 복도쪽 베란다로 나가니 길엔 오토바이를 탄 사람들이 부지런히 움직인다.
날씨는 약간 흐리다.
그리고 길 건너편 어디에선가는 캄보디아 민속음악 같은 것이 확성기를 통해 울려 나왔다.
마치 예전 우리나라 새마을노래 울려 퍼지듯이..
아침에 홀로 나가서 호텔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했다.
메뉴는 앙징맞게 생긴 바게뜨빵 2개,쏘세지,베이콘, 계란후라이, 그리고 커피와 홍차인데 그렇게 먹구 나니깐 의외루 배가 빵빵했다.
[호텔에서의 아침식사]
프랑스가 식민통치 끝나고 가면서 유일하게 캄보디아에 전수해준 기술이 이 바게뜨 빵 만드는 기술이라는 글을 어느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시장에도 가보면 바케뜨 빵들이 잔뜩 쌓여 있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
식사를 끝내고 방에 올라가서 카메라와 캠코더를 챙기고 9시쯤 다시 내려가니 사장님이 우리를 태우고 다닐 기사를 소개 시켜준다.
승용차를 대절하려 했으나 우리가 4인 가족이라 비좁을거 같아서 특별히 하루 20달러의 승용차 요금으로 미니버스를 대절했으니 편하게 다녀 오시라고 했다.
친절하게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가 무척 고마웠다.
원래 미니버스는 30불인가 하는걸루 기억이 난다.
차는 도요타 새차였다. 기사는 젊은 친구였다.
인사를 나누면서 나는 "쏨메따쭈어이" (잘 부탁합니다) 했더니 아~ 하면서 친근하게 미소를 짓는다.
차는 2차선 도로를 달렸다.
앙코르톰은 위대한 도시라는 뜻이다. 12세기 후반에 지어졌다는 사방 3km의 거대한 도시.
한참 전성기때에는 약 100만의 인구가 살았다고 한다.
당시 런던이나 파리의 인구가 10만을 넘지 않았다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앙코르톰 입구에서 두 딸들]
역시 사진에서 보던 나가를 붙들고 양쪽에 도열하고 있는 54명의 신과 54개의 악마를 지나면서 사진도 찍고 하며 걸어 들어가서는 다시 차를 타고 안쪽에 있는 바이욘으로 갔다.
나무들 사이로 바이욘의 미소 띤 석상이 나타난다.
들어가니 여기저기를 바라보고 있는 216개의 석상. 정말 어떻게 저리 만들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여기도 긴 회랑에 부조가 많이 있다.
톤레삽 호수의 생활상이라든가..전투 장면 등
[바이욘 앞에서]
그 중 어느쪽 회랑인가는 확실히 모르겠는데 마침 한국인 가이드가 설명을 하길래 그 옆에서 잠시 들었던 재미있는 부조 얘기.. 긴 부조중 맨 왼쪽 끝에 있는 부조다.
서당에서 훈장님 앞에서 학생들이 줄을 지어 앉아 글을 배우고 있는 풍경을 당시의 중국의 서당과 크메르의 서당을 비교 그려놓은 것인데, 중국 서당은 학생들이 훈장한테 뇌물 바치려 손에 물고기 같은걸 들고 앉아 있고 조는 애들은 훈장이 천정에 매달린 줄같은걸 연결시킨 것으로 체벌을 가해 학생 머리에 맞게 되어 있고 훈장 뒤편에서 아버지들은 술먹구 있는 부조 그림이다.
반면, 크메르 서당은 뇌물 같은 것도 없고 바른 자세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고 체벌 같은것도 없고 아버지들도 술 안먹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의 부조가 있다.
가이드의 말인즉, 그만큼 전성기의 크메르는 중국을 우습게 볼 정도여서 이런 부조들도 새기고 했다는 것이다.
[압살라 흉내내기]
그 옆에 있는 바푸온은 복구 작업중이라 그냥 밖에서 보기만 했다.
좀 돌아다니니 더웠다. 물을 챙겨오는걸 깜빡했다.
또 1달러짜리 물을 사고, 1달러에 2개짜리 음료캔을 사 마셨다.
아주 관광지 가게에선 고정 가격인 것 같았다.
[복구작업 중인 바푸온]
작은 여자애가 1달러에 앙코르 사진 엽서 한세트를 사라고 따라오길래 기념으로 하나샀다.
