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8. 휴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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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8. 휴스턴

하로동선 0 771

- 조식 -

 

2014년 1월 18일(토). 예전에는 아무데서나 세상모르고 잠을 자던 내가 나이를 먹고 부터는 잠자리가 바뀌면 자다가 자꾸 깬다. 그렇게 뒤척이다가 7시가 되자 일어나서 가족들을 깨웠다. 빨리 아침먹고 움직여야지.

 

식당의 모습은 이렇다. 콘티넨털식. 그래도 지난번 샌프란시스코에서 보다는 훨씬 낫다.

 

18-1) 조식-수정.jpg

 

아침식단. 일단 공짜니까 맛이 있건 없건 최대한 많이 먹어뒀다.


18-2) 조식-수정.jpg

 

고속도로를 몇 번 바꿔 타고 30분 정도 달리면 스페이스 센터가 나타난다. 이곳을 시내에서 버스타고 오면 1시간이 넘게 걸린다는 곳이다.

 

- 스페이스 센터 -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면 관람객을 맞이하는 것은 우주왕복선이다.


18-3) 우주왕복선-수정.jpg

 

1981년 4월 12일에 처음 발사된 콜럼비아호를 비롯해서 우주왕복선은 챌린저, 디스커버리, 아틀란티스, 인데버 이렇게 5기(발사순)가 있는데, 이 중 챌린저는 발사 직후에 콜럼비아호는 지구귀환 도중에 공중폭발되었으니 남은 것은 3기이다.

 

먼저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입. 레귤러 티켓이 어른 22.95불, 아이 19.95불이다. 조금 더 비싼 콤보도 있는데, 그것은 헤드폰을 사용해서 녹음된 설명을 듣는 것이다. 영어만 잘 하면 이것처럼 유익한 것도 없다.


18-4) 매표소-수정.jpg

 

- 트램 투어 -

 

이곳의 하이라이트라 할 <트램투어>를 제일 먼저 했다.


18-5) 트램투어-수정.jpg

 

이렇게 생긴 푯말을 보고 앞으로 걸어 나가서 문을 열고 나가면 코끼리 기차처럼 생긴 트램을 타는 곳이 나온다.

트램을 기다리는 곳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흘러 나왔다. 반가운 마음에 자세히 보니 싸이는 아니고 패러디였다. 하지만 패러디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싸이의 인기를 반영하는 것이니 아침부터 기분은 정말 좋다.


18-6) 트램투어-수정.jpg

 

마침내 트램이 왔다. 트램투어는 레드와 블루로 나눠서 진행된다. 우리는 먼저 블루부터 했다.


18-7) 트램-수정.jpg

 

트램이 출발하자 가이드의 간단한 안내가 있고, 이어서 여러 녹음된 내용들이 나오는데, 그 중 1962년에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텍사스 휴스턴의 라이스 대학교에서 행한 유명한 연설이 나오고 있었다.

"우리는 10년 내에 달에 착륙하고, 그밖에 다른 일들도 실행에 옮기기로 결정했습니다. 그것이 쉽기 때문이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하려는 것입니다. 이번 목표는 우리가 보유한 최상의 에너지와 기술 수준을 체계화하고, 그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코 뒤로 미루지 않고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된 도전이기 때문입니다."

 

트램을 타고 가는 곳은 관람객 공간이 아니라 실제 우주센터의 내부이다. 공간은 대단히 넓은 가운데 연구동들이 자리 잡고 있다.


18-8) 경내-수정.jpg

 

그 중 트램이 향한 곳은 Mission Control Center.


18-9) MCC-수정.jpg

 

이곳에서는 발사된 로켓을 제어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1969년 7월 20일(한국시간 21일) 밤 10시 56분 20초(동부시각) 전 세계에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착륙에 성공한 닐 암스트롱은 지구와의 교신에도 성공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Houston, Tranquility Base here. The Eagle has landed.

여기서 그가 말한 휴스턴!!이 바로 이곳 <미션통제센터>이다.


18-10) MCC-수정.jpg

 

이어 트램이 이동한 곳은 로켓공원. 야외에 전시된 로켓의 위용이 한 눈에 들어온다.


18-11) 로켓공원-수정.jpg

 

그러나 이곳의 핵심은 내부에 전시된 새턴Ⅴ로켓에 있다.

