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켓]Shall we Div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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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켓]Shall we Dive? #1

바쿠지센 0 980
호주에서 토마토 따고 피망 따서 그야말로 피와 땀으로 응고시켜 모은 돈으로
얼떨결에 태국으로 온지 이제 한달이 조금 넘었다.
여행 정보는 커녕 태국 지도 한 장 없었다.
태국=오로지 방콕 푸켓이었다.
그런 내가 캄보디아 베트남 찍고
지금은 또 어떻게 어떻게 푸켓.
그리고 내일부터는 느닷없이 스쿠버 다이빙 오픈 워터 자격증 준비.
뭐하는 짓일까.
아직 얼떨떨하다.
이제 거의 여행 막바지라 더 이상의 돌출 행동을 위한 자금도 여의치 않았고
캄보디아와 베트남(역시 계획에 없던) 여행으로 약간은 심신이 지쳐있었기에
사실 푸켓에서는 팅가팅가 쉬면서 맛사지며 쇼핑이며 어디 나도 한 번
'질러'보려했건만 이런 식으로 '지르게' 될 줄이야..
푸켓에 도착하고 택시기사부터 숙박까지 퉁퉁 뒤통수를 맞고 나서
(뒤통수를 맞았다기보단 사실 정보 부족으로 오는 뒤틀림)
태사랑을 통해 한국인 게스트 하우스(이 곳 '섬')을 찾아왔다.
사장님 사모님 스텝분들 모두 이번 여행 중 최고 만족이다.
아직 본적적인 성수기가 아니라 그런지 사람이 적어 가족같은 분위기로
은근한 따뜻함을 준다.(한국을 떠난지 6개월이 넘은 나에겐 정말...)
다이빙 자격증코스를 밟는 동안은 숙박도 무료. 아싸.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여기저기 붙어있는 스쿠버의 세계에 대한 자료들로
'흠 나도 체험다이빙이나 한 번 해볼까' 했다.

'푸켓에서 제일 뭐 하고 싶어요?'
'그냥 피피섬 투어랑 다이빙이나 한 번...'
다이빙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사장님의 열띤 스쿠버 사랑.
스쿠버의 '스'자도 모르는 나까지 흥분된다.
주섬주섬 주머니에서 나도 모르게 돈을 나온다.
밤 늦게까지 책을 펼치고 공부를 한다.

스쿠버에 이미 빠져있는 분들 얘기를 들어보니
처음 시작은 모두 한결같이 '얼떨결'이란다.
나는 지극히 정상이구나.
그리고 내일 처음 풀장 잠수를 시작한다.
약간은 긴장도 되고 또 슬금슬금 겁도 난다.
과연 이게 잘하는 '짓'일까
차라리 아무 것도 몰랐을 때는
'모르는게 약'이라고 했건만
어제 비디오 좀 보고 책 좀 봤더니 '아는게 힘'이 아니다.
정말 안전한 레져임에는 틀림없으나
바다 속에서 '나'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도
'나'를 멋진 인어로 만드는 것도 '나' 자신 뿐이라는 사실에
왠지 어깨에 무게가 실리고 힘이 들어간다.
나는 잘 할 수 있을까?
앞으로 스쿠버 다이빙 오픈 워터 자격증을 취득하게 될
며칠간을 이 곳 태사랑 여행일기에 기록하면서
나 자신을 다독여야겠다.

밤이 꽤 깊었구나.
졸리다.

2005.12.03.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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