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가족여행(8박 9일) - 4. 스피드보트로 피피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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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가족여행(8박 9일) - 4. 스피드보트로 피피섬에

김정열 2 1301
5. 새벽에 빗소리에 잠을 깨다.
후두둑 거리는 빗소리에 잠에서 깨었다…오늘 비오면 안되는데….
4시 30분이다. 집사람이 바깥에 널어논 빨레들 걷오놓고..담배 한대 피워물었다. 빗소리가 세차다…걱정이 앞선다…스콜이겠지…스스로 자위하면서…
어제 쓰다만 것들 정리하다보니 어느새 6시다….

 집사람에게 산보가자고 했더니 좀더자야겠다나…할 수 없이 혼자 나갔다..
해가 벌써 올라와 있고…..조용한 조그마한 해변은 벌써 하루를 준비하고 있었다..종업원들 같은 사람들이 롱테일보트로 밀려오고….썰물이어서 물이 많이 빠져있어 프라낭쪽으로 붙어있는 동라일레이 해변깊숙이 들어가 보았다....그곳은 아마 바위타기연습을 많이 하나보다...여기 저기 밧줄로 흔적들이 남아있다...프라낭 해변으로도 가보았다.라야바디호텔 옆 소로로 걸어가보니 숲이 우거져서 어둡기 마저 하다…원숭이 가족들이 나무에 매달려 왔다 갔다 한다…..새끼가 에미 가슴에 붙어 있는게 정말 대단하다..녀석들 사진하나 찍어려니 애비 같은 놈이 나타난다..잠시 한눈 판새에 에미는 사라지고 보이질 않는다…
종유석들이 대단하다..마치 끊어져서 떨어져 내릴거 같다….

 프라낭해변은 라야바디호텔이 전세낸 것 같았다.. 조용한 해변에 곳곳에 프라이빗지역이라 들어오지 말라는 팻말이다…..조그마한 해변이 물이 맑고 해변바로 앞에 있는 바위섬이 상징적이다…프라낭 cave는 지금이라도 곧 무너져 내릴 태세다…멀리서 볼때는 좋아보였는데…가까이서 보니 지져분해 보인다….종유석이 마치 너저분한 바위껍질이 흘러내린 것 같은 분위기랄까….
하지만 멋있다… 독립되고 고립된 공간이 오히려 운치를 더하는거 같다…
집사람하고 아침 산책하기에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돌아왔다.


6. 피피 스피드 보트로 가다.

 아침에 바람이 조금 분다.. 스피드 보트에 사람들이 많아서 별 생각없이 앞쪽으로 앉았다. 별생각 없이 앉았는데..이거 장난이 아니다. 배가 완전히 날라가는거다. 배가 부서지는 소리가 난다. 팔도 아프다. 파도가 장난이 아니다. 딸래미는 눈도 못떤다. 파도에 물이 치니까.. 자연의 무서움이 절로 생각난다. 아들놈은 멀미에 토해야 겠다고 하고…. 앞에 같이 앉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젊은 여자는 겁없이 앉아 있더니 ( 직원이 뒤로 가라고 배 롤링이 심하다고 했지만 괜찮다고 하고 버텼다) 한시간 가량 갔나…벰부섬에 도착했다.. 여기도 아직 쯔나미의 여파가 남아있다.. 정말 아름다운 해변이다. 그냥 여기서 푹 쉬면 좋겠다.

 아들놈은 언제 멀미를 했냐는 듯이 수영하자고 난리다. 같이 좀 놀고 다시 배로 돌아오니 모두가 묻는다. 아들래미 괜찮냐고…..대만서 온애들, 덴마크에서 온 애들, 스위스서 온애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여자하나…여자 혼자서 이멀리 여행을 왜 왔지……피피돈 근처에서 스노쿨링 하란다.. 빵을 들고 있으니 물고기 놈들이 내 손까지 물어댄다. 아들놈이 씩씩거리면서 멀리서 아빠를 부른다. 무슨일이냐고 했더니 물고기에게 물려서 손가락에서 피까지 났단다.

 필리핀에서 했던 스노쿨링보다는 좋아보이지 않았다…하지만 물고기는 많았다. 그곳이 스노쿨링 포인트라 아마 관광객이 던져주는 빵조각을 먹고 사는지..도통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따라 다닌다. 노랑,파랑 여러 패션 물고기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피피돈으로 다시 이동을 했다. 피피섬 아름다운 풍광이다. 우린 그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아침에 패키지 여행에서 주는 점심이 시원찮을거 같아서 호텔에서 아침을 많이 먹였다…. 그런데 생각보다 좋다.. 어제 저녁에 코코에서 먹었던거 보다 나은거다….. 내가 제일 잘먹는거 같았다… 어제 먹은 똠양쿵보다 오늘것이 더 맛있다…. 덴마크에서 온애들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는데 똠양쿵에는 입을 대지 않는다.. 6인용으로 나온거 내가 다 조지고… 울집사람 이상하단다… 너무 잘먹는다고….당신 나중에 나이들면 태국와서 살아라나…. 내 집사람한테 와이로 한번 썼지…. 당신없이 어떻게 태국가서 사냐고…

 아이들도 잘 먹고..나도 잘먹고… 밥을 먹자마자 또 아들놈은 물속에 들어가잖다…이거 정말…그래 내가 봉사왔지…고객이 원하면 ….할 수 없이 물속에 들어가서 놀아주었다… 이나이에 벰부섬에서 수영하고 스노쿨링하고 밥 먹자마자 물속에 또 들어가고…..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용감한 아가씨는 피피에 남는다고 한다.. 짝을 구하나….우리는 다시 피피돈 섬 옆의 원숭이를 잠깐 보고 다시 스노쿨링 하란다..아까보다 여기가 더 나았다.. 물도 맑고 고기들도 더 크고…..로샤마베이든가…원숭이도 있고…스노쿨링하기에도 좋았다.