달나라 여행을 하고 돌아온 아폴로의 추진체인 새턴 로켓은 길이가 100미터를 넘는 거대 로켓이다 보니 어떻게 찍어도 한 컷에 들어오지 않는다.


18-12) 새턴-수정.jpg

 

정말 유명한 두 장의 사진. 하나는 달에 남겨진 발자국. 저 발자국에 대해 암스트롱은 이렇게 말했다. "That'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다른 하나는 올드린이 백스텝으로 독수리호에서 내려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저 사진 속의 주인공을 암스트롱이라고 생각하던데, 암스트롱은 달에 제일 먼저 내려왔기 때문에 저런 사진을 찍어줄 사람이 없었다.) 하여간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서 모티브를 얻어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은 문워크댄싱을 만들었다고 한다. 문워크댄싱이 백스텝 아니냐? 이거는 믿거나 말거나...


18-13) 새턴-수정.jpg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할 말이 많아진 나.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다. 뒤에 보이는 사진 속의 주인공은 왼쪽부터 닐 암스트롱, 마이클 콜린즈, 버즈 올드린이다.


18-14) 새턴-수정.jpg

 

오후에 레드투어를 하며 다녀온 곳까지 설명하면, 여기는 로켓을 제작하는 공장이다. 정식 명칭은 Space vehicle mock up facility.


18-15) 공장-수정.jpg

 

현재도 가동되고 있는 공간으로 오늘은 토요일이라 근무하는 사람이 없다. 이곳에도 저렇게 대형 성조기를 걸어놓아서 애국심을 고취하고 있다. 또한 국제우주정거장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나라들의 국기도 붙어있는데, 아쉽게도 한국은 없다.

여기서 근무하는 분들은 원래 정리를 잘 안하는 모양이다...


18-16) 공장-수정.jpg

 

오전 관람을 마치고 트램을 타고 돌아올 때, 방송에서는 닐 암스트롱과 리처드 닉슨 미국대통령의 역사적인 전화 통화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지금 다시 들어도 너무나 감동적이다.

 

그러나 오후의 레드투어에서는 상황이 많이 달랐다. 먼저 이런 곳에 트램이 정차했고, 방송에서는 2003년 콜럼비아호 사고 때 희생자를 애도하는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의 연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18-17) 수목장-수정.jpg

 

우주선과 관련하여 비행이나 훈련 중에 사망하게 되면 이렇게 수목장을 지낸다고 한다.

 

- 스페이스 센터 내부 -

 

“스페이스 센터 휴스턴”은 나사에서 운영하는 일종의 테마파크이다. 전시관 내부에서 가장 추천할만한 장소는 Blast Off 극장이다. 3개의 대형모니터로 우주왕복선이 발사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발사순간에는 지축을 진동하는 듯한 짜릿함이 온몸에 전해진다. 그만큼 음향이 좋다.

 

우주왕복선이 발사된 후에는 미션 컨트롤 센터처럼 꾸며진 공간으로 들어와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게 된다. 준비된 내용은 ISS(국제우주정거장)에 대한 브리핑 또는 Mission to Mars이다. (둘의 시간이 서로 다르다) 나는 화성 탐사에 관한 설명만을 보았는데, 전문가가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알려 주는 내용이 매우 유익했다.


18-18) blast off-수정.jpg

 

Living in Space. 우주에서 생활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역시 진행자의 안내에 따른 설명을 듣는 시간이다. 먼저 진행자는 관객 가운데 하나를 골라낸다. 그렇게 뽑힌 사람은 6-7살 정도 되는 남자아이였는데, 진행자는 그 아이를 데리고 다니며 설명한다.

 

이 모습은 우리 몸이 무중력상태에 놓이게 되면 근육이 이완되어 근력을 잃게 되는데, 이에 대비하여 우주인들은 실제로 이와 같이 많은 운동을 하게 된다.


18-19) living in space-수정.jpg

 

이 모습은 무중력상태에서 일어나는 물리, 화학, 생물학적 변화를 설명하는 시간으로 예를들어 초에 불을 붙이면 무중력상태에서는 어떤 모양으로 연소하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18-20) living in space-수정.jpg

 

이것 말고도 유익한 내용이 많았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내용이 어렵지 않으면서도 아주 실질적인 교육을 하고 있었다.

