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의 묻지마 관광~ 6
생선구이를 배 부르게 먹은 우리는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배 부르고, 시원하고...감방같이 답답하던 방이 천국처럼 느껴진다.
잠시 뒹굴뒹굴하다가 "팟퐁" 에 가기로 하고 숙소를 나선다.
택시를 처음으로 타 본다. 팟퐁까지 택시비 69밧.
기사 아저씨 영어 한 마디도 못하신다. 그래두, 친절하시다.( 이 분,카오산에서
우연히 또 만났었다. 우리를 먼저 알아보시고 되게 반가워하셨다.^^)
팟퐁에 내리니, 요기는 카오산과는 또 다른 별천지다.
정신 없는 네온사인에, 삐끼들에, 카오산만큼이나 많아보이는 외국인
여행자에, 현지인들까지 섞여 정신이 없다.
우리는 또 시장 구경을 즐긴다.
삼천포는 쇼핑을 싫어한다. 특이하게도 ㅡㅡ
가끔, 친구들 쇼핑 하는거 따라나서면 30 분도 안돼서 피곤해지고 짜증이
날라 그런다. 그래서, 쇼핑은 거의 인터넷을 이용하는 편이다. 가만히 앉아서
클릭 한 번에 배달까지 되니, 얼마나 편하고 좋은지..^^ 덕분에 사이즈가
안 맞아서 개시도 못 해보고 쳐 박아둔 옷이 옷장에 한가득이다..ㅡㅡ;
쇼핑을 싫어하는 삼천포지만, 여행지의 시장 풍경은 너무너무 좋다.
사는 건 특별히 없어도 분주해보이는 상인들 틈을 헤집고 다니며
이런저런 구경거리를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장을 지나 몇 블록 더 가니, 본격적인 카페 거리가 펼쳐진다.
삐끼 겸 서빙 보는 미청년(?)들의 호객 행위도 분주하다. 그, 중 유난히
적극적인 한 총각의 구애(?)에 못 이기는 척, "발코니"라는 이름의 카페에
앉는다. 노천 카페다. 하이네켄 한 병 씩을 시키고 앉아 맞은 편 카페에
앉아있는 사람들 과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니라 바쁘다.
우리 옆 테이블엔 태국인으로 보이는 너무나 말쑥해보이는 이쁜 총각
두 명이 앉아 있다. 너무 가까운 자리라 자연스레 대화가 오간다.
이쁜이들 : 안녕...니넨 누구니?
우리 : 우린 까올리야...
이쁜이들 : 방가^^ 우린 25 살인데..니넨 몇 살이니?
우리 : 음.. 난 포티 식스고, 얜 포티 세븐이야....(이때까진 정말
조크였었다.ㅡㅡ)
웃기라고 한 말이건만, 이쁜이들 그대로 믿는 눈치다. ㅡㅡ;;;
자꾸만,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우리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본다.
리얼리? 리얼리? 하면서, 강한 의문을 제기하던 이쁜이들은 ..나중엔
지쳤는지 아님 그 말을 믿는 건지 ㅡㅡ 조용해 지더라... ㅠ_ㅠ
나중에 우연히 알게 된 거지만, 우리가 지나가다 우연히 갔던 이 카페는
게이들의 집합소(?)로 유명한 카페였다. 맞은 편 카페 "텔레폰" 과 더불어
양대 산맥이라나..머라나...어쩐지, 심하게 물이 좋더라니....이 세상에
잘난 넘들은 유부남과 게이뿐이라더니.. ㅡㅡ 멋 모르고 가서 괜히 눈만
높아져서 왔다.
삼천포에게 눈웃음을 살랑살랑 치던 그 서빙남도, 우리 옆 테이블의 그
이쁜이들도 모두 게이였더란 말인가~~~으으으~~~다들, 그림의 떡이었구나
발코니 카페를 나와, 우리는 그 옆 카페로 간다. 라이브 밴드가 있는 곳이다.
밴드의 연주와 노래 실력은 그럭저럭 훌륭하다.
