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태국 여행기 10편(우본의 이모저모, 저녁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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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태국 여행기 10편(우본의 이모저모, 저녁미팅!)

낙화유수 2 1911
약 40분간에 걸친 자전거 산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인근 상점에 들러 견공들의 군것질거리로 큼지막한 비닐봉투에 담겨져서 판매되고 있는 채 썰은 오징어포를 구입하고 귀가하자 8마리나 되는 견공들이 꼬리를 흔들며 환영의 인사를 대대적으로 한다.

봉투를 개봉해서 한 녀석씩 사이좋게 돌아가며 나누어주다 보니 어느새 미니화원을 사이에 두고 오른편에는 5마리의 견공이 그리고 왼편에는 3마리의 견공들이 나란히 앉아있는 재미있는 상태로 변해있다.

녀석들은 난장부르스를 떨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었는데 한 녀석씩 순서대로 오징어채를 나누어주고 있는 나의 모습에 감이 잡혔는지 얌전히 앉아 있어도 군것질거리가 주어진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는 듯 인내를 가지고 차례가 돌아오기만을 차분히 기다린다.

참으로 기특한 녀석들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갑자기 한 녀석이 견공들의 묵시적 합의에 의한 신사협정을 무시하고 돌출행동을 감행한다. 전에 있던 7마리의 견공들과는 달리 얼마 전에 영입된 닥스훈트종이 바로 문제의 녀석이었는데 녀석이 제법 뼈대있는 견종이라서 그런건지 마당에서 키워지고 있는 다른 녀석들과는 달리 출입문이 있는 특별구역을 유일하게 배정 받은 관계로 간댕이가 부은 듯 다소 우아를 떠는 왕자병 증상이 있는 녀석이었는데 내가 당시 B군의 집에서 키워지고 있는 개의 입장에 처한 상황이었다 하더라도 녀석의 특별대우에 대해 그리 좋은 감정은 없었을 것이다.

가뜩이나 뒤늦게 기어 들어온 주제이면서도 B군 부부의 특별대우를 받고 있는 녀석에 대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 밖에 없을 나머지 7마리 견공들의 녀석에 대한 감정이 그리 좋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문제인데 닥스훈트 녀석이 눈치가 없는 것인지 며칠 간 체류하면서 제법 녀석을 귀여워해 준데 대한 나의 빽만을 믿고는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촐랑거리면서 순번을 무시해 버리는 괘씸죄를 자행하기에 이른 것이다.

음.......녀석이 오버하는군........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갑자기 "깨개갱 깽깽!!!" 하는 녀석의 구슬픈 비명소리가 급하게 들려온다.

녀석은 결국 혼자 촐랑거리면서 까불다가 서너 마리의 견공들에게 집단린치를 당하고야 말았다. ^^**

졸지에 집단린치를 당한 후 배식대열에서도 쫒겨난 채 한쪽 귀퉁이에 찌그러져 있던 닥스훈트 녀석은 처량한 눈빛으로 나를 애처럽게 쳐다보면서 편들어 줄 것을 요청하는 듯 했지만 닥스훈트 녀석이 쭈삣거리면서 배식대열에 동참할 기색이 조금만 보여도 이빨을 드러내보이면서 으르릉!! 대고 있는 좋지 못한 분위기를 무시하고 쓸데없이 녀석들의 신경을 건드려가면서 닥스훈트녀석의 편을 들어줘 봤자 내 일신상의 안위조차 건사 할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을 것 같아 나 역시 7마리나 되는 견공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는 없는 입장이다!

따샤! 다 네놈 자업자득이다! ^^***

사회생활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조직에서 왕따를 당하는 경우가 그냥 발생되는 것이 아님을 견공들에 의해 다시 한번 인식을 하게 된다. (이와는 반대로 너무 잘나서 경쟁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시샘어린 왕따를 당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 경우 "어찌 뱁새가 봉의 뜻을 알리요~~하며 상종을 안 하면 그 뿐이다! ^^**)

어제 구입한 큼지막한 초록색의 산뜻한 개집은 아직 입주식을 하지 못 한 채 한 쪽에 마치 부끄러운 새색시모양 얌전히 놓여져 있는 상태이다.

