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버지의 2박4일 푸켓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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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버지의 2박4일 푸켓여행기

이정민 6 1838
제 아버지가 푸켓으로 2박 4일 패키지를 다녀오셨는데 너무 좋으셨다면서 기행문을 쓰셨더군요.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저도 기분이 좋아 태사랑 식구분들에게 자랑(!)하려고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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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 여행공장
장소 : 태국 남부 푸켓지역

 전 올해 58세 남자로 아내와 함께 푸켓 패키지를 다녀왔습니다. 제가 쓴 여행기가 아직 여행을 하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준비하는데 도움을 주고, 이미 여행을 다녀오신 분들에게는 즐거웠던 추억을 되돌아 볼 수 있었음 하는 마음에서 펜을 들었습니다.

저는 해외 근무 차 중동 지방(걸프)과 태평양 괌, 마이크로네시아 군도인 팔라우 제도 등을 다녀온 적이 있어 해외여행이라면 어느 정도 경험이 있다고 생각하고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여행으로 제가 그동안 가졌던 해외여행에 대한 상식이 알량한 지식에 지나지 않았구나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번 푸켓으로의 여행은 내가 그동안 경험하고 상상했던 여행과는 그 수준이 달랐고 너무나 잘 갔다 왔다는 생각이 드는 여행이어서, 이렇게 기행문(감상문인가? ^^)을 써보려 합니다.

1. 한국 출발과 푸켓 도착
 제가 탔던 오리엔트 타이의 푸켓 직항 게이트는 가장 끝 쪽에 있던 47번 대문(게이트) 이였습니다. 비행기 출발 30분, 전 한참(?)을 걸어 개찰을 하고 드디어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곧 9시 15분이 되었고 비행기가 날아오를 때의 그 설레임.... 몸이 두둥실 뜨는 그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고, 그런 좋은 느낌은 여행 내내 계속 되었습니다..^^. 푸켓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스텝카(비행기 사다리..?)를 타고 내리면서 주위를 보니, 공항이 무척 작은 사이즈였습니다. 우리나라의 지방 공항정도의 크기였으니, 인천공항의 1/20정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정확한 수치는 아닙니다^^). 간단한 입국 절차를 마치고 공항 대기실로 나가니 아내와 제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든 현지인이 있어 처음에는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니 우리 김원준 가이드님(이하 김과장)이 ‘어서 오세요’라고 반갑게 맞아주셨고 그 덕에 마음을 놓고 서로를 소개했고 기사님과도 간단한 목례를 주고 받을 수 있었지요. 나와 보니 우리가 타고 다닐 차량이 있었는데 깨끗한 일제 도요타 승합차로, 3일 동안 편하게 타고 다닐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공항에 도착해서 우리 말고도 그래도 두 세 팀 정도 도착할 줄 알았는데, 너무나 운좋게 우리만 달랑 한 팀이었습니다(그래서 가이드님께는 좀 죄송했습니다^^). 또, 알고보니 가이드님이 저의 ‘한번 해병이면 영원한 해병’인, 해병대 후배여서 너무나 반가왔습니다. 해외 여행와서 가이드와, 손님으로 선후배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그래서 지구는 좁은가 봅니다.^^ 

