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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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 다녀오다.

박가영 18 3302
얼마전 5월초중순에 걸친 보름짜리 태국 여행을 다녀왔다
입을 거 안입고 먹을거 안먹고 정말 보기 딱할정도로
지지리 궁상질을 하며
여행한번 가보겠다는 나에게 주위의 반응은 드디어 미쳤군. 한국에서도
때국물 질질 흐르는데, 니깟게 무슨 여행?? 하는 정도였다.
하긴 내 경제사정에 당치도 않지
하지만 여기있으면 술값 옷값 핸드폰 요금으로 내 손에 있었다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 몇푼으로 경험과 추억을 사가지고 온다~ 대략 이런 생각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아까 먹은 저녁이 몬 찌게거리에 반찬이었는지도 가물가물한 두뇌용량.
비싼 돈 들여사온 첫 여행을 추억을 평생 간직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겠다 싶다.
하여 여행지에서 간간히 쓴 여행일기를 토대로 미약하나마
글로 라도 간직해야지 내 첫 여행에서 얻은 것들을 오래오래 간직할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첫 여행지로 태국을 골랐다는 건 매우매우 잘한 일같다는 생각이 든다.
태국은 볼거리가 많은 나라고 먹을 것, 잘 것, 입을 것, 할 것, 모든게
선택의 폭이 넓은 나라다.
괜히 최고의 관광대국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서양얘들이 보면 적당히 동양스럽고 동양얘들에게는 적당히 서양스러운 느낌을
받게끔 관광지를 꾸며놔서 여러 나라 각양각색의 인종들이 모인다. 그것이 또
하나의 태국만의 매력이 된다. 참 오묘한 나라로세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느낀점을 말해보자하면.
태국은 참 덥다. 나는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인데도 별 대책없이 갔다
아니 뭐 글 읽어보면 다들 잘돌아댕기시던데 모 그냥 여름 날씨정도 겠거니 했었다.
근데 가자마자 공항에서 딱 나와서 에어컨 존을 벗어나자 마자
나는 무슨 소금찜질방에 들어온 줄 알았다. 트렁크를 질질 끌고 돌아다니면서
욕이 입에서 줼줼 나오면서. 그냥 이 길로 발돌려서 집에가? 이런 생각도
잠시 했었다.
한참 더운데 땀 삐질삐질 흘려가며 돌아다닐때 난 늘 빨리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가서 에어컨 틀고, 샤워해야지 하는 생각 뿐이었다. 드디어 도착해서
샤워장으로 뛰어들어가서 물을 확 틀었는데 물이 미직직직 하기가 밖에 날씨와
별반 다름이 없을때도 욕이 마구잡이로 나왔었다.
처음에 가서는 아침먹으면서 낮에는 왕궁보고 뭐보고
저녁에는 뭐하고 어디가야지 하는 생각을 하는게 일이었으나.
한 3일째 쯤 부터 아침밥을 먹을때 절로 "오늘은 낮에 어딜가서 더위를 피할꼬?"
하는 생각이 든다. 낮 12시부터 3시까지는 왠간하면 맛사지를 받는다거나
할일없이 월텟같은 시내의 쇼핑몰을 구경한다거나, 숙소에 드러누워 있는 등등
의 꾀도 부리게 된다.
너무 더울땐 기력이 쫙쫙 빠지고 입맛도 없어지고. 한국에 가면 삼계탕 먹어야지
고딴 생각만 했던것 같다.ㅋㅋ

