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는 방콕, 앙코르왓(3)-우연과 인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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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는 방콕, 앙코르왓(3)-우연과 인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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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 아침
난 굉장히 불편한 아란행 버스를 193밧(물하고 카스타드를 줍니다)이나 주고 타면서 유리에 머릴 콩콩 부딫히며 졸고 있었다. 버스는 만원이다. 많은 태국인들이 서있고, 몇명의 외국인 나 그리고 한국사람이 유력한 여인들 둘이 바로 내 뒤에 앉아있다. 그들은 타이항공 담요를 덮고 있는게 아닌가. ㅋㅋ 저걸 가져오셨구만요.

버스는 계속 달리다 선다. 아침에 출근하는 선생님으로 보이는 태국여인, 군인들, 장사하는 아저씨, 맹인,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 그들과 나는 어떤 인연으로 같은 버스에서 아란으로 향해 달릴까.

내 얖에 앉은 아가씨 에어컨 바람이 싫은지 잠바를 걸치고 코를 막고 있다. 저런 내가 냄새가 나나. @.@

내가 탄 버스는 목을 가눌데가 없고 앞뒤 간격이 무척 좁았다. 덩치가 있는 나로서는 참 고역이었지만 태국의 시골길을 달리는 그 길에서 나는 잘도 잤다.

아란에 도착하고 나서 부터는 정말 설명서대로다. ㅋㅋ ILOVECAMBODIA에서 낙화유수님이 설명해준 그대로.. 국수도 닭고기 국수를 먹고 "타올라이캅~~"도 한번 외쳐주고, 초짜처럼 안보일라고 흥정도 안하고 뚝뚝에 타서는 "뽀이펫"한마디만 거칠게 외쳐준후 내릴때 70밧을 줬다. 아저씨 손으로 8을 만들며 더 달란다.  단호하다 나의 음성 "NO!!!"

육로로 국경을 넘어보니 기분이 색다르다. 곳곳의 부랑자와 거지아이들, 온갖 잡상인과 트레일러 버스 택시 혼돈의 시간과 공간. 어디에 굵은 금이 쳐져 있는 것도 아닌데. 여기를 넘어가면 캄보이아요, 저곳은 태국이다. 넘어가는 방법은  수월하다. 이놈들 건성건성이다. 그게 머니~~~~..잘하면 무기, 마약도 운반할수 있을거 같다는 가당찮은 생각마저 들었다. 흠..

자 이제 캄보디아다.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택시 정류장으로 갔다. 배운데로 그대로 또 해본다. "25달러 오케이?" 헉..그러나 택시가 없다. 오늘이 무슨 명절이란다. 오호라..이거야 이거..난 이런 우연이 좋아. 근데 50달러를 달라네.
어떤 놈은 핸드폰에 60을 보여준다. 까고 있네. 한국사람이 호구냐. 안되면 걸어가겠다는 생각을 했다(지금 생각하면 보통 미친 생각이 아니다.ㅋㅋ)

지나가는 오토바이를 붙잡고 시엠립가자 했다. (건성으로 공부해서 뽀이펫에서 시엠립이 어느 정도 거린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냥 길이 나쁘다는거만 알고 있었다.) 오토바이 아저씨 나를 귀신 보듯한다. 겁먹은 얼굴이다. 짜증이 난다. 우연은 좋은데 이런 상황이라면 곤란한데 ㅋㅋ. 택시 정류장 놈들 하룻밤 자고 가란다. 모든 택시가 파고다에 가있단다. 젠장. 머야 이거. 버스를 타 볼까 하고 있는데 택시 정류장 놈들이 영 못 믿어웠다. 자기네한테서 티켓을 끊으라는데..너나 끊어라 이 놈아.

그때 생각난게 아까 그 버스에서 내 뒤에 앉아있던 그 두 여인네를 찾아서 뿜빠이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국경으로..그들을 찾았다. 안보인다.
제길..뽀이펫에서 하룻밤 자버려..낙심하고 있는데 멀리서 그들이 보인다.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택시 같이 타고 가실래여??" 오호라. "네!(기다리고 있었습니다.)"45달러에 쇼부를 보고 우리는 달린다. 그 댄싱로드를.

그 여인들은 나보다 나이도 많은 누님들. 휴가차 오셨단다. 나를 버스터미널에서부터 봤는데 아주 능숙하게 돌아다니더란다. ㅋㅋ 다 태사랑의 힘이죠.
우리는 지겹게 달렸다. 5시간. 졸다깨도 그 소음은 계속되고 그길이 그길이다.
버스천장에 사람들이 매달려 가고, 깊이 패인 구덩이 앞에 버스를 세우고 차장이 구덩이를 매운다. 우리 택시는 도요다 캠리. 10만키로가 넘은 차로 잘도 달린다.


오전 10시정도에 출발하여 오후 3시에 시엠립에 닿았다. 누님들과 헤어지고 난 글로벌 게스트 하우스로..(1인 1박 9불)

톤레삽이 가고 싶어졌다. 일몰이 멋있다는 그곳을. 게스트 하우스에서 불러준 뚝뚝기사는 영어도 곧잘하는 23살짜리 코이와 나는 톤레샆으로 달렸다.

호수 앞에서 캄보디아 경찰이 돈을 많이 부른다고 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갔는데 아니나 다들까. 12불달란다. 노~ 5불!!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보면서 "넌 혼자다, 혼자서 배를 움직이니 돈 더 내라. 10명이나 오면 5불로 해준다." 그냥 나가본다. 뒤에서 잡을 줄 알았다.ㅋㅋ 안잡더라.
뚝뚝기사한테 설명하니 뚝뚝기사도 "넌 혼자니까 돈 더 내야 할꺼야~~" 제길 가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플리즈 9불~~~~~~플리즈, 플리즈" 왠지 비싸게 준거 같지만 9불주고 표를 끊고 배를 탄다.

14살짜리 꼬마 녀석이 배를 잘도 몬다. 이름이 "타"란다.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영어공부 열심히 하라고 훈계도 하고 별소리 다한다. 멋들어지는 일몰을 보고 가는데 짜식..팁포미~~를 외친다. 달러가 없어 20밧을 손에 쥐어주고 배를 내렸다.


거기서 내려서 뚝뚝기사하고 별얘기를 다했다. 오늘이 캄보디아에서 쯈분데이라고 15이동안 낚시하고 술마시는 명절이라는 얘기, 여자친구, 한국의 과일, 머 이런저런 얘기들을 아주 *쉬운* 영어로 얘기했는데. 짜식 쓸만하니 매일 데리고 다녀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저녁 사주면서 흥정을 봤다.

내가왈 :매일 일출과 일몰을 보겠다. (ㅋㅋ지금생각하면 미친짓이징.)밥은 무조건 시엠립으로 가서 먹겠다.
녀석왈: 가솔린이 많이 올랐어요 돈좀 더주세요.
에라 팁 포함해서 오늘거까지 50달러주기로 하고 게스트 하우스로 왔다. 샤워를 끝내고 내일 잉코르 왓에서의 거대한 일출을 기다리며 레드 피아노에서 한잔하고  침대에 몸을 묻었다.

잠들면서  나가신에게  "그래, 너무 설명서 대로만은 말고 이렇게 우연과 인연이 겹쳐지는 좋은 여행이 되기를..." 빌고싶었으나 몸은 이미 잠이 들어버리고 정신은 저 멀리 도망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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