2. 여행 첫 날
 승합차에 오르면서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냉방이 아주 잘되는 시원한 냉장고차를 타고 예정대로 절에 갔습니다. 저는 불교 신자라 여러 부처님과 지금은 생신불(ㄷ ㅡㅇ 신불)로 계시는 고귀하신 스님께 성불하고 경내를 돌아보는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나이든 노스님과, 젊은 스님 그리고 여러 절내의 경치를 둘러보며 필카로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잘 나왔음 좋겠네요. 절이 꽤 큰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김과장의 구수한 설명이 한 몫 해, 금새 여기저기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이후 일정이 시내 관광이었지만, 제가 불교 관련한 공간이 있음 그리로 가고 싶다고 말씀 드렸더니 고맙게도 변경해 주셨는데 우리팀이 아내와 저만 있어서 가능한 일 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간 곳이, 태국 스님과 중국인 노동자 사이에 분쟁 비스무레한 뭐가 있었는데(듣고도 잃어버림-_-a) 큰 스님의 성불과 지도력으로 화를 면했다고 하는 유서 깊은 산 꼭대기 어느 곳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 곳에서 유서 깊은 이야기를 들은 것도 좋았지만, 그 곳에 서니 시내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왔고 그 전경 또한 멋있더군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코끼리 트래킹을 하기 위해 고무나무 숲으로 이동했습니다. 순번을 기다린 후 코끼리 타는 전망대(?)에 올라가서 잠깐 기다리니 곧 코끼리와 운전수(ㅋㅋ)가 도착해서 코끼리 잔등을 밟고 의자에 앉았습니다. 코끼리 등을 발로 밟는 것이 코끼리가 측은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어 앉은 후 코끼리 잔등의 털을 털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등을 슬적 만져 보았는데 부드러운 맛이 하나도 없는 가죽에, 털은 돼지털 같아서 까실 까실하더군요. 잠시 후 폼 잡고 사진을 찍어 주셔서 서비스로 사진도 한 장 기분 좋게 받을 수 있었습니다. 고무나무 숲에 코끼리 트래킹 코스가 많은데 그 이유는 코끼리가 워낙 많이 먹고 많이 싸서 냄새가 워낙 지독한데, 고무나무 숲의 고무가 그 냄새를 중화시켜준다고 하네요. 트래킹 후 고무액도 직접 만져 보고 굳어버린 원액도 만져 보았는데 고무밴드 단단히 뭉쳐놓은 것 같더군요. 고무 나무씨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찌그러진 메추리알 같았습니다.
 첫날 먹은 음식은 수끼라는 태국식 음식으로 샤브샤브와 비슷한데 해산물을 물에 튀겨(?) 먹은 후 밥을 비벼 먹는 음식으로 꽤 맛있었습니다.
 트래킹 후 드디어 호텔로 돌아와 휴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호텔도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더 쾌적한 환경이었습니다. 해변 맞은 편에 호텔이 있었는데 비치와도 가까워서, 밤에는 마실을 나갔습니다. 맨발에 곱디 고운 은백사 모래밭을 이리 저리 뛰고 걸으며 발에 비벼보니 부드러운 감촉이 죽이더군요. 호텔은 3층 짜리 건물과 방갈로 열 개 정도로 이루어졌는데 우리 부부의 숙소는 방갈로 였습니다. 호텔보다 더 좋은 공간이라 무척 기분이 좋더군요.