과연 어떤 녀석이 저 집을 차지할까????

한동안 마당에서 뛰어 놀고 있는 견공들과 유쾌한 시간을 함께 하다 6시가 가까워 오는 시각 베드민턴장으로 가기 위해 장비를 챙겨들고 나오는 B군 부부와 합세해서 출발을 한다.

태국인들은 정말 베드민턴을 좋아한다.

베드민턴 동호회 회원들은 하루도 빠지지 않은 채 약속시간이 되면 거의 대부분 참석을 해서 게임에 열중하고 있는데 그 실력 또한 상당하다.

B군 부부의 실력 또한 만만치 않았는데 특히 B군의 와이프 닝은 베드민턴 동호회의 여자회원들 중에서는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고 한다.

볼륨댄스에도 일가견이 있는 닝이 워낙에 운동신경이 발달해서 일까????

지금까지 B군이 베드민턴 시합하는 것을 꽤나 많이 목격을 했지만 B군의 베드민턴 실력 또한 상당해서 지는 게임은 별로 보지 못했다.

우본에 있는 실내체육관은 1층과 2층에 헬스클럽이 있고 3층은 베드민턴장과 태권도장으로 각각 활용되고 있었는데 실내체육관 옆에는 야외 테니스장이 있어서 많은 우본 시민들이 저녁시간만 되면 각자의 취향대로 테니스, 베드민턴, 헬스 등의 운동을 즐기며 건전한 시간들을 나름대로 보내고 있다.

물론 생계에 바쁜 서민들은 생각 못 할 일이겠고 나름대로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산층에게나 돌아갈 혜택이겠지만 그런 점에 있어서는 우리나라라고 해서 별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베드민턴장을 나와 태권도장으로 발길을 옮기니 어제 이미 안면을 익힌 사범이 반가이 인사를 하는데 오늘 태권도 대련이 있는지 낭심보호대, 복부보호대, 안면보호대 등으로 중무장한 수련생들이 잠시 후 벌어질 대련에 대비해서 긴장된 표정으로 사범의 주의사항을 듣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어제 저녁 대련연습을 하는 수련생들이 많이 보였던 것은 오늘의 대련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일까????

잠시 후 청색과 홍색의 대련용 방어복으로 무장한 수련생들이 한국에서와 같이 혼신의 힘을 다해 대련을 하기 시작했고 차례를 기다리는 수련생들은 양편으로 나뉘어 응원을 하는 열띤 분위기가 조성된다.

나 역시 이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예상치 못한 대련광경을 보게 되어서인지 수련생들의 열띤 분위기에 어느덧 휘말리게 되었다.

대련에 임하는 수련생들과 참관하는 수련생 모두 자신들의 대련장면을 허리를 꼿꼿이 한 채 제법 진지한 표정으로 근엄하게 참관하는 코리언을 의식했는지 더욱 열과 성의를 다 하는 듯이 보여 진다.

쳣번째로 청소년부의 대련이 시작되었는데 앞차기, 돌려차기, 정권 찌르기 등등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던 중 갑자기 앞차기를 시도하던 한 녀석이 앞차기를 시도하는 척 하다가 그대로 180도로 몸이 돌아간다 싶었는데 제법 고난도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180도 뒤돌려 차기 기술이 구사됐고 결국 녀석의 순간적인 180도 뒤돌려 차기를 간파하지 못한 상대방의 안면에 정확히 작렬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의자에서 벌떡 일어서며 브라보!! 하는 소리와 함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박수까지 선사하기에 이른다.

청소년부의 대련장면은 어느 정도 신체가 발달한 그 들의 체형 때문인지 제법 격렬했다!

녀석들의 대련을 시작으로 여자수련생을 포함한 몇 차례의 대련이 끝나자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듯 이제 겨우 유치원생이나 되었을까 싶은 쬐~~그~~마한 코흘리개 꼬맹이 두 명이 등장을 했는데 그 모습이 너무도 앙증맞아서 나도 모르게 즐거운 웃음이 터져 나오고야 말았다. ^^**

아직 품새도 제대로 여물지 않은 꼬맹이들은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제법 앙증맞은 동작으로 앞차기, 뒷차기 등을 연신 선보이면서 이방인을 마음껏 기쁘게 한다.