삼천포, 이 밴드 기타리스트에게 한 방에 삘! 받았다. 태국에서 본 남정네중에
젤루 잘 생겼다. 내, 외국인 통틀어 젤루 잘 생겼다....유후~~~!
삼천포 어린 시절 부터 꽃미남 밝힘증세 심각했다. ㅡㅡ
심지어는 울 막둥이 친구넘들까지 미모순으로 차별해서 이뻐한다.
그렇다.삼천포는 외모지상주의자다. ㅡㅡ
이건 순전히 울 모친에게서 받은 유전적인 영향이다. 울 모친, 삼천포가
꽃다운 20대 초반이던 시절 늘 입에 달고 사시던 말씀이 "장동건같은
사윗감 하나 데려와라.." 이셨다. ㅡㅡ 장동건이 옆집 총각이나 뒷집 총각도
아니구 그런 조각같은 외모를 어디서 섭외한단 말인가..ㅡㅡ
울 모친은 딸의 외모 상태는, 신경 안 쓰시고 눈만 디립다 높으셨다.
삼천포의 동생이 결혼한다고, 남친을 인사시키러 데려온댔더니..울 모친의
첫 질문이 " 걔 잘생겼냐? " 이셨다...다른집 모친들 다 물어보시는 학벌이나
집안, 기타등등에 관한 질문은 하나도 안 하셨다.ㅡㅡ
울 모친은 우리 3남매를 친척들 모임이나 결혼식에 데려 가는 걸 무지
즐기신다. 삼천포의 상태만 좀 안 좋아서 글치, 동생들은 키도 크고
다들 한인물한다. 친척들이 "아유~ 애들이 다들 어쩜 이렇게 훤칠하니
이뻐요?" 라고 말씀하시는 걸 즐기신다. ㅡㅡ; (근데, 울 친척들 우리 셋을
쭈욱 훑어보시다가 삼천포에게만 유독 연민의 시선을..ㅡㅡ 그 시선들 좀
이제 그만 거두어 주셨으면...소심한 삼천포..상처 받는다.ㅡㅡ)
첨엔, 그런 걸 즐기는 모친이 유치하다고 생각했었지만...우연히 듣게 된
모친의 사연에 쪼매 마음이 짠했다.
울 모친, 첨에 시집 오셔서 새색시였을 때 처음 본 도련님(삼천포의 삼촌)의
첫 마디가 " 왜 이렇게 못생겼어..." 였다나...인물 훤하기로 온동네 방네
소문 났던 큰어머니에 비교되어 더더욱 상처를 많이 받으셨다고 한다.
그 후론, 최대한 모친의 모임에 많이 따라다니려고 노력했다. 그런 것도
나름대로의 아주 작은 효도라고 생각하면서...
얘기가 또 삼천포로 빠졌다.
다시 여행기로 돌아가서, 밴드의 노래는 들을만하지만, 카페 안 풍경은
그리 볼 만 하지 않다. 라이브 음악을 감상하며 적당히 리듬에 몸을 맡기려던
계획이, 현지녀들의 노골적인 작업 분위기로 인해 뻘쭘해진다.
삼겹, 사겹으로 개떡칠한 화장에 똥꼬 치마에 서양 할배들의 궁디를
쪼물딱거리며 블루스를 추는 그녀들로 인해 앉아있기도 좀 불편하다.ㅡㅡ
그네들의 직업(?) 이자, 직업에 충실한 행위들이겠지만 ...그리 보기 좋은
그림은 아니다.
우리는 카페를 나와 카오산으로 돌아가기 위해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넓은 유리창으로 훤히 보이는 한 카페에선 게이쇼가 한창이다. 잠시
들여다본다. 못생긴 게이가 공주옷 차림으로 미니 뮤지컬중이다.
귀엽다 ㅡㅡ 유치찬란해서 ㅡㅡ
카오산으로 다시 돌아온 우리는 숙소 근처 카페에서 쌀국수에 맥주 한 병을
마시며 오늘 하루를 정리한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피곤한 가운데서도 설레이기도 한다.
