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에서-스쿠버다이빙 (오픈워터과정)
일단 제가 어떤 사람인지 밝혀야겠습니다..
행여, 개인적이고, 편협한 제 글을 보고, 스쿠버다이빙에 대한 오해를 갖게 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때문입니다..
저는 어슬렁거리는거 외에, 움직이는거 안좋아합니다..
바퀴로 굴러가는거, 눈위에서 판떼기 밟고 미끄러지는거, 물에서 허우적대는거.. 이런 불안정한 움직임들을 포함해서, 체육 비슷한거 다 싫어합니다..
저는, 물에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어릴때, 해병대출신인 아빠가 수영을 가르친다고, 제 키보다 깊은 바다에 끌고가서 빠뜨렸습니다..
그러고는 한마디 "허우적거려봐. 그게 수영이야"
살려달라고 바둥거리면 건져줍니다.. 다시는 안빠뜨린다고 몇번을 약속하고는 또 빠뜨리고..
어린나이에 죽는구나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죽지는 않았지만.. 해마다 여름이면 당했습니다... 재밌어하셨죠.. ㅠ.ㅠ
저는 물이 무섭습니다..
어른이 되어서 수영 배울결심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운동삼아 수영을 하지만..
저는.. 물에 빠지면 살아남으려고 큰맘 먹었습니다..
수영배우러 다닌거 다 합치면 7달은 족히 넘을겁니다..
7달 동안 배운 건.. 귀구멍에 물이 닿는걸 참아낼수 있게 된 것..
아직 수영 못합니다...
스쿠버다이빙..
깊은 바닷속에 들어가서 허우적대는거....
상상만해도 떨리는데.. 그런걸 돈주고 하다니...
주변에서 아무리 재밌다고, 새로운 세상이라고 떠들어도
"관심 없으니까 너나 많이 해" 라고 했습니다..
내 평생 그런 거 할일 없다고 장담했습니다..
이런 제가 어찌어찌하여... 장에 소끌려가듯... 오픈워터과정을 밟게 되었습니다...
꼬따오.. 다이버들의 섬..
우리의 오픈워터 과정은 3일과 반나절동안이었다..
비디오시청, 이론수업, 숙제, 시험, 수영장, 바다….
해떠있는 시간동안은 내내 수업이다.
수업 후에는 숙제와 시험공부도 해야하는 꽤나 빡빡한 일정이다..
물론 시간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다르겠지만, 여름휴가에 온 직장인이라..
여튼.. 바닷가에 놀러가서 바나나보트타는 기분으로 할수 있는건 아니었다..
게다가 우리반 5명중 3명은 평균 이하의 열등생으로 제시간에 수업을 끝내기도 힘들었다.
교실수업은.. 만만했다..
사법고시보는것도 아니니, 그냥 재미나게 이야기 듣고, 비디오보고..
남들도 다 통과하는 시험인데.. 라는 생각으로..
물속 수업은..
먼저 수영장에서 교육을 받았다..
교육 내용은.. 물속에서 살아남는 방법과 즐기는 방법이다..
마스크 벗었다가 다시쓰기, 보조호흡기로 숨쉬기, 한숨만으로 이동하기, 부력조절하기 등등
이런저런 많은것들을 익혀야 한다..
내가 왜
이 아름다운 꼬따오에 와서,
그 무서운 물속에 기어들어가서,
살아남는 법 배우다가 죽어야 하는건데..
내가 뭘 하고 있는건지..
고민했다..
물속에서 살아남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물속에 안들어가는거다..
물속수업중 내게 가장 큰 공포는..
마스크에 물채웠다 빼는거였다..
이건 아주 쉽고 단순한 동작이다..
초등학생들도 한다..
쓰고 있는 마스크를 살짝 열어서 물을 채웠다가..
코로 숨을 내쉬면 저절로 물이 빠진다..
어차피 숨은 입으로 호흡기로 쉬고 있는거다..
내 문제는..
코 근처에 물이 오면.. 뭐랄까..
죽는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아니, 생각이 들 겨를도 없이 몸이 저혼자 발악을 한다고 할까..
아무리 이 단순한 동작을 머릿속으로 그려봐도
막상 코에 물이 닿으면 당황해서 내가 뭘하고 있는지 알수 없게 된다..