꼬맹이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열띤 대련장면으로 인해 나도 모르게 대련이 끝나기 무섭게 박수를 치며 환호해 주자 전체 수련생들과 사범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오른다~~^^**

약 40분간에 걸친 대련이 끝나자 수련생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앉아서 사범에게 무언가 진지한 훈시를 듣고 있다.

이국에서 벌어진 대련장면에 감회가 새로워진 나는 열과 성을 다한 수련생들에게 작은 성의라도 표시하기 위해 후다닥 1층으로 내려가 체육관 인근에서 간식거리를 판매하고 있는 노점상을 찾았는데(체육관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듯 하다.) 마침 좌판에 널려있던 고구마 채 튀김(한국의 도로변에서 흔하게 목격할 수 있는 고구마 채 튀김과 똑 같다!)이 눈에 띄어서 한 봉지에 얼마냐고 문의하니 단돈 10밧 이라고 한다.

10밧???? 정말 겁나게 싸구나!(한국의 고구마 채 튀김이 한 봉지에 1,000원인가 2,000원인가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의 도로변에서 차량들로 인해 매연과 공해를 흠뻑 뒤집어쓴 채 판매되고 있는 불결한 상태의 고구마 채 튀김과는 달리 태국의 고구마 채 튀김은 밀폐된 깔끔한 비닐봉투에 단정하면서도 보기 좋게 담겨져 있었는데 그 양 또한 제법 된다.

태국이 후진국 맞냐????

우리나라 제과점에서나 볼 수 있는 깔끔하면서도 제법 고급스러워 보이는 비닐포장에 밀폐된 채 판매하고 있었고 가격 또한 저렴해서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 도 없이 고구마 채 튀김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커 탕못 캅!” (몽땅 주세요!) 하니 노점상이 순간 어안이 벙벙한 듯한 표정을 보인다.

얘가 전부 달라고 해서 놀랬나???

다시 한 번 “탕못 캅!” (전부요!) 하니 노점상이 비로소 알아들었다는 듯이 입을 함박만  하게 벌리고는 커다란 비닐봉투에 쓸어 담기 시작한다. (오늘 노점상 횡재했다! ^^)

순식간에 좌판에 널려있던 고구마 채 튀김이 대책 없는 코리언의 돌출행동으로 인해 아작 났다! (10봉지나 들어간다!)

가격이 너무 싸서 혹 내가 잘 못 알아들었나 싶은 찜찜한 마음으로 100밧짜리 지폐를 건네니 컵 쿤 캅! 하며 꽤나 좋아라 한다.~~

싸기는 정말 싸다!

한국 같았다면 최하 10,000원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다시금 태권도장을 방문해서 나의 작은 성의라고 전하며  큼지막한 봉투를 사범에게 전달하니 사범이 컵 쿤 캅! 하며 모여있는 수련생들에게 그 과자봉다리를 보여주면서 여러분들을 위해 이 한국분이 선물을 준비했다고 하는 설명을 하는 것 같았는데 사범의 말을 다 듣고 난 수련생들이 갑자기 모두 일어서서는 나를 향해 와이를 하면서 컵 쿤 캅! 하는 확실한 예의를 보여준다.

40명은 될 듯한 태국인들로 부터 동시에 와이를 곁들인 정중한 인사를 받아보기는 난생 처음이다!

격렬한 대련을 끝내고 잠시 사범으로부터 대련과 연관된 여러 훈시를 듣던 수련생들이 조촐한 이방인의 호의를 즐거이 즐기고 있다! ^^*

화기애애하게 수련생들과 어울리다 게임이 한창 벌어지고 있을 베드민턴장으로 이동하니 닝이 출전한 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날씬한 체형을 자랑하는 닝의 기량은 오늘 처음 목격하게 되었는데 핑! 핑! 하는 소리를 내면서 빠른 속도로 양 진영의 그물망을 넘나드는 셔틀콕을 닝은 여유 있게 받아넘기고 있다.