걸어가는데 아까 그 여자애가 헬로~ 하면서 다시 뛰어 온다.
무슨일인가 봤더니 천원짜리 3장을 들고 체인지 머니~ 하면서 돈을 달러루 바꿔 달랜다.
여기까지 와서 물건사고 천원짜리를 내놓은 한국 관광객이 있었나..웃음이 나왔다
그냥 무시하고 걸어가려구 하니 여기서는 한국돈이 환전이 안된다고 바꿔달라고 간청하기에 1달러 짜리로 바꿔주니 좋아라 한다.
구걸하는 아이가 원달러만 달라고 쫒아다닌다.
마음 약한 나..2000리엘짜리 한장을 줬다.
바푸온을 잠시 보고는 큰길 쪽으로 나가려다가 옆길로 새는 관광객들이 있길래 따라서 가니 바로 피미아나카스 유적이랑 연결된다.
뱀의 정령이 여기서 살고 있었는데 왕이 왕후와 후궁들에게 들기전에 이 뱀의 정령과 동침을 했어야 했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그래서 크메르의 왕가에는 신성한 뱀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한다.
곧 조상이 뱀이란 뜻이다.
여기도 가파른 계단이 있어서 중간쯤 기어 올라가는 폼을 잡고 사진 한방 찍고..애들과 집사람은 무서워서 올라가는 흉내도 못낸다.
잠시 그늘에서 쉴겸 앉아서 있노라니 웬 젊어보이는 승려 하나가 다가온다.
그러면서 영어루 모라모라 말을 건다.
짧은 실력으로 큰딸인 선미랑 가만히 듣자하니 이 안에는 승려가 400여명 있는데 어쩌구 저쩌구..그리구 자긴 영어배운지 1년 됐는데 넌 얼마나 됐냐 등등..우리는 원래 배운지는 사실 10년두 넘지만 유창하지 못한게 조금 창피해서 한 3년 된다구 하였다.
근데 그녀석의 발음도 정말 개판이었다.
첨엔 잉리~ 잉리~ 해서 몬 말인가 둘이 열심히 들었는데 그게 알고보니 잉글리시란 말이었다.
대체 잉리란 어느나라 말인지..지네식으로 고친건지.. 발음이래두 좀 제대루 해야 알아듣지.
혼자 떠들더니 우리가 별 반응이 없자 담배 있냐 좀 달라고 하길래 (역시 책에서 보던대루 승려들은 담배를 즐기는거 같았다) 나 담배 안핀다 했더니 실망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그럼 돈이래두 좀 달라고 하였다.
좀 어이가 없었지만 아까 유적에 대해서 설명두 해주고 한게 생각나서 (알아듣지도 못했지만) 2000리엘짜리(0.5달러) 지폐를 한장 줬다.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조금 걸어가다가 그 승려가 모하나 뒤돌아보니 옆에 앉아 있던 2명의 웨스턴 여인들에게 모라 모라 얘기를 걸면서 접근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걸 보고 아 저사람 저렇게 또 수작 걸면서 돈 뜯나보다..하고 웃었다.
[피미아나카스]
[피미아나카스 계단.역시 가파르다-- 그냥 중간까지 흉내만~]
길을 따라 걸어가며 코끼리 테라스를 찾아 헤맸다 (나중에 보니 차다니는 길가에 길다란게 온통 그 코끼리 테라스였다.) 다리도 아프고 무지 더웠다.
길가에 사탕수수즙을 만드는 자전거가 보였다.
사탕수수를 짜서 즙을 내서 비닐봉지에 넣고 얼음가루를 넣어주는데 달짝지근하고 시원했다. 어느 글에선가 이거 이름을 들었는데 생각이 안난다.
얼음가루를 넣어주는데 이거 먹어두 되나 하고 영 찜찜했지만 그냥 먹기루 하였다.
걸어다니느라 땀두 나구 더워서 우리는 즙을 다 빨아먹고는 봉지를 묶어서 얼음주머니를 만들어서 머리에 대고 목에 대구 그러면서 "어~~ 시원하다" 하구 다니니깐 지나는 사람들이 보구 웃는다.
드디어 코끼리 테라스를 찾았다.