코로 물을 들이쉰거다..
처음에는 물밖으로 뛰쳐나갔다..
강사님께 혼났다..
왜 포기하냐고, 왜 못참냐고, 바닷속에서는 도망갈데도 없다고..
두번째는.. 두번째도 코로 물을 들이쉬었다..
강사님이 못도망가게 잡고 있다..
설마 죽이지는 않겠지..
어찌어찌 마스크의 물을 뺐다..
코도 아프고, 목도 아프고, 눈물이 나는 것 같다.. 무서웠다..
강사님이 오케이싸인을 한다..
죽지 않았다..
한참동안 심장 벌떡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살았다..
하지만, 마스크에 물채웠다 빼는 훈련은
물에 들어갈때마다.. 바닷속에서도 계속되었다..
각 과정들은 절대 대충 넘어가지 않았다..
전원이 모든 과정을 소화할때까지 수업은 계속 되었다..
바닷속을 안전하게 돌아다니기 위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훈련들이다..
어려운건 없다.. 단지 내 경우는 코에 물이 닿는게 무서울 뿐이었다..
만약에 바닷속에서 마스크가 벗겨진다면?
만약에 만약에.. 내 공기통에 공기가 얼마 안남았다면?
하나하나 가르치는 강사님은 진지했다..
물속에서 마스크를 벗어야만 하는 나도 진지했다.. 너무나도..
오픈워터 과정은 바닷속에 네번 들어가야한다..
수영장에서 왠만한 훈련들은 다 배웠다..
드디어 바닷속 구경을 하는건가..
아니다.. 관광이 아니라.. 훈련이다..
바다로 가는 배에서 강사님께 물었다..
“바닷속에서도 마스크 벗나요?”
“다 가르쳐 드렸으니까, 이제는 알아서 하셔야죠”
내가 원하는 대답이 아니다.. 한다는건가 만다는건가..
좀있다가 보조강사 마스터님께 물었다..
“바닷속에서도 마스크 벗나요?”
“그럼요.. 훈련인걸요. 다 잘하는데 뭘 걱정하세요”
좌절이다..
난..
포기할것을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러던 중.. 바닷속에 들어가게 되었다..
난 패닉상태가 되지않기 위해서 노력했다..
내 버디(스쿠버다이빙의 짝)는
이번 오픈워터 과정을 같이 하기로 한 후부터
내가 물에 빠지면 꼭 구해주겠다고 수십번을 약속했지만..
같이 교육받는 입장에서.. 마음만으로 사람을 살릴수는 없다..
죽기야 하겠냐마는..
목숨걸고 볼만한게 대체 뭐가 있단 말인가..
바다의 밑바닥에 닿아서 자리를 잡고,
강사님이 호흡속도를 조절해줬다..
깊고, 길게..
따라하다보니 안정이 된다..
내 옆에서 물고기 한마리가 왔다갔다하는게 보인다..
강사님이 작은 구멍뚤린 조개껍질을 주워주셨다.
목걸이 만들수 있다는 제스처다..
내 손은 아주 커다랗고, 뱀파이어손처럼 푸르딩딩했다..
바닷속에서 소리가 들린다..
강사님의 손목컴퓨터가 삑삑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내가 공기를 내뿜는 소리가 들린다.
숨을 쉬고있는 소리..
물속에서 숨쉬는 소리..
모든게 신기하다..
하루종일 물속에서 훈련을 하고..
피곤한 몸을 침대에 뉘어도 쉽게 잠이 들지 않았다..
창밖에서 흘러오는 바다냄새와 약간 습한 공기..
꿈인듯 아닌듯.. 잠을 자다가 코로 숨을 쉬고 있는걸 깨닫고는..
놀라서 입으로 심호흡을 하고, 다시 잠이 들었다..
24시간 물속에 있는 기분..
마지막 바닷속에 들어갈 때, 내가 항상 쓰던 마스크가 아닌 다른걸로 바뀌어있었다..
당황했다..
바닷속에 들어가보니, 얼굴에 잘 맞지 않는 것 같았다..
조류가 흐를때면 마스크안으로 물이 들어왔다..
코위까지 물이 들어와서..
제일 싫어하는 마스크 물빼기를 나 혼자 두번이나 해야했다..