잠들기 직전인데, 쌀국수 한 그릇을 몽땅 다 비운다.
며칠전에 입고 온 청바지가 벌써 터질라 그런다. ㅡㅡ
삼천포 태어날때부터 기골이 장대했었다.
결혼 후 한참만에 귀하게 얻은 첫아기라 부모님은 금이야 옥이야 키우셨다.
삼천포가 기침 한 번만 해도 한약방으로 쌩~ 하니 달려가 보약을 지어
먹이셨다.( 타고난 떡대에 보약발까지 잘 받아서 아주 튼실한 몸매가
되었다.ㅡㅡ 울 모친이 원망스럽다 ㅡㅡ)
울 옆집 아지매는 삼천포의 돐사진을 보시더니 초등학교 입학 사진인 줄
알았다고 하셨다. ㅡㅡ;
10월 11일 여행 넷째 날.
시장에서 아침으로 쌀국수를 먹었다.10밧.
가격 대비 대만족이다. 무지 개운하고 담백하다.
오전에 전신 맛사지를 받으러 간다.
다 벗어야 한단 말에 몸 사리는 삼천포 ㅡㅡ 때밀이 아줌마라고 생각하라는
미나의 말에 용기를 얻어 따라간다.
낸시 맛사지샵. 1시간에 250 밧이다.
2층으로 올라가니 잠시 후 맛사지사 2명이 따라 들어온다.
미나의 파트너 젊은 여자다.
삼천포는 남자다. ㅡㅡ 아저씨다. ㅡㅡ
흐미~ 부끄러운거~~ㅡㅡ
아저씨가 보는 데서 옷을 훌렁훌렁 벗는다. 시집도 안 간 처자가 외간 남자
앞에서 옷을 벗다니 ㅡㅡ;
삼천포 앞으로 눕는다.
아저씨 웃는다.
뒤로 돌아 누우란다. ㅡㅡ;
쪽 팔리다. ㅡㅡ;
아저씨 삼천포 등판에 오일을 바르더니 마구마구 주무른다. 등판 넓은
삼천포..왠지 좀 미안해진다.
요기조기 전신을 마구마구 맛사지해준다.
앞으로 돌아누우란다. 이불로 알아서 가려준다. 그래도 부끄럽다.
허벅지를 맛사지한다.무지 간지럽다. 키득키득 웃는다.
삼천포 : 미나야..넌 안간지럽니? 난 못 참겠어...넘 간지러..
미나 : 난 안 간지럽고 시원한데...
삼천포 : 난 안 시원하고 간지럽기만 해...
미나 : 너 너무 느끼는거 아냐?
삼천포 : -_-;;;
그렇다. 삼천포는 느끼는 거였나 보다. -_-;;;
맛사지사 아저씨 은근히 웃긴다.
말도 많이 시킨다.
같이 수끼 먹으러 가자고 조른다.ㅡㅡ
삼천포 자는 척 한다 ㅡㅡ;
맛사지를 받고 나와, 우리는 배를 타러 방람푸 선착장으로 간다.
길을 건너려고 하는데 유난히 차들이 많다. 무서워서 못 건너다가 씩씩하게
건너는 현지인 총각들 발견. 마치 일행인 양 총각 옆에 찰싹 붙어서
길을 건넌다.
총각들 주차해 놓은 차의 문을 연다.
삼천포 장난 삼아 미나에게 "저 총각들한테 태워달라 그럴까??" 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미나 그총각들에게 "어디 가슈?" 하고 묻고 있다.
빠르다 ㅡㅡ
그들은 차이나타운에 간다고 한다.
우리는 오후에 갈 예정이었지만, 냉큼 탄다.ㅡㅡ 역시 행동 빠르다 ㅡㅡ
좁은 차 안에서 우리들은 수다를 떤다.
24살의 귀여운 총각들이다.
몹시도 수줍어하며 말을 건넨다.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가 어느새
차이나타운에 도착. 왜 길도 안 막히는겨 ㅜㅡ;;
우리는 태워다 준 보답으로 한국 돈 1000 원씩을 선물로 건넨다.