그러나 닝의 공주병 증상은 격렬하기만 한 베드민턴 경기를 하면서도 여지없이 발휘되고야 말았는데.............

다른 여자회원들이라고 해서 여성스럽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왜! 없으랴마는 경기에 임하는 순간만큼은 나름대로 몸을 사리지 않고 열중하는데 반해 닝은 행여 지나친 액션으로 인해 자신의 품위가 손상되는 것이 매우 우려된다는 듯 경기에 임하는 와중에도 과격한 행동은 꽤나 자제를 하는 공주병 증상을 유감 없이 선보이고 있다.

닝의 공주병은 보면 볼수록 나날이 그 증상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듯 하다! ^^***

어제, 오늘 이틀은 여유 있게 준비한 해물매운탕 덕분에 외식을 하지 않고 B군의 집에서 한국식으로 조신하게 저녁을 먹었다!

베드민턴 경기를 끝내고 귀가하니 역시나 B군의 장모님은 우리가 돌아 올 시간에 맞추어서 남은 해물탕거리를 마저 집어넣고 더욱 진국으로 변한 해물매운탕을 펄펄 끓여서 대령시킨다.

어제 먹었을 때 보다 더욱 얼큰하고 진하게 변한 해물매운탕과 김을 곁들여서 또 다시 화기애애한 저녁식사를 보드카의 반주를 곁들이며 만끽한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올라오니 오늘 저녁은 어제보다 날씨가 더욱 서늘해져서 한국의 전형적인 가을날씨를 연상케 한다. 두터운 이불을 푹 뒤집어쓰고 침대에 누우니 그제서야 아늑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는데 새벽에는 추위를 느낄 정도로 서늘하다.

다시금 날이 밝았다.

오늘은 마사지샾의 그녀와 2차전을 치루는 날이라서 제법 새로운 하루가 시작될 것이다.

오전의 스케줄은 역시나 변함이 없다.
다만 평소와는 다르게 아침식사 시간이 조금 늦추어 졌고 인터넷이 생략 된 점이랄까......

B군은 나에게 새로운 꾸웨이 짭을 맛보여 줄 생각에서인지 오늘 방문한 꾸웨이 짭 식당 또한 새롭기만 했는데 어제 맛 본 꾸웨이 짭과 같이 돼지등뼈 없이 육수에만 쫄깃한 면빨이 들어있는 꾸웨이 짭이었는데 어제의 걸쭉했던 육수와는 달리 이 집의 육수는 개운하고 아주 맛이 좋다.

지금까지 맛 본 꾸웨이 짭 중에서 가장 입맛에 맞는다!

도대체 우본에는 몇 종류나 되는 꾸웨이 짭이 있는 것일까????

이번 우본 방문은 B군의 배려에 힘입은 덕분에 다양한 꾸웨이 짭을 맛보게 된 행운을 얻게 된 것 같다.

아침식사가 끝나기 무섭게 B군을 닦달해서는 어제의 마사지샾으로 머리카락 휘날리게 달려갔다! (눈 도장 찍으러~~^^)

B군의 통역에 힘입어 어제에 이은 2단계 작전을 잠시 시도하다 뭉기적거리는 B군을 등 떠밀어서 쫒아버리고는(인근에 있는 피씨방! ^^))드디어 본격적인 작업을 시도하기에 이른다.

B군은 등 떠밀려 나가면서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 보라면서 의욕을 북돋아주었고 마사지가 끝나는 오후 1시경 다시 오겠다면서 혹여 대화중 도움이 필요하면 아무 때나 전화를 해서 도움을 요청하라는 당부를 하고는 의미 있는 미소를 선보이며 유유히 사라진다.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연짱으로 이방인을 대하게 되어서인지 그녀도 꽤나 반가운 표정을 한 채 이방인을 진심으로 반겨주는 것만 같다.

어제의 탐색전에 이은 본격적인 작업이 진행되었는데 짧은 태국어를 구사하면서도 간단히 서로간의 신상에 대한 대화가 오가게 되어서인지 최소한도의 의사소통은 그럭저럭 이루어진다.

