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미와 신양의 태국 여행기 5-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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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미와 신양의 태국 여행기 5-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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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6일 여행 4일째





코끼리다 코끼리!

거대한 몸 유순한 눈 그리고 길다란 코!
코!

그야말로 나는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미친듯한 희열을 느끼며 코끼리 앞으로 가이드보다 먼저 뛰쳐나갔다.

어릴 때 어린이 대공원에서 밖에 본적이 없는 이 거대하면서도 유순한 짐승을 직접 타 볼 꺼라고 생각하니 너무너무 기대되고 흥분된다.
모두들 그 심정은 마찬가지인 듯 일제히 카메라를 꺼내는 폼이 미리 짠것이라도 한양 일사분란 하다.
그런데 갑자기 가이드와 코끼리담당 아저씨가 눈에 불을 키며 찍지 말라고 만류한다.
'코끼리가 놀란다는 것'이다.
ㅜ.ㅜ
모두들 아쉬운 마음으로 마지못해 카메라를 챙겼다.

드디어 드디어…
코끼리가 무릎을 꿇으면 우리가 그 무릎을 밟고 올라가는 거겠지?
하지만 역시 그것은 그냥 영화속의 얘기에 불과했다.
영화에서 봤던 거와는 달리 우리는 코끼리 키에 맞춰진 대 위로 차례차례 올라서서 준비된 코끼리를 바로 타면 끝.
매우 간단하고 안전하다.
대기 자리에 늘어선 코끼리를 보았다.
운 좋게도 우리가 제일 처음이다.
어미와 새끼로 보이는 코끼리가 나란히 같이 붙어 있는 것을 선두로 코끼리들이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다.
덩치에 걸맞게 큰 코끼리에는 어른이 작은 코끼리에는 어린 소년이 타고 있는데 대견하기도 하면서 씁쓸하다.
이곳에서는 어린 소년도 제 밥벌이를 해야 하는 것일까..

운 좋게도 우리가 제일 처음이라 딱 보기에도 제일 크고 유난히 튼튼해 보이는 코끼리가 배정이 되었다.
코끼리 등이 하도 넓어서 들었던 거와는 달리 아주 편안하고 낙낙했다,
저절로 안심이 된다.
끝내준다.
코끼리계의 엘리트다.
차로 치면 벤츠나 다름없는 승차감 이라고나 할까.
그래 한국에는 벤츠 휴대폰이 있듯이 너를 벤츠 코끼리라고 칭하마!

나란히 있어 덩치가 더욱 비교되는 겨우 새끼에서 벗어난듯한 작은 코끼리가 우리 다음이었는데 누가 탈꼬 하고 무심코 보니 덩치가 산 같은 서양남정네와 역시 한 크기하시는 한국남자분이 비좁게 같이 앉는다!
거기다 코끼리 조련사까지..
도합 세 명….
-_-;
코끼리가 절로 안쓰러워 보일 정도였다.
너무 힘들어 보인다…
ㅋㅋㅋㅋ
한국인 아저씨 표정 안 좋다.
내 같아도 조마 조마 할 것 같다.
게다가 저 어린 소년이 조련사로 있으니….
가만히 있어도 얼마나 위태위태 할꼬..

우연히 아는 친지를 만나 차를 얻어 탔는데 그 차가 티코다.
근데 100킬로를 밟고 있다.
티콘데 100킬로다..
벌벌 떨며 뒷 유리창을 보니 초보운전 딱지가 붙어 있음을 발견한 그 심정!!
말로 표현 못할 심정일 것이다.

아저씨의 그 복잡한 표정이 안쓰럽기 보다는 즐거웠다.
^_^
힘내세요
설마 죽기야 하겠습니까요
ㅎㅎㅎㅎ

숙련된 우리 코끼리 조련사의 신호를 받고 벤츠 코끼리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과연 흔들림도 거의 없고 안정적인 움직임이다.
실제로 코앞에서 보는 코끼리는 그리 깨끗하지는 않았다.
가죽도 두텁고 딱딱했으며 장미 가시는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두텁고 억센 긴 털이 슝슝 나있었다.
조심스레 만져보니 털이 하도 억세 따가울 정도였다.
그런데도 청년으로 보이는 조련사는 맨발로 코끼리 뒷목에 타고 있는데다 코끼리에게 신호를 줄때마다 양 다리에 힘을 줘서 방향을 조절했다.
우와,….
정말로 대단하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는 또 색달랐다.
우리가 즐거워 하며 풍경을 느긋하게 즐기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으악 하는 비명 소리가 들렸다.
오잉?
설마!
낙하사고?