그들, 몹시 신기해 한다.
퇴계 이황의 그림을 열심히 들여다보더니 킹 이냐고 묻는다.
저급 영어로 머라고 설명해줘야 하나... ㅡㅡ
그냥, 원스 어폰 어 타임때 아주 유명했던 할배라고 대충 설명해준다.
서울 가면 영어 학원 등록부터 해야겠다 ㅡㅡ
내리는데 그들이 명함을 준다.내일 간다고 하니까..꼭 연락하란다...
태국 총각들..꽤나 수줍어한다.
그후로 그들에게 연락하진 않았지만, 지금도 그들에게 감사하고 있다.
낯선 외국인들의 무리한 부탁을 곤란해 하지 않고 들어 준, 매너 있고
상냥했던 태국 총각들~~~ 고마웠어요~~~^^
* 아이고~ 글쓰기도 중노동이군요..^^;
삼천포가 어깨 결림이란 지병에 시달리다보니, 한 편 쓰고 나면 어깨가
빠질 것 같네요..^^;
어떤 님이 저에게 게으름의 극치란 리플을 남기셨는데, 과찬에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그렇습니다 ㅡㅡ 삼천포 한 소심합니다.
아침 6시면 칼같이 일어나서 12시에 잠드는 나름대로 살인 스케줄였는데..
새벽 사원 찍고, 박물관 찍고..머 그래야 하나요?
것보다 전 발품 팔아가면서, 시장 구경하고 사람들 만나서 수다 떨고
술이나 한 잔 하고..요런 스케줄이 훨씬 더 즐겁습니다..
여행이란게 자기 자신이 즐거우라고 가는거니까...제자신의 즐거움 면에선
이번 여행은 최고였습니다!!!^^
컴맹이라..사진 달랑 두 장 올리기도 힘드네요..^^;
위의 사진은 라이브 밴드 기타리스트(삼천포가 반한..^^)
밑의 사진은 묻지마 관광의 멤버랍니다^^(벼룩 시장에서 산
귀걸이...화려하죠? ㅋ)
배 부르고, 시원하고...감방같이 답답하던 방이 천국처럼 느껴진다.
잠시 뒹굴뒹굴하다가 "팟퐁" 에 가기로 하고 숙소를 나선다.
택시를 처음으로 타 본다. 팟퐁까지 택시비 69밧.
기사 아저씨 영어 한 마디도 못하신다. 그래두, 친절하시다.( 이 분,카오산에서
우연히 또 만났었다. 우리를 먼저 알아보시고 되게 반가워하셨다.^^)
팟퐁에 내리니, 요기는 카오산과는 또 다른 별천지다.
정신 없는 네온사인에, 삐끼들에, 카오산만큼이나 많아보이는 외국인
여행자에, 현지인들까지 섞여 정신이 없다.
우리는 또 시장 구경을 즐긴다.
삼천포는 쇼핑을 싫어한다. 특이하게도 ㅡㅡ
가끔, 친구들 쇼핑 하는거 따라나서면 30 분도 안돼서 피곤해지고 짜증이
날라 그런다. 그래서, 쇼핑은 거의 인터넷을 이용하는 편이다. 가만히 앉아서
클릭 한 번에 배달까지 되니, 얼마나 편하고 좋은지..^^ 덕분에 사이즈가
안 맞아서 개시도 못 해보고 쳐 박아둔 옷이 옷장에 한가득이다..ㅡㅡ;
쇼핑을 싫어하는 삼천포지만, 여행지의 시장 풍경은 너무너무 좋다.
사는 건 특별히 없어도 분주해보이는 상인들 틈을 헤집고 다니며
이런저런 구경거리를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장을 지나 몇 블록 더 가니, 본격적인 카페 거리가 펼쳐진다.
삐끼 겸 서빙 보는 미청년(?)들의 호객 행위도 분주하다. 그, 중 유난히
적극적인 한 총각의 구애(?)에 못 이기는 척, "발코니"라는 이름의 카페에
앉는다. 노천 카페다. 하이네켄 한 병 씩을 시키고 앉아 맞은 편 카페에
앉아있는 사람들 과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니라 바쁘다.