찾고보니 사진에서 보던 머리 셋달린 코끼리(언뜻 보면 세마리같지만 아니라고 함)가 있는곳만 코끼리 테라스인줄 알았더니 길가에서부터 거기까지 쭉 이어져 있는 석조물 전체가 코끼리 테리스였다. 그제서야 책에 있던 내용이 떠오른다.
아 맞다..이건 왕이 사열하는 사열대였지. 그러면 이렇게 길수 밖에 없었겠지..
그걸 깜빡하고 사진에서 보던 머리 셋의 코끼리 있는 곳만 찾아헤매니 보이나..
그 바로 위쪽으로 인접해서 문둥이왕 테라스가 있는데 달랑 동상 하나 있다.
진품은 프놈펜 박물관에 있고 이건 모조품이라구 했지..
그 둘레는 참호같이 길게 파져 있는데 왜 그리 파놨는지 잘 모르겠다.
길에 내려가서 그 참호 같은데를 좀 들어가보니 의외루 벽면에 많은 부조들이 새겨져 있었다.
그러니까 앙코르톰 안에 바이욘과 코끼리 테라스, 나왕의 테라스,피미아나카스,바푸온 사원,쁘레아칸 사원,닉펜 등 여러 유적이 있는 것이다
[코끼리 테라스 앞, 꼬끼리 세마리가 아니고 머리 셋달린 코끼리라고 함]
다시 대기하고 있던 우리 차에 올라탔다. 에어콘을 틀고 달리니 살 것 같았다.
그리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쁘레아칸에 갔다.
쁘레아칸..자야바르만 7세가 아버지를 위해서 지은 사원이라고 한다.
이 사원도 생각보다 커서 그냥 서쪽으로 들어가서 끝까지 갔다만 왔다.
무척 길었다.
동쪽은 왕이 출입하던 곳이고 서쪽은 신하들이 출입하던 곳이라 하여 서쪽으로 들어가 사원의 중앙으로 갈수록 문의 높이가 점점 낮아진다.
여기도 사진에서 보던 나무뿌리에 휘감겨 있는 건축물이 있어서 사진 하나 찍었다.
물론 따프롬에 비해선 약한거지만..그래서 이걸 먼저 보구 따프롬을 봐야한다고 들었다.
다시 아까 들어왔던 긴통로를 지나 나오면서 길가에서 파인애플을 깍아 팔던 할머니에게서 2달러를 주고 4개를 샀다.호텔 가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시원하게 먹기로 하고..
거기 길목에서두 장님 여럿이 악기 연주하는 사람들이 있길래 통안에 1달러를
넣어주었다.
[프레아칸 동쪽 끝까지 가서 가족끼리 찰칵~ ]
날은 뜨겁구 다리가 슬슬 아파온다.
다시 차를 탔다 점심 먹을 시간이다.
우리는 기사인 미스터 번나르에게 말했다.
같이 점심 먹자. 근데 우린 캄보디아 현지 스타일로 먹구 싶다. 안내 좀 해라.
그랬더니 기사는 잠시 생각하고는 고개를 끄덕이고 우리를 올드마켓 시장으로 데려갔다.
우리나라 동대문 시장 같은데라고는 하는데 일일이 둘러보질 않고 차안에서만 내다봐서
규모는 잘 모르겠고 상점에서 이것 저것 여러가지 파는거 같긴 했다.
골목에 차를 세우고 길가에 늘어서 있는 여러 식당 중 어느 한군데를 들어갔다.
현지인들도 있고 웨스턴들도 두어테이블 있었다.
메뉴를 갔다 줬는데 먹구 싶었던 쌀국수가 있어서 그걸 4개 시키고 미스터 번나르는 밥을 시켰다. 애들 먹으라고 코코넛 세이크 쥬스와 레몬 세이크도 한개씩 시키고..
여기서두 얼음 갈아서 넣어줬는데 배탈 나지 않을까 좀 찜찜했지만 아까 길에서두 사탕수수즙 먹었는데 어떠랴 싶어서 그냥 잘 마셨다.
과일 세이크는 2000리엘(0.5달러)씩 했고 총계산은 8.5달러가 나왔다.
태국의 쌀국수 생각이 나서 시킨건데 국수가 좀 떡이 되서 나와 맛은 별로였다.
다시 차를 타고 호텔로 돌아와 이따 3시에 만나기로 하고 낮잠을 잤다.