이래서 훈련을 받는건가보다..
바닷속에 4번을 들어가면서,
여전히 마스크에 물채우는게 공포였지만..
코로 물을먹어도 죽지는 않는다는걸 깨달으면서..
나는.. 바다에서 살아돌아왔다..
바쁘고 지겨운 일상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숨을 쉰다는게 특별하지 않다..
물속을 헤매던 3박4일은 꿈같다..
내가 정말 바닷속 14미터 아래에서 물고기들을 만났었던가..
어젯밤에 악몽을 꿨다..
아무 장비도 없이 물속에 있었다..
숨을 쉴수가 없었다..
그 급박한(죽어가는 - -;;) 상황에서 든 생각은..장비만 있으면 살수 있는데.. 였다..
그러다 깼다..
물이 무섭긴 무서운가보다..
하지만, 난 이제 다이버다..
물은 아직도 무섭고, 수영도 못하고, 가끔 물속에 빠지는 악몽도 꾸겠지만..
장비를 제대로 갖추고, 물속에 들어가면 살아돌아올수 있는 다이버다..
난 사람들에게 “바닷속 세상에 놀러오세요~ 너무 멋져요~” 라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오픈워터과정동안 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쳤지, 멋진 바다속을 즐길 겨를이 없었다..
내가 만났던 니모와 푸른빛의 해파리,
교육중에 주변을 얼쩡거리며 수업방해하던 놀래기,
수백마리의 물고기떼들과 산호들..
그들의 기억은 어렴풋하다..
설명할수 없는 야릇한 세상이었다..
물고기들은.. 처음 온 낯선 이를 무서워하지도, 피하지도 않았다..
이상했다..
물고기와 다이버는 친구인가?
아.. 그래서 다이버들은 물고기사냥을 하지 않는건가?
난 또 다시 바닷속에 들어갈수 있을까?
무서울거다.. 아니 막상 바닷속에서는 무섭지 않았다..
또 가고 싶은가?
무섭다.. 하지만..
아직 물고기들과 얘기를 나눠보지 못했다.. 궁금한게 많은데..
다음번에는 조금 편하게, 즐길수 있을지도..
한번 더 가보고 싶다.. 바닷속에..
행여, 개인적이고, 편협한 제 글을 보고, 스쿠버다이빙에 대한 오해를 갖게 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때문입니다..
저는 어슬렁거리는거 외에, 움직이는거 안좋아합니다..
바퀴로 굴러가는거, 눈위에서 판떼기 밟고 미끄러지는거, 물에서 허우적대는거.. 이런 불안정한 움직임들을 포함해서, 체육 비슷한거 다 싫어합니다..
저는, 물에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어릴때, 해병대출신인 아빠가 수영을 가르친다고, 제 키보다 깊은 바다에 끌고가서 빠뜨렸습니다..
그러고는 한마디 "허우적거려봐. 그게 수영이야"
살려달라고 바둥거리면 건져줍니다.. 다시는 안빠뜨린다고 몇번을 약속하고는 또 빠뜨리고..
어린나이에 죽는구나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죽지는 않았지만.. 해마다 여름이면 당했습니다... 재밌어하셨죠.. ㅠ.ㅠ
저는 물이 무섭습니다..
어른이 되어서 수영 배울결심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운동삼아 수영을 하지만..
저는.. 물에 빠지면 살아남으려고 큰맘 먹었습니다..
수영배우러 다닌거 다 합치면 7달은 족히 넘을겁니다..
7달 동안 배운 건.. 귀구멍에 물이 닿는걸 참아낼수 있게 된 것..
아직 수영 못합니다...
스쿠버다이빙..
깊은 바닷속에 들어가서 허우적대는거....
상상만해도 떨리는데.. 그런걸 돈주고 하다니...
주변에서 아무리 재밌다고, 새로운 세상이라고 떠들어도
"관심 없으니까 너나 많이 해" 라고 했습니다..
내 평생 그런 거 할일 없다고 장담했습니다..
이런 제가 어찌어찌하여... 장에 소끌려가듯... 오픈워터과정을 밟게 되었습니다...
꼬따오.. 다이버들의 섬..
우리의 오픈워터 과정은 3일과 반나절동안이었다..
비디오시청, 이론수업, 숙제, 시험, 수영장, 바다….