뭐! 다른 소리 백날 떠들어 봐야 다 입에 발린 쓰잘데 없는 절차상 형식에 불과한지라 드디어 본론을 끄집어내야 할 시간이 임박했음을 본능적으로 느끼게 된다.

오늘은 19일이고 귀국 일은 21일 아침비행편인지라 나는 늦어도 내일 저녁 9시 30분에 출발하는 방콕행 VIP 마지막 버스를 타야만 한다.(뭐 절대적인 것은 아니니까 며칠 연장할 수도 있겠지만....^^**) 따라서 스케줄의 변동이 없는 한 오늘이 나에게 있어서는 사실상 우본에서의 마지막 밤이 될 수 밖에는 없는 입장이다.

내일이면 길을 떠나야 하는 이방인이 마지막으로 머물게 되는 우본에서의 저녁식사를 호감이 가는 현지여성과 함께 하고 싶다는 이 상황을 전해듣게 되면 분명 모성본능을 일으킬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시나리오가 대충 완성되자 마지막 마무리를 위한 멘트를 날린다!

품 빠이 까올리 완티 이십엣 캅! (저는 21일 한국에 갑니다!) 라는 말을 신호로 작업멘트가 날라 가기 시작하자 그녀가 관심을 가지고 경청한다.

고로 나는 내일 방콕을 가야 한다!

오늘밤  저녁식사를 함께 하고 싶은데 괜찮으냐!

뜻밖에 이방인으로부터의 작업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당황한 듯 얼굴이 붉어지는 것 같던 그녀가 조심스럽게 승낙을 한다.

그녀와 몇 시에 만나니, 어디에서 만나니 어쩌구 어쩌구 잠시 시간과 약속장소에 대한 대화가 오간 끝에 저녁 9시에 만나기로 합의가 이루어졌다.

당시 태국노래 가사를 이렇듯 절묘하게 써먹을 줄은 나도 미처 예상치 못했었다.

프룽니 찬 떵 라껀, 푸룽니 찬떵 짝 터 빠이~~

마이루 짜익 난 싹 타올라이, 엿 두엉 짜이 짜 끌랍 마쩌~~

여기가 만약 한국이었다면 차마 맨정신에는 시도하지 못 할 닭살 돋는 내용이 되겠지만 태국이란 잇점 때문에 언어에 대한 체감수치가 워낙에 떨어지다 보니 미친척 하고 떠벌리게 됐는데 그녀는 이 대목에서 그냥 자지러지더니 바로 상황 끝이다! ^^***

작업 끄~~읏~~

마사지가 끝나는 오후 1시에 B군이 돌아왔는데 오늘 저녁에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고 하자 B군이 반가운 표정을 한 채 저녁약속을 받아냈느냐면서 그럼 오늘 저녁은 닝과 함께 만나서 저녁을 먹자고 한다.

태국어가 유창한 B군과 같은 태국여성인 닝이 함께 참석하는 저녁식사 자리는 아무래도 그녀에 대한 B군 와이프의 정밀진단으로 인해(날라리인지 아니면 정상여성인지...) 더욱 검증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B군과 함께 오늘의 전과에 희희낙락하며 경쾌하게 귀가해서는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불현듯 B군의 집에 있던 다 시어꼬부라진 신 김치가 생각난다.

신김치에 생각이 떠오르자 시큼한 똠 양 꿍이나 시큼한 김치찌개나 그 맛이 그 맛일 거라는 생각에까지 미치게되었고 이어서 주저 없이 어이~~B군~~ 저녁에는 김치찌개나 해 먹을까! 라고 의향을 물으니 B군이야 당연히 좋아라한다~~^^*

후다닥 B군과 함께 김치찌개의 필수재료인 돼지고기를 구입하러 인근에 있는 마크로에 들러 돼지고기를 구입했는데 우리나라 삼겹살하고 똑 같은 생 상겹살이 약 400그램에 단 돈 30밧! ????????

정말 태국의 서민물가는 너무 싸다!