또 느낀점은.
태국 사람들은 참 잘 웃는다. 배려가 깊고, 순하다.
내가 한국에서도 험한 동네에 살아서 그런지 몰라도, 술자리에서 하루에 서너건
쌈판을 보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닌데. 태국에서는 한번도 싸움을 본일이 없다.
한번은 왕궁을 구경갔다가 탐마쌋 대학교로 가려고 선착장을 지나는데
어떤 차 한대가 주차를 하려다가 길거리 노점을 들이 받았다.
아줌마도 넘어지셨고 노점도 조금 망가졌는데, 툭툭 털고 정리하더니 끝이다.
깐짜나부리에 가는 길에도 접촉사고를 한번 목격했는데 차에서 내려서
기스난 곳을 흘낏 보더니 사과받고는 끝이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일단 뒷목부터 잡고 난리도 아니었을텐데.
태국에 몇년 사신 다이빙 강사님 말로도 싸움을 본일이 없다고 한다.
근데 여기는 잘 안싸우다가 한번 싸우면 살인까지 가는 일이 많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래도 태국사람들을 보면 에이, 설마~ 하는 생각이 든다
안싸우는게 신기한 내가 이상한사람인지는 몰라도. 우리랑은 조금 다른 정서를
가진거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또또 느낀점은. -_-
나는 머리털 나고 대한민국을 떠나본 적도, 비행기를 타본적도 없다. 그런데다가
태국에 아리따운 숙녀 혼자 여행을 가려니.ㅋㅋ
나름대로 겁도 나고.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도 있고 해서
여기저기 쑤셔대고 공부를 많이 했다. 가이드북도 사고. 웹서핑도 눈알빠져라
열심히 하고. 요기저기 주서듣고.루트도 열심히 짜고, 근 50일간을 준비한것 같다.
물론 22년 내가 한 공부 중에 유일하게 헛되지 않게 써먹은 공부 였다. ㅋㅋ
도움도 많이 됐고 태국에 조금더 친숙하게 다가갈수 있었던 것같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_- 너무 치밀하게 공부해가고 루트도 꼬장꼬장하게
다 짜놓고 여행을 하다보니 어느순간 부터인가 내가 즐겁고 내가 재미있는게
여행의 목적이 아니고.
짜놓은 여행루트를 삑사리 없이 밟는것. 아는 것을 다 몸소 실천하는것
이런것이 목적이 되는 느낌이었다
예를 들면.
태사랑에서 읽어보니 어디어디가 좋다던데, 가이드북에는 여기는 꼭 가봐야된
다던데, 좋다니까 다 가봐야될거같고. 뭐 이런 느낌.
그래서 몸가는대로 마음 흐르는대로 물흐르듯 편한 여행을 하지 못한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든다.

또..느낀점은..
타지에 나가서도 기댈곳은 우리 한국동포들이라는 것.
내가 첫 여행을 수월하고 안전하게 할수있었던 것도 다 태국에서 한국여행객들을
가족처럼 맞고 비빌언덕이 되주시는 한국분들 덕분이었던것 같다.
뭐라 이루 말할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들과 많은 정을 받았다.
만남의 광장.부다뷰다이버스는 완전 내 마음의 고향쯤으로 자리를 잡은것같다 ㅋ
잠깐이지만 동대문이랑 홍익인간에서도 도움을 아끼지 않으려는 마음에 참
시큰했다. 역시 대한민국이다.

느낀점이 또 있다면.
우리가 살아남을수 있을만큼의 영어는 이미 알고 있다는것 정도.??
ㅋㅋ나는 내가 헬로 빼고는 모르는 줄알았다. 입이 떨어지기가 힘들지
어찌어찌 살아남을 수있을 정도의 영어는 나도 저 두되 잠재의식 깊은곳
어디엔가 찌그러져 있는가 보다는것을 깨달았다.
어떤 다이빙 강사님이 말씀하시기를.
회화학원 어학원 다 소용없다고, 여행 일년만 하면 서바이벌 잉글리쉬는
완전 마스터 할수있다고. 하셨다.
맞는 말인갑다.

서론이 길었다.
다녀온지 얼마나 됐다고 여기서 프린트해간 일기장은 나달나달
걸레짝이 되버렸다. 알아보고 일기를 베껴놓을수 있으련지.


여하튼..
내일부터 천천히 일기랑 정보 같이 올리겠습니다.
친구들이랑 보는 곳에다 써놓은 글을 조금 수정한거라서
반말일색이네요. 죄송합니다. 그냥 제가 느낀 점을 적은 거니까
너그럽게 그냥 지나가시면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1011276(1900).jpg난생처음 타보는 뱅기는 그저 신기할따름

P1011442(7633).jpg너무나도 그리운 꼬따오의 노을.
P1011386(9129).jpg 처음사귄 태국친구들과.

