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땡과 심씨의 배낭여행17 - 캄보디아에 대한 안좋은 추억
아침 일곱시까지 카오산으로 갔다.
그 전날 캄보디아로 넘어가기 위해
뽀이뻿행 여행자 버스 티켓을 예매했기 때문이다.
30분 정도 지난 뒤에야
사람들이 거의 다 모였다.
일찍 왔던 우리는 그렇게 시간을 버릴 수 밖에 없었다.
약속 시간은 지키자구요!
동이 터온다.
아침 일찍
거리 청소하시는 아주머니.
서양 여행객들의 기본적인 배낭가방.
저 뿐만이 아니라 양손에도
주렁 주렁 가방을 달고 다닌다.
무슨 짐이 저리 많은지..
집안 살림 다 챙겨온 것 같다.
분명, 이불이랑 베개,
그리고 잘 때 껴안고 자는 인형이 들어 있을거야..
라고 우리는 생각했다.
우리 배낭가방은 이러했는데.
이것도 무겁다고 난리였는데...;;
서양인들,
우리 가방보고 너무 작다며 깜짝 놀랜다.
자기들 들고 다니는 미니 가방만 하단다.
그렇게 들고 댕기다가 몸살 나겠다. ㅡ_ㅡ
드뎌 버스가 왔다.
이층버스,
치앙마이에서 방콕 올 때 타봤지만
적응 안된다. 무섭다.
커브 돌 때 무게 중심을 잃어 옆으로 쓰러질 것 같다. '-';;
왕궁이 보인다.
반갑다.
2년 전 패키지 이후로
이렇게 또 보게 되는구나.
지금은 이렇게 스쳐지나가지만
나중에 들려주게써..ㅎ
임땡은 처음이니까..
신호 대기시간을 알려주는
친절한 전광판씨..ㅎ
좌석을 내 자리 구역까지 심하게 뒤로 졎혀
편하게 누워있던 이기주의적인 나쁜X.
저기요!! 편하냐구요?!
난 누구 땜에 이렇게 낑겨 앉아 있는데..
차마 말은 못하고
뒤에서 따가운 눈초리를 날리고 있었다.
소심한 나 - _ -
가다가 차가 고장이 났는지
한시간이 넘도록 출발 할 생각을 안한다.
오후 다섯시까진 꼭 캄보디아 프놈펜에 도착해서
숙소도 잡고 해야하는데..
안그럼 위험하다던데..
이상하게 마음이 영 불안하다.
왜이러지..
식사를 위해 들렀던 휴게소.
캄보디아 비자를 발행한다.
1000밧.. 넘 비싸다.
너무 더워서 밥 생각이 없다.
물이나 홀짝 홀짝 마시고 있는 우리에게
가이드가 다가와
이 차는 알다시피 뽀이뻿까지 가니
프놈펜까지 들어가는 버스를 여기서 예약하란다.
5달러란다.
가격도 괜찮고
바로 그 버스 타고 들어가면 편할 것 같아
예약을 해버렸다.
흑흑흑... 이건 정말 큰 실수였다..ㅠ_ㅠ
서양인들은 거의 대부분 커플끼리 여행온다.
그래서 여자 둘이 다니는 우리를
다른 시각으로...
즉,
오해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었다.
시간낭비구로
전혀 그런 쓸데없는 생각 가지실 필요 없거든요!!!!!!!! ㅡ_ㅡ;
그나저나 부럽다.
임땡이랑 나,
우리도 앤 생기면 꼭 저렇게 여행 와 보자고 다짐했다.ㅎ
국경 도착.
이 사람이 내 앞에 누워있던 나쁜 X!
아마 뒷통수가 따가웠을거다~ㅋ
태국 출입국 사무소로 가는 도중에
꼬마 애들이 뭔가 달라고 손을 내민다.
첨엔 뭣도 모르고 과자 남는 걸 손에 쥐어줬었다.
여기까진 태국..
이 다리만 지나면 캄보디아다.
저기서부턴 캄보디아.
두 발로 걸어서 국경을 넘는다는게 신기하다.
잠시 다리위에서
태국 출국 절차를 못 마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을 때,
꼬마애들이 다가와 뭘 달라고 손을 내민다.
때가 꼬질 꼬질하게 뭍어있던 어떤 남자아이,
투명 비닐봉지 사이로 보이는
비상식량으로 샀던 컵라면을 달라고 조른다.
안된다고, 나중에 우리 배고플때 먹어야 된다고 했건만
절대 안통한다.
배고픈 시늉을 보이며 온갖 불쌍한 표정은 다 지어보인다.
10분 넘게 실랑이를 벌였다.
결국 내가 졌다.
컵라면을 꺼낼려고 봉지를 뒤적거리는 순간
이 꼬마, 봉지채로 홱 낚아채간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10명 넘짓한 꼬마애들이
그 비닐봉지에 다다닥 달라붙는다.