해떠있는 시간동안은 내내 수업이다.
수업 후에는 숙제와 시험공부도 해야하는 꽤나 빡빡한 일정이다..
물론 시간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다르겠지만, 여름휴가에 온 직장인이라..
여튼.. 바닷가에 놀러가서 바나나보트타는 기분으로 할수 있는건 아니었다..
게다가 우리반 5명중 3명은 평균 이하의 열등생으로 제시간에 수업을 끝내기도 힘들었다.
교실수업은.. 만만했다..
사법고시보는것도 아니니, 그냥 재미나게 이야기 듣고, 비디오보고..
남들도 다 통과하는 시험인데.. 라는 생각으로..
물속 수업은..
먼저 수영장에서 교육을 받았다..
교육 내용은.. 물속에서 살아남는 방법과 즐기는 방법이다..
마스크 벗었다가 다시쓰기, 보조호흡기로 숨쉬기, 한숨만으로 이동하기, 부력조절하기 등등
이런저런 많은것들을 익혀야 한다..
내가 왜
이 아름다운 꼬따오에 와서,
그 무서운 물속에 기어들어가서,
살아남는 법 배우다가 죽어야 하는건데..
내가 뭘 하고 있는건지..
고민했다..
물속에서 살아남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물속에 안들어가는거다..
물속수업중 내게 가장 큰 공포는..
마스크에 물채웠다 빼는거였다..
이건 아주 쉽고 단순한 동작이다..
초등학생들도 한다..
쓰고 있는 마스크를 살짝 열어서 물을 채웠다가..
코로 숨을 내쉬면 저절로 물이 빠진다..
어차피 숨은 입으로 호흡기로 쉬고 있는거다..
내 문제는..
코 근처에 물이 오면.. 뭐랄까..
죽는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아니, 생각이 들 겨를도 없이 몸이 저혼자 발악을 한다고 할까..
아무리 이 단순한 동작을 머릿속으로 그려봐도
막상 코에 물이 닿으면 당황해서 내가 뭘하고 있는지 알수 없게 된다..
코로 물을 들이쉰거다..
처음에는 물밖으로 뛰쳐나갔다..
강사님께 혼났다..
왜 포기하냐고, 왜 못참냐고, 바닷속에서는 도망갈데도 없다고..
두번째는.. 두번째도 코로 물을 들이쉬었다..
강사님이 못도망가게 잡고 있다..
설마 죽이지는 않겠지..
어찌어찌 마스크의 물을 뺐다..
코도 아프고, 목도 아프고, 눈물이 나는 것 같다.. 무서웠다..
강사님이 오케이싸인을 한다..
죽지 않았다..
한참동안 심장 벌떡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살았다..
하지만, 마스크에 물채웠다 빼는 훈련은
물에 들어갈때마다.. 바닷속에서도 계속되었다..
각 과정들은 절대 대충 넘어가지 않았다..
전원이 모든 과정을 소화할때까지 수업은 계속 되었다..
바닷속을 안전하게 돌아다니기 위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훈련들이다..
어려운건 없다.. 단지 내 경우는 코에 물이 닿는게 무서울 뿐이었다..
만약에 바닷속에서 마스크가 벗겨진다면?
만약에 만약에.. 내 공기통에 공기가 얼마 안남았다면?
하나하나 가르치는 강사님은 진지했다..
물속에서 마스크를 벗어야만 하는 나도 진지했다.. 너무나도..
오픈워터 과정은 바닷속에 네번 들어가야한다..
수영장에서 왠만한 훈련들은 다 배웠다..
드디어 바닷속 구경을 하는건가..
아니다.. 관광이 아니라.. 훈련이다..
바다로 가는 배에서 강사님께 물었다..
“바닷속에서도 마스크 벗나요?”
“다 가르쳐 드렸으니까, 이제는 알아서 하셔야죠”
내가 원하는 대답이 아니다.. 한다는건가 만다는건가..
좀있다가 보조강사 마스터님께 물었다..
“바닷속에서도 마스크 벗나요?”
“그럼요.. 훈련인걸요. 다 잘하는데 뭘 걱정하세요”
좌절이다..
난..
포기할것을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러던 중.. 바닷속에 들어가게 되었다..