여기 관광시는 대부분 이렇게 오전 관광하고 2-3시간 낮잠 자고 다시 오후 관광을 하고 그런다. 책에서 보니 애들도 학교가 오전 수업 11시에 끝나면 집에 가서 쉬다가 다시 오후 2-3시쯤 오후 수업을 한대나..
아마 낮시간이 너무 더워서 그런거 같기두 했다.
건기인데도 이렇게 더우면 우기때는 어떤가 싶었다.
낮잠을 자구 나니 개운했다.
3시 10분쯤 출발. 따프롬두 그리 멀지는 않은지 3시반쯤에 도착하여 입장을 했다.
따프롬은 앙코르와트,바이욘 사원과 함께 앙코르 3대 유적지로 소문난 곳이다.
자아바르만 7세가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세운 사원.
통행로만 빼놓고는 일부러 전혀 복구를 안하고 처음 모습 그대로 방치했다는 사원이다.
마치 인디아나존스를 보는듯한 거대한 무화과 나무와 보리수 나무의 뿌리들이다.
그중 어느곳인가 가니 작은 탑 같은게 있는데 안에 들어가보니 사람들이 가슴을 치고 있어서 아 이게 말로만 듣던 그 울리는 방이구나 앙코르와트에도 있었다고 하는데 거긴 못들렸었다.
가슴을 치니 정말로 쿵쿵하고 공명이 된다. 신기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 속에 파묻힌 사원을 보고 탄성을 지른다.
동쪽으로 쭉 걸어나가니 다른 출입구가 나오길래 우리 차량과 만나기로 한 서쪽 출입구로 다시 돌아 걸어 나왔다.
[따프롬의 그 유명한 곳]
[따프롬 곳곳에 이런곳이 많다]
약 1시간 20분간 둘러보고 나오면서 차 타고 오는길에 쁘레룹을 들렸다.
라테라이트와 벽돌로 지은 붉은색의 건축물인데 장례의식을 치루던 사원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입구쪽 계단 시작되는 곳엔 화장하기 위해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직사각형의 벽돌통이 있다.
우리의 기사 번나르가 한 30분 정도 친구 좀 만나고 온다고 해서 "알았다 우리 구경하구 나올테니 30분후에 이 앞에서 만나자"고 했다..
애들 여러명이 몰려들어 팔찌를 사라고 하기에 웃어주며 안사니깐 우리애한테 난초꽃 같은걸 하나 준다.
꽃 주는게 기특해서 한국에서 가져간 껌을 한통 주니 웃으면서 모라구 말하고는 식구수대로 꽃을 2개 더 준다. 나는 애들에게 가져간 사탕을 몇개씩 나누어 주었다.
기다리고 앉아 있으려니 일본 가이드가 일본사람들을 열댓명 이끌고 나타났는데 특이한건 각자가 이어폰을 귀에 꽂고 가이드는 무선마이크에 입을 대고 소곤소곤 설명을 하는 것이었다.
남한테 시끄럽게 폐를 안끼치려는 것인지..전자산업이 발달한 일본답다라는 생각도 든다.
좀 있으려니 독일사람들이 가이드를 앞세우고 한무리 나타난다.
나이 지긋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다. 흠..이렇게 앉아서 구경하는 것두 재미있다. 5시반쯤 나가니 마침 우리차가 오고 있었다.
[쁘레룹 위에서 내려다본 사진. 화장할때 쓰였다던 직사각형의
벽돌통이 보인다]
차를 타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트럭이 전복된 사고를 봤다.
왕복 2차선의 좁은 길에 나무를 실은 트럭이 넘어져 가로누워 있었다.
미스터 번나르는 창문을 열고 사람들에게 모라모라 묻는다.
그리곤 가까스로 오른쪽 길가 쪽으로 차를 천천히 몰아 겨우 빠져나왔다.
우리 뒤엔 큰 버스가 서 있었던데 아마 그 차는 덩치가 커서 빠져나오는데
애 먹었을것이다.
줄줄이 차가 밀렸을 것으로 생각된다.
번나르는 다시 차를 몰면서 뒤를 보고 우리한테 얘기해줬다.
운전사는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고 팔이 잘라졌다 하면서 한쪽 손으로 자기팔을 댕강~ 자르는 흉내를 냈다. 으~~ 쯧쯧 불쌍해라, 그 얘기는 안해두 될 것을..