 피피레의 라군..여긴 정말 멋있었다.. 주위가 갂아지른 듯한 바위섬으로 둘러싸여있는 산호빛 색깔의 물…그냥 여기에 배를 정박하고 한없이 빠져들고픈 곳이었다… 평소에 바쁘게 살아와서 일까.. 갑자기 조용하고 한적한 이런곳에 빠져들고 싶은 분위기다……아들놈은 또 물에 들어가잖다… 30분동안 여유를 주니…저렇게 하니 배가 고프지…에구 어떡하니…봉사해야지…아무도 자원하지 않는다…내가 따라 가야지…딸래미는 물에 안들어간단다…지에미도 그렇고…물도 맑고 분위기도 좋고 30분 놀고나니 이젠 돌아간단다.. 정말 피곤한데 잘되었다…..

 돌아오는길에 치킨섬앞에서 사진 찍을 시간을 준다….파도에 치여 사진이고 뭐고 빨리 배에서 내렸으면 싶다…혹시 이글을 보는 사람..또 끄라비에서 피피 투어갈사람은 왠만하면 스피드 보트 타지마라….특히 바람 조금 부는날은….배는 날라댕기니…파도를 탔다가 떨어질때는 마치 2층에서 뛰어내려 엉덩방아 찍는 기분이다.. 허리도 아프고..이빨도 아프고..목도 부러지지 않을 정도로 아프다….저 멀리 라일레이 해변이 보인다….휴 하는 한숨이 먼저 나온다…배가 도착하니 집사람이 여기가 제일낫다…내 눈에도 그렇다..피피보다 라일레이해변이 나은거 같다…..분위기(경치)도 있고….해변도 좋고…물도 얕고…..아이들은 내리자마자 소금물 빼야 한다고 다시 풀장이다……

 온몸이 쑤시니 계획에 없던 마사지 받으로 가야겠다…집사람에게 우리 마사지 받으로 가자고 하니 못이기는척 따라나선다…..마사지 받으면서 우리 여기에 3일 더잘거니 잘하라고 울 집사람이 대장인데 또 오게 만들려면 잘해주라고 하니…더욱 열심이다…울 집사람 내일 또 오고 싶어하더라고 했더니..더욱 열심히다…온몸이 확 풀린다…내일은 더 잘해달라고 50밧씩 팁을 주고 돌아왔다….(타이마사지 1시간 300밧)  해지기를 기다려서 밥 먹으러 갔다.어제는 실패해서 오늘은 호텔식당에 갔다…이것 저것 시키고 음식을 먹어보니 넘 맛있다..어떤놈이 맛이 없다고 했는지….

 내가 오기전에 인터넷에서 확인한바로로 라일레이베이 음식이 맛이없어 한번 먹어보고 다른데만 다녔다는 글을 보고 걱정을 했었는데…우리 입맛에 딱이다..아이들도 좋아하고…오늘은 성공이다…아이들 계속 여기서만 먹자고 한다….가격도 괜찮다…어제가 코코에서 770밧이었는데…645밧 이었으니….
배 터질정도는 아니지만 맛있게 먹었다..팁으로 거스름돈을 주었더니 고맙단다..

 내가 조용한 것을 좋아하니 우리식구 전부 조용한거를 좋아한다..
밥 먹고 방으로 돌아오니..8시가 조금 넘었다..애들은 책을 하나씩 들고 읽고…
얘들아 빨리 자자..내일은 6시 30분에 일어나야 하거든….
왜 벌써 자요? 지금이 한국시간으로 10시 반이거든..
내일 안가면 안돼냐고 묻는다….야 안가도 돈 돌려받지 못해….
그러니 우리 빨리 자자…
아빠만 빨리 자면 된다나…그래서 자기들 깨워주면 되지않냐고….
집사람은 벌써 한밤중이다..옆에서 조용해서 돌아보니 천사 같은 얼굴로 갑자기 토끼가 되어 있었다…….

2 Comments
쏨땀 2005.08.16 17:45  
  저도 7월초에 아이들데리고 피피투어 진짜 힘들게 했답니다.^^ 한 이틀은 등이며 목이며 무척 아팠다는..우기에 스피드보트투어...다신 안할랍니다.김정열님의 후기
를 읽다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저흰 푸켓에서 갔었거든요..^^ 빨리 담편읽어야 겠네요..
오롱이 2005.08.17 12:50  
  글을 참 잘 쓰시는 것 같아요..제가 여행 간 것처럼 ...머릿 속에 장면 들이 떠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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