장보기를 끝내고 서둘러 귀가해서는 다시금 주방으로 들어가면서 “큰니 뺀 똠 얌 김치 까올리 캅!(오늘 저녁은 한국 김치찌개입니다! ^^*) 하고 B군의 장모님에게 음식메뉴에 대해 알려주자 얼굴이 환하게 펴지시면서 팻! 팻! 이라는 말을 연신 들려주었는데 함께 주방으로 들어오는 B군이 장모님이 해물매운탕이 맵지가 않았다면서 오늘 메뉴는 아주 맵게 해달라는 특별주문을 요청중이란다?????

에 잉!! 해물매운탕이 맵지가 않았어!!!

해물매운탕이 맵지가 않았다면 그것은 나의 잘못이 아니다!
쥐똥고추 자체가 맵지 않은 것 밖에 없었는데 나라고 무슨 용빼는 재주 있냐!

오냐! 좋다! 오늘 한 번 두고 보자! 빠드득!(이빨 가는 소리~~^^*)

해물매운탕이 맵지 않았다는 B군 장모님의 불만사항을 접수하게 되자 자존심이 상한 낙화유수! B군 눈물이 쏙 빠질 만큼 화끈한 쥐똥고추 없냐!!

오늘 저녁 김치찌개는 확실하게 선을 보여주겠노라 작심을 하기에 이른다~~띠 바~~

해물매운탕과는 달리 김치찌개는 특별하게 손이 많이 갈 일이 없어 짧은 시간에 준비가 끝난다. 하기야 뭐 대충 김치 썰어서 돼지고기 집어넣고 고추장과 고추, 고춧가루에 양파, 쪽 파만 집어넣으면 되는지라 사실 뭐 특별나게 어려울 것도 없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잠시 후 김치찌개가 완성되었다!

아침을 늦게 먹었고 점심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오후 4시 30분 정도에 맛을 보게되는 김치찌개 백반은 늦은 점심 겸, 이른 저녁이 되는 셈이다!

비록 내가 만들었지만 오늘의 김치찌개는 제법 맛이 있게 만들어졌다.

이래도 안 매워!!!

B군은 물론이요, 닝 마저도 알로이, 알로이 찡찡하면서 진짜 맛있게들 먹는다!

물론 나도 간만에 맛있게 먹었다!(원래가 음식을 만드는 사람은 조리하는 과정에서 음식 냄새를 실컷 맡게되는 이유로 식욕이 조금은 떨어진다!)

시간이 일러서인지 B군의 장모님은 함께 김치찌개 맛을 보지 않았는데 우리가 베드민턴 장으로 향하면 식사시간에 맞춰서 맛을 보실 것이다. 맵지 않았다고 다소의 태클을 걸어 왔던 B군의 장모님도 방금 완성된 김치찌개 맛을 본다면 별다른 불만은 없을 것이리라~~^^

맛있게 때이른 저녁을 먹고 마당으로 나가니 닝의 오빠부부가 자녀들과 함께 방문을 했다. 1남 1녀를 슬하에 두고 있었는데 딸래미는 우본의 대학교 1학년에 재학중이었고 잘생긴 아들내미는 중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라고 하는데 학교에서 베드민턴 대표선수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닝의 오빠도 제법 한 인물 하는 사람이었지만 아들내미는 정말 잘생겼다!

공부도 워낙 잘하는 우등생인 사유로 인해 학교에서 뭇 여학생들의 선망을 한 몸에 받는다고 했는데 내가 여자라도 뻐~~억~~ 갈 정도로 정말 잘생겨서 태국의 여학생들이 이 녀석 때문에 몸살 꽤나 앓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

우본의 대학교에 재학중이라는 딸래미는 인물은 제법 귀엽게 생겼지만 엄마를 닮았는지 키가 작은 핸디캡을 안고 있어서 키 때문에 스트레스 꽤나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처음 대면시에는 키가 워낙에 작고 어리게 보여서 중학생인 줄 착각을 했을 정도였다~~^^*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닝 오빠 가족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보니 시간이 되었는지 B군이 베드민턴장 가기를 서둘러 재촉한다.