우리 옆 테이블엔 태국인으로 보이는 너무나 말쑥해보이는 이쁜 총각
두 명이 앉아 있다. 너무 가까운 자리라 자연스레 대화가 오간다.
이쁜이들 : 안녕...니넨 누구니?
우리 : 우린 까올리야...
이쁜이들 : 방가^^ 우린 25 살인데..니넨 몇 살이니?
우리 : 음.. 난 포티 식스고, 얜 포티 세븐이야....(이때까진 정말
조크였었다.ㅡㅡ)
웃기라고 한 말이건만, 이쁜이들 그대로 믿는 눈치다. ㅡㅡ;;;
자꾸만,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우리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본다.
리얼리? 리얼리? 하면서, 강한 의문을 제기하던 이쁜이들은 ..나중엔
지쳤는지 아님 그 말을 믿는 건지 ㅡㅡ 조용해 지더라... ㅠ_ㅠ
나중에 우연히 알게 된 거지만, 우리가 지나가다 우연히 갔던 이 카페는
게이들의 집합소(?)로 유명한 카페였다. 맞은 편 카페 "텔레폰" 과 더불어
양대 산맥이라나..머라나...어쩐지, 심하게 물이 좋더라니....이 세상에
잘난 넘들은 유부남과 게이뿐이라더니.. ㅡㅡ 멋 모르고 가서 괜히 눈만
높아져서 왔다.
삼천포에게 눈웃음을 살랑살랑 치던 그 서빙남도, 우리 옆 테이블의 그
이쁜이들도 모두 게이였더란 말인가~~~으으으~~~다들, 그림의 떡이었구나
발코니 카페를 나와, 우리는 그 옆 카페로 간다. 라이브 밴드가 있는 곳이다.
밴드의 연주와 노래 실력은 그럭저럭 훌륭하다.
삼천포, 이 밴드 기타리스트에게 한 방에 삘! 받았다. 태국에서 본 남정네중에
젤루 잘 생겼다. 내, 외국인 통틀어 젤루 잘 생겼다....유후~~~!
삼천포 어린 시절 부터 꽃미남 밝힘증세 심각했다. ㅡㅡ
심지어는 울 막둥이 친구넘들까지 미모순으로 차별해서 이뻐한다.
그렇다.삼천포는 외모지상주의자다. ㅡㅡ
이건 순전히 울 모친에게서 받은 유전적인 영향이다. 울 모친, 삼천포가
꽃다운 20대 초반이던 시절 늘 입에 달고 사시던 말씀이 "장동건같은
사윗감 하나 데려와라.." 이셨다. ㅡㅡ 장동건이 옆집 총각이나 뒷집 총각도
아니구 그런 조각같은 외모를 어디서 섭외한단 말인가..ㅡㅡ
울 모친은 딸의 외모 상태는, 신경 안 쓰시고 눈만 디립다 높으셨다.
삼천포의 동생이 결혼한다고, 남친을 인사시키러 데려온댔더니..울 모친의
첫 질문이 " 걔 잘생겼냐? " 이셨다...다른집 모친들 다 물어보시는 학벌이나
집안, 기타등등에 관한 질문은 하나도 안 하셨다.ㅡㅡ
울 모친은 우리 3남매를 친척들 모임이나 결혼식에 데려 가는 걸 무지
즐기신다. 삼천포의 상태만 좀 안 좋아서 글치, 동생들은 키도 크고
다들 한인물한다. 친척들이 "아유~ 애들이 다들 어쩜 이렇게 훤칠하니
이뻐요?" 라고 말씀하시는 걸 즐기신다. ㅡㅡ; (근데, 울 친척들 우리 셋을
쭈욱 훑어보시다가 삼천포에게만 유독 연민의 시선을..ㅡㅡ 그 시선들 좀
이제 그만 거두어 주셨으면...소심한 삼천포..상처 받는다.ㅡㅡ)
첨엔, 그런 걸 즐기는 모친이 유치하다고 생각했었지만...우연히 듣게 된
모친의 사연에 쪼매 마음이 짠했다.