내 기대와는 달리 멀쩡하게 따라오고 있는 티코 코끼리…
에이 뭐야…
한국인 아저씨가 소리지른다.

“그 코끼리 똥 싸요..걸어가면서 한 가득 싸고 있어요..”
허걱…

“정말요?”
“장난 아니에요….진짜 끝도 없어요!”

허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는 진짜 깜짝 놀랐다.
그것도 그럴 것이 우리 코끼리는 지나치는 풀을 내키는 대로 뜯어서 먹어치우면서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설마…
먹으면서 똥을 사다니!
걸으면서 먹는 것은 조금 추하긴 하지만 나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걸으며 먹으면서 똥을 사다니..
이것이 바로 고수의 내공인가!
가히 상상도 할 수 없을 고매한 수법!
코끼리 최고!!
우리가 선두였기에 코끼리 똥싸는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그 아저씨는 그냥 코 앞에서 라이브로 생생하게 본 셈이다.
옆에 외국인 아저씨도 눈이 둥그레 웃으면서 소리지르고 난리다.
저토록(?) 좋아하는 걸 보니 조금 못 봐서 아쉽기도 하다.
-_-

코끼리의 위대함은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어느 정도 가니 길이 없었다.
가파른 거의 90도에 가까운 내리막길뿐...
돌아가나?
했는데 코끼리가 내리막으로 성큼 내려간다.
순간 덜컥 하고 놀랐다.
으헥~
덩치가 큰 만큼 보폭도 상당.
한 걸음에 쑥 하고 내려가는 느낌이 꼭 제트 코스터 같다.
으윽
이 둔할 정도로 큰 몸이 당장이라고 넘어갈 것만 같아 간이 덜렁덜렁한다.
우리의 겁에 질린 얼굴에도 조련사 태연한 얼굴로 미소까지 보여주는 여유를 보인다.
-_-
자식아 우리 보지말고 정면을 봐라!
안전 운전 몰라? 안전 운전!
억 소리가 절로 난다.
코끼리가 뒤뚱뒤뚱 내려오는데 우리 몸도 흔들 흔들…
앗 하는 사이에 떨어질 것만 같다.
생각 탓인지 코끼리가 밟는 흙도 밟을 때마다 흩날리는 게 영 부실해 보인다.

아주 환상적인 내리막길이 끝나고 우리는 겨우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런데 사람 맘이 참 간사한 게 내려오고 나니 참 재밌게 여겨지는 것이다.

이런 게 바로 코끼리 중독 증상이 아닐까?
역시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동물이다.

얼마 타지도 않은 거 같은데 코스가 끝나고 말았다.
우리가 기대했던 것처럼 코끼리 대이동 이런 게 아니라 마을 주위를 그저 한바퀴 도는 게 끝이었다.
이른바 상품화된 코끼리 캠프 마을 이라 고나 할까…
쩝……아쉽다…

우리가 맨 처음인데다 상당히 빠른 편이었던 듯 다른 코끼리가 한참 뒤에 천천히 나타났다.
그런데…
타고 있는 코쟁이가 손에 카메라를 들고 신나서 연신 찍고 있는 게 아닌가!
코끼리가 놀란다더니 마는…
-_-
미동도 없다.
찍든 말든 니 맘대로 해라 라는 듯 아주 무관심.
뭐야 뭐야…
알고 보니 캠프에서 사진 찍어주는 것을 일종의 부업으로 삼고 있기에 일부러 사진 찍는 것을 금한 것이다.
생각 하면 할수록 사진을 못 찍어 아까워 죽을 거 같다.
ㅜ.ㅜ
분한 마음에 카메라를 가방에서 꺼내 두 장 찍었다.
그러다 가이드랑 눈이 딱 마주쳐 찔끔.
괜시리 찔려 카메라를 점검하는 척하면서 슬그머니 집어 넣었다.
-_-;;;
두 장 밖에 안 찍었는데…
하필 이럴 때 눈이 마주칠게 뭐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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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찍었던 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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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하자마자 안녕~! 비참한 심정.