호텔로 돌아와 오늘 수고한 운전 기사 미스터 번나르한테 1달러를 주고 내일 아침엔 일출을 앙코르와트에서 보기로 하고 새벽 5시반에 약속을 했다.
저녁 먹을때까지 시간도 있고 해서 난 작년에 꼬사멧에서 오토바이를 빌려서 섬을 돌아보던 기억이 나서 씨엠립도 오토바이로 돌아보고 싶은 생각이 났다.
더구나 여기는 우리나라와 같이 차량 우측통행이니 더 안전할듯 싶었다.
(그런데 차는 오른쪽에 운전대 달려있는 차가 더 많은거 같았다.)
사장님한테 빌려주는데 없냐고 했더니 정색을 한다.
여기는 오토바이 빌려주는게 없단다.
특히 외국인 여행자한테는 빌려주기가 무척 까다롭댄다. 법으로 걸린대나 모래나..
할수없이 그럼 자전거는 빌려주는데 있냐 했더니 바로 자기 옆가게에서 빌려준다고 하면서 종업원인 미스터 꾼을 불러서 가서 빌려주라고 한다.
나는 미스터 꾼하고 옆가게에 가서 가격을 물어보니 반나절에 1달러라고 하기에 1시간 정도만 타면 된다고 하고는 2000리엘을 주었다.
꾼에게는 고맙다고 1000리엘짜리 지폐를 팁으로 주었다.
캄보디아 돈은 동전이 없단다. 전부 지폐다. 심지어 100리엘짜리 작은 지폐도 있다.
기념으로 가지고 왔는데 1000리엘이면 1/4달러니(약 250원) 100리엘이면 25원 정도라는 얘기인데 대체 어디다 쓸수 있는건지..
시장이나 가게에서 물건을 사두 대개 500리엘 이상이던데..(많이는 안사봤지만.)
자전거를 타고 씨엡립 강가 다리의 로타리 있는 곳에 갔다. 한손이 없는 진흙 색깔의 동상이 있는 곳이다.(데바타인지..잘 모르겠음)
좁은 강변 길가를 따라서 가니 포장마차 같은 것도 있고 식당도 있었다.
전기가 풍족하지 않은 곳이라 그런지 대체로 어두웠다.
그곳에서 새우니 닭이니 이상한 것들을 튀겨 파는 포장마차에서 먹을것들을 구경하다가 놀랠만한것을 발견했다. 뱀을 꼬치에 끼어서 구워 파는 것이다.
놀래서 이거 뱀이냐? 하고 아줌마한테 물으니 영어를 모르는지 가만히 있다.
나는 신기해서 사진을 한장 찍었다.
나중에 태국에서 만난 교포한테 그 얘기를 하니 캄보디아는 뱀을 숭상하는 나라인데 그럴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아마 뱀처럼 생긴 물고기 종류일 것이다 라고 했다.
그러구 보니 그말도 맞는 말이기도 하고 다시 생각해보니 길이가 뱀처럼 길지는 않았던것 같다.
지금도 궁금하다. 그럼 뱀장어 같은 것인가..
(사진으로 판독이 잘 될른지 모르지만 아시는 분 답변 부탁합니다).
[씨엠립 강변 포장마차에서 팔던 뱀(?)꼬치]
한바퀴 둘러보고는 아까 따프롬 다녀오는 길에 봐두었던 길가에 과일가게들이 쭉 늘어서 있는 곳에 갔다. 열대과일이 잔뜩 있었다.
열대과일들이 생각보다는 덜 맛있었다. 새콤 달콤 시원한 맛도 덜하고 밍밍한 것두 많고..
하여튼 그래서 애들은 검증된 것만 먹자고 하였다.
난 이것 저것 다 먹어보고 싶었는데.. .
망고스틴을 2000리엘 어치만 달라고 하니 저울에 달아주면서 하나를 먹어보라구 껍질을 까준다.
하얀 마늘같이 생긴게 탐스럽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니 새콤하고 달콤한게 입맛에 꼭 맞았다. 그래서 1달러 어치를 샀다.
한 7-8개 정도 줬든가... 몽키 바나나는 1송이에 2000리엘(0.5달러)이었다.