난 패닉상태가 되지않기 위해서 노력했다..
내 버디(스쿠버다이빙의 짝)는
이번 오픈워터 과정을 같이 하기로 한 후부터
내가 물에 빠지면 꼭 구해주겠다고 수십번을 약속했지만..
같이 교육받는 입장에서.. 마음만으로 사람을 살릴수는 없다..
죽기야 하겠냐마는..
목숨걸고 볼만한게 대체 뭐가 있단 말인가..
바다의 밑바닥에 닿아서 자리를 잡고,
강사님이 호흡속도를 조절해줬다..
깊고, 길게..
따라하다보니 안정이 된다..
내 옆에서 물고기 한마리가 왔다갔다하는게 보인다..
강사님이 작은 구멍뚤린 조개껍질을 주워주셨다.
목걸이 만들수 있다는 제스처다..
내 손은 아주 커다랗고, 뱀파이어손처럼 푸르딩딩했다..
바닷속에서 소리가 들린다..
강사님의 손목컴퓨터가 삑삑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내가 공기를 내뿜는 소리가 들린다.
숨을 쉬고있는 소리..
물속에서 숨쉬는 소리..
모든게 신기하다..
하루종일 물속에서 훈련을 하고..
피곤한 몸을 침대에 뉘어도 쉽게 잠이 들지 않았다..
창밖에서 흘러오는 바다냄새와 약간 습한 공기..
꿈인듯 아닌듯.. 잠을 자다가 코로 숨을 쉬고 있는걸 깨닫고는..
놀라서 입으로 심호흡을 하고, 다시 잠이 들었다..
24시간 물속에 있는 기분..
마지막 바닷속에 들어갈 때, 내가 항상 쓰던 마스크가 아닌 다른걸로 바뀌어있었다..
당황했다..
바닷속에 들어가보니, 얼굴에 잘 맞지 않는 것 같았다..
조류가 흐를때면 마스크안으로 물이 들어왔다..
코위까지 물이 들어와서..
제일 싫어하는 마스크 물빼기를 나 혼자 두번이나 해야했다..
이래서 훈련을 받는건가보다..
바닷속에 4번을 들어가면서,
여전히 마스크에 물채우는게 공포였지만..
코로 물을먹어도 죽지는 않는다는걸 깨달으면서..
나는.. 바다에서 살아돌아왔다..
바쁘고 지겨운 일상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숨을 쉰다는게 특별하지 않다..
물속을 헤매던 3박4일은 꿈같다..
내가 정말 바닷속 14미터 아래에서 물고기들을 만났었던가..
어젯밤에 악몽을 꿨다..
아무 장비도 없이 물속에 있었다..
숨을 쉴수가 없었다..
그 급박한(죽어가는 - -;;) 상황에서 든 생각은..장비만 있으면 살수 있는데.. 였다..
그러다 깼다..
물이 무섭긴 무서운가보다..
하지만, 난 이제 다이버다..
물은 아직도 무섭고, 수영도 못하고, 가끔 물속에 빠지는 악몽도 꾸겠지만..
장비를 제대로 갖추고, 물속에 들어가면 살아돌아올수 있는 다이버다..
난 사람들에게 “바닷속 세상에 놀러오세요~ 너무 멋져요~” 라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오픈워터과정동안 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쳤지, 멋진 바다속을 즐길 겨를이 없었다..
내가 만났던 니모와 푸른빛의 해파리,
교육중에 주변을 얼쩡거리며 수업방해하던 놀래기,
수백마리의 물고기떼들과 산호들..
그들의 기억은 어렴풋하다..
설명할수 없는 야릇한 세상이었다..
물고기들은.. 처음 온 낯선 이를 무서워하지도, 피하지도 않았다..
이상했다..
물고기와 다이버는 친구인가?
아.. 그래서 다이버들은 물고기사냥을 하지 않는건가?
난 또 다시 바닷속에 들어갈수 있을까?
무서울거다.. 아니 막상 바닷속에서는 무섭지 않았다..
또 가고 싶은가?
무섭다.. 하지만..
아직 물고기들과 얘기를 나눠보지 못했다.. 궁금한게 많은데..
다음번에는 조금 편하게, 즐길수 있을지도..
한번 더 가보고 싶다.. 바닷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