 

이 안에는 전시물과 별도로 놀이기구 비슷한 것이 있었는데, 체험시설이다. 이것들은 별도의 요금을 내야 한다. 예를 들어 위의 사진에 나온 우주선에 탑승하면, 우리가 실제로 우주왕복선을 탔을 때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체험할 수 있게 해 준다. 요금은 4달러.


18-21) 체험-수정.jpg

 

화면에는 이런 영상이 나타나고 우주선은 상하좌우로 흔들리고 진동하면서 우주왕복선의 발사부터 도착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준다.


18-22) 체험-수정.jpg

 

이것은 전투기를 조종하는 시뮬레이션이다. 가격은 6불이고, 좀 더 놀이기구에 가깝다.


18-23) 체험-수정.jpg

 

- 이곳에서 느낀점 -

 

스페이스 센터-휴스턴과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의 과학실에서 느낀 공통점은 미국의 과학교육은 콘텐츠가 매우 구체적이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용이 살아있고, 우선 재미가 있다. 사실 한국은 그렇지가 않다. 한국의 과학교육은 매우 이론 중심적인데, 그래서 매우 추상적이다. 이런 경우 솔직히 재미가 없다. 이렇게 되면 교사는 잘 모르면서 가르치게 되고, 아이들은 잘 모르면서 배우게 된다. 따라서 둘 사이에는 어떤 상호작용도 없다. 서로가 질문을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이라고나 할까? 사실 이 문제는 단지 과학교육만이 아니라 한국의 교육 자체가 그렇지 않나 생각한다.

 

사족:

 

1) 휴스턴의 스페이스 센터는 미항공우주국(NASA: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이 운용하고 있는 18개의 연구기관 가운데 하나이며, 정식 명칭은 Lyndon B. Johnson Space Center이다. 부지 면적만 1,600에이커(약 196만평) 근무인원은 총 1만4천명에 이른다.

 

2) 이곳 존슨 우주센터는 관제업무를 담당하며, 발사업무는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해양공원 내에 위치한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수행한다.

 

3) 휴스턴은 퇴역한 우주왕복선 유치 경쟁에서 탈락했다. 디스커버리호는 워싱턴DC의 스미소니언박물관, 아틀란티스호는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 인데버는 LA의 캘리포니아 과학센터로 각각 이동할 예정이다. 따라서 나는 운이 좋아서 우주왕복선의 실물을 볼 수 있었다. 나중에 오면 다른 데로 가고 없을 것이다. 우주왕복선은 표면 여러 부분의 타일이 떨어져 나가고 그을린 것으로 보아 지구에 재진입할 때 마찰에 의해 고열이 발생했음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4)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 원문 중 일부이다.

We choose to go to the moon.

We choose to go to the moon in this decade and do the other things,not because they are easy,but because they are hard,because that goal will serve to organize and measure the best of our energies and skills,because that challenge is one that we are willing to accept,one we are unwilling to postpone,and one which we intend to win,and the others,too.

 

5) 몇 년 전에 유명했던 간행물 중에 “We never went to the moon”이라고 있었다. 인간은 달에 간 적이 없다는 내용이 요지라고 한다. 이에 편승하여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같은 주제의 내용이 방영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 한가지. 인간은 달에 한번만 다녀오지 않았다. 아폴로 11,12,14,15,16,17호(13호는 착륙 실패)가 다녀왔다. 한 우주선에는 3명씩 탑승하니까 이 모든 것을 날조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8명이 입을 맞춰야 한다.

 

6) 닐 암스트롱이 닉슨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끝내고나서 하고자 했던 일은 <낮잠>이었다고 한다. 달 표면에서의 낮잠... 원래는 한 4시간 정도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려 했는데,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 계획대로 이루지는 못했다고 고백했다. 대가는 역시 다르다...

 

7) 닐 암스트롱은 2012년 8월에 타계했다. 올드린과 콜린즈는 아직 살아있다. 콜린즈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애잔하고 우리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달의 뒤편으로 간 남자...

 

8)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마이클 콜린즈의 마지막 말을 확대 해석해서 그가 달의 뒤편에서 외계인을 보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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