씨엡립 오는길에 들렀던 휴게소에서는 1달러 주고 샀었는데 확실히 쌌다.
"엇꾼~" (감사합니다.) 하고 과일봉지를 싸서는 자전거를 타고 돌아왔다.
[뉴마트 시장 건너편의 도로변의 과일가게들]
저녁이라 그리 덥지는 않았지만 1시간 가량 타니 땀이 난다.
자전거를 반납하고 구멍가게에서 물 4통(1달러)하고 캔음료를 샀다.
1달러에 4개 하는 물을 유적지에서는 1개에 1달러에 팔다니.. 2개두 아니구..
음료는 가게나 유적지에서나 비슷하게 받는데 물은 왜 그리 비싸게 받는건지
모르겠다.
내일부터는 물을 냉동실에 얼려서 가지고 다니기루 했다.
호텔에서는 하루에 물을 2통씩 꼬박꼬박 준다.
갑자기 냉장고에 물이 가득찬다.
가족들을 이끌고 밥을 먹으러 나갔다.
100여미터쯤 큰길로 걸어나가니 모퉁이에 화교가 하는건지 국보대반점이라고 한자로 쓴 레스토랑이 나온다.(영어로는 KOHKER이라고 써있음)
웨스턴들로 테이블이 가득 찼다. 자리를 잡아서 메뉴를 보니 어제 먹은데보다 더 쌌다.
분위기도 괜찮고.. 볶음밥이 1달러 정도고 과일쥬스 종류가 0.5달러다.
이번엔 비행기에서 준 작은 김치와 집에서 가지고 온 작은 오이지통을 들고 나와 같이 먹었다.
오랫만에 김치와 오이지를 먹으니 꿀맛이었다.
레스토랑은 대체로 음식들이 늦게 나오고 밥알이 태국에 비해서 아주 작았다.
Beef는 애들은 질기다고 하였으나 난 먹을만 했다.
물소 고기라고도 하던데...
어제같이 앙코르 비어 2병. 쥬스 2개 밥종류 4개 먹고 11달러.
어슬렁 거리면서 식구들과 돌아오니 호텔 홀 소파에 웬 까무잡잡한 여자가 다른 사람들과 얘기하고 있다가 나를 보더니 혹시 선미네 아니냐고 한다.
아..바로 여기서 정보 도움 준 마일스(miles)님이었다.
"뭉치면 싸집니다" 라는 글도 올린 분이다.
여행가기 전에 글을 올렸더니 같은 코스라고 리플을 달아주셨던 부산에 사시는 지윤아빠란 분이 가족들과 같이 홀에 나와 있었는데 마일스님은 그 딸아이가 열이 있어 아마 약을 지어주는것 같았다.
현지인이랑 영어로 통역을 부지런히 하면서 약을 설명해주었다.
얘기가 끝나고 나는 자리를 옮겨서 약 20여분간 마일스님이랑 파타야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아란에 가서는 바로 파타야로 갈 예정인데 그 교통편에 대한 정보가 그리 많지 않고 또 숙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있다고 하자 친절하게 여기저기 설명을 해주고는 자기는 내일 프놈펜으로 가서는 낙화유수님이 밟은 코스대로 여행을 할 것이고 라오스도 가고 해서 약 1달간 여행을 할 것이다 라고 했다.
1달씩 집을 비워두 딸하고 애 아빠는 괜찮으냐고 물었더니 웃으면서 괜찮다고 한다.
마일스님의 글을 읽어보면 현지인으로 착각했다던 일이 여러번 나오는데 어떻게 생겼길래 그럴까 하고 평소 궁금했었는데 직접 이런 곳에서 만나보니 아주 반가웠다.
그런데 여행을 많이 다녀서 그런지 정말 현지인으로 착각할 정도루 까무잡잡하게 생기셨다. 아주 유창한 영어가 부러웠다.
짧은 대화를 마치고 즐거운 여행하기를 서로 바라는 인사를 하고 헤어지고는 방에 올라왔다.
내일은 앙코르와트에서 일출을 보기로 했다.
약속시간은 새벽 5시반. 일찍 자야지. 10시쯤 잠자리로...
<오늘 쓴 돈 내역>
음료,간식,식사 : 28.5달러
팁, 기타 : 2달러+7000리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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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 계 : 32.25달러( 32,25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