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1일 - 학교에 가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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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1일 - 학교에 가다 #11

수담 1 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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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출을 기다리며..

새벽 5시.
아주머니와 폴락씨가 벌써 게스트하우스 앞에 와 있다...              ' 와 ~ ... '

" 난 2시부터 일어났지 뭐냐.. " 하며 첫인사를 하시는 아주머니.. ^^

지난 저녁에 비해 놀랄만큼 한산해진 도로가 맞기도, 듣기도 좋은 바람과 소리를 담고 있다.  ( 하나하나의 소리가 제각각 살아있어 좋아~^^)
그래도 일출을 보러 나선 여행객은 예상대로 많은 편이다. 미니버스, 택시, 모토, 툭툭이 등
몇몇 서구 여행객은 자전거를 타고 새벽길을 가른다.  ' 아.. 자전거...  나도 저거..... ' 했더랬지.

유적지 첫 관문에서 <3일입장권>을 끊고 다시 툭툭이를 달리는데,
입장권을 나눠주던 그 작은 여직원의 경쾌한 영어 발음이 귓가를 맴돈다. 꼭 이른 새벽에 귓가를 적시는 찬 이슬 같았거든..    ( 난 왜 이런것만 기억에 남는건지...^^;  )

' 이곳이 앙코르 왓인가...? '
마치 엄청 큰 거인 몇몇이 말없이 앉아 졸고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만 일어나시지. 앙코르씨.' 했더랬지ㅋㅋ)

' 이곳에 다다르면 과연 어떤 느낌일까..? ' 하며 여행계획을 짜는내내 되뇌어 물어었는데...
사실 막상 오고보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그새 놓칠까 앞사람 좇기 바쁘다.....

아주머니와 함께 난간 위에 앉았는데.. 앉고보니 왼쪽으론 중국인들, 오른쪽으론 일본인들이다. 
' 오...  오늘이 자리네...  3자회담 좋다.  아! 아니지아니지..  우선 중국과 손을 잡고 일본을 다그쳐야돼. 정말 가지가지 한게 많아서 혼날 일도 많잖아. 딱 울때까지만 하는거야. 그런다음! 먹는것같고 엄한짓하는 중국인들의 입을 막아버리는 거야. 말 못하게. 아마 거의 기절할걸. 좋아~ 오늘~  아자! ' 했더랬는데...                      난 영어가 안돼.....OTL...
할수없이 그나마 되는 영어로 " 반갑습니다~^^ " 하고 말았지...

그런 와중 아주머니 말씀하신다.
" 해 뜨는 게 다 똑같지..  이걸 보려고 이렇게 나온 사람들 봐봐.. 대단들하셔~ "
" 저희도 왔잖아요..^^; "
" 하긴.. "
어제 톤레삽 배위에선,
" 해 지는 게 다 똑같지.. 이걸 보려고 이렇게 나온 사람들 봐봐.. " 하셨었는데...

예전 지리산 천황봉에서 봤던 일출이 생각났다. 뭐랄까... 뭐랄까.....  말로 하기 어렵지만..
' 이렇게 죽어도 난 행복하겠구나... ' 하며 웃어더랬지. ㅎㅎ

기다리던 해는 결국 보지 못했지만 주위는 이미 파랗게 밝아온다...  ' 아... 아침이다.... 안녕.. '
" 아주머니..  구름 때문에 오늘은 못 보겠는데요.. 그만 숙소로 돌아가요.. "
" 어? 그럴까...?  하긴 비 올것 같네.. "
여기서 이대로 더 있다간 앙코르 왓을 보게 될 것만 같았거든..  하지만 그렇게 보기를 원치않아..
이렇게 첫대면을 하려고 그렇게 멀리 온게 아니니까.....                그러니 ' 기다려. 거인아. '..

게스트하우스에 돌아와 브라보 특허(?) 조식. 죽을 먹었다. 음... 김치가..  예사롭지 않았지..
혹자에 의하면 키다리 사장님이 직접 담그신다 하는데...  글쎄..  영... 그림이 안 만들어지는데...
하튼 김치 맛있다.

" 사장님. 근처에 초등학교 어딨어요? "
" 초등학교요~? 요~ 길건너 조금 가면 있는데 왜요~? "
" 아..  한번 구경하고 싶어서요..^^ "
" 구경이요~? ㅎㅎㅎ  아마 구경 당하고 올걸요?~ "
" 아? 그래요..? 하하하... "
 ㅋㅋㅋ 그래~ 구경 당하는 거야~ 왜 나만 구경한다고 생각한거지??  가자. 구경 당하러.

아이들이다.
어느반은 벌써 수업을 시작했고 어느 반은 선생님 따라나와 운동장 주변을 청소하고 어느 반은 선생님이 아직 안 오셨는지 마구마구 뛰어놀고 있다.            '  정말 똑같구나~ 초등학생도~ '
그렇게 아이들이 뛰어노는 곳으로 다가가 막 인사를 하려 하는데,
아이들이 " 아 ~ ~ ~ "하며 교실 안으로 쏙! 들어가 버린다. 정말 쏘~옥!
' 어.. 뭐지...  선생님 오셨나..? '
하는 중에 남자 아이 서넛이 쏙!나와 한번 보고 쏙!들어가버린다. 그리고 또 쏙! 쏙! (한번씩 또 오간거지)
' 녀석들.. 부끄럼 타는 건가? 아닌가? 장난인가? 내가 저만할때..? '
녀석들에게 난 의외의 방문인듯 싶었다. 수업중인 옆 교실을 슬쩍 봤는데 칠판 대신 날 보는 녀석들이 몇몇 있다. 그러다 내가 눈 마주치면 쌱!~ 그런적없다는듯 칠판을 본다.
' ㅋㅋㅋ  정말...  정말. 똑같다. 하하하~ '
그래~ 난 지금 이곳 아이들에게 구경 당하고 있는거다. ' 아자! '
하지만 30여분쯤 지나 그만 오늘의 쇼를 마쳐야만 했다. 아주머니와 폴락씨가 기다리니까...

그렇게 웃으며 돌아서는데 그제서야 쏙!쏙! 했던 녀석들이 밖으로 나와 인사를 한다.
" goodbye~^^ "
" 응! goodbye~^^ "
1 Comments
출산드라 2005.12.24 15:04  
  어떤 상황인지 그려보며 혼자 웃어봅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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