오늘 저녁 그녀와의 저녁시간을 기대하며 B군 부부와 함께 체육관으로 향했는데 오늘밤은 토요일인 관계로 토요일과 일요일 황금시간대에 방영되는 중국과 동남아 전역 그리고 중동까지도 강타한 대장금이 방영되는 날이다.

2층 헬스장에 마련되어 있는 티브이로 대장금을 태국에서 시청하게 되자 그 감회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대장금이 방영되는 티브이 앞에는 30대로 추정되는 꽤나 매력적인 태국여인이 헬스장에 있는 고정식 자전거에 올라탄 채 한창 시청에 열중하고 있었는데 한국인인 내가 그 옆에 앉아 같이 시청을 하자 한국인이냐고 물어본다.

“캅! 폼 뺀 콘 까올리 캅!”(네! 저는 한국인입니다!) 하면서 한국인임을 밝히자 무척이나 반가워하면서 대장금이 너무 너무 재미있다고(싸눅디 대장금 막막 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표정으로 극찬을 한다~~^^

흐믓한 마음으로 함께 대장금을 시청했는데 태국의 방송은 정말 골 때린다!

처음에는 6시 30분부터 8시까지 방영을 한다고 해서 나는 2편을 연속으로 방영해 주는 줄 알았다. 그런데 1시간 30분을 방영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더라~~

띠 바! 무슨 놈의 광고를 시도 때도 없이 때려댄다!

거짓말 보태지 않고 15분 방영에 한 번씩 광고가 나가는데 광고시간이 장난이 아니다.

뭐! 드라마 자체가 워낙에 인기가 있어서 대장금에게만 해당되는 특수상황인지 아니면 태국의 방영시스템 자체가 원래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드라마의 맥을 끊으면서 시도 때도 없이 이어지는 광고를 워낙에 자주 접하다 보니 나중에는 왕짜증이 몰려왔는데 태국인들은 이러한 태국의 방송시스템에 이미 적응이 되었는지 그저 그런가보다~~ 하는 너무도 여유 있는 표정으로 별무관심이다.

아마 한국 같았다면 네티즌들이 시청자를 우롱하는 이러한 방송국의 잘못 된 행위에 대해 벌떼같이 들고일어나서 필경 방송국의 사이트를 마비시키고도 남았을 것이다.

이런 짜증나는 문제점은 있었지만 어찌되었건 태국에서 방영되는 대장금은 한국인인 나에게 무척이나 뿌듯한 자부심을 깃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어느덧 약속시간인 저녁 9시가 가까워 왔다. B군에게 약속장소로 나가보겠다고 하니 닝과 집에 가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다음 곧바로 약속장소로 달려오겠다고 한다.

약속장소는 체육관 건너편에 있는 로터스 할인매장 내에 있는 MK 수끼!

이곳에서 그녀를 만나고 우본 최고의 분위기를 자랑하는 화인데이 레스토랑으로 곧장 이동할 계획이다.

육교를 건너자면 한참이나 걸어가야 했기에 왕복 8차선 도로를 무단횡단 했는데 오늘 따라 간이 부었나보다. 어찌 되었건 무사히 건널 수 있어서 오늘 이 글을 찍고 있다! ^^*

반팔 면 티만 입은 상태에서 기온은 더욱 떨어졌기 때문인지 한기가 몰려온다.
전형적인 한국의 가을 날씨다.

8시 50분 경에 약속장소인 MK 수끼에 도착했다.

저녁 9시?(조금 느~~긋~~^^*)

저녁 9시 5분??(그래도 느~~긋~~^^)

저녁 9시 10분???(약간 이상하면서 찜찜~하기 시작??)

저녁 9시 15분????(서서히 불안심리 조성중!)

띠 바! 찬바람 휘몰아치는 이 곳 로터스에서 졸지에 바람맞는가 보다!



2 Comments
동심초심 2005.12.03 13:21  
  우리보다 조금 싸다는거 (상대적으로 후진국여행의 매력이죠^^&)
신디홍 2005.12.03 13:24  
  낙화유수님..여행기 팬입니다..11편 기대되여..옛날것도 다 읽었는데.... 정말 재밌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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