3. 여행 둘째 날
 다음 날 첫 일정이었던 피피섬 구경을 위해 우리 다섯 식구(가이드님, 현지가이드님, 기사님 우리 부부 둘^^)는 부두로 출동하였습니다. 항구가에 내리니 옷에 부착하는 스티커형 배표를 나눠 주었고, 그 때 탔던 배는 타이만의 고유한 구경꾼 전문 수송선(적당한 표현이 생각 안 남^^)으로 우리 팀과 다른 여행사에서 온 다른 팀과 합류해서 한 시간 40여 분을 타고 갔지요. 가면서 들은 이야기인데, 피피섬이 ‘피피섬’이 된 이유는 하늘에서 보면 섬의모양이 알파벳 'P'와 비슷해서라고 하네요. 섬에 도착해서 해서 보니 피피섬은 정말 아름다운 섬이더군요. 물도 너무나 깨끗하고.. 즐겁게 해수욕을 하고 스노쿨링도 하고 싶었지만, 가이드님이 나이든 분들은 자제하는 게 좋다 해서 마음을 접었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이슬람 마을에서 상점을 구경한 후 한식으로 점심을 먹었는데 김치를 실컷 먹을 수 있었습니다(아일랜드 뷰 리조트가 좋긴 한데 김치가 안나오네요. 김치 가져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 아내는 김치를 너무 먹고 싶어했는데 가이드님께서 고맙게도 집에서 직접 싸다 주셨습니다) 점심 먹고 다시 신나게 해수욕하고 너무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요. 이번 여름에 피서를 못 갔는데 피피섬 가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와서 본전 쫘악~ 뽑았습니다^^. 아, 그런데 선크림 두둑히 바르고 가십시오. 태양이 매우 강렬합니다. 여기 모래 역시 우리나라 모래보다 너무나 보드랍고 고운 것이, 아직도 그 감촉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피피섬에서는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지만 안타까웠던 것은, 작년 쓰나미 이후 피폐해진 해변가의 나무, 호텔 등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는데 우리가 점심을 먹었던 호텔 같은 경우 2층에 있던 식당만 운영되고 있었지요.. 어떤 다이빙 숍은 네 기둥과 지붕만 있고 사방이 뻥 뚫려 마치 원두막 같은 인상이었고 부서진 건물 목재들이 쌓여져 있는 딱하고 안타까운 모습이었습니다.
 피피섬에서의 즐거웠던 시간을 접고 다시 한시간 30여분 동안 배를 타고 나와 허브사우나를 하러 갔습니다. 사우나 안에 들어서는 순간 향긋한 꽃내음이 온 몸을 감아 기대를 했지만.. 아뿔사.. 실내가 너무 뜨거워 5분도 있지 못하고 나왔지요. 너무 뜨거워서 다시 들어갈 엄두가 안나서 허브 사우나 일정을 접었는데 너무 빨리 끝낸 것 같아 김과장한테 쫌 미안하더군요^^.
 이후 타이식 뷔페를 맛보기 위해  타이 고유의 전통이 느껴지는 건물로 이동했습니다. 타이식 뷔페라고는 하지만 입맛에 잘 맞았고 우리나라 음식도 꽤 있어서 아주 즐겁고 맛있게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 김치가 있었는데 한국 관광객들이 워낙 많아서 두 번 째 가지러 가니까 금방 없어졌더군요. 김치가 귀하네요(피피섬에서의 식사도 그랬습니다). 그러므로 앞으로 가실 분들~! 김치 꼭 주우우우우운비~~~!
맛있는 저녁 식사 후 전통안마를 받기 위해 이동한 곳은 깔끔하고 쾌적한 곳이었습니다. 2시간 정도 목에서 발끝까지 맛사지를 받는데 이곳의 안마는 스님에게 전수 받은 정통 안마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받고 나니 온몸이 피로가 풀리고 개운한 것은 물론 귀국할 때 까지도 피로한 줄 몰랐습니다. 가시는 분들 다른 것은 몰라도(다른 것도 하면 좋지만^^) 안마는 꼭 꼭 받으시길 권해 드립니다. 후회 안하실 겁니다.

