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태국,캄보디아 배낭여행 18일- 외국인들은 우리의 무엇을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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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태국,캄보디아 배낭여행 18일- 외국인들은 우리의 무엇을 볼까

앵무산 곰 8 1356
19. 18일째(1월 24일):

  비행 도중 내내 궁금했다. 도대체 누가 내 비행기표를 바꾸어 탔단 말인가? 입국하자마자 공항에서 타이항공을 찾아가 따져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을 부탁하니 컴퓨터 조회를 해 주었다. 내 표는 이미 1월 3일짜로 어제와 같이 1월 22일 저녁 11시 30분으로 탑승 시간이 바뀌어 있었다고 말해 주었다. 왜 그랬을까? 아마 여행사에서 처음 내가 부탁했던 바로 그 22일 날짜로 다시 선심쓴다며 바꾸어 준 것은 아닌지. 어떻든 나는 아무 대책 없이 어제 타야 할 비행기표를 가지고 하루를 더 놀고 있다가 하루 늦게 한국으로 돌아 온 것이다. 만약 다음 비행기가 좌석이 없었다면 아마 하루 늦게 또 없었다면 무작정 대기할 뻔했으니 사전에 한번쯤 확인을 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간다. 한국의 벌판, 어제만 해도 더위 때문에 햇빛을 피해 다녔는데, 겨울인 이곳의 텅 빈 벌판은 모든 곡식을 추수하고 다음 봄을 기다리며 차가움을 간직한 채 멀리 펼쳐져 있다. 외국인들은 우리나라를 여행할 때 어떤 느낌을 가질까? 맨 처음 끝없이 이어지는 논을 볼 것이다. 그리고 다듬어지지 않는 가도가도 끝이 없는 야산과 이 좁은 땅에도 쉬지 않고 반복되어 단장되어 있는 깨끗한 묘지를 볼 것이다. 그리고 또 무엇을 볼까? 무뚝뚝하게 입을 다문 서민들의 모습을 의아한 눈으로 볼 게 분명하다.
  집으로 간다. 이제 돌아가면 나는 어떻게 살아갈까. 이번 여행으로 무언가 나는 달라질 수 있을까? 조금 달라졌을까? 여행 중에 느끼고 수없이 교차했던 지난날의 회한과 반복했던 새로운 다짐들, 정말 앞으로 1년, 아니 평생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수첩에 적어보며 수정해 보면 얼마나 혼자만의 행복감에 흐뭇해 했는지 모른다. 나는 과연 이들을 얼마나 잘 실천할 수 있을까? 결코 무의미하게 흘려버리지는 말아야 할텐데. 아니 조금도 변화가 없다고 느껴질 때, 더욱 노력하고 더욱 많은 책을 읽으며 자신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갖자.
그리고 나는 여행 도중 많은 기록을 해 보았다. 그러면서 때때로 떠오르는 단상들을 쉽게 정리할 수 있는 노트북 컴퓨터를 사야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과연 이것부터 실천할 수 있을지. 그리고 나는 더러 하찮은 일들에 초연해 볼 수 있을지.
  버스에서 내리니 여름 바지 차림은 바람이 쉽게 들어 유난히 춥게 느껴졌다. 서둘러 집으로 들어서니 직장에 나간 아내는 없고 아이들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우리가 오붓하게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너희들 아느냐 내 새끼들아. 여행 중 다짐했던 다짐들 반만이라도 실천한다면 나는 행복하게 살 것이라 다짐해 본다. 
8 Comments
Miles 2005.02.16 06:07  
  여행기 잘 보았습니다.

긍정적으로 생활하시는 모습을 글에서 느껴집니다.^^
croco 2005.02.16 11:09  
  짧지않은 여행기 쓰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흥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할줄 아는 여유가 느껴져 좋았습니다.
trop 2005.02.17 01:01  
  잘읽었습니다 ^^. 사진이 좀 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요~
지화자 2005.02.17 13:30  
  빡빡한 스케쥴이 힘드시진않으셨는지요? 글잘읽어씁니다
방고리 2005.02.22 12:19  
  아하! 마일스님도 읽었군요 내 여행기에 마일스님의 이야기도 나옵니다 ㅎㅎㅎ 어쩌면 같은날짜에 태국과 캄보디아에 있었는지 머르겟내요  저는 평택에서 학교에 근무합니다 시간이 되면 뵙고 싶군요 016-750-4979
잘먹고잘살자 2005.02.23 16:53  
  몇년전 어떤 점집에서 나보구 역마살이 세개나 끼여있다며, 정말 특이한 사주라고 얘기하더라구요~ 별로 역마살이 있다는걸 모르며 살았는데, 작년에 태국에 한번 다녀온뒤로 태사랑에서 님들이 쓴 여행일기를 읽다보면 자꾸 가슴이 울렁거리며 떠나고 싶은것이 그 역마살이라는 놈 때문인것같기도 하네요~ 아~~~~ 진짜 진짜 당장이라도 달려가구 잡다 ㅠ_ㅠ
김화랑119 2005.05.01 17:09  
  잘보았습니다. 좋은 느낌이 남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쓰시길!
풀문가자 2017.03.13 23:05  
읽기는 어렵지만 화이팅 하십시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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