서로 가질거라고 봉지 잡아뜯고 난리났다;;
임땡, 표정이 사색이 되었다.
와.. 진짜 무섭다.
애들이 아니라 꼭 사나운 원숭이들 같다.
( 애들한테 뭘 주면 안된다.
순식간에 여러명한테 휩싸인다. 감당안된다.
그 사이 귀중품 도난 당할수도.. )
서양커플한테 장난치던 아이.
확실히.. 캄보디아.. 심하게 후진국이다.
못살아도 너무 못산다. 가슴아플 정도로.
꼬마 애들이 아기를 안고다니는 모습을 많이 봤었다.
당연히 동생을 안고 다니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나중에 들은 바로
여기선 애가 애를 낳는단다.
안고다닌 애가.. 그 아이의 자식이란 말이다.
정말 충격이었다..
가이드 따라 캄보디아 입국 사무소로~
두발로 뚜벅 뚜벅 국경넘기!
입국 절차 밟는데 2시간 넘게 걸렸다.
으휴...
다섯시까진 들어가야하는데
이래저래 시간 다 뺏긴다. 걱정된다
앞에 아일랜드 오빠가 보인다.
나중에 우리를 도와주려했던 너무나 멋진 오빠..ㅠ
겨우 프놈펜행 버스에 올랐다.
캄보디아 도로 상태.. 아주 열악하다.
국경을 조금 벗어나니 흙먼지가 날리는 비포장도로다.
그 흙먼지로 인해 한치 앞을 내다볼 수가 없다.
그런데도 버스는 잘 간다.
감으로 운전하는 것 같다. ㅡ_ㅡ
프놈펜행 버스를 담당했던 캄보디아인 가이드들.
우릴 보더니 기분나쁘게 히죽 히죽 웃어댄다.
그리고 뭐라 뭐라 말을 한다.
우리가 버스비를 안냈으니 내라고 한다.
어이 없어서 5달러 냈다고 따지니
또 다시 그 기분나쁜 웃음을 흘리며
캄보디아 억양이 강한 영어를 내뱉는다.
못알아들으니 또 히죽 히죽 웃는다.
옆에 있던 아일랜드 오빠,
우릴 안심시키려는 듯 괜찮다고 신경쓰지 말란다.
뭐가 괜찮다는건지,
알 수가 없는 우리는 불안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들에게 이상한 말을 한게 확실하다.
그들이 뭐라 했는지 궁금해 미칠 것 같다.
못알아듣는 내 자신이 너무나 밉다. ㅠ_ㅠ
좋지 못한 상황.
어젯밤, 나의 불길했던 예감이 맞는 것 같아 더 불안하다.
프놈펜까진 아직 2/3도 못 왔는데 해가 질려고 한다.
여기선 가로등불 하나 발견하기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는거랑 똑같다.
저 해가 뚝 떨어지면 암흑 그 자체다.
광활한 대지위에 낮게 떠 있던 그 크고 빨간 태양..
그 순간에도 멍하니 바라 볼 정도로 아름다웠다.
하지만.. 저 해가 지면
우린 꼼짝없이 위험에 처하게 될거란 걸 예감했다.
프놈펜에서 숙소도 정하지 않았는데
도착도 하기전에 저렇게 해가 져 버리면 우린 어떻게 되는건지...
제발, 해 지는걸 늦춰달라고
마음속으로 간절하게 빌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왜 여기까지 흘러왔는지,
여자 두명이서 하기엔 너무 무모한 여행이었는지..
내가 무사히 한국땅을 밟을 수 있을까.
라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들었다.
임땡, 표정 심각하다.
울고 싶었지만
내가 울어버리면 임땡마저 흔들릴 것 같다.
안된다.
나라도 강한 모습 보여줘야된다.
임땡이 들고 온 엠피쓰리에서
브라운 아이즈의 " 떠나지마 " 가 흘러나온다.
이 노래 들을 때 마다
그때 느꼈던 그 감정들이 되살아난다.ㅠ
저녁을 먹기 위해 들렸던
휴게실 화장실에서
우리는 무서움에 떨고 있었다.
임땡, 우리 이제 어떡해야 되노..ㅠ
그때,
아일랜드 오빠가 우리에게 다가와서 말을 건다.
걱정하지 말고
숙소 잡은데 없으면 자기를 따라 오란다.
구세주다..ㅠ
우리, 너무 고맙다고 계속 인사했다.
이 오빠, 너무나도 믿음직스럽고 멋져 보인다.
정말... 너무 너무 멋있다.
이 오빠랑 같이 온 여자친구는 정말 좋겠다..ㅠ
다행이라고 그나마 안심하고 있을 때,
동양 아저씨들이 우루루 화장실로 향한다.
낯익은 말들이 들린다.