4. 여행 마지막 날
 김과장이 고맙게도 오전에 잠깐 짬을 내주어서 호텔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호텔 풀장에서 신나게 수영도 하고 레스토랑, 수영장, 정원 여기저기 사진도 찍고 호텔 앞의 까론 해변 모래 사장에서 동서남북 돌아가며 사진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호텔 수영장은 풀이 두 개인데 하나는 꾸불텅한 어른 풀과 하나는 자그마한 유아풀입니다. 호텔 수영장에서 노는 것도 꽤 괜챦았는데 튜브를 가져갔으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습니다^^. 일정에 여유가 있으신 분들, 아이들과 같이 가시는 분들은 튜브를 꼭 가져가세요~
 팡아만으로 이동하기 위해 다시 한 시간 30분을 자동차로 이동한 후 다시 길이4-5m 폭 1m 정도 되는, 버스 엔진을 장착한 소리 요란한 배를 타고 시끌벅적한 소음을 들어가며 30 여분 정도를 이동했습니다. 가는 도중 바다에서 자라는 맹글로 나무숲을 볼 수 있었고, 곧이슬람 해선식을 먹을 수 있는 수상 가옥에 도착했습니다. 이슬람 해선식 정말 입에 꼭 맞고, 푸짐해서 마음껏 먹을 수 있었지요. 여행 와서 먹은 음식들 모두가 입맛에 맞고 맛있었지만 이슬람 해선식도 정말 맛있습니다.
 식사 후 본격적인 구경을 위해 바다 가운데에 있는 카누 타는 모선 선착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선착장에서 카누와 닮은, 완전히 노로만 가는 고무 보트^^를 타고 관광을 시작했는데.... 비와 바람과 파도 그리고 오랜 세월이 만들어 온 기암괴석, 석순, 종유석, 석주 등의 아름다운 작품에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며 위대한 자연의 힘에 감탄만 할 뿐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하나 굴에 석순, 석주 등이 많이 있지만 여기 팡아만은 지상에 생긴 것이 특이했습니다.
 이후 보석점에서 보석 가공 제작 과정 등을 구경하고 주석, 보석, 면세품, 진주 등을 구경한 후 라텍스 가게로 이동했습니다. 제가 라텍스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이런 쇼핑 관광도  들을 만 했습니다.
 태국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한국 식당에서의 삼겹살, 상추, 안남미 밥(옛날에는 인도차이나 반도를 안남국이라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하지요), 된장, 김치를 먹었는데 꿀맛이더군요^^
 일정을 모두 마치고 공항으로 이동하는 데, 너무나 즐거웠던 이번 여행,  관광을 좀 더 하고 싶은 미련이 들더군요. 3일 동안 함께 했던 우리 태국 가족들과 아쉬움을 남긴 채 헤어진 후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김과장, 현지 가이드님, 기사님, 모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끝으로,, 가시는 분들은 구운 김, 김치 소포장 가지고 가시면 요긴하게 드실 수 있으실 겁니다. 꼭 가지고 가십시오. 그리고 라면 가지고 가셨다 가이드님 드리면 아주 좋아하실 겁니다. 저는 이번에 라면 챙겨 가려다 깜빡 잊었는데 가져갔으면 좋았을 뻔 했지요..

푸켓에서의 9월,, 멋있고 아름다운 곳에서 정말 행복하고 멋진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분들도 가셔서 멋지게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 오시기 바랍니다.

6 Comments
깔깔마녀 2005.09.28 22:46  
  아버지를 자랑스러워 하시는 이정민님도 참 좋구요.

글을 읽어보니 아버님이 참 따뜻하신 분 인것 같아서 더욱 좋았습니다.

좋은 가이드분 만나서 좋은 추억 만드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태국처자 2005.09.28 23:28  
  정민님이 넘 부러운 이마음~~~어찌 표현할까요;;;..
발로 밟은 것이 미안해서 코끼리 잔털을 쓰다듬어 주셨다는 아버님 ..
정민씨 정말 행복하신분이세요..^^

푸켓~저도 가고 싶네요..
부모님께서 함께 좋은 추억도 많이 만드시고~ㅎㅎ
내내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Miles 2005.09.29 07:38  
  2박4일짧은 일정에 3박5일 패키지 스케쥴을  다 즐기셨네요^^

여유가 있는 마음과 모든것을 긍정적으로 바라 보시는 시각이 저를 슬며시 미소짓게 하여 기분이 좋아요.[[원츄]]

그건 그렇고 위의 두 여인네 이시간 까정 안 주무세요???[[헉]]
geoff 2005.09.29 10:08  
  참 밝은 글입니다. 아버님께 감사드립니다.
옹박2 2005.09.30 00:35  
  아버님이 직접 올리시징 ㅎㅎㅎ
기행문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즐거운 추억 여행을 통해서 많이 만들어 가시길 바라겠습니다.
근데 스노클링은 괘안을 텐데요.... 괘기도 좀 보시구 좋았을 텐데
근데 아버님은 일밖에 모르고 사신분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너무 평범한 여행이라고 치부하는 사람도 많을 터인데 감동을 많이 받으셨다니 ㅎㅎㅎ
글을 보니 그런생각이 들었습니다.
문똘 2006.01.26 05:23  
  어라... 저는 스쿠버 할때도 나이드신 분들도 많이 한다고 괜찮다고 하던데... 저도 처음인데도 손쉽게 했고요.. 아무튼... 푸켓 또 가고 싶은 여행지네요 ^^ 10일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자꾸 아른아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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