울 모친, 첨에 시집 오셔서 새색시였을 때 처음 본 도련님(삼천포의 삼촌)의
첫 마디가 " 왜 이렇게 못생겼어..." 였다나...인물 훤하기로 온동네 방네
소문 났던 큰어머니에 비교되어 더더욱 상처를 많이 받으셨다고 한다.
그 후론, 최대한 모친의 모임에 많이 따라다니려고 노력했다. 그런 것도
나름대로의 아주 작은 효도라고 생각하면서...
얘기가 또 삼천포로 빠졌다.
다시 여행기로 돌아가서, 밴드의 노래는 들을만하지만, 카페 안 풍경은
그리 볼 만 하지 않다. 라이브 음악을 감상하며 적당히 리듬에 몸을 맡기려던
계획이, 현지녀들의 노골적인 작업 분위기로 인해 뻘쭘해진다.
삼겹, 사겹으로 개떡칠한 화장에 똥꼬 치마에 서양 할배들의 궁디를
쪼물딱거리며 블루스를 추는 그녀들로 인해 앉아있기도 좀 불편하다.ㅡㅡ
그네들의 직업(?) 이자, 직업에 충실한 행위들이겠지만 ...그리 보기 좋은
그림은 아니다.
우리는 카페를 나와 카오산으로 돌아가기 위해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넓은 유리창으로 훤히 보이는 한 카페에선 게이쇼가 한창이다. 잠시
들여다본다. 못생긴 게이가 공주옷 차림으로 미니 뮤지컬중이다.
귀엽다 ㅡㅡ 유치찬란해서 ㅡㅡ
카오산으로 다시 돌아온 우리는 숙소 근처 카페에서 쌀국수에 맥주 한 병을
마시며 오늘 하루를 정리한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피곤한 가운데서도 설레이기도 한다.
잠들기 직전인데, 쌀국수 한 그릇을 몽땅 다 비운다.
며칠전에 입고 온 청바지가 벌써 터질라 그런다. ㅡㅡ
삼천포 태어날때부터 기골이 장대했었다.
결혼 후 한참만에 귀하게 얻은 첫아기라 부모님은 금이야 옥이야 키우셨다.
삼천포가 기침 한 번만 해도 한약방으로 쌩~ 하니 달려가 보약을 지어
먹이셨다.( 타고난 떡대에 보약발까지 잘 받아서 아주 튼실한 몸매가
되었다.ㅡㅡ 울 모친이 원망스럽다 ㅡㅡ)
울 옆집 아지매는 삼천포의 돐사진을 보시더니 초등학교 입학 사진인 줄
알았다고 하셨다. ㅡㅡ;
10월 11일 여행 넷째 날.
시장에서 아침으로 쌀국수를 먹었다.10밧.
가격 대비 대만족이다. 무지 개운하고 담백하다.
오전에 전신 맛사지를 받으러 간다.
다 벗어야 한단 말에 몸 사리는 삼천포 ㅡㅡ 때밀이 아줌마라고 생각하라는
미나의 말에 용기를 얻어 따라간다.
낸시 맛사지샵. 1시간에 250 밧이다.
2층으로 올라가니 잠시 후 맛사지사 2명이 따라 들어온다.
미나의 파트너 젊은 여자다.
삼천포는 남자다. ㅡㅡ 아저씨다. ㅡㅡ
흐미~ 부끄러운거~~ㅡㅡ
아저씨가 보는 데서 옷을 훌렁훌렁 벗는다. 시집도 안 간 처자가 외간 남자
앞에서 옷을 벗다니 ㅡㅡ;
삼천포 앞으로 눕는다.
아저씨 웃는다.
뒤로 돌아 누우란다. ㅡㅡ;
쪽 팔리다. ㅡㅡ;
아저씨 삼천포 등판에 오일을 바르더니 마구마구 주무른다. 등판 넓은
삼천포..왠지 좀 미안해진다.