캠프에서는 코끼리 먹이라고 바나나를 팔고 있었다.
코쟁이들 본체 만 체다.
그래 니들은 사진 많이 찍었으니 아쉬울 게 없겠지.
에이 이거나 해야겠다.
코끼리 간에 기별도 안 갈 거 같이 작은데도 20바트.
우선 수고한 우리 벤츠 코끼리한테 하나 주고…
넙죽 잘도 받아 먹는다.
자 또 하나…
하는데 내 앞에 내밀어진 무수한 코들….
처음의 코끼리 코에 대한 그 감격은 어디 가고 내 머리만한 게 굵기도 굵어 가까이서 보니 장난 아니다.
흠칫.
미친 듯이 길다란 코를 빼어 서로 달라고 난리인 코끼리들..
-_-;;;
난감하다.
귀여운 티코 코끼리에게 하나 주고…
코끼리 코가 마치 증식이라도 한 듯 한 다발이 나에게로 향하는 것은 오히려 주기가 무서울 지경이었다.
그래 티코 코끼리 많이 먹고 잘 크거라
하나 주고 또 하나 주는데 옆에 큰 코끼리가 뺏어먹는다.
자식이!!!
그런데다 도둑 심보도 유분수지 어찌나 식성도 좋은지 한번에 삼키고 더 내 놔라..한다.
정신없이 주다보니 손이 축축,,,
이게 뭐야 했더니…
코에 콧물이 줄 흐른다.
우웩…
ㅜ.ㅜ
벤츠 코끼리에게 미친 듯이 몇 개 되지 않은 바나나를 입가심하라고 주고 그 자리를 떠났다.

아 찝찝혀…

신양은 역시 즐거워했다. 친구가 아니라 웬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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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돼지 바 같은 것도 보인다. 사람의 입맛은 어디에나 비슷한가 보다. 그러고 보니 가격도 제일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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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은 이렇게 황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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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로 그린 그림. 종이를 잘 보면 커피로 그렸다고 적혀 있다. 먹는 걸로 장난하면 쓰나!

그렇게 우리의 트레킹이 끝이 났다.
무미건조한 풍경과 찌는듯한 더위에 지쳐 꾸벅꾸벅 정신없이 졸고 났더니 어느새 몇 시간이 훌쩍 흘러 카오산이다.
카오산 로드에서 정신이 멍한 가운데 우리는 내려졌다.

여긴 어디랴?
분명 몇 번이나 왔던 카오산 이건만 거기가 거기 같고 여기가 거기 같네.
우리는 추리한 몰골로 정신없이 숙소로 찾아왔다.
얼굴에는 개기름이 철철 넘치고 옷은 땀과 먼지에 쩔었다.
어찌나 추리했던지 그날 따라 그 많은 삐끼도 잠잠하더라….
카운터에 가니 김씨가 잘 처리했던 듯 열쇠를 내준다.

방에 들어서니 김씨의 짐이 한 가득…
그러고 보니 오늘 트레킹 간다고 했던 거 같던데…
-_-;;;;

우리는 우선 서로 다투어 몸을 씻었다.
조금 살 것 같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지만 시간은 금!

역시나 뻔할 뻔자…
맥주가 우릴 부른다~~~

신양 어제 갔던 하드락 까페 가자고 우긴다.
윽…
당연히 나는 노.
어제의 추태를 생각하면 누가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두렵기만 하다.
신양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나는 안 가본데 가보자며 RCA로 가자고 했다.
신양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인다.
휴…
우리는 택시를 타고 RCA로 향했다.
김씨가 그토록 칭찬하던 그 곳…
과연 어떤 곳일까?
두 근 반 세 근 반이다.
원래 여행의 목적은 태국의 열대 섬으로의 기행이었는데 어느새 태국의 밤 문화체험이 되고 말았다.
-_-
에이 뭐 달리고 보는 거야~!!

택시가 서고..
우리는 한참을 헤맸다.
그래서 사람한테 물어보니…
우리가 한참 지나치고 있는 긴 건물이 RCA란다.
허걱..
진짜 크다.

그 중에서 헬로군 추천인 Route 66로 들어가려는데..
현관을 지키고 서있는 경비로 보이는 양복 아저씨가 잡는다.

“아이디 카드”
-_-???

“야 아이디 카드가 뭐냐?”
“나도 몰라. 클럽전용 카드인가? 그게 있어야 들어 갈수 있나 봐”
“헬로군엔 그런 말 없던데…”
-_-;;
“아이 해븐트 아이디 카드”

아저씨가 참 난감한 얼굴을 했다.
영어를 몰라요 표정이다.
우리가 멀거니 처다 보고만 있자 그냥 들어가라고 손짓한다.
“야 들어가래”
“왜 잡았데?”