P1011369(4058).jpg 꼬따오 공식미남 ㅋㅋ부다뷰 프레디강사님과
18 Comments
히히 2005.06.01 08:01  
  너무 재미있어요^-^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저도 공항 나가자 마자 찜질방 온거 같았는데~ 그래도 계속 있다보니 적응되더라구요//
저는 루트 같은거 안짜고 대충 다녔더니.. 일주일넘게 있어도 갔다온 곳이라고는 깐짜나부리 밖에 없다죠..;;
필리핀 2005.06.01 09:56  
  사진이 안 보여요... [[고양눈물]]
gogo방콕 2005.06.01 12:35  
  공식미남님 홍콩보스같다는 ~~~
gogo방콕 2005.06.01 12:37  
  처음여행을 혼자가시다니 대단하셔~~
난이 2005.06.01 13:23  
  하하.. 정말 글 잼나게 쓰시네요 ^^ 다음편 기대할께요~~
목욕탕 2005.06.01 13:47  
  확실한 루트는 본인이 만드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첨에는 남이 지나다닌 곳을 밟고 다니지만 그러다 보면 하나 둘씩 스스로 다니는 곳이 생기게 되더군요. 식당, 맛싸지, 숙소 등등 ....
잼나게 잘쓰셨네여.. 남자분인줄 알았는데... ㅋㅋㅋ
새비 2005.06.01 14:19  
  책임져요 우엉 웃다가 사리걸렸넹 넘잘읽었어요 나중에또 글남겨죠요 나도곧 가야징 갔다온지 한달뿐이안댔는데 그립다 우엉
대만에서 부터~~ 2005.06.01 16:04  
  다시 태국 갈때까지..이리 잼나는 글만 읽어야 하다니..앙
Miles 2005.06.01 18:31  
  ㅋㅋㅋ 지영씨!!!
공항에서 도착했을때 핼로태국책 손에 꼭 들고 있었는데 그곳에 표시로 이것저것해놓은거보고 무슨 논문쓰기위해 태국온 아가씨인줄 알았습니다.

츄리닝입고 나이트 갔다가 쫒겨나올뻔한사건 수쿠버 다이빙 할때 물 열심히 먹고나서도 의례이 물을 먹어야하는줄알고 따오의 바닷물을 몽창 들이마신학생 누구라고 얘기 안 퍼트릴께요.
새뱃돈 2005.06.01 18:59  
  가영 ~~~~~~~~~~~~~~!!! 다시 만나자
또 우연히 뱅기안에서 ㅋㅋㅋ
^^ 2005.06.01 19:02  
  저도 담달에 떠납니다~
제 친구가 어디선가 주워듣고 와서 태국은 다 칼들고 다닌다더라~ 이딴 소리 하면서 여행 파토내려 해서 얠 어찌 진정시켜야 하나 했는데~ 이 여행기 보여줘야 겠네요~ㅋㅋ 담달인데 벌써부터 설레여요~~
박가영 2005.06.01 20:28  
  세뱃돈언니!! 나언니 홈피주소적힌 잃어버렸어요 ㅠ
이거보면 꼭 다시 알려주세요
마일즈이모 ㅠ 그런것은 비밀 ㅋㅋ
너무너무 보고싶어요 이모랑 하대장님 ㅠ
재밌게 봐주신다고 하신분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바닐라스카이 2005.06.01 20:52  
  저도 태국을 첫여행지로 선택한거 후회안해요^^~ 또 가고싶음 ㅋㅋ 저도 태사랑, 가이드북 답습처럼 여행을 했었는데 - 담엔 좀 더 자유롭게 해보고싶네요^^
하대장 2005.06.01 22:56  
  잘 있는 거 같네..이쁜 줄만 알았더니 글도 대단하구나.오고 싶으면 식기세척기 팔아서 오려므나..ㅋㅋ
박가영 2005.06.02 01:15  
  ㅋㅋ가게라도 팔아서 도망가고 싶은데요 ㅋㅋ
마일즈이모랑 하대장삼촌 ㅠ 너무 보고싶어요 ㅠ
필리핀 2005.06.02 09:41  
  이제 사진이 보이네여.
첫여행치고는 아주 알차게 하신 것 같네요.
좋은 분들도 마니 사귀고...
Miles 2005.06.02 22:50  
  가영아!!!

마지막날 감기 들어서 오들오들 떨더니 괞찮은겨?[[열이펄펄]]
박가영 2005.06.04 03:53  
  네네~ 이모덕분에 다 나았죠^^
다이도몬인가 거기 참괜찮던데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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