요기조기 전신을 마구마구 맛사지해준다.
앞으로 돌아누우란다. 이불로 알아서 가려준다. 그래도 부끄럽다.
허벅지를 맛사지한다.무지 간지럽다. 키득키득 웃는다.
삼천포 : 미나야..넌 안간지럽니? 난 못 참겠어...넘 간지러..
미나 : 난 안 간지럽고 시원한데...
삼천포 : 난 안 시원하고 간지럽기만 해...
미나 : 너 너무 느끼는거 아냐?
삼천포 : -_-;;;
그렇다. 삼천포는 느끼는 거였나 보다. -_-;;;
맛사지사 아저씨 은근히 웃긴다.
말도 많이 시킨다.
같이 수끼 먹으러 가자고 조른다.ㅡㅡ
삼천포 자는 척 한다 ㅡㅡ;
맛사지를 받고 나와, 우리는 배를 타러 방람푸 선착장으로 간다.
길을 건너려고 하는데 유난히 차들이 많다. 무서워서 못 건너다가 씩씩하게
건너는 현지인 총각들 발견. 마치 일행인 양 총각 옆에 찰싹 붙어서
길을 건넌다.
총각들 주차해 놓은 차의 문을 연다.
삼천포 장난 삼아 미나에게 "저 총각들한테 태워달라 그럴까??" 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미나 그총각들에게 "어디 가슈?" 하고 묻고 있다.
빠르다 ㅡㅡ
그들은 차이나타운에 간다고 한다.
우리는 오후에 갈 예정이었지만, 냉큼 탄다.ㅡㅡ 역시 행동 빠르다 ㅡㅡ
좁은 차 안에서 우리들은 수다를 떤다.
24살의 귀여운 총각들이다.
몹시도 수줍어하며 말을 건넨다.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가 어느새
차이나타운에 도착. 왜 길도 안 막히는겨 ㅜㅡ;;
우리는 태워다 준 보답으로 한국 돈 1000 원씩을 선물로 건넨다.
그들, 몹시 신기해 한다.
퇴계 이황의 그림을 열심히 들여다보더니 킹 이냐고 묻는다.
저급 영어로 머라고 설명해줘야 하나... ㅡㅡ
그냥, 원스 어폰 어 타임때 아주 유명했던 할배라고 대충 설명해준다.
서울 가면 영어 학원 등록부터 해야겠다 ㅡㅡ
내리는데 그들이 명함을 준다.내일 간다고 하니까..꼭 연락하란다...
태국 총각들..꽤나 수줍어한다.
그후로 그들에게 연락하진 않았지만, 지금도 그들에게 감사하고 있다.
낯선 외국인들의 무리한 부탁을 곤란해 하지 않고 들어 준, 매너 있고
상냥했던 태국 총각들~~~ 고마웠어요~~~^^
* 아이고~ 글쓰기도 중노동이군요..^^;
삼천포가 어깨 결림이란 지병에 시달리다보니, 한 편 쓰고 나면 어깨가
빠질 것 같네요..^^;
어떤 님이 저에게 게으름의 극치란 리플을 남기셨는데, 과찬에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그렇습니다 ㅡㅡ 삼천포 한 소심합니다.
아침 6시면 칼같이 일어나서 12시에 잠드는 나름대로 살인 스케줄였는데..
새벽 사원 찍고, 박물관 찍고..머 그래야 하나요?
것보다 전 발품 팔아가면서, 시장 구경하고 사람들 만나서 수다 떨고
술이나 한 잔 하고..요런 스케줄이 훨씬 더 즐겁습니다..
여행이란게 자기 자신이 즐거우라고 가는거니까...제자신의 즐거움 면에선
이번 여행은 최고였습니다!!!^^
컴맹이라..사진 달랑 두 장 올리기도 힘드네요..^^;
위의 사진은 라이브 밴드 기타리스트(삼천포가 반한..^^)
밑의 사진은 묻지마 관광의 멤버랍니다^^(벼룩 시장에서 산
귀걸이...화려하죠?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