무식이 죄라고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갔다.
사실 주민등록증과 같은 신분증(외국인은 여권)을 대라는 말이었는데 그땐 아이디 카드가 뭔 말인지도 몰랐던 것이다.
^_^:;;
음…
참 넓다.
명성에 걸맞게 사람도 많았다.
근데 영 적응이 안 된다.
내가 알던 클럽들은 전부 일어선채로 광란의 춤을 추고 있었는데,,,
여기는 그런 것도 없고..
사람들이 그냥 얌전히 술이나 마시고 얘기하는 분위기다.
하드락 이나 수지펍과는 달리 거의 태국인 이었다.
그런데 전부 삐까뻔쩍 이다.
어찌나 잘 차려 입었던지 부티가 철철 흐른다.
명품에 번쩍이는 골드에…..
우리가 제일 빈 티가 났다.
신양 영 심란해 한다.
달리고 싶었는데 밴드도 없고 그냥 디제이가 요상한 음악만 줄기차게 틀어준다.

“우리가 너무 일찍 왔나 보다.”
“나가자 그냥”
“아니다. 들어온 김에 맥주라도 먹고 가자. 있어봐라. 설마 이렇게 끝나겠나. 좀 있음 뭔가 달라지겠지…”

맥주 두병을 시키고 술을 마시는데 우리 테이블 빼고 다 양주를 먹고 있었다.
-_-;;
우리 옆에는 연예인 뺨 칠 정도로 차려 입은 태국 여인네들 5명이 우르르 앉아서 딱 보기에도 진짜 비싸 보이는 그럴싸한 양주를 시키고 여유롭게 카드로 계산하고 있었다.
세상에…이런 곳도 있구나…
우리가 우물 안 개구리가 된 기분이다.

찜찜한 기분으로 화장실에 가니 허걱…
거울 앞이 온통 화장품이다,
가격표가 붙어 있는 것이 이용료가 있는 거 같지만…
옆에 화장을 열심히 하고 있는 태국 언니…
화장을 어찌나 두껍게 했는지 얼굴만 하얗다 못해 귀신같이 허옜다.
그런데도 끊임없이 분 칠을 계속 하고 있었다.
무서웠다.
-_-;;;

하릴없이 술을 마시는데 분위기는 더욱 더 꿀꿀 해저만 간다.
이게 뭐야…
내가 오자고 우겼기 때문에 계속 버티고 앉아 있었지만 태국 사람들 춤 출 생각을 안 한다.
나이트에서 춤을 안 추다니..
이게 말이 되나…
-_-
이건 정말 앙꼬 없는 붕어빵이요 속없는 만두다.
어이없다.
우리는 결국 맥주 한 병 씩 만 비우고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역시 아저씨를 비롯한 정장 입은 경비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명색이 락까페인데…아까 아까 전부터 열 받아 있던 신양은 잘하면 한대 칠 기색으로 아까의 아저씨한테 다가가 이 곳은 락 콘서트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한참의 통역 끝에 아저씨 고개를 젖는다.
무슨 말을 해도 모르쇠로 일관한다.
아이구 답답해…
보는 내가 답답하다.

그때 누군가 나의 어깨를 치고 사과도 없이 지나간다.
잘 걸렸다!
이런 4가지 없는 넘이 있나
버럭 돌아보니
띠리리~~
어머나!
그 넘과 눈이 마주쳤는데….
너무 잘생겼다!
지금 한창 뜨는 헨리랑 데니스 오같이 생겼다.
혼혈 같아 보였는데 이제껏 태국에서 본 누구보다도 핸섬한 외모에 큰 키, 잘 빼 입은 옷이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린다.
순간 말없이 침묵이 흐르고…
그래 잘생기면 다 용서가 된다!
순식간에 너그러운 마음이 절로 우러나왔다.
아아 간사한 여자의 마음…
그때 신양이 가자고 나를 잡아 끌면서 마법 같은 그 순간이 깨지고 말았다.
나는 그 때 뭐가 씌었는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나고 말았는데…지금 생각하니 아쉬워 죽겠다.
시비라도 한번 걸어볼 것을…
-_-
지금 생각하니 너무 순식간에 지나쳐서 아까운 마음에 그 외모를 미화시키고 있는 것도 같다.
그래..역시 그때 시비를 걸었어야만 했어…