부산말이다..
아니.. 한국사람이다!!!
패키지로 관광오신 한국분들이었다.
너무 반가운 마음에 인사드리니
깜짝 놀래시며 반가워하신다.
우리 사태를 아신 아저씨 아주머니들..
도와주시겠단다.
정말 살았구나 싶었다..ㅠ
너무나 고마운 분들..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캄보디아 말이 가능한 한국인 가이드 아저씨,
버스 기사한테 가서
버스안에 있는 우리 짐을 빼달라고 말했다.
황당하게도 버스기사 아저씨,
짐 못 빼주겠단다.
가이드 아저씨,
얘네들 숙소도 잡혀있지 않고
지금 다시 태국 돌아가길 원한다.
버스 문 열어서 가방 빼달라.
뭐라 뭐라 얘길하더니
우리에게 말한다.
" 얘네들 도대체 왜이러는지 모르겠네.
어이없게도 너네들 자기네들이 책임지겠대.
숙소 안잡혀 있으면 자기네들이 재워주면 된다고..
대체 어쩌겠다는건지..
그리고 얘네들 술까지 먹었어.
이거, 진짜 위험한 놈들이야! "
캄보디아에선 음주운전 단속이 없단다.
흙먼지 때문에 운전할 때 앞도 안보이는데
술까지 먹었다니...
정말 최악이다.ㅠ
소름이 쫙 돋는 순간이었다.
다행히 가방을 꺼내 한국분들과 다시 국경으로 향했다.
이 분들 안만났음 정말 위험할 뻔 했다..ㅠ
우리만한 자식이 있다는 한국분들..
우리보고 위험할 뻔 했다며 너무 무모하단다.
임땡, 갑자기 울음을 터뜨린다.
나는 너무 놀라 눈물이 멎어 버렸다.
옆에서 우는 임땡을 달래주고 있었다.
한국분들도,
이젠 괜찮다며 울지말라고 달래주신다.
분위기를 조금 띄우기 위해서인지
갑자기 노래를 시키신다.
마이크까지 주시며.. ㅡ_ㅡ
나, 목청껏 남행열차를 부르는데
아무도 안 들으신다.
각자 따로 놀고 계신다.
노래가 끝나자마자 박수는 칼같이 치신다..-_ -;;
옆에 있는 임땡도 노래를 시키신다.
" 심씨~ 내 대신 불러도. 노래 못하는거 알잖아 "
너무 간절하게 매달린다.
그래, 이왕 쪽팔린거 한번 더 팔지 뭐..
이번엔 최신 노래 좀 불러보라고 하신다.
최신노래.. 아는게 별로 없다.;
그래서 우울하게
" 그렇게 너를 사랑해 " 를 부를 수 밖에 없었다.
또... 아무도 안들으신다. - _ -
임땡이 부른걸로 알 정도로
다들 관심이 없으시다.
그래놓고 또 시키신다.
이젠 정말 안부를래요! 'ㅂ'
우리, 월담했다.
태국에 몰래 들어온거다..
그분들 따라 태국 국경에 있던
비싼 호텔에 묵었다.
가이드 아저씨,
우리보고 정말 위험했단다.
캄보디아라는 나라는 약 600원만 줘도 총을 살 수 있단다.
그리고 일부 다처제이기 때문에
여자를 우습게 본단다.
일행 중에 남자가 있으면 위험하지 않지만
여자 두명이서 여행하기에는 위험 천만한 곳이란다.
너무 무모했다며 혀를 차신다.
정말.. 무모했던 것 같다.
이럴 때 옆에 누군가가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다음날 해가 떴다.
임땡, 다시 캄보디아 가잖다.
미친거 아니가..ㅡ.ㅡ;
어제 그렇게 당해놓고도..
니 무서워서 울데!!
자기 성격상 한번 그렇게 털어버리면
그 일은 기억에서 지워버린단다.
그래.. 단순해서 좋겠다.
근데 난 점점 더 무서워지거든.
모르는게 약이라고.
몰랐으니까 그렇게 무모하게 갔었던 거 아니가.
알고 난 지금.. 무서워서 난 절대 못가.
죽어도 못가!!
호텔에서 바라본 캄보디아 국경 모습.
이젠 캄보디아 사람들..
정말 징글징글 하다.
그래.. 어제의 내 예감이 맞았다.
결국 앙코르왓은 못 봤지만
무사히 돌아온 걸 감사하게 생각한다.
앙코르왓은 담번에 꼭 앤이랑 가자고
임땡이랑 나, 굳게 다짐했다ㅎㅎ
이날부터 얼떨결에
한국분들의 패키지 팀에 끼어서
패키지 관광을 했었다ㅋ
임땡, 패키지 관광 해 본 소감이 어때?
" 배낭여행 하다가 패키지 관광 못하겠다.
진짜 할 일 못되네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