신양의 강력한 주장으로 하드락 까페에 갔다.
내가 싫다고 버텼지만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신양의 말에 꺾일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
어느새 이렇게 시간이 흘렀던가….
내일이면 5일째에 접어든다.
내일 비행기를 타야만 하는 신양…
그래 산 사람 소원도 못 들어주리.
벽에 박힌 툭툭이 이색적인 입구로 마지못해 들어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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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툭. 폭주툭툭을 기억하는가? 문이 없다. 벽에 이 툭툭이 통째로 박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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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갔을 때 휴대폰으로 찍었던 하드락 까페. 역시 때깔 나는 자동차가 박혀 있다. ㅎㅎ
하드락 까페는 전 세계에 하나씩은 있다는 체인점 락 클럽 이다. 분위기는 홍대 클럽 분위기라고 생각하면 될 듯(물론 나는 홍대 근처에도 가본적이 없어 증명 할 수는 없지만 김씨가 그랬다)

발걸음이 무거웠다.
휴우,,,,,
암담하다.
그때 그 하이파이브 웨이터 만나면 어쩌지…
어제의 노터칭 사건도 생각 하면 할수록 남부끄럽다.
누가 날 알아보는 게 아닐까?
두근 두근…

그런 기우도 잠시…
역시 하드락 까페는 분위기가 짱이었다.
역시 모두들 일어나서 춤추고 있다.
너무 반갑다.
저 모습이 반갑게 느껴질 정도로 RCA의 충격은 컸다.
눈물이 날 정도다.
신나는 밴드의 생음악이 분위기를 흥분으로 몰아간다.
그래 이거야!

어제 그 밴드가 노래를 부른다.
아아 이 곡은…
태국에서 한창 유행 중이라 어느 곳에 가나 들을 수 있었던 Black Eyed Peas 의 Lets Get it started…
그냥 부르는 건데도 마치 테이프를 틀어 놓은 것처럼 그렇게 똑같을 수가 없다.

두둥 두둥 두둥….
Lets Get it started…
예헤~!
우후 우후~!!

아 신난다.
이 노래만 들으면 그냥 흥이 저절로 선다.
너무 좋다!
신양과 난 다시금 정신 없이 음악에 취해 그 순간을 즐겼다.
역시 태국 아가씨들 신내림이라도 받은 양 경련이 일어날 것만 같은 아찔한 춤을 추신다.
그래 우리들도!
그분이 오셨구나!
에헤라디야~~~
머리에 꽃 하나라도 꽂은 것처럼 미친듯이 리듬에 몸을 맡기어 뻣뻣 댄스를 추는 우리.
누가 막을 쏘냐!


신양의 마지막 밤이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5 Comments
내일 2005.10.13 02:00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원래 다른 사람 여행기에ㅔ 재미 있었다는 이야기는 안하는데 정말 재미있게 쓰셨네요. 물론 다 가본 곳이지만 정말 현장에 내가 있는 기분이네요
entendu 2005.10.13 08:56  
  ㅋㅋ .. 제가 처음으로 말을 탔던날...
승마의 기쁨보다는 etoil님말처럼.. 말이 걸어가면서 대,소변을 모두 해결하더군요. 어찌나 충격적이었던지..
뛸때는 발사-?-를 안하는데 걸어갈때는 발자국을 뗄때마다 뿌지직.뿌지직.. 덩어리도 실하구요. ㅋㅋㅋ
마지막에 도착지에 도착해서는 ....쏴아.. - 저는 소방차 출동한줄 알았다니까요..ㅋㅋ
말에 대한 환상이 모두 깨지던 그날...
그래도 승마는 재미있지요.ㅋㅋ
일상의 탈출 2005.10.14 00:38  
  코끼리 뒷목에 타는것 재미있습니다. 다음에 기회되시면 현지인에게 중간에 말하시고 타보세요^^  색다른 즐거움이 있습니다.[[유효]]
낙화유수 2005.10.14 22:38  
  개인적으로 관심이 고조 되는 여행기는 한정적인 편인데 정말 현장감 있는 리얼한 문장과 표현, 유머스런운 내용 전개에 힘 입어 지루한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문장력이 상당하십니다! ^^
같은 지역을 여행하게 되면 대 부분 같은 시각으로 접하고 느낄 수 밖에는 없을 것인데도 이렇게 특별난 재미를 선사하는 문장을 구사하는 분도 있군요! ^^
etoil 2005.10.16 17:20  
  모두들 정말 감사합니다.
그냥 송구스럽네요...
그리고 antendu님 너무 웃기네요.
우아해 보이는 말이 그런 존재일 줄이야...
나도 꼭 말을 타봐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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